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꾸타 비치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돌아오는 길에 잠시 시간을 내서 짐바란베이에 있는 끄동아난 어시장(kedonganan pasar ikan)을 들렀다. 원래는 꾸타에 숙소를 정하고 있었던 기간중에 하루 시간을 내서 아침시장이 열리는 끄동아난 어시장에 올 계획을 세우고 있었는데 아침 시간을 내기가 어려워 지금까지 오지 못했었다. 오늘 뉴꾸타 비치를 갔다 오는 길에 방문하지 못하면 이번 여행에서도 가 보지 못할 것 같아서 시간을 냈다. 끄동아난(Kedonganan) 어시장은 발리 남부의 유일한 어시장으로 오로지 현지인들을 위한 시장으로 아침 일찍 가면 현지인들의 일상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짐바란해변에서 가까운 곳에 우리나라 노량진 수산시장에 비해서 비교할만한 규모는 아니지만 발리의 규모에 맞는 어시장이다.
원래 끄동아난 어시장은 아침 일찍 와야지만 이 시장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고 하는데 엄청나게 더운 한낮에 방문하게 되니 시장의 활력이 다소 떨어져 있는 듯하다. 포구에는 아침에 생선을 잡아온 배들로 가득차 있어야 했는데, 시간을 잘 맞추지 못해서 한가로워 보이는 포구의 모습을 보고 왔다. 새벽시장이 열릴때 왔다면 혼잡하면서도 발리 사람들이 바쁘게 살아가는 삶의 현장을 볼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조금 아쉽다. 전날이나 새벽에 일찍 나간 고깃배들이 들어오는 아침시간이면 어시장 앞바다는 다양한 어선과 배에서 내려지는 다양한 생선과 시장상인과 싱싱한 생선을 사려는 현지인들로 장관을 이룬다고 한다. 오늘은 그냥 한가한 해변의 모습과 안쪽에 있는 소매시장의 모습만 구경하기로 한다.
이곳 어시장은 아직 현대화가 되지 않은 듯하다. 바닷물을 끌어오는 시설이 없어서 한낮에 지게에 바닷물을 지고 나오는 사람도 있었고, 손수레에 물통을 실고 바닷물을 옮기는 사람도 있었다. 아침에 고기를 나르는 것도 대바구니를 사용해서 운반한다고 하니 현대식 설비는 아직 도입되지 않은것 같다. 어시장을 방문하면 늘 맡게 되는 비린내가 코를 찌르고 있지만 한적한 포구의 모습이 한가로워 보인다. 날씨가 덥지 않았으면 접안시설 끝까지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 날씨가 너무 더워서 중간에서 돌아오고 말았다.
끄동아난이라는 지역에 위치한 어시장으로 흔히 '짐바란 피시 마켓'으로 불리기도 한다. 새우, 오징어, 랍스타를 비롯해서 다양한 종류와 해산물을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어서 현지인과 이를 아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새벽시장은 끝났기 때문에 소매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허름한 건물 안쪽으로 들어가니 시간이 늦었음에도 이곳에선 손님이 어느 정도는 있었다. 익살스러운 상인은 카메라 앞에 고기를 잡아 올려서 포즈도 취해준다. 소매 시장도 규모는 그다지 크지 않았는데 다양한 어종의 생선을 판매하고 있었다. 이곳에 발리에서는 제일 큰 해산물 전문시장이라고 한다.
새벽에 이 시장에서 어떤 종류의 생선들이 거래되는지 알수는 없지만 한낮의 시장에는 새우 종류가 가장 많이 팔리고 있었다. 크기별로 다양한 새우를 비롯해서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이름도 모르는 다양한 생선이 있었다. 참고로 끄동아난 어시장은 바다에서 그날 잡아 올린 생선을 파는 곳이지 전시하면서 파는 곳이 아니라는 한다. 바로 잡아서 그날 판매하는 싱싱한 생선만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겉으로 보이기에는 다소 위생상태가 문제가 있어 보이지만 오히려 오래 놓아두고 싱싱하지 않은 것을 판매하는 것보다는 훨씬 더 위생적일 수 있다는 생각이다.
어시장 밖으로 나오면 생선을 직접 양념을 발라 직화구이로 구워주는 식당이 여러 곳이 있다. 지난번 발리에 왔을 때 발리에 오면 꼭 한번 먹어봐야 할 음식으로 짐바란 씨푸드를 추천받아 짐바란 해변의 식당에서 씨푸드를 먹었는데 가격대비 시원찮은 음식때문에 후회했던 적이 있었다. 그때도 이 끄동아난 어시장에 와 볼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기사와 가이드를 겸한 현지인이 바로 해변의 식당으로 가버려 선택의 여지가 없었었다. 오늘도 새벽에 이 시장에 왔다면 바로 구워주는 생선구이집을 이용해 보았을텐데 지금은 시간적으로 맞지 않았다. 이곳 식당 다음에 새벽시장에 오게 되면 가보는 것으로 미뤄 놓아야 할 모양이다.
끄동아난(Kedonganan) 어시장 구경을 끝으로 발리에서의 계획했던 모든 일정을 마쳤다. 호텔로 돌아와서 출국을 하기 위한 짐정리도 마치고, 열흘돌안 빌려서 발리의 곳곳을 돌아다녔던 렌트카도 반납했다. 중간에 사고만 없었으면 더욱 재미있는 여행이 되었을텐데, 그럼에도 차를 빌려서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다른 사람 눈치보지 않고 우리 가족끼리 재미있는 여행을 했다고 자부한다. 렌트카까지 반납하고도 공항으로 갈 시간에 한참 많이 남아서 저녁시간을 이용해서 다시 꾸타 숙소 주변을 돌아 다니기로 했다. 꾸타 해변에 나오니 다시 노을이 지고 있다. 이번 여행에서는 일출도 자주 보고 일몰도 자주 보게 된다.
