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여행/발리 ('15.5)

발리여행 25-1 (꾸타 시내), (2015.5)

남녘하늘 2017. 4. 17. 00:34

 4년만에 다시 발리로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나이가 들어 은퇴를 할 때 여건이 된다면 겨울철에 외국에서 생활을 했으면 하는 곳이 이곳 발리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베트남의 붕따우였다. 지난 2011년에 발리에 왔을 때 앞으로 자주 와 봐야겠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지나간 4년간 가보지 않은 나라를 여행하느라 다시 오지 못했었다. 올해 들어서 집사람이 하던 일을 정리하면서 휴식이 필요했고, 여름 휴가를 조금 당겨서 쓴다는 생각으로 쉬기 위해서 발리를 다시 찾았다.

 

 지난번 발리를 왔을 때 보다는 관광하는 것을 줄이고, 휴식을 조금 더 취하겠다는 생각으로 출발한다. 그리고 차량을 렌트해서 발리를 돌아다닐 생각으로 국제면허증까지 신청해서 받아 놓았다.

 

 이번 여행에는 지난 겨울에 군대에서 제대한 작은 아들도 동행하기로 했다. 아직 복학을 하지 않아서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고, 앞으로 가족이 함께 여행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질 것 같아 동행하자고 했더니 아들은 좋아한다.  군대도 갔다 왔지만 아직 철이 덜 든 작은 아들이다.

 

여행은 언제 떠나도 즐겁다. 오늘 출발하기에 아침에 영종도에서 열리는 마라톤대회에 온 가족이 함께 참석하고, 집으로 돌아와서 정비만 취하고 공항에 나왔더니 생각보다는 빨리 도착했다. 시간은 많았지만 특별히 쇼핑을 할 것도 없고해서 오랫만에 여유를 가지고 공항 이곳 저곳을 둘러 보았다. 공항 안쪽에서 관광 진흥을 위해 전통복장을 갖춰입은 사람들이 퍼레이드를 하면서 외국인과 사진을 찍어 주는 행사도 진행하고 있었다. 관광대국을 위한 행보가 이곳에서도 진행되고 있었다.  

 

 

 

 

 

  7시간의 비행끝에 발리 공항에 도착했다. 밤 12시가 넘었는데도 날씨가 후끈하다. 올해부터 발리 공항에 입국세가 없앤다는 말이 계속해서 나왔는데 아직까지도 입국세가 없어지지 않았다. 1인당 35달러이면 발리의 물가 수준으로 볼 때 굉장히 비싼 편이다. 발리에 도착시간이 밤 12시가 넘을 것으로 예상되었기에, 탑승수속을 할때 짐을 화물칸에 맡기지 않고 기내에 가지고 탔더니 함께 비행기를 이용한 사람들 중에서 가장 먼저 출국수속을 밟은 것 같다. 공항에서 수속을 빨리 밟고 나온 것은 좋았는데, 늦은밤 숙소까지 가는 택시를 잡는 것에서 발리의 첫인상을 버려 놓았다. 왜 자그만한 것에서 자신들의 이미지를 깍아버릴까?  여행을 왔으니 잊어버리기로 한다.     

 

 

 

 호텔에서 잠깐의 휴식을 취하고 숙소에서 멀지 않은 해변으로 아침 산책을 나갔다. 숙소에서 해변까지는 직선거리로 300m도 떨어지지 않았다. 일부러 숙소를 시내중심가에 잡고, 해변에서 가까운 곳으로 정했다. 호텔에서 나오면 마치 우리나라의 동대문 시장이나 남대문 시장같은 재래시장의 분위기인 아트마켓이 나오는데 너무 이른 아침이어서 아직 문을 열지 않았다. 해변에 이르니 모래사장에 현지인들이 모여서 기체조 같은 것을 하고 있었다. 발리에 와서 이런 모습은 처음 본다. 다른 사람들이 쳐다보는지 상관하지 않고 상당히 진지하게 수련을 하고 있었다.

