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마라톤 여행/교토마라톤('16.2)

교토마라톤 14-12 (저녁식사와 아침 산책 ) (2016.2)

남녘하늘 2017. 11. 11. 00:23

 

  저녁 식사는 숙부님께서 특별히 후지미(伏見)에 있는 카니도라쿠(かに道樂)에 예약을 해 놓으셨다. 카니도라쿠는 오사카 도톤보리(道頓堀)에서 움직이는 게간판으로 유명한 식당인데, 오사카 본점에서 크게 성공해서 지금은 일본 전역에 50여개 지점을 거느린 대형 체인점이다. 도톤보리에 여러번 갔어도 아직 한번도 가서 먹어보지 못했었는데, 교토에 있는 몇 개의 지점중에 한 곳을 방문하게 되었다. 게 산지로 유명한 동해와 홋카이도에서 잡힌 대게를 주로 사용해 초밥, 전골, 샤부샤부 구이 등 아주 다양한 게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미리 어디로 간다고 말해 주지 않았는데 맛있는 곳을 안내해 주셨다.  

 

 



  예약제로만 운영되는 꽤 분위기가 있는 식당이었다. 교토에 있는 괜찮은 음식점이 그러하듯이 후지미(伏見)의 카니도라쿠(かに道樂)도 비교적 공간의 여유가 있어 내부를 잘 꾸며 놓았다. 출입문을 들어가니 바로 다다미가 깔아진 넓은 공간이 나오고 바로 안쪽에는 실내 습도 조절을 위한 조형물을 만들어 놓았다. 공간이 충분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인테리어다. 좌석도 모두 방처럼 칸막이가 있어 일행이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메뉴판을 보니 종류가 정말 다양했는데 이미 숙모님이 코스요리를 주문해 놓으셨다. 저녁 식사 가격을 보니 생각보다는 많이 비싸, 그냥 우리 부부만 왔다면 먹는 것에 엄청 투자하지 않는 성향이라 굳이 먹으로 오지 않았을 것 같다. 모든 코스가 게를 재료로 활용한 요리였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맛있게 먹었다. 종류가 다양하고 나오는 것이 너무 많아서 나중에는 배가 불렀다. 다음에 오사카에서도 한번 더 가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맛있게 먹었다.  

 

 

 



 식사를 마치고 식당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세째 고모님 댁을 방문했다. 숙부 댁으로 바로 간다고 생각했었는데 내게 미리 말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방문하는 것으로 약속을 해 놓으셨던 모양이다. 고모님 내외뿐만 아니라 큰 고모님께서 미리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숙부님 댁에서 머무는 것만으로도 폐를 끼치는 것 같아서 많이 미안한데 또 다시 고모님 댁까지 방문해서 민폐를 끼치는 것이 아닌가 싶어 조금 부담스러웠다. 그래도 고모님은 조카가 모처럼 왔는데 집에 초대하고 싶으셨던 모양이다.   

 

 

 



 이미 식당에서 배불리 먹어서 더 이상 먹을 수가 없는데 자꾸 먹을 것을 내 오셔서 간단히 맥주나 한잔하겠다고 사양했다. 맥주와 청주에 맞는 간단한 안주를 놓고 아주 오랫시간 이야기를 나눴다. 숙부님 형제분이 1남 6녀인데 오늘 모인 사람들만 비교적 우리말을 조금 할 수가 있다. 큰 고모님은 유창하게 사용하시고 숙부님은 일상대화가 가능하고, 나머지 분들은 의사소통이 되는 정도. 나머지 형제분들은 아주 초보 수준이다. 의사소통이 되어야 공감할 수 있는 것이 많아지는데 조금 아쉬운 대목이다. 내가 일본어를 조금 할줄 알아서 오늘 대화는 큰 어려움은 없다. 문제는 다음 세대가 우리말을 잘 모른다는 것인데, 요즘 일본사람들도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추세이니 동생들도 우리말을 배워 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세째 고모님의 하나밖에 없는 딸은 한국으로 시집 갔고 지금은 고모님과 고모부 두분만 살고 있는데, 집안을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고 살고 계셨다. 전형적인 일본의 집들이 어떤지는 알 수 없지만, 아마도 이런 모습이 일본의 일반가정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된다. 일본여행을 다니면서 조그마한 공간이 있어도 꽃밭을 가꾸고 화분을 관리하는 일본사람들의 모습을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고모님 댁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숙부댁으로 돌아왔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아침 식사를 하기 전까지 숙부님 집주변을 돌아 보기로 했다. 다음에 다시 당숙댁에 놀러 오면 마중을 나오지 말라하고 바로 찾아와야겠다는 생각에서 주변을 돌아본 것이다. 대충 아침에 한바퀴 돌아보니 다음에는 숙부집을 바로 찾아 올 수 있겠다고 생각된다. 해외여행을 가게되면 현지 주민이 살고 있는 집에 숙박해 보는 것을 기대해 보곤 하는데 숙부집이 일본 전통 가옥은 아니어서 조금 아쉽기는 하다. 차고에는 승용차가 한대. 짐을 실을 수 있는 화물차가 한대 있다. 

