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과 생활 /등산

금병산 산행 (2014.7.5)

남녘하늘 2016. 11. 7. 19:08

 

  LH에 다니는 대학동문들과 함께 금병산을 다녀 왔다. 그간 동문산행은 주로 분당 주변에 있는 광교산이나 청계산 등에 갔는 왔었는데 이번에는 비교적 멀리 떨어져 있는 춘천까지 산행을 떠나게 되었다. 동문회 회장을 맞고 있는 선배가 강원지역본부장으로 춘천에서 근무를 하게 되어서 춘천으로 동문을 초대했기 때문이다.


 금병산(錦屛山)은 강원도 춘천시 신동면에 위치한 해발 652m의 산으로 경춘선 김유정역에서 바로 오를수 있는 산이다. 김유정역을 산행의 기점으로 시작하여 다시 김유정역으로 내려 올수 있는 순환코스로 편하게 다녀올수 있는 산이다. 김유정역은 옛날 신남역이라고 불리었는데, 김유정의 고향이라 역이름도 바꾼 모양이다. 아마 우리 나라에서 사람이름으로 지어진 역명은 김유정역이 유일한 것 같다. .


 금병산 들머리인 실레마을은 소설가 김유정의 고향이자 김유정 작가의 소설 무대여서 더욱 유명하다. 역앞에 빈 공터에는 메밀을 심어 놓았는데 하얀 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역에서 좌측 위쪽으로 400여m 올라가면 김유정 생가가 있는 김유정 문학촌이 시작된다. 김유정문학촌 뿐만 아니라 마을 전체가 김유정 선생의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해 조성된 공간같아 보인다. 김유정문학촌에는 김유정선생의 생가와 작품 세계를 볼 수 있는 작은 규모의 김유정 기념전시관이 있다고 한다. 김유정선생의 일생과 작품 세계를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게 되어 있다고 하고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을 주제로 만들어놓은 조형물들이 가득하다. 문학촌 관람을 온 것이 아니어서 다음에 방문해 보기로 하고 오늘은 지나친다.   

 

 

 

 

 

 



 김유정 문학촌을 지나 마을길이 끝나고 논과 밭을 지나면 금병산 입구에 도착한다. 금병산에 둘러쌓인 모습이 마치 떡시루 같이 생겼다하여 이름붙여진 실레마을인데, 금병산 자락에 이어지고 있다. 오늘의 산행코스는 김유정역 에서 출발해 김유정 문학촌과 동백꽃길을 지나 금병산 정상에 오른다. 정상에서 내려 올때는 산골나그네길을 지나서 만무방길을 지나 김유정역으로 되돌아 오는 코스다. 넉넉하게 3시간 정도면 정상까지 갔다 올 수 있다고 한다.   

 

 

 



 금병산 초입은 잣나무 숲으로 시작 된다. 산림욕을 하는데 가장 좋다는 잣나무의 우거진 숲길을 올라간다. 잣나무 숲을 지나면 다시 소나무 숲이 이어진다. 계단도 별로 없고 급경사 구간도 없이 완만한 둘레길 같은 등산로가 계속된다. 잣나무 군락지와 소나무 등의 군락지는 청량한 숲의 상쾌함을 느낄수 있어 좋았다. 금병산에 있는 등산로 명칭도 김유정선생의 소설 제목을 따서 붙였다고 하는데 이색적이다. 춘천시가 등산로 보다는 이야기 길 홍보에 주력한  듯하다. 

 

 

 



 정상 근처에 와서 갑자기 경사도가 급해지더니 헬기장이 나오고 새로운 헬기장 위로 정상이 보인다. 헬기장 아래쪽에 넓은 평지가 있어, 많은 인원이 산행을 할 때는 그늘이 있는 평지에서 식사를 하면 될 것 같아. 우리는 오늘 산행을 마치고 춘천시내로 가서 식사를 하는 것으로 계획되어 있어 간단하게 군것질 수준으로 끝냈다.  







