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여행/일본 도야마('13.5)

도야마 여행 8-3 (다테야마 구로베 알펜루트 1) (2013.5)

남녘하늘 2016. 1. 5. 22:12

 

 이번 여행에서도 가장 하이라이트인 다테야마 쿠로베 알펜루트(立山 黑部 アルペンル-ト) 여행이 시작되었다. 도야마에는 항상 이맘 때에 여행을 오게 되어서 설벽을 구경하는 것은 이번이 4번째이고, 쿠로베 알펜루트(黑部 アルペンル-ト) 전 구간을 돌아보는 것도 두번 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집사람과 함께 오게 되어서 더 의미가 있다. 꼭 한번 함께 와보고 싶었던 곳이었기 때문이다.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도야마마라톤 대회 추최측에서 버스를 준비해 주어서 도야마에서 알펜루트가 시작되는 다테야마(立山)역까지 편하게 이동했다. 버스는 우리를 다테야마 역에 내려주고 오기사와(扇澤)역에 가서 기다리고 있을 예정이다.

 

 다테야마 쿠로베 알펜루트(立山 黑部 アルペンル-ト)는 연간 1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대규모 산악 관광 루트로, 도야마(富山)현의 다테야마(立山)역에서 나가노(長野)현의 오기사와(扇澤)역까지를 말한다. 이 루트는 1971년 개통되었으며 출발점인 다테야마(立山)역에서 오기사와(扇澤)역까지는 동서로 직선거리로는 25km도 채 안되지만, 최대 고저차가 1,975m에 이른다.  

 

 

 

 

 

 5시 30분에 일어나서 뷔페식으로 아침 식사를 마치고 6시 40분경에 호텔에서 출발했다. 오늘도 날씨는 맑고 청명하다. 오늘은 어제보다 고도가 높고  또 어제 추위에 고생하였기에 좀 더 두꺼운 옷을 준비했는데, 날씨가 예상외로 포근하다. 아침에 여유를 가지고 도착했더니 다테야마(立山)역에서 케이블카를 타기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주변을 돌아볼 수 있었다. 높은 산 아래여서 온도는 높지 않았지만, 5월의 아침햇살을 따사로웠다. 일본의 어느 도시를 가더라도 느끼는 것이지만 도시 곳곳이 너무나 깨끗하다. 다테야마 역 근처에도 관광단지여서 각종 상점과 음식점들이 꽤 많이 있었는데도 골목길 뒷편까지도 깨끗해서 부럽다는 생각이다.     

 

 

 

 

 

 다테야마역 주변의 해발은 475m로 5월 중순답게 녹음이 우거져 있어 완연한 봄이다. 하지만 1시간만 지나면 계절을 뛰어 넘어 한겨울의 설원으로 가게 될 것이다. 로프웨이를 타고 무로도(室堂)까지 가게 되면 아직 눈이 10m 이상 쌓여 있어 이곳의 분위기와는 완연히 다를 것이다. 우리는 도야마 마라톤 관계자의 도움으로 편하게 이번 여행을 하게 되지만 개별적으로 오게 되면 이곳의 교통비가 상당히 부담이 되는 코스다. 많은 사람들이 설벽을 볼 수 있는 무로도(室堂)까지 갔다가 도야마로 돌아오는 오는 구간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데, 그럴 경우에는 왕복 13,060엔이 교통비가 들어간다. 우리처럼 나가노현의 오기사와(扇澤)역을 지나 시나노오오마치(信濃大町)까지 갈 생각이라면 도야마역에서부터 17,730엔이 든다. 역시 교통비가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본이다.  

 

 

 

 

 다테야마(立山)에서 비조다이라(美女平)까지 거리는 1.3km이지만 고도 차이는 500m에 이른다. 이 구간은 케이블카가 운행된다. 이 케이블카는 우리나라에서 케이블카라고 부르는 것과는 다르다. 우리나라의 케이블카를 일본에서는 로프웨이라 한다. 케이블카는 급경사를 오르내리기 쉽도록 케이블이 끌어당기는 것이다. 마치 홍콩에서 빅토리아 피크에 오를 때 탔던 피크트램과 비슷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지상과 터널을 번갈아 가며 7분만에 30도 경사를 오른 케이블카는 비조다이라(美女平)역에 도착한다. 이곳의 해발은 977m로 타테야먀에서 500m를 올라왔다. 버스로 올라올 때에는 굽이 굽이 꼬불꼬불한 도로를 돌고 돌아서 올라어는데 정말 편하고 빠르게 올라왔다. 다만 이곳까지 올라 오는 동안 볼 수 있는 주변 풍경은 없다고 보면 된다. 다테야마 쿠로베 알펜루트의 최고풍경은 비조다이라(美女平)에서 무로도(室堂)까지 고원버스를 타고 올라가는 길이라고 한다.  

