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여행 20-6 (말라카 야경, 타밍 사리), (2016.6)
처음 말라카에 왔던 2012년에는 아침에 왔다가 저녁에 출발해 버리는 바람에 제대로 말라카를 보지 못했었다. 최소 하루밤 이상을 이곳에서 잠을 자면서 보아야 그나마 말라카를 조금 더 느껴볼 수 있으리란 생각에 이번 여행은 말라카에서 2박 3일을 보내기로 했다. 말라카 강변에서 강변 산책을 하고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밤문화를 즐겨볼 생각이었다. 어둠이 몰려 오면서 강변에 가로등이 켜지고 한층 더 분위기가 좋아진다. 해가 있을 때보다 기온도 조금 떨어져 한낮 보다는 돌아다니기에도 훨씬 좋다.
강을 따라서 걷다가 집사람과 한번 가려고 생각하고 있었던 말라카의 전망대 타밍 사리(Taming Sari)를 타러 갔다. 2012년에 와서 이용했을 때에는 낮에 전망대를 이용했는데 오늘은 야경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낮에 말라카를 내려다 보는 것도 좋았지만 야경을 감상하는 것도 나름 괜찮을 것 같다. 타밍 사리( Menara Taming Sari)다. 높이 110m의 회전식 전망대로 바닥이 유리로 되어 있어 다 올라가면 마치 하늘에 붕 떠 있는 느낌이 들며, 말라카 시가지와 항구의 풍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2008년 4월에 오픈했다고 한다.
타밍 사리를 타기 위해서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지만 낮보다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1회 이용 시간이 7분이고 한번에 66명씩 타기 때문에 줄이 금방 줄어든다. 우리 앞쪽으로는 사람들이 많이 서 있었는데 우리 뒷쪽으로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정작 우리가 탈 때에는 66명이 모두 타지 않아서 여유있게 올라갈 수 있었다. 티켓을 사면 생수도 한병씩 나누어 준다. 타밍 사리 안쪽은 에어컨이 있어서 시원한데 물까지 주는 서비스를 받으니 기분이 좋다.
시원한 전망대에 올라 자리에 앉아 있으면 전망대 자체가 회전을 하면서 위로 올라갔다가 내려 오기에 너무 편하게 자리에서 구경을 하면 된다. 낮에는 그다지 멀지 않은 해변을 내려다 볼 수 있었는데, 밤에는 해변쪽은 어두워서 자세히 볼 수 없었지만 대신 멋진 야경을 즐길 수 있었다. 멋진 조명의 말라카 강변과 도심의 야경, 세인트 폴 언덕의 옛 유적지들이 파노라마로 보여졌다. 커다란 야외 수영장도 보인다.
정상부에서의 관람을 마치고 내려 오는 중이다. 올라가는데 1분, 내려 오는데 1분, 올라가서 주변 경관을 둘러 보는데 5분정도 시간을 주는데 오늘도 정상에서의 체류시간이 좀 더 길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남는다. 전망 타워에서 내려 오니 올라갈 때 입구에서 찍었던 사진을 주변 풍경 사진과 합성해서 만든 사진을 구매 할 것인지 묻는다. 카메라를 가지고 올라가서 사진을 몇 장 찍었기에 사진을 따로 구입하지 않았다. 나름 수익 창출을 위해서 나름 아이디어를 내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네덜란드 광장은 말라카 여행의 중심지다. 도착하자 마자 와 보았어야 했는데 숙소가 워낙 가까운데 있어서 하루에도 몇 번씩 올 수 있는 곳이라 낮에 사람이 많을 때를 피해서 저녁에 왔다. 과거 300년 가까이 말라카를 지배했던 네덜란드의 주요 건물들이 집중적으로 몰려 있고, 말라카의 볼거리의 대부분은 네덜란드 광장을 중심으로 펼쳐져 있다. 저녁에 되니 날씨도 조금 덜 덥고 현지인들과 관광객이 네덜란드 광장에 나와서 쉬고 있고, 한쪽에서는 공연도 진행되고 있었다.
네덜란드 광장에서 말라카 강을 건너 오면 하드락 카페가 있다. 강가에 있는 카페에서 강변을 보면서 한잔 할 생각이어서 강을 바라볼 수 없는 하드락 카페는 그냥 지나쳤다. 건물 내부에 있는 카페는 에어콘이 있어서 시원하기는 할 것이다. 하드락 카페를 지나 골목으로 들어 가 보았더니 3D 아트라고 하는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말라카에는 벽화가 그려진 집들이 굉장히 많다. 예전에 왔을 때 비해서 벽화를 집중적으로 많이 그려 놓은 듯하다.
내가 말라카에 다시 오고 싶었던 이유중의 하나가 저녁 시간에 말라카 강변에 있는 분위기 있는 카페에서 맥주 한잔 하고 싶다는 생각에서였다. 더운 낮에 강변에서 한잔 할 수 없으니 다음에는 꼭 말라카에 오면 말라카에서 숙박을 하면서 강변 카페를 이용하고 또 하루는 저녁에 강에 운항하는 유람선을 타고 돌아보아야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내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강변에 있는 카페를 찾았다. 강변을 따라서 강 양쪽으로 수많은 카페가 이어져 있다. 그 중에서도 강가에 붙어 있고 서양사람들이 많은 곳을 택했다. 카페에 대한 정보가 없었기에 서양 여행객들이 많은 곳이 실패할 확률이 적기 때문이다.
강변 좋은 향기가 나는 꽃나무 아래에서 신선놀음 하듯 좋은 시간을 보냈다. 보행자 거리에 테이블과 의자를 놓아 두어서 지나다니는 사람들에게 불편을 조금 주기는 하지만 그것을 항의하는 사람은 없이 모두 이해하고 넘어 가는 분위기다. 맥주를 제외하고는 가격도 착한 편이고, 대부분의 카페에서 식사도 가능해서 여유롭고 시원하게 식사를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강변을 따라서 운항하는 리버크루즈를 타고 관광하고 있는 여행객들에게 손도 흔들어 주기도 하면서 간단하게 식사를 겸한 맥주 한잔을 했다.
낮에 보아도 아기자기 했던 강변이 밤에는 화려하고 분위기 좋은 카페 거리로 변신했다. 식사까지 시켜 먹었기에 오랫동안 테이블을 차지하고 강변의 분위기를 즐겼지마 우리가 자리를 너무 오랫동안 독점하고 있기에는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충분히 즐겼다고 생각이 들 무렵 자리를 양보해 주고 나왔다. 우리가 식사를 한 카페 이외에도 주변과 강 맞은편에도 비슷한 느낌의 카페가 여러개가 영업을 하고 있다. 유람선을 타고 지나는 관광객들도 카페에 있는 사람을 향해서 손을 흔들어 준다. 모두 여행자의 마음으로 즐기는 것이다.
내가 숙박장소를 선택한 디스커버리 카페에도 저녁에 되니 손님들이 제법 많다. 이곳에서 처음으로 한국 젊은 친구들을 보아서 반가운 마음이 들었지만 내가 술을 한잔 한 관계로 간단한 인사만 하고 지나쳤다. 아침 일찍부터 쿠알라룸푸르 페르다나 보테니컬 가든 (Perdana Botanical Garden) 산책했고, 또 엄청 힘들게 말라카로 이동했으며 오후내내 걸어 다녔더니 피곤이 몰려와서 오늘은 조금 일찍 휴식을 취해 주어야 할 듯하다. 그래도 오늘 하루 재미있고 좋은 시간을 보낸 것이 너무 좋다.
(7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