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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교산 둘레길 걷기 (2016.9.16)

남녘하늘 2018. 4. 11. 00:36

 

 지난 6월에 달리기 연습을 하면서 가 보았던 훈련코스를 따라서 광교산 둘레길을 걸어 보기로 했다. 달리기 연습을 할 때에는 산을 뛰는 코스여서 돌부리나 나무뿌리에 걸려 넘어지지 않으려고 땅을 쳐다 보면서 뛰는데, 천천히 걷게 되면 주변 풍경을 감상하면서 갈 수 있다. 맑은 공기와 정취를 즐기려면 천천히 걷는 것이 더 좋은데, 짧은 시간에 운동의 효과를 높이려니 뛰게 되는 것이다. 하여간 둘레길 가는 코스를 알아 놓았기에 집사람과 함께 산에도 갔다 오고, 되돌아 오면서 차도 한잔 할 생각으로 집을 나섰다. 집 앞 공원 입구에는 해바라기가 피었다가 지고 있는 중이다. 한참을 더 두어도 좋을 듯한데 어느 날 갑자기 또 모두 베어버릴까 신경 쓰인다.    

 

 

 

 


신대호수와 재미난 밭을 지나면 광교 중앙공원과 이어진다. 항상 중앙공원을 지나쳐도 왜 이 공원의 이름을 중앙공원으로 지었는지 의문이다. 사람들이 많이 찾지도 않고  광교에 살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 대부분이 중앙공원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다. 그만큼 접근이 쉽지도 않고, 공원으로서의 메리트가 없다. 도시의 중심에 있는 공원이라고 이름을 붙이기에는 중앙의 의미를 너무 단순화 시킨 듯 하다. 별 볼거리가 없이 넓은 공간의 잔디밭만 있는 중앙공원을 지나쳐 간다.   

 

 

 



 중앙공원의 영역이 생각보다는 넓다. 하지만 주말인데도 나와서 중앙공원을 이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그런 공원이다. 아는 사람만 알고 이용하는 공원이어서 아쉬움이 많다. 수원시는 수원둘레길을 만들어 놓은 모양이다. 수원시의 외곽을 연결하는 길로 기존의 광교산길과 칠보산길, 원천리천길, 영통의 경계를 연결하여 수원의 경계를 둘러 볼 수 있는 길이라고 한다. 8개의 걷는 길을 만들어 놓았는데 여유길, 매실길, 도란길 등 이름이 특이한데 6색길의 이름이 또 수원둘레길이다. 광교산을 가로질러 지지대 고개까지 이어진다고 한다. 상황을 보아서 오늘은 형제봉까지 가 볼 생각이다.  

 

 

 



 중앙공원을 지나면 영동고속도로와 수원 시내로 들어가는 창룡대로를 넘어가는 구름다리가 나온다. 달리기를 할 때는 다리 이름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그냥 생태 통로로만 생각하고 지나쳤는데 걸으면서 보니 다리 이름이 여담교라고 되어 있었다. 다리 앞 뒤로 홍살문의 모형을 세워 놓았는다. 홍살문이 실학정신을 계승한 것이라고 설명은 해 놓았는데 아무리 설명을 읽어 보아도 이해가 되지 않는 소리를 해 놓았다. 엄청난 건설 비용 대비 효용성은 거의 없는 다리라고 생각되는데 실학 운운하는 것이 우습다.    

 



 여담교를 지나면 본격적으로 광교산으로 들어가는 산길로 이어진다. 오른편으로 한국지역난방공사  광교지사 건물도 보이고, 왼쪽으로는 동수원IC가 보인다. 달리기 연습을 하면서 지날 때 감탄하며 지났던 길을 다시 걷게 된다. 수원 둘레길이라고 이름 붙어 있는 수원 6색길을 따라서 간다. 이 길을 사람들이 잘 모르고 별로 다니지 않는 줄 알았더니 낮에는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모양이다. 이곳에서 산행을 마치고 내려 오는 사람이 있어서 사진 한장을 부탁했다. 

