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여행/홍콩,마카오,광저우('16.12)

홍콩, 마카오, 광저우 여행 15-5 (홍콩 컨벤션센터) (2016.12)

남녘하늘 2018. 5. 13. 00:26


 숙소인 사이완호(西灣河)역 근처에 있는 Tung Tao Court Block 아파트에서 하룻밤을 자고 나서 여느 때처럼 아침 일찍  숙소 주변을 산책했다. 어제 마카오에 가서 너무 많이 걸었는지 가족들은 아무도 함께 따라 나가지 못하겠다고 해서 결국 혼자서 산책을 나갔다. 혼자 왔으면 차라리 달리기 복장을 하고 조금 멀리까지 뛰어 갔다 와도 괜찮은 숙소 주변의 해안 산책로였다. 바다 건너 구룡반도의 건물도 보이고 해안에 정박해 놓은 어선들도 많이 보인다. 해안에는 새벽부터 뛰고 있는 사람들도 제법 많이 보인다. 홍콩의 집 값이 비싸다고 하는데 내가 묵었던 아파트도 제법 괜찮은 아파트로 보였다.     






 해안가 산책로에 나가서 보니 이곳이 아드리치 베이(Aldrich Bay)라고 안내판에 적혀 있었다. 한자로는 愛秩序灣라고 이라고 쓰는 모양이다. 이전에 바다였던 곳을 매립해서 아파트도 짓고, 바다를 따라 해안가에 작은 공원과 산책로를 만들어 놓아서 현지인들이 운동도 하고 산책도 나오는 모양이다. 주변에 호텔이 보이지 않는 것으로 봐서 나처럼 여행을 온 사람이 찾아오기는 쉽지 않은 장소로 보여졌다. 아파트에서 내려다 볼 때는 어선만 있는줄 알았더니 내려와서 보니 요트도 정박해 있는 자그마한 항구다. 






 산책로를 따라서 한참을 갔더니 산책로가 끝나는 곳에 자그마한 공원과 함께 체육 시설이 만들어져 있었다. 농구와 테니스를 할 수 있는 코트도 만들어져 있고 간이 체육 시설도 제법 많이 설치되어 있었다. 주변에 살고 있는 주민들이 공원 한켠에서 음악을 틀어 놓고 체조도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바쁘기만 한 홍콩인줄 알았더니 중국에 가서 본 것과 비슷한 느낌이 드는 이곳이다. 






 다시 해안가 산책로를 따라 숙소가 있는 아파트로 되돌아 오니 아파트 바로 앞쪽에 조그마한 호수가 있는 공원이 있었다. 밤에 지나치느라 제대로 보지 못했는데 볼거리가 제법 있다. 아이를 위한 규모가 큰 놀이터도 만들어져 있었다. 아직 홍콩에서는 공공시설에서 와이파이가 잘 안되는지 공원 입구에 무료 와이파이가 가능하다고 커다랗게 써 놓았다. 자그마한 호수에는 배 모형도 띄어 놓았는데 배를 타고 돌아 다닐 정도의 호수는 아니다. 공원 바로 옆으로는 학교가 하나 보이는데 이른 아침이라 학생은 보이지 않는다.   








  해안을 따라서 아침 산책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서 다시 준비를 하고 숙소를 나왔다. 오늘은 본격적인 홍콩 시내 관광을 할 예정이다. 당초 홍콩 지하철을 24시간 이용할 수 있는 승차권(Tourist Day Pass, 遊客全日通)을 구입할 생각이었다. 이 1일 승차권은 첫 사용 시점부터 24시간동안 MTR(Mass Transit Railway, 전철)을 무제한 탈 수 있다. 하지만 빅버스를 이용할 생각으로 승차권을 구입하지 않았다. 숙소에서 나오는 길에 다시 숙소 근처에 있는 재래 시장의 아침 풍경을 구경하고 나온다. 







 빅버스가 출발하는 시간까지는 여유가 있어서 홍콩 컨벤션 센터까지 트램을 이용해서 이동하기로 했다. 트램은 버스나 다른 차량에 비하면 아주 천천히 이동한다. 그냥 편안한 기분으로 2층 좌석에 올라 밖을 구경해도 좋을 듯하다. 트램은 홍콩섬의 북쪽 해안을 따라 샤우케이완과 케네디타운 사이 그리고 해피밸리 주위를 6개의 중복되는 노선 위로 운행하며, 요금은 거리에 관계없이 성인 HK$2 이다. 2층에 오르니 역시 밖을 구경하기 좋다. 2층 좌석은 2인석이 있고 통로가 있고 일인석이 있다. 트램을 타고 낮에 다시 보는 시내 구경이다.   






 오늘이 일요일 아침이어서 홍콩의 직장인들도 모두 쉬는 날이어서 거리도 한적하고 트램도 한적하다. 아마 일요일 아침은 우리나라나 홍콩 사람들 모두 여유롭게 시작하는 모양이다. 덕분에 깨끗하고 한적한 홍콩섬의 시내를 천천히 구경하면서 지나치게 된다. 트램을 최종 목적지는 완차이(Wan Chai, 灣仔)역인데 중간에 아침 식사를 해야 하기에 적당한 장소에서 한번 내릴 생각을 하고 있었다. 홍콩섬의 중심지에서는 조금 떨어진 이곳도 고층빌딩과 고층 아파트가 가득하다.  






