(3시간 45분 5초)
상처가 완전히 아물지 않은 상태에서 중마에 참가했다.
지난달 런너스 클럽 정모에서 김성수님의 3시간 20분 페이스메이커를 하겠다고 약속했기에 참가한 것이다. 이제 겨우 8분대 한번 뛰어놓고 3시간 20분 페이스메이커를 한다는 것이 건방진 발상일 수도 있으나 짧은 내 생각으론 가능하리라고 보았다. 날씨가 추울거라고 예상했는데 아침에 밖에 나와보니 생각보다는 포근하다.
오늘따라 잠실경기장에 노란색 런클 복장과 런클 모자를 쓴 회원들이 유난히 많은 것 같다. 사진도 몇장 찍고 인사도 나누고 출발장소로 이동했다.
김성수님과 김영환님과 함께 무리의 중간쯤에서 출발, 춘천보다 출발장소가 넓은데도 메트를 통과하는데에는 한참이나 걸린다. 처음 2Km는 5분 40초의 속도로 달렸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 추월하는데 힘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전체 흐름을 따라 움직이다보니 계획된 시간보다 많이 늦어졌다. 김성수님은 올해만 풀코스를 8번째 뛰신다며 지난 춘천대회에서 보스턴 출전자격을 획득하고 싶었는데 실패했다며 이번 중마에서 달성했으면 좋겟다고 한다. 그런데 출발지점에서부터 식이요법이 잘못되어서인지 매우 힘들어하신다. 나역시 페이스 메이커로 나섰지만, 지난 통일마라톤 이후 계속 같은 곳에서 발생하는 물집때문에 너무 빨리 나가는 것은 염려가 되었다.
3시간 20분안에 결승점을 도착하려면 매Km를 4분 45초의 정속주행을 해야 하는데 2Km를 통과한 이후에도 속도가 나질 않는다. 8Km에 도착할때까지의 속도가 5분에서 5분 30초의 속도가 유지된다. 목표 달성을 위해 조금 속도를 내면 김성수님이 힘들어하는 것 같아 속도를 더 내기가 어려웠다. 결국 10Km 지점에서 김성수님은 화장실을 갔다오고, 난 3시간 20분은 포기하고 30분 안에 들어오는 것으로 목표를 바꾸었다.
속도를 늦추니 단풍이 든 주변환경도 눈에 들어오고, 옆에서 달리는 사람들의 표정도 눈에 들어온다.
펀런으로 목표를 바꾼것이 잘됐다고 속으로 생각했다. 화장실을 다녀온 김성수님이 이젠 속이 너무나 편하다고 하며, 속도를 조금 올리신다. 이후 25Km까지는 매 Km를 4분 20초에서 4분 40초의 속도로 달렸다. 오늘 뛴 구간중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을 추월했다.
25Km지점을 통과하고 나선 속도가 매Km당 5분 30초로 조금 더 떨어졌다. 속도를 조금 올리려고 하면 허벅지에 쥐가 날 것 같다며 자원봉사자를 만날 때마나 맨소레담 로션을 듬뿍 바르곤 하신다. 부상 당해서 뛰지 못하는 것보단 즐겁게 완주하는 것이 훨씬 더 낳은 것이기때문에 몸이 원하는 속도로 달리기로 다시 한번 목표를 수정했다.
30Km를 통과하고 나서는 속도가 더 떨어져 매 Km가 6분에 가깝다. 이런 속도로 가면 3시간 50분에 들어가기도 힘들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페이스 메이커로 나섰으면 원하는 속도를 유지해서 즐겁게 달릴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하는데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것 같아 매우 미안했다. 그렇다고 시간을 지키기위해서 무조건 달려 나갈수도 없고.
그래도 김성수님의 체력은 매우 좋았다. 36Km를 통과하고 나서는 다시 속도를 내어 4분 40초에서 5분의 속도로 달리기 시작했다. 오히려 40Km를 넘어서는 지난번 부상당했던 부위에 다시 조그만 물집이 잡히고 터져 내가 고생했다. 더 빨리 가려는 형님을 내가 붙잡는 꼴이 되어버렸다. 마지막 6km를 빨리 달린 덕분에 3시간 45분에 결승점을 밟을수 있었다.
본의 아니게 가다 서다를 반복하다보니 페이스의 리듬이 깨진 것이 오늘 달리기의 결과이고 교훈인 것 같다. 그리고 페이스 메이커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도 느꼈고... 오늘 함께한 김성수님과 많은 대화 나눈 것도 즐거웠고, 단풍이 물든 주변환경을 감상하는 것도 좋았고.
오늘 달리기의 기록
5 Km : 27:40:39 (27:40:39)
10Km : 27:29:35 (55:09:74)
15Km : 24:51:08 (1:20:01:22)
20Km : 24:49:75 (1:44:50:97)
25Km : 23:48:17 (2:08:39:14)
30Km : 27:53:86 (2:36:33:00)
35Km : 30:11:80 (3:06:44:80)
40Km : 26:33:24 (3:33:18:44)
42.195Km : 12:54:03 (3:45: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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