 

 

 

 

 

 동이 틀 무렵의 꾸타해변. 이른 아침이라서 아직 해수욕장 바닷물에는 사람이 거의 없지만, 해변에는 우리처럼 산책을 나왔거나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많이 있었다. 부지런한 발리 사람들이 아침부터 바삐 움직이고 있다. 우리도 잠을 몇시간 자지 않고 산책을 나왔지만, 이번 여행은 무리하지 않고 다니기로 마음 먹었기 때문에 언제든지 숙소로 돌아가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아침에도 늦잠을 자는 것보다 산책하는 것이 낳을 것 같아서 발리의 아침을 보려고 나온 것이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본격적인 꾸타시내 구경을 나갔다. 적도지방에 있는 발리인지라 후끈한 더위가 느껴지는데, 아침산책 때와는 느낌이 또 다르다. 오늘은 하루 종일 꾸타에 머물면서 시내 구경을 하고, 오후에는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꾸타 이외의 지역을 다니기 위해서 차량을 렌트하면 된다. 숙소에 가까이 있었던 마타하리 쇼핑몰부터 시작해서 꾸타의 이곳 저곳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꾸따 시장에서부터 라야 판따이 꾸따로드(JL Raya Pantai Kuta)를 통해서 꾸따 비치로 다시 이동중이다.  잘란 라야 판따이 꾸따는  꾸따 비치와 나란히 달리는 도로이다. 차량을 이용할 상황이 아니어서 계속 걸어 다녔더니 많이 더웠다. 잠시 휴식을 위해서 꾸타비치와 붙어 있는 쉐라톤 발리 꾸따리조트 (Sheraton Bali Kuta Resort) 1층에 있는 커피빈을 찾았다. 4년전에 왔을 때 없었던 건물이었는데 그 사이에 완공이 되고, 꾸타스럽지 않은 고급 호텔과 미국풍의 쇼핑몰과 카페가 가득 들어섰다. 가격도 서울에서 먹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으니 이곳의 물가로 따지면 많이 비싼 편이다.  

 

 

 

 

 

 시원한 차를 한잔 마시고 다시 힘을 내서, 서울이나 한국에서 보기 힘든 것을 돌아 보자는 생각에서 더운 거리를 많이 걸어 다녔다. 차를 마시면서 쉬었던 쉐라톤 발리 꾸따리조트는 꾸타의 대형 쇼핑몰인 비치워크가 연결되어 있었지만, 쇼핑이 목적이 아니었던지라 구경하는 것을 생략했다. 거리 구경을 하고 점심을 먹기 위해 뽀삐스 로드2 거리를 배회 중이다. 이곳은 4년 전과 별로 달라진 것이 없는 도로다. 한낮에는 사진에서처럼 골목길이 한가하지만 저녁이 되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차와 오토바이와 사람으로 가득하는 거리다.

 

 

 

 지난 2002년 10월 관광객과 현지 주민들로 붐비던 이곳 꾸따에서 폭발테러가 일어나 관광객을 포함한 202명이 희생되었다고 한다. 그 후 2005년 10월에도 꾸따와 짐바란에서 테러가 일어나 20명 이상의 희생자를 생겼는데 꾸따의 테러현장에 위령 기념물로 세워진 것이 그라운드 제로이다. 이 곳에는 희생자 전원의 이름과 국가명이 새겨져 있으며 의미없는 테러행위에 대한 경종과 평화를 기원하는 메시지가 담겨져 있다고 한다. 한국인의 이름도 2명이나 새겨져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다. 한번 와 보았던 곳이지만 아들과 함께 다시 방문하게 되었다.   

 

 

 

 복잡한 꾸타의 도심과 꾸따 해변을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새 점심시간이 많이 지났다. 발리여행 관련 안내서에 많은 추천을 받는 마데스 와룽 (Made's Warung)을 찾아갔는데, 꾸따 지역에서 유명한 맛집으로 알려져 있다. '마데'는 둘째라는 뜻이고 '와룽'은 식당이니 '둘째네 식당'이란 뜻이다. 손님이 많은 집이라는데 식사시간이 조금 지나서인지 기다리지 않고 주문을 할 수 있었다. 발리에서 사먹는 첫 식사는 인도네시아식으로 하고 싶었다. 발리스러운 외관에 실내에 에어컨도 없는데 천정이 놓아서 덥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식당이 오래되어서 그런지 내부가 깔끔하지도 않았고, 테이블도 깨끗한 느낌은 아니었다. 어짜피 선택하고 들어왔으니 맛있는 음식이나 먹자고 생각했다.  

