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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도 여행 (2012.7.8)

남녘하늘 2014. 5. 15. 22:52

 

 회사 동료들과 강원도 여행을 마치고 나서 바로 집으로 가지 못하고, 무의도로 이동했다. 몇 년전부터 분당검푸 마라톤클럽의 모 선배님이 매년 여름이 되면 무의도에서 고기잡는 모임을 하면서 여러번 초대를 했었는데 항상 일이 있어서 참석하지 못했었다. 바닷가에 살아 보지 못해서 바다에 대한 무의식적인 동경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바닷가에서 고기 잡는 행사에 꼭 참석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바닷가 고기잡기 모임을 진행했는데 하필이면 동료들과 강원도 여행을 가는 일정도 또 겹쳐 버렸다. 무의도로 가는 일행은 점심 때 모여서 이미 출발해 버렸고, 나는 강원도에 있어서 저녁시간까지 무의도로 들어 갈 수 있으면 함께 하겠다고 미리 약속해 놓았다.

 

 무의도는 영종도를 지나 잠진도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저녁시간 배가 끊어지면 들어 갈 수가 없다. 강릉에서 점심식사를 마치고 나서 동료들과 헤어져 부지런히 영종도를 지나 잠진도에 도착했는데, 다행이 무의도로 들어가는 마지막편 배가 떠나지 않아서 일행에 합류할 수가 있었다. 잠진도에서 무의도까지는 배로 10여분밖에 걸리지 않을 정도가 가까이 있다. 이 정도 거리라면 다리를 놓아도 될 것 같아 보이는데 아직 다리가 건설되지 않고 있다. 

 

무의도는 두 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큰 섬이 무의도이고, 작은 섬이 소무의도이다. 무의도는 산의 형태가 장군복을 입고 춤을 추는 모양과 같아 무의도(舞衣島)라 불려지게 됐다고 한다. 마지막 배편을 기다리면서 잠진도 주변을 돌아 보았다. 바다 건너편 무의도에 우리를 태우고 갈 배가 정박해 있었다.

 

 

 

 

 

 하지가 지난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시간이 많이 늦었는데도 해가 지지 않고 주변이 밝다. 늦은 시간까지 배가 운행되는 덕분에 마지막 배편을 놓치지 않게 되었다. 무의도에 딸린 부속 섬 중에 실미도가 있는데, 보통 사람들은 무의도보다는 실미도를 더 많이 알고 있다. 역사 속에 남겨진 실미도사건과 함께 백동호의 소설 실미도가 1999년 발표된 후 이 소설을 소재로 만든 영화 '실미도'의 영향때문인 듯하다. 하지만 우리가 가려는 곳은 실미도가 아닌 무의도이다. 늦은 시간의 마지막 배여서 타는 사람도 차도 숫자가 얼마되지 않아서 배를 타고 내리는데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았다.   

 

 

 

 

 

 무의도에 들어가서 대중교통을 이용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서 차를 배에 싣고 들어가게 되었다. 내가 들어가는 시간은 만조였는지 갯벌이 거의 보이지 않고 바닷물이 가득차 있는 듯하다.  잠진도 선착장에서 무의도까지는 너무 가까워서 타고 10분도 채 걸리지 않은 것 같다. 오늘 모임에 초대를 받아서 그냥 참석만 했기에 나는 잘 모르지만 간조와 만조를 따져서 물대가 맞아야 고기가 잡힌다고 했다. 바다에서 고기를 잡아 보지 못한 사람이 그런 것을 알수가 없다. 무의도에 도착할 무렵 해는 넘어가고 서서히 어둠이 물려 오고 있었다. 빨리 가서 회원들과 만나야 하는데...    

 

 

 

 

 회원들이 묵고 있는 무의도 남쪽 광명선착장 인근의 민박집을 찾아가니 많이 늦어졌다. 늦게 혼자서 차려주는 저녁 식사를 하고나서 일행들과 함께 밤 늦게까지 무의도 해변에 나가서 고기도 잡고, 엄청나게 많은 게도 잡았다. 고기도 많이 잡았지만, 게가 훨씬 많이 잡혀 처치 곤란할 정도였다. 나는 고기잡는 실력도 없고, 또 바닷물에 들어가고 싶지 않아서 해변에서 잡은 고기를 넣는 통만 들고 다니면서 구경만 했다. 구경하면서 따라다니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잡은 고기와 게를 가지고 숙소로 돌아서 회를 떠서 먹고, 라면도 끊여 먹고 밤새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함께 간 회원들과 시간을 보냈다.

 

아침에 늦잠을 자고 싶었지만 어제 밤에 늦게 와서 회와 함께 술마신 기억만 가지고 돌아가고 싶지 않아서 무의도에 있는 호룡곡산에 올랐다. 세수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출발했는데 역시 산에 오르니 피로가 풀리면서 올라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다. 잠은 비록 몇 시간 자지 못했지만 산에 오르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다.  