발리에 와서 한번도 들어가보지도 못하고 지나치기만 하던 하드락 카페, 마지막 날에도 그냥 사진 한장만 찍고 지나쳤다. 집사람은 음악을 좋아하지만 이곳은 내 취향과는 맞지도 않고 또 젊은 사람들이 가는 장소에 괜스레 분위기를 버려 놓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나이가 들었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분위기 맞춰 놀줄 모르는 사람이 클럽 분위기를 흐려 놓을까봐 걱정했다는 이야기다. 그런 클럽에 가는 것보다는 관광지를 걸으면서 현지의 모습을 보는 것이 나는 훨씬 좋다.
이번 발리 여행을 하면서 집사람과 함께 발리에 있는 여러 쇼핑몰과 재래시장을 방문했었다. 집사람의 쇼핑스타일은 굉장히 소박한 편이라서 자기 취향의 물품이 발리에 많이 있었다고 한다. 비행기로 가져 갈 수 있는 중량 제한만 없었다면 아마도 훨씬 더 다양한 물건을 구입했을 것이다. 여행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꾸타에 있는 옷을 판매하는 상점에 들어갔다. 집사람의 쇼핑스타일을 알고 있어서 나는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역시 한바퀴 둘러 보았으니 살 것이 없다고 생각했는지 바로 나온다. 이 시장에도 아기자기한 소품이 많이 있었으나, 발리에 대해서 알고 있는 정보가 많아서 꾸타에서는 아이쇼핑으로 끝나게 된다.
다시 꾸타에서 가장 번화한 골목인 뽀비스 거리를 다시 찾았다. 오늘 꾸타에서 끝으로 돌아다닌 지역이 되었다. 뽀비스 거리에 있는 렌트카 업체 사장을 다시 만나서 차량을 잘 사용했다고 다시 한번 인사를 했다. 저녁 시간이지만 발리는 역시 더운 지역이다. 힌참을 돌아다녔더니 온 몸이 끈적거리는 느낌이 들어서 다시 호텔로 돌아와서 샤워를 해주고 여행을 마무리한다. 호텔 예약을 하루 더 해 놓았더니 역시 편한데, 숙박비가 저렴하기 때문에 가능한 호사가 아니었나 생각해 본다.
발리에서 일정을 모두 끝내고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 도착해서 호텔로 갈 때와는 달리 블루버드 택시를 이용했더니 도착할 때의 1/5가격으로 공항에 올 수 있었다. 발리 당국에서 제발 공항택시의 횡포를 막아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번 여행은 가장 오랫동안 해외에서 체류한 여행으로, 덕분에 같은 비행기 값을 내고 가장 효율적인 여행이 되었다는 생각한다. 한 지역에 가서 오랜 시간을 보내는 외국 사람들과는 달리 나를 비롯한 많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짧은 일정에 여러 나라를 돌면서 사진만 찍고 오는 여행을 하는데, 이제는 지양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번 여행은 긴 일정에 여유 있게 시간을 보냈더니 공항에 도착해서도 별로 피곤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이번이 발리의 두번째 여행이지만 앞으로 여건이 된다면 좀 더 자주 와 보겠다는 생각이다. 그만큼 매력적인 여행지라고 생각한다.
이번 여행에서는 기사 없이 렌트카를 빌려서 발리의 곳곳을 돌아 다녔는데 직접 운전을 해보니 처음 발리에 온 사람은 운전을 직접하는 것은 권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다. 무엇보다 도로가 협소하고, 도로에 오토바이가 많이 다녀서 신경을 써야 할 것이 너무나 많았다. 게다가 수동변속기를 운전할 수 있어야 하고, 운전석의 방향이 운행차선의 방향이 우리와는 달라서 신경을 쓰지 않으면 가끔씩 실수할 수가 있다. 도로표지판도 잘 되어 있지 않아서 찾아가는 것이 조금 힘들수 있는데 그것은 구글맵을 이용하면 네비게이션 기능이 있어서 큰 무리는 없는 듯했다. 하여간 발리의 지역에 대한 대략적인 감이 있어야 시간을 낭비하지 않을 수 있기에 처음온 사람은 기사를 포함한 렌트카가 편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나처럼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여행을 생각하는 분이라면 도전해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
중간에 사고가 생겨서 이틀동안 고생은 했지만, 그 또한 시간이 지나면 여행의 추억으로 남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여행을 하면서 만났던 많은 발리 사람들이 친절하고 순박함을 가지고 있어 참 좋았다. 이번 여행에서 아쉬움이라면 공항에 도착해서 호텔까지 이동하면서 만났던 공항의 택시회사(기사)때문에 기분이 상했었고, 두번째는 부사키 사원에 갔을 때 보시금과 현지 가이드를 쓰라고 강요하면서 많은 돈을 요구해서 기분이 상했던 것이 아마 여행전체에서 있었던 기분 상했던 일이다. 그 두가지를 제외하고는 어디를 가든지 친절하고 마음 따뜻한 발리 사람들을 만났다고 생각한다.
당분간 다시 발리에 갈 수 있는 상황이 안 되겠지만 늘 발리는 내가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다시 찾아 올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안내를 해 주면서 올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좋아하는 발리가 발전해서 사람들의 생활의 질이 향상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순박한 이곳의 모습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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