 

 



 중간에 철책이 세워져 있는 구간이 나온다. 다음 지도를 찾아 보아도 아무런 표시가 없이 숲으로 나와 있는 것으로 보아서 군시설이다. 우리 클럽에 이곳에서 근무하는 회원이 있는데 상당히 큰 면적을 사용하고 있는 듯하다. 과거 수원이 큰 도시가 아니었을 때에는 외곽에 있었던 부대가 광교 신도시가 생기면서 도시에 근접한 부대가 되었다. 나중에 또 다른 곳으로 이전해 달라고 민원을 넣지는 말아야 할 터인데... 군부대가 혐오시설이 아닌데...   

 



 숲 길 중간에 버들치 고개를 건너게 된다. 버들치 고개는 수원 광교와 용인 성복동을 잇는 고개인데 옛날 성복동에서 광교산 등산을 할 때 몇 번 지나쳐 보기만 했던 장소다. 광교산에 갔다가 내려 오는 사람들이 이곳에서 수원쪽이나 용인 성복동쪽으로 하산하기 때문에 에어 컴푸레셔가 설치되어 있다. 버들치 고개에서는 형제봉쪽으로 광교산 산행로가 있어서 주말에는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이다. 오늘도 이곳에서부터 산행객을 많이 만나게 된다.    

 

 



 버들치 고개에서 2km 정도 오르막을 오르면 천년약수터가 나온다. 달리기 연습을 할 때도 이곳까지 뛰어와서 급수를 하곤 되돌아가곤 했었다. 약수터 근처에 사람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놓아서 산행을 하는 사람들이 잠시 쉬어가고 있었다. 적당한 위치에 약수터가 있다는 생각이다. 날씨도 더운데 시원한 물 맛이 좋다. 

 

 



 형제봉쪽으로 산행을 더 할까 생각하다가 한번에 너무 많이 걸어 힘들면 다음에 산책을 가자고 하면 다시는 따라 나오지 않을 것 같아서 오늘은 천년약수터에서 되돌아 오기로 했다. 되돌아 오면서도 볼거리가 많이 있어서 여기서 반환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돌아오는 길은 버들치고개 방향으로 되돌아 오는 것이 아니라 열림배수지와 홍제도서관이 있는 방향으로 내려간다. 광교산에는 다른 산에 비해서 소나무 군락이 많아서 상쾌한 느낌이 좋다.   

 

 

 



 광교 웰빙타운 근처에 열림공원이라는 소공원이 산자락 끝에 있었다. 아이들이 물놀이를 할 수 있는 분수대도 있었고, 조금 더 내려오니 운동시설과 함께 자전거를 탈 수 있는 트랙까지 만들어 놓았다. 엄청난 규모로 만들어 놓았던 중앙공원보다 훨씬 더 쓸모 있고 접근성도 좋은 공원이다. 인근에 광교중학교와 광교초등학교가 있어서 더 유용한 공원인 듯하다. 조금 더 아랫쪽으로 내려 오니 이제 원천호수와 이어지는 여천이 나왔다. 여천은 몇번 달리기 연습을 해 본 곳이어서 눈에 익다.   

 

 

 

 


 여천을 따라서 광교호수공원으로 되돌아 오기로 하고 여천을 따라서 걷는다. 영동고속도로가 광교신도시를 가로 질러 지나가는데 고속도로 아래로 보행자 도로가 만들어져 있어 지하도를 지나서 나오니 수원 광교박물관과 혜령군 이지의 묘가 나온다. 여러번 지나쳐 가기만 했을 뿐 한번도 가보지 못한 곳이어서 오늘은 마음먹고 두 곳을 모두 방문해 보았다. 들어가는 입구에 있는 건물은 광제사로 혜령군 묘 옆에 위치한 혜령군 이지(1407-1440)의 사당이다. 혜령군 이지(李?)는 조선 태종의 아홉 번째 왕자이자 세종의 이복동생이다.