 

 

 

 

 

 무의도에는 국사봉(230m)과 호룡곡산(244m)이 있는데 두산 모 두 나즈막한 산이어서 오르기에도 그다지 힘든 편이 아닌 것 같다. 시간이 많았다면 두산 모두 가 보았으면 좋으련만 아침 산책 삼아서 산에 올랐기 때문에 국사봉까지는 갈 수 없었고 호룡곡산에만 오르기로 했다. 호룡곡산을 오르는 산길은 비교적 숲이 우거져 있어서 오르기에도 불편함이 없었고, 중간 중간 바다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 좋은 곳도 나타났다. 아침에 산책 코스로 적당했다는 생각이다. 출발한 선착장으로부터 호룡곡산까지 거리는 불과 1.9km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호룡곡산 산행중 시작하는 곳부터 중턱까지는 경사가 조금 조금 급한 편이서 땀이 조금 흐르지만 그 이후로는 능선따라 걷는 느낌이라 산에 오르기에는 아주 쉬웠다. 경사는 있어도 전반적으로 우거진 숲길을 따라 걷기 때문에 햇빛을 받지 않아 그다지 힘들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초반에 경사가 조금 있다는 것만 감안하면 된다. 정상쪽으로 올라가니 소무의도 반대쪽도 조망되기 시작했는데 하나개해수욕장도 한눈에 내려다 보이면서 전반적으로 무의도의 바다가 전체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호랑이와 용이 싸웠다는 전설로 인해 이름 붙어진 호룡곡산(245m)은 무의도에서 가장 높은 곳이기 때문에 무의도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곳이다. 여기서 바라보면 멀리 인천국제공항과 인천대교가 보이고 반대편에는 아기자기한 섬들도 볼 수 있다. 정상에 전망테크가 설치되어 있어서 산아래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주변풍경을 감상했다. 아침이지만 정상에서는 선그라스를 사용하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햇살이 강했다. 정상에는 어제 저녁 산에 와서 비박을 했던 사람이 있었는지 한쪽에 텐트가 설치되어 있었는데, 잘하고 있는 것인지 판단이 서질 않는다. 아직 사람이 많지 않아서 크게 불편함을 주는 것이 아니어서 그냥 지나치기로 했다.

 

 

 

 

 

 호룡곡산 정봉에서 국사봉으로 가지 않고 바로 다시 광명선착장으로 내려 왔다. 일행들이 준비해 놓은 아침식사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식사루 다른 일행들은 다시 바닷가에 나간다고 했는데 지난 밤에 충분히 고기 잡는 체험을 충분해 했다고 생각했기에, 고기 잡으로 가지 않고 나혼자 소무의도를 한번 돌아 보기로 했다. 내년이나 아니면 다음에 고기를 잡으로 오게 된다면 이렇게 혼자 저녁 늦게 도착할 것이 아니라 함께 일찍 도착해서 함께 즐겨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다른 일행들은 오후 늦게까지 놀다가 갈 모양인데 나는 그정도로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 아쉬움에 혼자서라도 소무이도를 돌아볼 생각이다.

 

 소무의도로 가는 길에는 2011년 12월에 길이 414m의 인도교가 건설되어 자동차는 건너지 못하지만 사람들은 걸어서 갈 수가 있다. 소무의도가는 다리가 놓여져서 이제는 소무의도로 가는 접근성에 좋아졌고,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 올레길 같이 '무의바다 누리길' 이라는 트레킹코스가 만들어져서 섬을 산책하기 좋다고 한다. 

 

 

 

 

소무의도로 이어진 인도교 모습

 

 

 

 한낮이 되어 가면서 햇살이 너무 강해서 맨 얼굴로 돌아 다닐 수가 없어 모자를 쓰고 나섯다. 생각보다는 많은 관광객이 소무의도를 찾고 있었다. 최근에는 인터넷과 개인 블로그등의 발달로 인해 전국의 괜찮은 관광지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찾아오고 있는 것 같다. 조금만 부지런하면 이런 지역을 찾아 올 수 있는 것이다. 소무의도로 연결되는 인도교는 사람과 자전거만 통행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아서 소무의도를 오염시키지 않도록 해 놓은 것 같아 보였고, 참 잘했다는 생각이다. 차가 들어갈 수 있게 만들었으면 금방 오염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인도교를 넘어가니 매표소가 있어 1천원의 입장료를 받고 있었는데, 입장료까지 받아야 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무의바다 누리길은 섬 주변 2.48㎞로 해변길로 탁 트인 전망과 다양한 풍광의 해변산책과 숲길로 이루어져 있다. 면적 1.22㎢에 2개 마을에 약 30가구 주민이 살고 있는 소무의도에는 당제를 지냈던 ‘부처깨미’, 자갈로 이뤄진 몽여해변, 썰물 때마다 암석 두 개가 드러나는 몽여, 박정희 전 대통령의 휴양지였던 명사의 해변, 장군바위, 당산과 안산, 떼무리 어촌마을, 소무의 인도교 등 누리 8경으로 이어진다. 또한 섬을 한바퀴 도는 사이 남서쪽으로 영흥도 자월도 덕적도, 북쪽으로는 인천국제공항, 동쪽으로는 팔미도 월미도 인천대교 송도국제도시가 눈에 들어 온다. 산책은 마을 쪽이나 산쪽으로 시작되는 방향 어느쪽으로 선택해도 상관 없었다.  

 

 

 

 

 

 두 시간도 안되는 짧은 시간 안에 섬 마을의 해안선을 따라 아기자기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다 보았다. 여행을 하면서 사진을 많이 찍는 편인데, 몇일간 뱃더리 충전을 하지 못한 상태에서 사진을 찍었더니 정작 소무의도를 들어왔을 무렵부터 뱃더리 용량이 부족하다는 메세지가 뜨기 시작하더니 내 사진과 풍경사진을 거의 찍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사진을 찍지 못했지만 대신 눈에 소무의도의 곳곳을 담아 왔다. 앞으로 시간이 된다면 다시 한번 이곳에 와서 사진도 찍고 구경를 해도 괜찮을 것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잘 꾸며 놓았고, 또 다니기에 편하게 되어 있었다. 다만 날씨가 더운 여름철은 피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