 트램은 뒷문으로 타서 앞문으로 내린다. 홍콩 여행을 왔다면 꼭 트램을 타볼 것을 추천한다. 버스를 타고 다니거나 걸어 다닐 때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트램을 타고 다니다 보면 맞은 편에 오는 트램과 부딪칠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면 시간을 엄청 절약할 수 있었겠지만 홍콩섬의 지하철 라인을 따라 천천히 이동하면서 주민들이 살고 있는 현장을 감상할 수 있었다. 더구나 일요일 아침이어서 트램도 복잡하지 않아서 더욱 좋았던 것 같다. 






 숙소에서 아침을 먹지 않고 나왔기에 적당한 곳에서 아침을 먹어야 했다. 트램을 타고 가다가 눈에 띄는 식당이 보이면 식사를 하려고 했는데 길가 쪽에는 제대로 식당이 보이지 않아서 결국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에서 내려 주변에 식당을 찾아 보기로 했다. 우리 부부만 여행을 왔으면 먹는 것도 그다지 따지지 않고 먹을 수 있는데 어린 조카까지 있어서 식당을 찾는 것이 신경 쓰였다. 결국 중국풍의 현지 식당에 들어가서 아침을 먹었다.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으니 사람이 많은 곳에 가서 다른 사람이 먹는 것을 시키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 듯하다.      






 완차이(Wan Chai, 灣仔)역 출구부터 바닷가에 있는 센트럴 프라자까지 높은 건물들 2층을 서로 연결하여 보행로가 이어져 있다. 이곳뿐만 아니라 홍콩섬에 있는 높은 건물에는 이런 식의 통로가 많이 있었는데 도로를 몇 번씩이나 건너야하는 우리나라 도로 현실에 비해서 보행자들을 위한 배려인 동시에 교통혼잡을 피하려는 정책이 아닌가 싶다. 한적했던 도로와는 달리 컨벤션 센터로 이동하는 동안에는 무슨 행사가 진행되는지 보행로에 젊은 친구들이 가득하다. 






 센트럴플라자와 연결되어 있는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연꽃잎과 비상하는 새의 날개 모양을 지닌 홍콩 컨벤션 센터는 영국이 중국에게 홍콩을 반환한 역사적인 장소로 유명하다. 1988년에 오픈한 곳으로 1년 내내 국제 박람회 및 각종 이벤트가 끊이지 않고 콘서트나 영화 이벤트 등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다. 1997년 홍콩 식민지 반환식을 하면서 규모를 두 배로 확장한 신관이 개관되었고, 2개의 대형 호텔인 르네상스 하버뷰 호텔과 그랜드 하얏트 호텔이 건물 내부에 자리하고 있어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12월 16일 아이유의 콘서트가 이곳에서 개최된다고 되어 있었다. 이곳에도 한류가 한참인 모양인데 반가운 마음이다. 이이유의 공연 포스터를 배경으로 사진 한장을 남긴다. 





 켄벤션 센터 전체가 행사가 있는 것이 아니어서 바닷가 쪽으로 오니 사람도 없고 한가하다. 바다를 메워 컨벤션 센터를 만들었기 때문에 대규모 항만시설도 갖추고 있다. 바다를 향한 면이 모두 통유리로 만들어져 있어, 바다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웅장하다는 느낌이다. 컨벤션 센터와 바닷가 사이에는 작은 공원이 있고, 사람들이 가득하다.  






 홍콩 컨벤션센터 앞 광장에는 홍콩반환기념비가 세워져 있었다. 이 기념비는 1997년 7월 1일 홍콩의 중국반환 이후 2년이 지난 1999년 홍콩 반환 2주년을 기념하여 제작이 되었다고 하는데, 짱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이 친필로 '홍콩 조국 반환기념비'라고 새겨 놓았다. 검정색 기둥에 황금색으로 크게 써 놓아 멀리서 보아도 잘 보였다. 중국인들의 홍콩 반환에 대한 기쁨의 표시일 것이다. 스타페리 선착장과 광관버스 정류장이 근처에 있어서 이곳 바닷가에는 사람들이 꽤 많이 붐빈다.    





 바닷가에서 바라보는 구룡반도도 역시 멋진 스카이라인을 보여준다. 바다를 가운데 두고 양안으로 마천루가 즐비한데 구룡반도에서 바라보는 홍콩섬의 스카이라인이 훨씬 더 보기 좋은 듯하다. 광장 주변 해안을 따라 가볍게 산책을 하고 싶지만 함께 한 가족들은 그냥 사진 한장 남기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한다. 벌써 아침부터 많이 걸었고, 오늘 하루 얼마나 더 많이 걷게 될 지 몰라서 바닷가 풍경은 모두 똑같다는 말로 대신하고 있다. 오늘 걷는 일정은 조금 줄여야 할 것 같다.    





 바다 바람을 쐬며 여유롭게 조금 돌아 다녀 보니 곳곳에 사람 크기의 에니메이션에 등장했던 주인공들의 모형이 세워져 있었다. 아이들의 관심을 끌만한 조형물들이 많았고, 조형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도 많다. 어린 아이가 있는 가족 단위의 여행객이라면 좋을 듯 하다. 




 골든 바우히니아(Golden Bauhinia)광장에는 커다란 금빛의 Bauhinia상이 세워져 있다. Bauhinia는 콩과의 식물로 자형화(紫荊花: Bauhinia flower)라고도 하는데 그 꽃이 홍콩 국기의 상징이다. 홍콩의 시화인 자형화를 형상화하여 중국에서 홍콩반환 기념으로 만들었다. 이 Golden Bauhinia상 역시 멀리서 보아도 금빛으로 빛나는 모습이 단연 주변의 시선을 끌 수밖에 없다. 사실 엄청난 아름다움을 뽐내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중화권 사람들은 금색을 좋아해서 이곳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이 많아서 한참을 기다려 사진 한장을 남긴다. 






(6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