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집에서 아침식사를 하지 않고 출발할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어떻게 아침식사도 하지 않고 보내냐는 후배의 성화에 결국 아침을 먹고 출발하게 되었다. 아침을 먹고 출발하더라도 비행기를 탑승하는데 큰 문제가 없으리라 생각했었다. 후배도 주말인 토요일이나 일요일에는 교통체증이 덜하다고 안심시켜 주었다. 그러나 교통체증이 없을 것이란 말과는 달리 고속도로를 진입할 때까지 길이 꽉 막혀버려서 엄청 가슴을 졸이면서 오게 된다. 고속도로에 진입하기 전까지는 체증이 심해서 비행기를 타지 못하면 족자카르타를 어떻게 가야 할지를 고민하고 있었다. 다행히 고속도로에 진입한 이후에는 체증이 없어졌다.
이번 인도네시아 여행은 족자카르타 방문하는 것이 주목적이었다. 서울에서 족자카르타로 가는 직항이 없어서 자카르타를 온 것이고, 마찬가지로 족자카르타에서 서울로 가는 직항이 없어서 발리고 가서 서울로 오는 일정을 잡은 것이다. 자카르타에서 족자카르타까지는 에어 아시아를 타고 이동하는 것으로 되어 있어서 수카르노 하타공항(Soekarno-Hatta International Airport) 3터미널로 이동했다. 초대 대통령 수카르노와 부통령 하타의 이름을 따서 이름 지었다고 한다.
공항에서의 수속은 비교적 빨리 끝나서 출발까지 그다지 많이 기다리지 않아도 되었다. 공항에 오면서 마음 졸였던 것에 비해서는 수속이 너무 쉽게 이루어져서 기분이 좋다. 각국의 국제공항은 나름 자기 나라의 문화를 보여주려하는 경향이 있는데 자카르타 공항은 탑승장의 지붕이 인도네시아 전통 가옥의 모습으로 꾸며져 있는 듯하다. 천정이 높고 잘 만들어 놓은 듯하다. 탑승장으로 이동하는 곳은 마치 수목원에 와 있는 느낌이 들 정도로 정원을 잘 꾸며 놓았다. 바깥은 엄청 덥지만 내부는 시원하고 정원의 푸르름이 더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 자카르타에 입국할 때 엄청 느려터졌던 시스템을 경험했는데 나갈 때는 기분 좋게 나간다.
국내선 비행기는 연착이 많다고 들었는데 오늘 출발하는 비행기는 거의 정시에 출발한다. 십여분 늦어진 것은 애교로 봐 줄 수 있다. 자카르타에서 족자카르타까지는 550km 떨어져 있고 비행기로 한시간 정도 걸린다고 한다. 인도네시아는 수많은 섬으로 이뤄어진 나라인데 아직 교통이 불편해서 여행 대국이 되기 위해서는 교통문제부터 해결해야 할 것이다. 그들도 알고 있을 터인데 쉽게 해결하기 어려운 모양이다. 최소한 공항까지 지하철이나 철도가 만들어져 있어야 할 것이다.
족자카르타로 가는 비행기를 탔다. 자카르타에서 족자카르타까지 약 1시간정도 걸린다. 워낙 동서로 긴 나라여서 국내선 공항도 아침에 각 지역으로 떠나는 비행편이 많아서 이륙하는데 오히려 시간이 엄청 많이 걸렸다. 우리 뒤로도 비행기가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후배집에서 아침식사를 하지 않을 생각으로 미리 아침식사를 예약해 놓았는데 아침을 먹고 나오는 바람에 미리 예약했던 식사는 거의 먹지 못했다. 주변에 있는 사람중에 식사를 신청한 사람은 우리밖에 없는 듯하다. 아침을 맛있게 먹었던지라 기내식이 맛있지가 않다.
우리나라의 고도(古都)를 생각하면 경주, 일본은 교토를 떠 올리는데 인도네시아는 우리의 경주에 해당하는 도시가 오늘 우리가 가는 족자카르타이다. 족자카르타는 초기 인류문명의 유적지인 자바원인이 있는 자바섬의 중심에 위치한다. 그리고 그곳에 이번 여행의 중심이 되는 불교사원인 보로부드르 사원과 힌두사원인 프남바난 사원이 있다. 아직 족자카르타는 한국에서는 그리 알려지지 않았고 그 흔한 여행책자 한권 없다. 이번 여행을 계획하면서 인도네시아 여행책자를 찾아 보았더니 발리 여행책자는 엄청 많은데 정작 인도네시아 여행책자는 단 한권도 없었다. 아직 인도네시아가 관광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한 모양이다. 족자카르타 공항 근처에 도착했는데 높은 건물도 보이지 않지만 사람들은 꽤 많이 살고 있는 듯하다.
족자카르타 공항에 도착했다. 예상했던 것처럼 그다지 크지 않은 공항이다. 당연히 보딩브릿지가 없고 트랩을 사용하게 비행기에서 내린다. 저가 항공이 아니어도 보딩브릿지가 없는 것으로 보였다. 워낙 소규모 공항이라 보딩브릿지가 없기 때문에 내려서 터미널로 걸어가면서 비행기를 배경으로 사진 한장 남길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그래도 터미널에서 가까운 곳에 내려주어서 별로 걷지 않고 나올 수 있었다.
