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회 마라톤클럽 회원들과 함께 교토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기로 하고 2016년 가을부터 준비를 했다. 대회 참가신청을 하는 것부터 할일이 많았다. 작년에 집사람과 함께 교토마라톤 대회 참석차 교토를 왔었는데, 교토가 여행을 하기에도 좋은 곳 같아서 여러가지를 미리 준비해서 함께 떠나게 되었다. 나를 포함해서 17명의 인원이 함께 하는 여행이라서 조금 부담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마음이 맞아 오랫동안 함께 해 온 선후배님들이어서 크게 부담이 되지는 않느다. 가족이 함께 한 회원도 있고 혼자서 참석한 회원도 있어 상황이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조금씩 양보하면 즐거운 여행이 되리라 생각한다.
작년에 집사람과 피치항공을 타고 가면서 고생을 많이 했던지라 이번에는 대규모로 이동하면서 시간을 잘 활용해야 해서 아시아나 항공을 이용해서 다녀 왔다. 전체적인 여행경비는 저가 항공을 이용하는 것보다 조금 비싸지만 연착하지 않고 다닐 수 있어 좋았던 것 같다. 도착해서 첫날부터 교토 시내 구경을 할 생각에 조금 이른 시간에 인청공항에 모였다.
이번 여행은 첫날부터 교토에서 숙박하는 것으로 되어 있고, 교토에서 계속 숙박하면서 교토 위주의 여행을 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오늘 하루 쿄토로 이동하는 교통편과 더불어 교토에서도 사용이 가능한 간사이드르패스 2일권을 구매해서 오늘과 귀국하는 날 사용하기로 했다. 이 패스도 미리 한국에 있을 때 구입해 놓아서 현지에서 표 사느라 시간 낭비를 하지 않을 수 있었다. 간사이 공항에서 난바(難波)까지 이동하는 비용까지 포함해, 엄청 비싼 일본의 교통비를 상쇄시켜주는 썩 괜찮은 교통 패스였다. 공항에서 오사카 시내로 이동한다.
오사카 난바(難波)역에 도착해서 이곳에 오면 자주 방문하는 회전초밥집에 들러 조금 이른 점심을 하게 되었다. 좌석이 꽤 많은 식당이어서 여러 사람이 오더라도 기다리지 않고 식사를 할 수 있고, 가격도 부담이 없는 곳이다. 우리나라의 초밥집에 비해서는 저렴하고 더 싱싱한 회를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조금 이른 시간임에도 손님이 많아서 한 곳에 모여서 먹지 못하고 좌석이 생기는대로 따로 따로 먹게 되었다. 식사 후 일행들은 모두 잘 먹었다고 하니 일본에서의 첫 식사는 성공적이다.
식사후 난바(難波)역에서 미도스지센 요도야바시(淀屋橋)역으로 이동해서 케이한 본선으로 환승해 교토로 향한다. 게이한본선 기온시조(祇園四条)역 하차해서 미리 예약해 놓았던 숙소를 찾았다. 일행이 17명이나 되어서 에어비앤비를 통해서 교토에 있는 집 한채를 예약해 놓았다. 그런데 미리 주인과 여러번 이야기를 했음에도 생각의 차이로 약간의 해프닝이 생겼다. 해프닝은 저녁 때 다시 언급하기로 한다. 숙소에 들러서 체크인 하고 나서 간단하게 정비를 취하고 바로 교토 시내 구경을 하기로 했다. 단풍이 아름다운 절로 유명한 도후쿠지(東福寺)를 가장 먼저 방문하기로 했다.
게이한선 도후쿠지(東福寺)역에서 내려 남쪽을 이동한다. 도후쿠지(東福寺) 이름은 나라 지방에 있는 대사찰 도다이지(東大寺)의 거대함과, 고후쿠지(興福寺)의 성세를 갖춘 사찰의 이름에서 한글짜씩 따서 만들었다. 나라 지역에 있는 거대한 사찰 두 곳보다 더 뛰어난 사찰을 건립하겠다는 쿠조 미치이에의 의지가 담겨 있는 이름이다. 이것만 봐도 도후쿠지가 얼마나 유명하고 큰 절인지 짐작할 수 있다. 사찰은 부지만 20만 제곱미터로 굉장히 넓고, 일본 국보인 산몬과 도스가 있다. 수 많은 사찰과 크고 작은 정원들이 있어서 볼 거리가 많은 곳이다.