 

 



 광제사 오른편 윗쪽으로는 태종과 ​선빈 안씨의 소생으로 다섯번째 서자이자 아홉 번째 아들인 혜령군 묘가 있다. 버스를 타고 지나치면서 한번 방문해 보아야지 생각만 하고 있었던 것을 오늘에서야 방문하게 되었다. 묘로 가는 입구에 태종의 왕자 신도비라고 커다란 비석이 있다. 입구쪽에 있는 묘는 혜령군 묘가 아니고, 혜령군의 아들이자 태종의 손자인 예천군과 부인의 합장묘와 혜령군의 손자이자 태종의 증손자인 축산군과 부인의 합장묘가 있다. 두 묘는 이곳에 오래전부터 있던 것이 아닌 광교신도시를 조성하면서 이곳으로 이전했다고 한다. 예천군과 축산군의 묘 윗쪽에 혜령군의 묘가 있다.  

 

 



 상석 아래에는 문인석이 있었다. 왕릉에서는 문인석과 무인석이 함께 있지만 이곳은 왕릉이 아니어서 문인석만 양쪽에 배치되어 있다. 더 윗쪽에 있는 혜령군 이지의 묘까지는 오르지 않고 내려왔다. 오늘 산에 갔다가 많이 걸어서 묘소 주변을 한번 들러본 것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다음에 이 공원만 따로 방문할 때 다시 한번 혜령군 묘까지 가보겠다고 생각한다. 규모는 왕릉 못지 않은 정도인데, 묘역 아랫쪽으로는 영동고속도로의 동수원 IC가 보인다.   

 

 

 


 혜령군 묘소에서 나와 바로 인근에 있는 수원 광교박물관에 갔다. 박물관에서는 연중으로 어린이 역사 교육에 관한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와 보면 좋을 듯했다. 독도 체험관도 있고 고고학 체험교실도 있었다. 공원 한가운데 있어서 주변을 산책하기에도 좋아 보인다. 박물관이 아이들 위주로 되어 있어서 입장하지는 않고 주변을 조금 산책만 하고 나왔다. 가족 단위로 소풍 오듯이 놀러 오면 좋은 장소인 듯하다.

 

 

 



 수원광교 박물관을 돌아보고 다시 여천을 따라서 내려 오니 광교 카페거리가 나왔다. 이곳은 가끔 식사와 차를 마시러 와 보았던 곳이다. 개천이 보이는 카페에 들러서 차 한잔을 마시면서 더위를 식혔다. 이제는 집까지 거리로 얼마 남지 않아서 여유가 있다. 걷기 싫으면 차도 많이 다니는 곳이라서 여기서 둘레길 산책을 끝내도 된다. 하지만 차 한잔 마시고 다시 여천을 따라서 집까지 걸어 가기로 했다. 

 

 



 동생이 공사를 했던 여천과 원천호수가 만나는 지점을 지나면서 자세히 살펴 보았다. 꼼꼼한 성격이 그대로 보이게 작업을 잘 해 놓은 듯하다. 이제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는 모양인 듯하다. 여천 주변으로 카페도 많이 생겼는데 이제 원천호수 주변에도 주상복합 건물이 완공되어 또 여러 상가 시설이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수요에 걸맞는 공급이 이루어져야 할 터인데 너무 공급이 많아서 장사가 제대로 될지 의문이다. 내가 걱정을 해 주어야 하는 상황이 아니지만,,,, 

 

 

 



 원천 호수로 돌아와서 오늘 광교산 둘레길 걷기를 마쳤다. 날씨가 그다지 맑은 편은 아니었지만 걷기에는 오히려 좋았던 것 같다. 중간에 적당히 휴식도 취하고 차도 마시면서 여유롭게 산책을 하느라 20km조금 넘는 거리를 6시간동안 걸었다. 그냥 달리기를 할 때는 2시간만에도 왔던 것 같다. 다음에는 형제봉까지도 가보고 코스도 조금 달리해서 한번 더 도전해 보아야겠다. 언제까지 수원에 살지는 알 수 없지만 수원에 살면서 수원의 여러 산책로를 하나씩 알아가고 있어서 수원 사람이 되어 간다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