 전망 데크에 오르니 산으로 둘러싸인 춘천 시가지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산기슭이 비단 병풍을 둘러친 듯 아름답다 하여 금병산(金屛山)이란 지명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정상에서 춘천 시내와 멀리 용화산과 오봉산이 보인다. 바로 앞에 보이는 산은 말안장 모양의 안마산(鞍馬山)이다. 오른쪽으로는 사명산과 대룡산이 있는데, 멀리 있는 산들은 약간 희미하게 보인다. 전에는 빽빽하게 자라나는 키 큰 잡목들로 조망이 아주 좋지 않았는데, 전망데크가 만들어 놓으면서 춘천과 그 너머 북쪽의 조망을 볼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늦게 금병산을 방문해서 춘천시내를 볼 수 있게 된 셈이다.   

 

 

 

 


 

 정상에서 약간의 휴식을 취하고 나서 산골나그네길 방향으로 하산을 시작했다. 정상 근처를 제외하곤 능선과 계곡이 임도처럼 넓고 부드러운 육산으로 거의 바위를 볼 수 없었고, 공원의 산책길을 걷는 듯하다.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우거진 숲속이다 보니, 무더운 날씨를 전혀 의식할 수도 없다. 많이 알려진 산이 아닌지 생각보다는 찾아 온 산객들은 많지 않아 오히려 좋았다. 사람의 발길이 많지 않아 등산로 주변에는 야생화들이 많이 남아 있다. 

 

 

 



 계곡길에서 내려와 마을로 이어지는 곳으로 나오니 마을이 가까워짐을 느낄 정도로 아늑한 경사길이 이어진다. 산 아래 논과 밭을 이리 저리 가로지르는 샛길과 비좁은 마을길에는 점순이가 나를 꼬시던 동백숲길, 덕돌이가 장가가던 신바람길, 도련님이 이쁜이와 만나던 수작로길 등등의 이름이 붙어 있다. 참 재미있다. 대체로 오늘의 산행은 산세가 험난한 곳이 거의 없었고 울창한 숲속을 산책하듯이 오르내릴 수 있어서 초보자들도 부담없이 산행하기에 좋은 산이였다.   

 

 



 조금 더 내려오니 만무방 길 입구의 안내문 입간판이 서 있다. 만부방이란 경우없고 체신머리없는 뻔뻔한 사람을 지칭하는 토속어로 이 역시 김유정 소설의 제목이기도 하다. 우리가 내려 온 길은 산골 나그네길을 따라서 내려 왔다. 산행을 마치고 지도를 보니 오늘 산행 코스를 확실히 알 수가 았다. 마을에 내려오는 중간에 비닐하우스에서 도마토를 재배하고 있는 집들이 많이 있었다. 비닐하우스 앞에 좌판을 만들어 놓고 판매하고 있었는데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있어서 배낭에 넣어 올만큼 구입을 했다. 시골 인심이 너무 후해서 앞서 간 몇몇 선후배의 몫까지 더 구입했다.   

 

 



 금병의숙(錦屛義塾)은 1932년 김유정이 세운 야학으로 현재 금병의숙 터에는 대한노인회 경로당이 있었다. 그 옆에는 1978년 야학 제자들과 주민들이 세운 김유정 기적비(紀跡碑)와 함께 김유정이 직접 심었다고 전해지는 느티나무가 남아 있다. 김유정은 23세에 고향인 실레마을에 돌아와 아이들을 가르치는 금병의숙이라는 야학을 열고 29세에 요절할 때까지 이곳에 머물렀다고 한다. 이곳으로 우리를 태우고 갈 차량이 오기로 되어 있어서 구경을 하게 되었는데 산에만 왔다가면 이곳을 그냥 지나쳐 버릴 듯하다.     

 

 



 금병의숙 옛터에서 오늘 금병산 산행을 마쳤다. 춘천에는 어디를 가던지 닭갈비와 막국수 간판이 넘쳐난다. 그래서 옥석가리기가 힘들다. 오늘도 춘천에 왔으니 춘천 닭갈비에 강원도 옥수수 동동주를 한잔해야 하는데, 다행히 오늘은 우리를 초대해준 선배님이 추천한 닭갈비집을 가게 되어서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온의동 닭갈비거리에 있는 음식점이었는데 남춘천역에서도 가까운 곳이였다. 주변에 닭갈비 집들이 모여있는 닭갈비 거리에 있었는데, 상호가 구우리닭갈비집으로 선배의 추천이 괜한 것이 아님을 느낄 수 있었다. 다음에 춘천에 가면 다시 한번 가봐도 될만한 식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