길을 조금 걷다 보면 작은 계곡을 지나게 되고, 그곳을 지나면 츠텐바시(通天橋) 회랑이 눈에 들어온다. 회랑은 멀리서 보아도 참 아름다웠다. 회랑 주변에는 단풍나무가 가득하고, 회랑은 길게 이어져 계곡 사이에 위치한 다리로 이어지고 본당까지 이어졌다. 일본 사찰을 갈 때마다 유독 회랑이 돋보이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구조다. 회랑이 있는 이유는 일본은 비가 많이 내려서 사찰에 회랑이 필요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이곳은 원래 가을에 와야 멋진 단풍을 볼 수 있는 최고의 장소라고 하는데 지금은 겨울철이라 그 느낌을 알 수는 없지만 한눈에 보아도 가을이 어떠할 지 상상이 된다.
도후쿠지(東福寺) 호조핫소테이(方丈八相庭 :호조정원)로 향했다. 사찰 입장료는 없지만 이곳은 입장료 400엔을 받는 곳이다. 입장권을 판매하는 곳에 월 별로 입장 가능한 시간에 대한 안내가 적혀 있다. 마지막 입장은 문 닫기 30분 전에 가야만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정원에 입장하면 신발을 벗어서 봉투에 넣어두고 따로 준비되어 있는 실내화를 신고 둘러 보아야 한다. 목조 건물을 보호하려는 조치인 듯하다.
연못은 없지만 잘게 부서진 흰 돌과 모래를 깔아 물처럼 보이는 효과를 낸 가레산스이(枯山水) 정원으로 유명하기 곳이다. 교토에는 이런 카레산스이 정원이 특히 많다. 입장하자 마자 바로 멋진 정원이 눈에 들어 오는데, 전에 료안지(龍安寺)를 갔을 때의 느낌과 약간 비슷한 느낌이다. 툇마루에 걸터 앉아 정원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눈, 바람에도 끄덕 없다는 이 모래 작품을 볼 때마다 신기하다. 이렇게 유지시키려면 얼마나 관리하는데 힘이 들까 싶다.
도후쿠지의 호조핫소테이(方丈八相庭 :호조정원) 마루는 꽤 넓었고, 가운데가 계단으로 되어 있다. 안쪽으로 다다미가 깔린 방이 있는데 이곳에서 정원을 바라보며 차를 마셨을 것 같다. 여유 있는 여행이라면 계단에 걸터앉아 정원이 주는 의미를 즐겨 보겠지만 아직 봐야 할 것이 너무나 많다.
북쪽 정원에 작은 다리로 이어지는 정자가 있는데 이곳에서 츠텐바시 뒷쪽을 바로 볼 수 있다. 단풍이 없는 계절의 모습이 이러할진데 단풍철에는 그 모습이 어떨지 상상이 된다. 단풍철이 아니어서 여유롭게 돌아 볼 수 있으니 모든 일에는 장단점이 있는 법이다. 호조핫소테이(方丈八相庭 :호조정원)의 어디를 가더라도 느낌이 좋다.
호조핫소테이(方丈八相庭)는 1890년에 복원이 된 것이고, 주변에 동서남북 방향으로 배치된 정원은 1939년에 정원 건축가 미레이 시게모리에 의해 설계되었다고 한다. 가마쿠라 시대 선종의 소박함을 현대 미술의 추상적 건축양식으로 표현하고자 했단다. 그리고 가을 단풍으로 유명한 센교쿠칸 계곡과 츠텐바시를 마주하고 있는 북쪽 정원은 사각형으로 깍은 돌과 이끼가 작은 바둑 무늬 패턴으로 놓여있다. 푸른 이끼 바둑판과 가을 붉은 단풍을 함께 보는 단풍 명소로도 유명하다는데 겨울철에도 그냥 지나칠 수가 없는 장소였다.
도후쿠지(東福寺) 호조핫소테이는 동서남북으로 꾸며진 정원뿐만 아니라 정원을 보는 본당의 복도도 고풍스러워 걷기도 하고 앉아서 쉬기에도 좋아 보인다. 고즈넉하고 고풍스러운 도후쿠지의 모습을 보면 일본에 왔다는 것이 실감난다. 어디 걸터 않아서 망중한을 즐기고 싶지만 오후쿠지만 하더라도 엄청 넓은 곳이여서 나머지도 둘러 보아야 한다. 단풍이 든 도후쿠지를 한번 더 보고 싶다.
도후쿠지가 워낙 넓은 곳이여서 전체를 모두 둘러 보려면 몇 시간 가지고는 모두 둘러 볼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사찰은 워낙 넓고 사람은 거의 보이지 않아서 한적하고 느낌이 좋았다. 도후쿠지를 건립할 당시 불교의 위상이 어떠했는지를 조금 짐작하게 해 주는 커다란 건물들이 여기 저기에 만들어져 있다. 호조핫소테이(方丈八相庭 :호조정원) 이외에는 특별히 어디를 봐야겠다는 목적 없이 도후쿠지의 이곳 저곳을 돌아 다녔다. 다음 가 봐야 할 후시미이나리타이샤(伏見稲荷大社)를 가기 위해서 도후쿠지역 방향을 정하고 차례로 구경을 하는 중이다.