 

 

 

 


 현지음식을 저렴하면서도 깔끔하게 맛볼수 있고, 메뉴가 다양해서 현지식을 싫어하는 사람은 양식이나 태국식, 심지어 일본식 요리까지 즐길수 가 있다고 한다. 메뉴판을 보니 취급하는 종류가 완전 책자수준이다. 너무나 많은 요리를 취급하면 음식의 질이 떨어지지 않을까하는 불안감이... 다행이 우리가 시켰던 나시고랭, 미고랭은 우리 입맛에 딱 맞는 것 같았다. 나중에 보니 발리의 어느 음식적에 가더라도 나시고랭의 맛은 비슷했다. 한국의 해물볶음밥, 계란볶음밥 맛을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식전에 마신 과일쥬스도 그런대로 괜찮았다. 정말 맛 있다는 생각으로 먹지는 못했지만 무난한 수준이었다는 개인적인 평가다.      

 

 

 

 점심 식사를 하고 나서 시내들 돌아 디니기에는 날씨가 너무 더워서 잠시 휴식을 취하기 위해서 호텔로 돌아왔다. 오전에 커피빈에서 차를 한잔 한 이후로 식사를 하고 다시 커피를 마시러 갈 것인지 아니면 호텔로 돌아가서 휴식을 취할 것인지 잠시 생각을 했는데, 숙소가 워낙 가까운 곳에 있어 굳이 에어컨이 가동되는 커피숍을 찾을 필요가 없었다. 식당에도조차 에어컨이 가동되지 않는다. 숙소에서 에어컨을 틀어 놓고 휴식을 취한 뒤에 다시 시내로 나왔다 오늘 오후에는 내일부터 사용해야 할 렌트카를 예약해야 한다. 발리 여행을 오면서 비행기표와 숙소는 예약을 하고 왔지만, 렌트가는 현지에서 정하는 편이 더 낳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렌트가 회사를 찾아서 가장 유명하고 꾸따 여행의 중심점이 되는 디스커버리 쇼핑몰 방향으로 갔는데 그쪽에는 렌트카 회사가 없었다. 번화가여서 렌트가 회사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내가 잘못 생각한 모양이다. 디스커버리 쇼핑몰을 간김에 쇼핑몰 구경도 한번 하고 쇼핑몰을 가로질러 해변까지 가 보았다. 한낮이라 아직 날씨가 더워서 해변에는 사람들이 그다지 많아 보이지는 않았다. 다시 렌트카 회사를 찾아서 레드락호텔 방향으로 이동하기로 한다. 디스커버리 쇼핑몰에서 셔스에 직접 유화그림을 그려주는 사람이 있어 사진에 담아 보았다.

 

 

 

 

 오후에는 렌트카 회사를 찾아서 꾸타 거리를 헤메게 되었다. 날씨가 더워서 물을 사먹는 것보다 코코넛을 사먹는 편이 낳을 것 같아서 꾸타에 있는 노점상 과일가게에서 코코넛을 사 먹었다. 거리 중간 중간에 이렇게 과일을 파는 조그마한 상점들이 많이 있었다. 관광객을 많이 상대해서인지 이런 과일가게도 가격은 그다지 싸다는 생각은 아니었다. 현지 가격수준으로 그렇다는 이야기고, 한국에 비하면 더할나위 없이 저렴하다.

 

 

 

 

  뽀비스 거리에서 드디어 렌트카를 예약했다. 그렇게 보이지 않던 렌트카 회사가 한번 보이기 시작하니 이곳 저곳 너무나 많이 있었다. 두세군데를 돌아다녀보고 가격은 상대적으로 약간 비쌌지만 사무실을 갖추고 영업을 하던 집에서 예약을 했다. 1600cc급의 아반자라는 차량인데, 기사 없이 하루 빌리는데 20만 루피아(우리나라 돈으로 2만원이 안됨)로 6일을 빌리기로 했다. 발리를 찾는 외국인들은 승용차를 빌리지 않고 대부분 오토바이를 빌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차량 렌트비가 싼 듯하다. 내일부터는 내가 가고 싶은곳에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다닐 수 있게 되었다. 렌트카 예약이 끝나서 오늘 오후에 해야 하는 가장 큰 일을 마쳤다. 다시 꾸타 시내를 부담없이 구경하러 간다.  