 

 

 



 숙부댁은 후시미이나리타이샤(伏見稲荷大社)가 있는 곳에서 1km 남짖 떨어져 있는 교토시내 남쪽에 위치하고 있다. 후시미(伏見)구에 속하는데 조금만 더 남쪽으로 가면 교토시와 붙어 있는 우지(宇治)시와도 연결되는 위치다. 큰 도로변 동네가 아니고 좁은 골목길에 위치해 있는데, 일본의 여느 곳과 마찬가지로 골목조차도 깨끗하다.  

 





 주변을 산책하다 보니 자동차 운전학원이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자동차 운전학원이 있는 동네니까 교토의 도심 중심지는 아닌 것이 맞는 것 같다. 아직은 아침 이른 시간이어서 직원도 교육을 받는 사람도 나오지 않아서 학원이 한산해 보인다. 안내판을 보니 학원비가 25만엔 가까이 하니 우리나라의 자동차학원비보다는 엄청 비싼 듯하다. 한국에서 면허를 따서 국제면허증으로 운전을 해야 할 것 같다. 

 

 



 고기타(五木田)라는 종합병원도 보었다. 종합병원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노인전용 요양병원처럼 보였다. 일본도 고령사회로 진입한지 오래되었고 노인관련 산업이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곳이다. 우리나라도 일본의 전철을 밟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사회의 활력이 엄청 떨어질텐데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그런 대비책이 허술해 보인다.    

 



 집 뒷쪽으로 가모가와(鴨川)가 흐르고 있었다. 마라톤대회를 마치고 지나쳤던 산조오하시(三条大橋)에서 보았던 가모가와(鴨川)의 하류지역인 것이다. 가와라마치(河原町)와 기온시조(祇園四条) 사이에서 보았던 가모가와와는 느낌과는 많이 다르다. 가라와마치쪽에는 유동인구가 많아서 강변을 향해 음식점과 카페가 늘어서 있었는데 이곳은 단순히 조깅을 할 수 있는 산책로만 있어 쓸쓸한 느낌이다. 하천 폭도 넓고 물도 깨끗해서 개발이 되면 번화해지겠지만. 이렇게 한적한 채로 남아 있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다. 달리기를 하기 좋은 장소라고 생각되는데 생각보다 뛰고 있는 사람을 거의 보지 못했다.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교토시영 가라스마(烏丸)선의 구아나바시((くいな橋)역이 있었다. 교토의 지하철 노선은 두개 밖에 없다. 교토는 지하철을 건설하려고 지하를 파면 유물이 많이 나와서 지차철을 많이 만들지 봇한다고 한다. 가라스마(烏丸)선은 초록색노선으로 (K)로 표시되며 남북으로 운행되고, 도자이(東西)선은 주황색이며 (T)로 표시되며 동서로 운행된다. 구아나바시 역이 교토역에서 남쪽으로 세번째 정류장이니까 그리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것도 아닌데 주변의 모습은 상당히 시골스럽다. 주변에 대형 앙판점도 있었다.  

 

 



 버스가 다니는 대로쪽으로 나와 보았다. 큰 길 건너편에는 일본의 불교계열의 사립 대학인 류코쿠대학(龍谷大学)과 교토부(府) 경찰학교가 있다. 큰 길가로 온 이유는 이 지역으로 어떤 시내버스가 다니는지 알아보려는 생각에서였다. 택시나 지하철을 이용해서 숙부댁에 찾아오는 것은 알지만 버스를 이용하는 방법이 궁금했다. 버스 정류장에서 조금 기다려 보니 81번 시내버스가 다녔는데 교토역까지 간다.    

 



 아침에 너무 돌아다니면 식구들이 아침 식사를 하지 못하고 기다리고 있을까봐 이제는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돌아가는 길에 숙부집 앞쪽으로조성되어 있었던 조그마한 마을 공원. 약간의 여유만 있으면 나무를 심고 공원을 만들고 주차장을 만들어 놓아서 보기 좋았다. 우리 나라처럼 주거의 형태가 아파트가 아니고 개인주택이 많음에도 주택가 공터를 주차장으로 많이 활용하고 있는 것이 좋아 보였다. 보기에는 좋아보이는 번듯한 주상복합 아파트보다는 훨씬 더 정겨워 보인다.     

 

 

 


 

 아침에 오사카로 출근하려는 6촌 동생과 함께. 동생들이 고등학교 다닐 때 만난 처음 만난 이후로 서로 왕래하고 있어서 이제는 정이 많이 들었다. 더구나 큰 동생은 나처럼 마라톤을 한다고 하니 다른 동생들보다 더 친근한 느낌이다. 앞으로 자주 만나서 정을 나누어야 하는데 생각처럼 쉽지 않다. 동생들이 한국에 오는 것보다는 내가 교토에 자주 와서 보는 편이 더 빠를 듯하다. 2층에사 내려다보는 녀석은 7촌 조카다. 

 

 

 

 

 

 

(13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