이번 교토마라톤 여행을 와서 처음으로 단체 사진을 찍었다. 아침에 공항에서부터 단체 사진을 찍을 장소가 마땅치 않아서 사진을 찍지 못하고 있었는데 도후쿠지에 와서 지나가는 다른 관람객에게 부탁을 했다.17명이 함께 다니려니 신경이 많이 쓰이지만 함께 한 일행들이 협조를 잘해 주어서 큰 무리는 없다. 도후쿠지의 사찰은 과거에 비해서 많이 축소되었다고 하여도 다른 사찰에 비해서는 여전히 엄청나게 크다. 문화재까지 찬찬히 둘러보지는 못하고 사찰의 외관만 살펴 보는 관광이 되어 버렸다.
작년 교토에 왔을 때 방문했던 후시미이나리타이샤(伏見稲荷大社)라는 오래된 신사는 이번 여행을 하면서 꼭 보여주고 싶었던 장소였다. 후시미 이나리 타이샤는 교토를 상징하는 신사이자, 일본 열도를 상징하는 신사로도 유명하다. 정식 명칭은 후시미 이나리 타이샤(伏見稲荷大社)인데, 대사라는 말에서 볼 수 있듯 엄청난 신사들을 거느리고 있는 총본산이었다. 후시미 이나리 타이샤를 총본산으로 모시는 신사는 일본 전역에 4만 2천여 개나 된다고 한다. 교토를 방문하는 외국인들 가운데 가장 가보고 싶어하는 곳이 바로 이곳이라고 한다. 게이한 전철로 도후쿠지(東福寺) 역에서 한 정거장 떨어져 있다.
케이한(京阪)전철 후시미이나리역을 지나 길을 따라가다 보면 두 개의 철길을 지나 이윽고 후시미이나리타이샤 입구가 보인다. 후시미이나리타이샤(伏見稲荷大社)라는 명칭은 후시미(伏見)는 이 지역의 지명이고, 이나리(稲荷)는 이 사찰에서 모시는 신의 이름, 타이샤(大社)는 큰 규모의 신사를 의미한다. 후시미마을의 이나리 신사라는 뜻이다. 이 신사가 유명해진 것은 대략 1만여개의 붉은 도리이(鳥居)들이 산꼭대기까지 이어져 장관을 이루기 때문이다. 신사의 입구에는 약 15m나 되는 커다란 도리이(鳥居)가 있다. 이나리신은 원래 농업의 신이었는데 이후 사업의 신으로 까지 영역을 확장해서 모든 돈벌이와 사업의 번창을 기원하는 곳이 되었다고 한다.
커다란 도리이 뒷쪽에 있는 신사 입구의 거대한 2층 대문인 로몬(樓門:다락문)은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 秀吉)가 1589년에 어머니 병의 회복을 기원하는 목적으로 기부했다고 안내판에 적혀있다.
후시미 이나리 신사는 교토의 많은 신사들이 그러한 것처럼 24시간 개방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커다란 후시미 이나리 신사의 누문. 뒤로 신사의 본전이 보인다. 누문을 통해 들어가면 반듯한 본전을 볼 수 있는데, 화려한 장식이 인상적이었다. 후시미 이나리신사는 여우 신사로 알려져 있다. 여우신을 모신다고 오해하는데, 여우는 신이 아닌 전령으로 여우신을 모시는 것이 아니다. 키츠네(狐:여우)는 일본에서 영물로 여겨지는데, 특히 이나리 신사의 여우는 신의 사자로 사람들의 소원을 이나리오카미 신에게 전해준다고 한다. 여우들은 두루마리, 벼, 구슬 등 다양한 것들을 입에 물고 있다.
(2편에서 계속)
'외국 마라톤 여행 > 교토마라톤 ('17.2)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교토마라톤 16-6 (헤이안 진구 ) (2017.2) (0) | 2018.07.15 |
---|---|
교토마라톤 16-5 (교토마라톤 엑스포 ) (2017.2) (0) | 2018.07.02 |
교토마라톤 16-4 (철학의 길, 호넨인 ) (2017.2) (0) | 2018.06.30 |
교토마라톤 16-3 (니조성, 긴가쿠지 ) (2017.2) (0) | 2018.06.28 |
교토마라톤 16-2 (후시미 이나리 타이샤, 야사카 신사 ) (2017.2) (0) | 2018.06.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