비행기에서 내릴 때에는 조그마한 공항이라고 생각했는데 수속을 마치고 나와서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는 규모가 있다. 터미널을 나오자 우리를 보고 심하게 손을 흔들면서 반가워 해주는 사람은 역시 삐끼 아저씨들이다. 너도나도 택시 팻말을 들고, 정식 라이센스를 가진 드라이버라는 소리를 한다. 하지만 족자카르타 공항에 도착한 시간이 점심때가 되지도 않은 시간이었고 이곳의 대중교통인 트랜스 족자 버스를 타고 시내로 이동할 생각을 가지고 있어 가격도 물어보지 않고 가볍게 물리쳤다.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되어 있는 지하철 입구 같은 제법 넓은 지하통로를 지나 왼쪽으로 트랜스족자 승강장이 나온다.지하통로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족자카르타의 가장 유명한 관광지인 보르부드르 사원과 프롬바난 사원 사진이 크게 걸려 있다. 족자에 와서 처음 보는 사진인지라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흔적을 남긴다. 트랜스족자는 족자카르타를 다니는 순환 버스인데 자카르타의 트렌스 자카르타와 마찬가지로 저렴한 교통수단이다. 현재 가격으로 3,500루피아로 우리나라돈으로 300원 정도이다.
숙소가 있는 말리오보로 거리(Jalan Malioboro)로 가야 한다. 사실 택시 요금도 그다지 비싼 편이 아니어서 택시를 탈 수도 있는데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고, 또 차 노선이 어떻게 되는지 직접 타면서 보고 싶었다. 족자카르타에서 4박 5일이나 있을 예정이어서 궁금한 것이 많았기 때문이다. 정류장에 도착해서 말리오보로를 말하니 신용카드처럼 생긴 티켓을 끊어주는데 예전 지하철처럼 티켓을 투입구에 넣고 게이트를 통과하면 된다. 돈내고 그냥 통과시켜도 되는데 아마도 현금판매하는 직원을 믿지 못하는 모양이다. 트랜스 족자 노선도를 하나 달라고 하니 노선도는 없고 정류장에 있는 노선도를 사진찍어 가라고 한다. 아직 서비스 마인드가 많이 부족하다.
트랜스 족자 버스는 1A, 1B, 2A, 2B, 3A, 3B까지 6종류 노선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제대로 노선을 알고 타야 할 것 같다. 버스마다 차장이 있어서 현재 정류장 안내방송도 해준다. 정류장에서 티켓을 사서 들어오기 때문에 차장이 차비를 걷지는 않지만 티켓을 팔지 않는 정류장에서 탄 사람에게는 버스요금을 직접 받고 있었다. 요금을 정산하는 것은 디지탈인데, 안내양이 있다는 것은 아나로그 시대의 모습이다. 말리오보로 거리는 1A 버스가 간다. 좁은 대합실에서 기다리고 있으려니 생각보다 덥다. 1A버스가 왔는데 기다리고 있는 손님을 모두 태우지 않고 그냥 출발시켜 버린다. 종점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황당한 일이다. 나중에 보니 다음 정류장에서 기다리는 사람을 위해서 그렇게 했던 모양인데 우리나라 같으면 만원버스처럼 가득 가득 태울터인데 그렇게 하지 않고 있었다. 덕분에 더운 정류장에서 15분 정도를 더 기다리게 된다.
다음에 도착한 버스르 타고 말리오보로 거리에 도착했다. 지도상 10km정도 떨어진 것 같은데 마을버스처럼 정류장마다 모두 서고, 교통체증까지 더해서 오는데 거의 50분이 걸렸다. 그것도 자리에 앉지도 못하고 서서 왔다. 공항이 종점인줄 알았더니 프놈바난 사원쪽에서 출발한 버스였던 모양이다. 택시를 타고 오는 것보다는 힘들게 왔지만 오는 동안 많은 정보를 취득하면서 올수 있어 후회되지 않는다. 호텔에 일찍 체크인을 하고 짐을 풀어 놓고 다시 말레오보로 거리로 나왔다. 오늘은 자카르타에서 족자카르타로 이동하는 것과 이곳의 몇 곳을 다니면서 차를 렌트하는 것만 하면 되는 일정을 세워 놓아서 여유가 있다.
(9편에서 계속)
'외국 여행 > 인도네시아 ('17.7)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도네시아 여행 29-10 (족자카르타 투구탑, 수라카르타 이동), (2017.7) (0) | 2018.10.15 |
---|---|
인도네시아 여행 29-9 (족자카르타 말리오보로 거리행진 등), (2017.7) (0) | 2018.10.12 |
인도네시아 여행 29-7 (자카르타 바타비아카페, 시내구경), (2017.7) (0) | 2018.10.07 |
인도네시아 여행 29-6 (자카르타 코타뚜아, 역사박물관 등), (2017.7) (0) | 2018.10.05 |
인도네시아 여행 29-5 (자카르타 안쫄유원지), (2017.7) (0) | 2018.10.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