 

 

 

 

 비죠다이라(美女平)는 케이블카에서 내려 눈 쌓인 설원의 무로도(室堂)로 향하는 다테야마코겐(立山高原)버스를 타는 곳으로. 표고가 977m에 달하는 곳이다. 옥상전망대에 올라가면 다테야마(立山)의 웅장한 모습과 케이블카가 오르내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무로도에서 보내는 시간을 더 확보하기 위해 케이블카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버스를 타게 한다. 아쉬움이 남지만 일행들과 함께 움직여야 하니 어쩔 수 없다. 그나마 버스에 오르기 위해 기다리는 동안 주변 사진이라도 한장 찍었다. 이곳 비조다이라(美女平)에는 삼나무 숲이 유명하고 삼나무와 관련된 전설이 있는 곳으로 삼나무 숲속으로 간단한 산책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면 삼림욕을 즐겼을텐데 일행에게 주어진 시간이 너무 없었다.

 

 

 

 

 

 비조다이라(美女平)에서 무로도(室堂) 고원까지의 거리는 23km. 해발 977m인 이곳에서 해발 2,450m인 무로도까지 50여분에 걸쳐 다테야마 코겐(立山高原)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무로도(室堂) 지역은 눈이 많아 11월이면 도로를 통제하고 제설작업을 마친 4월 중순 경 개통을 한다고 하는데 올해는 4월 17일날 개통식이 있었다. 버스는 눈이 조금 남아있는 산간 도로를 구불구불 달려 오르며 중간 중간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멈춰 서곤 한다. 도중에는 일본에서 낙차가 제일 큰 쇼묘(稱名) 폭포의 모습도 볼 수 있는데 이번에는 버스에서 내리지 않고 차에서 살펴볼 수 있도록 멈춰 서서 잠시 사진을 찍을 시긴을 주었다.     

 

 

 

 고지대로 오를 수록 나무의 숫자는 눈에 뛰게 적어지면서 크기도 점점 작아져 가눈데, 눈이 쌓인 높이는 높아만 간다. 다테야마(立山)역에서 겨우 1시간을 올라왔는데 초록의 짙은 봄에서 한겨울로 공간이동을 한 것 같다. 눈에 반사되는 햇볕으로 인해 썬그라스를 끼지 않고는 주변의 모습을 구경하기가 힘들다.

 

 

 

 

 비조다이라(美女平)에서 버스로 50여 분을 오르자 산간도로 주변은 초록빛이 완전히 사라지고 온통 흰색으로 변했다. 도로 양쪽의 설벽은 높아지기 시작하더니 어느덧 버스의 키를 넘어섰다. 이 도로는 매년 12월부터 이듬해 4월 중순까지는 눈 때문에 폐쇄된다. 봄이 오기 전 두 달 동안 GPS(위성항법장치)를 이용해 산간 도로의 위치를 확인하고, 특수 제작한 제설차로 눈을 밀어내면 경이로운 눈의 계곡이 모습을 나타낸다. 그렇게 무로도에 도착했다. 올라 오면서 보았던 설벽을 보기 위해서는 버스에서 내려 다시 걸어 가야한다. 설벽으로 내려가는 길가에 즐거움을 한가지 더 선사하기 위해서 예전에 없었던 눈의 미로찾기를 만들어  놓았다.

 

 

 

 

 

  버스를 타고 오면서 양 옆 높이 쌓여 있는 설벽을 통과해 왔는데 도로의 한쪽을 통제하고 도보로 구경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 관광객들이 걸어다니며 감상할 수 있는 설벽 구간은 대략 500m 정도다. 지난 4월 17일 개통된 이 도로는 4월중 최고 높은 곳이 20m라고 하는데, 현재는 눈이 녹아서 계속 낮아지고 있다. 안내판에는 오늘 설벽의 최고 높이는 17m라고 쓰여 있었다. 설벽은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점점 낮아지다가 한여름이 되면 사라진다. 모처럼 어린 아이들이 노는 것처럼 점프놀이를 해 보면서 좋은 시간을 가졌다.  

 

 

 

 

 

 오늘 눈의 높이가 17m라고 쓰여진 표지판을 앞에 두고 집사람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오늘은 날씨가 너무 좋아서 이곳을 돌아다니면서 구경을 하기에 좋았다. 오늘 관광을 온 사람중에는 한국인은 그다지 많지 않고, 중국인이 생각보다 많았다. 요즘 중일관계가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어서 관광객이 줄었다고 해서 이렇게 많이 보이니 중국사람들이 외국으로 엄청 많이 나가긴 하는 모양이다. 가끔씩 서양사람들도 보여서 이곳에 국제적인 관광지임을 느낄 수 있었다.    

 

 

 

 

 설벽 구경을 마치고 다시 호텔로 돌아와서 식사 시간까지는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 듯해서 설벽의 반대쪽으로 가 보기로 했다. 호텔 3층 출구를 벗어나자 호텔 뒷편으로 웅대한 다테야마의 모습이 펼쳐진다. 무로도는 이미 해발 2,450m의 고지대인데, 이 높은 산 위에 이렇게 넓은 평원이 있다는 것도 신기하다. 식당이 있는 건물에서 미쿠리가이케(みくりが池) 온천이 있는 곳까지 다녀 오기로 했다. 이쪽으로는 눈이 많이 쌓여 있고 아스팔트 도로가 아니어서 제설작업이 전혀 되어 있지 않았다. 한겨울의 분위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코스였다. 