 

 

 

 해가 질 무렵 다시 꾸따비치 입구로 왔다. 해변의 입구는 꼭 탑을 반으로 쪼개놓은 듯 한 모습을 하고 있는데 이 문을 짠디 벤따르(Candi Bentar)라고 한다. 탑을 정확히 세로로 베어내 좌우에 세워놓은 모양이다. 아침과는 달리 저녁 꾸따해변에는 제법 사람이 많았다. 파도가 높은 않아 서핑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는데 저녁 노을을 보기 위해 모인 사람들 같아 보였다. 수영을 즐기기에는 파도가 조금 높아 수영하는 사람들 보다는 바닷물에 발을 담그며 노는 사람이 훨씬 많았던듯... 

 

 

 

 

 

 발리 비치는 에메랄드 빛깔도 아니고 잔잔하지도 않다. 그래서 날씨가 덥지만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은 많은 편이 아니다. 해수욕을 즐기기 위해서는 발리의 동쪽 해안에 있는 사누르 해변등이 훨씬 낳다고 한다. 이곳은 파도를 이용해서 즐기는 보드족이 훨씬 더 많다고... 시간이 해질 무렵이 되어서 어제에 이어 다시 발리에서 해지는 광경을 볼 수 있게 되었다. 해변에는 잡상인들도 많고, 맛사지를 하고 있는 사람, 타투를 하라고 권하는 사람등등... 사람 구경하는 것도 재미 있었다. 상인들이 많아도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 사람은 없어 해변에서 산책이 즐거웠다.  

 

 

 

 

 

 

 쿠따해변에서 일몰을 보고 나서 한참을 더 돌아 다녔더니 저녁시간이 되었다. 저녁을 먹기 위해서 다시 뽀삐스 골목으로 이동했다. 관광객이 많은 지역이다보니 저녁시간에도 상점이 문들 닫지 않고 영업을 하고 있다.  

 

 


 오늘 저녁은 스테이크를 먹기로 했다. 꾸따에서 스테이크 잘 하는 곳이 스테이크 하우스와 스탁즈라고 사전에 파악했었는데 우리는 숙소에서 조금 더 가까이 있었던 스탁즈 바& 그릴 (Stakz Bar & Grill)을 찾아갔다. 음식점들이 집중적으로 많은 꾸따 뽀삐스 골목에 위치하고 있는데 스탁즈도 관광객들에게는 꽤 유명한 집이라고 한다. 아무래도 스테이크를 팔고 있으니 현지인보다는 서양사람들의 많이 찾지 않을까 생각된다. 인테리어와 분위기도 웨스턴 스타일이다.   

 

 

 

 

 스테이크가 가격도 적당하고 양도 많았지만 내 입맛에는 너무 짜서 맛 있다고 느낄 수 없었다. 이 집을 찾는 사람들은 모두 짠 음식에 완전 적응을 한 모양이다. 스테이크와 함께 시켰던 샐러드와 발리 현지식은 그런대로 먹을만했다. 스테이크를 먹으로 와서 스테이크는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다른 음식으로 배를 채우는 황당한 경우가 발생했다. 짠 음식도 상관없다면 모르지만 비추다. 아들이 시킨 발리의 빈땅맥주, 술을 즐기지 않는 내가 먹어도 서울에서 먹는 맥주보다는 맛있다고 생각한다. 아들은 이후 밥을 먹을 때마다 빈땅맥주를 시켜먹는 마니아가 되었다. 수입하면 잘 팔릴 것 같은데 아직 한국에서는 보지 못한 것 같다.  

 

 

 

 

 식사를 마치고 뽀삐스 골목에서 나오니 다시 그라운드 제로가 보인다. 오늘 몇 번 이곳을 거쳐서 돌아 다녔던지라 방향 감각도 생기고 어느 골목으로 가야 원하는 목적지가 나오는지까지 대충 알게 되었다. 낮에 그라운드 제로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지 않아서 사진을 한장 찍었다. 오늘 하루 종일 꾸타 시내를 참 많이 돌아다녔다. 그래도 숙소가 이곳에서 가까이 있으니 숙소로 돌아가야 하는 부담이 없어서 좋다. 내일부터는 렌트카를 가지고 발리의 가고 싶은 여러곳을 돌아 다닐 계획이다.

 

 

 

 

 

(2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