 

 

 

 

 

 조금 걸으니 미쿠리가이케(みくりが池)가 나타난다. 지금은 온 천지가 눈에 덮혀 있는 곳이라 이곳이 호수인지 눈밭인지 구별이 되지 않지만 이곳에 눈이 녹는 7월경이 되면 커다랗고 멋진 호수로 바뀌는 곳이다. 이 미쿠리가이케(みくりが池) 너머로 미구리가이케 온천시설이 있다.눈이 녹으면 이곳에 하이킹과 등산을 오는 사람들로 또 붐비게 되고, 그런 관광객을 위한 온천시설이다. 오늘 우리는산행을 온 것이 아니기에 온천을 이용할 시간이 없었지만, 이 높은 곳에 산장과 온천등을 개발해서 관광 수익을 올리는 자체가 대단하단 생각이다. 아래쪽 지옥계곡쪽에서 유황가스 냄새가 날려 온다. 지옥계곡쪽에는 온천수가 방출 되는지 눈이 많이 녹아 있다. 그 아랫쪽까지 가기에는 시간이 부족할 듯해서 이번에는 온천시설까지만 와 보기로 한다. 이곳까지도 부지런히 쉬지 않고 왔더니 땀이 나기 시작한다. 

 

 

 

 

 

 호텔로 되돌아오는 길에 뇌조(雷鳥)를 보게 되었다. 빙하시대부터 살아남은 뇌조(雷鳥)는 가혹한 자연 환경 속에서 살아 지금은 일본의 특별 천연기념물로 보호 받고 있으며, 다테야마의 상징물로서 기념품 상점에 가면 새인형을 비롯하여 열쇠고리, 타월, 엽서 등 거의 모든 기념품에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심지어 오사카에서 토야마를 잇는 JR 특급열차의 이름이 산다바도(サンダーバード)라고 하는데 뇌조(雷鳥)의 영어이름인  썬더버드(Thunderbird)를 이르는 말로서 상징성이 크다. 이 새를 보면 행운이 온다고하는데 무로도에 여러번 왔어도 실물을 오늘 처음 보았다. 집사람 오른손 옆쪽 눈속에 있었는데, 처음에는 모형을 만들어 놓은 것인줄 알았는데 조금 있다가 날아가 버렸다. 이번 여행에 행운이 따라 주려나? 사람을 별로 무서워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그만큼 잘 보호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번에 보이는 뇌조(雷鳥)는 모형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아까 보았던 실물보다는 조금 더 크게 만들어 놓았다. 이 모형과 표시목 앞에서 사진을 찍어주고 바로 현상해서 판매를 한다. 이제 사진을 따로 찍어서 보관하는 시대가 아니어서 사진을 살 생각이 없었는데 모처럼 가족여행을 왔는데 기념사진 한장을 남겨야 한다고 하면서 친구가 선뜻 구매해서 선물로 주었다. 가격도 사진 한장에 우리돈 1만 3천원정도여서 싼 것도 아니었다. 선물로 받아서 고맙지만 그다지 필요한 것도 아니었다는 생각이다.  

 

 

 

 

 오늘 일정이 이곳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이칸보(大觀峰)와 쿠로베 댐까지 이어지는 여정이어서 무로도(室堂)호텔 레스토랑에서의 점심식사를 하기로 했다. 미리 예약이 되어 있어 기다리지 않고 식사를 했지만 커다란 식당에 손님이 가득했고, 간단하게 식사를 마치고 나면 손님들이 끊임없이 이어져 들어왔다. 음식물 쓰레기가 생기지 않을 정도로 간결하게 구성된 도시락. 먹는 방식은 우리나라가 일본 사람을 조금 배워야 할 점이 많다. 맛도 그런데로 좋았었다.    

 

 

 

 

 무로도(室堂)에서 다이칸보(大觀峰)로의 이동은 트로리버스(トロリ-: Trolly Bus)를 타고 약 3.7km의 다테야마 터널을 지나야 한다. 국립공원의 자연환경 보호를 위해 매연을 배출시키지 않고 전기로 움직이는 버스로 터널 구간을 지나 간다고 한다. 버스를 탑승하는 시간이 이미 정해져 있어서 식사를 하고 나서도 약간의 시간이 남았다. 무료하게 식당이 있는 건물 안에서 기다릴 것이 아니라 호텔 바로 옆에 다테야마 자연보호센터라는 곳이 있어서 한번 가 보기로 했다. 자연보호센터로 가는 길도 눈벽의 높이가 7m도 넘는 것 같다.        

 

 

 

 

 

 다테야마 자연보호센터에는 무로도를 중심으로 한 다테야마 산악지대의 자연과 생태가 전시·소개되고 있다. 이곳에는 다테야마 절경 사진이 부착되어 있고, 다테야마의 상징동물 뇌조(雷鳥)의 박제와 모형이 곳곳에 전시되고 있다. 다테야마 동식물과 명소를 소개하는 영상을 보여주고 있었는데, 여름이 되면 짧은 시기에 많은 들꽃들이 피어나는 모양이다.    

 

 

 

 

 

 

 

(4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