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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여행 2-1 (서귀포 자구리공원, 항공우주박물관 등 ) (2017.6.12)

남녘하늘 2018. 9. 17. 00:43


 제주도에서 업무상 미팅이 있어서 동생과 함께 제주도에 내려왔다. 작년부터 제주도에 출장 올 일이 많아졌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제주도가 아무리 1일 생활권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수원에서 출발해서 제주까지 갔다 오려면 당일로 다녀 오기에는 너무 바쁜 듯하다. 점심 시간이 지나서 미팅을 했고, 업무를 끝내고 나서 저녁 식사를 함께 하기로 해서 미팅후에 시간이 남아서 제주에 와서 가보지 못한 몇 몇 곳을 돌아 보기로 했다.  


 아예 공항에서 차를 렌트해 놓아서 돌아 다니기에는 불편함이 없었다. 최근 사드배치 문제로 중국과의 관계가 불편하고 제주도를 방문하던 엄청난 중국관광객이 확 줄어서 제주 여행업계는 타격을 받았지만, 우리같은 내국인은 여러모로 여행하기에는 좋았다. 렌트카를 빌리는 것도 편했고, 어디를 찾아가더라도 대접을 받는 느낌이고, 무엇보다 시끄럽지 않게 구경할 수 있어 좋았다. 제주 시내에서 미팅을 마치고 바로 서귀포로 넘어 와서 서귀포 자구리 문화예술공원을 가 보았다.  






 자구리 문화예술공원은 서귀포항 근처 음식특화 거리와 맞붙어 있었다. 전에 서귀포를 방문했을 때 항구근처에 있는 특화거리에서 향토음식점을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맞은편에 있는 공원을 가보지 못해서 오늘은 일부러 그 공원을 한번 찾아볼 생각으로 와 보았다. 평일 오후여서 주차장에 공간이 많아서 주차장에 차를 세워 놓고 공원을 둘러 보았다. 서복전시관 옆에 있는 칠십리길 테마사진 전시대가 있는데. 정비도 아주 잘해놓았고. 바다도 볼 수 있어 작가의 산책길을 걸어보았다.     





 제주올래길 6코스에 있는 이곳은 걷다가 잠시 지친 다리도 쉬면서 잠깐 쉬어 갈 수 있는 곳이다. 송산동 주민자치위원회에서 만들어 놓은 큰 간판이 보이시면 바로 옆에 해안쪽으로 가는 길은 테크로 아주 깔끔하게 정리도 해 놓았고 가는 길에 테마 사진이 전시되어 있다.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곳을 소남머리라고 부르는데 전망대처럼 보이는 누각이 있어 쉬어갈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주변의 풍광과 더불어 썩 괜찮은 공원이었다.      






 전망대에 올라서니 서귀포 바닷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주상절리와 섶섬과 제지기 오름을 볼 수 있었다. 정방폭포로 내려가는 데크길도 보이는 좋은 위치다. 서귀포 출신인 서예가인 소암 현중화의 현판이 있었는데 이곳 소남머리는 그가 예술적 영감을 얻기 위해 자주 찾던 곳이라고 기록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조금만 더 가면 소암기념관이 있어 소암선생의 글을 감상할 수 있다고 한다. 아직 본격적인 여름이 아니었지만 바닷가의 시원한 바람을 맞으니 기분이 좋다.    








 한기팔 시인의 '서귀포에 와서는' 이란 시비가 있었는데 눈길이 갔다. 

'서귀포에 와서는 누구나 한 번은 울어 버린다 푸른 바다가 서러워서 울고 하늘이 푸르러서 울어 버린다

촉새야 촉새야 소남머리 거벵이 바위틈에 앉아 우는 외짝눈이 촉새야 바람이 불면 어찌하리오 노을이 지면 어찌하리오

물결은 다녀오다 무너지며 섬 하나를 밀어 올린다 하얀 근심이 이는 날 저문 바다

먼 파도 바라보고 울고 사랑이 그리움만큼 수평선 바라보며 울어버린다 '     




 자구리공원에서 나와 제주도 서부권에 있는 항공우주박물관을 방문했다. 오설록 티뮤지엄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고, 개장한지 그리 오래 되지 않아서 그동안 가 볼 기회가 없어 일부러 한번 찾았다. 제주 항공우주박물관은 항공과 우주를 테마로 하여 교육과 엔터테인먼트를 접목시킨 박물관으로 전시 외에도 첨단기술과 멀티미디어를 통한 다양한 체험이 가능한 박물관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실제 박물관에 직접 와 보니 규모가 엄청나게 크다.      




 주차장에 파킹하고 박물관 외부부터 돌아 보았는데 한켠에 미공군 딘 헤스 대령 공적기념비가 세워져 있었다. 전쟁고아의 아버지로 불리는 딘 헤스 대령의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있었는데 여기에 기념비가 있는 줄은 몰랐다. 6·25전쟁때 조종사 양성을 위한 임무와 함께 1년간 무려 250여회 출격하며 전쟁 초기 제공권을 확보하는데 엄청난 기여를 했다고 한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1·4후퇴를 앞두고 1천여 명의 전쟁고아를 수송기 15대를 동원해 서울에서 제주도까지 안전하게 피신시키고 제주도에 보육원을 설립하는데 기여했다고 한다. 전쟁이 끝나고 귀국한 후에도 수시로 한국을 방문해 고아들을 돌보아 주었다고 한다. 한사람의 생애를 몇 마디의 이야기로 표현하기 어렵지만 대단한 분이라는 생각이다.  





 본관에 입장하기 앞서 야외전시장을 먼저 둘러 보았다. 야외전시장은 활주로를 모티브로 하여 전투기, 수송기, 정찰기, 훈련기 등 총 13대의 실물 항공기가 전시되어 있으며, 대형 수송기와 헬리콥터 등 일부 항공기는 조종석 탑승 체험도 할 수 있다. 항공우주박물관인데 야외에 전시되어 있는 기종은 모두 퇴역한 군용기만 있는 것으로 보였다. 민간분야의 다양한 항공기가 조금 더 있으면 좋지 않을까 싶다. 박물관 입구쪽에는 한 때 공군의 주력전투기였던 팬텀이 전시되어 있다. 박물관의 비어 있는 엄청 넓은 공간을 보면서 좀 더 다양하게 활용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박물관 내부로 들어 오니 실내에 항공우주 박물관임을 알 수 있게 해주는 장식물들이 많이 보인다. 초등학교나 그 보다 어린 자녀가 있는 가족이라면 찾아서 방문해도 좋을만한 박물관이다. 직접 비행기를 조종하는 것처럼 느낄 수 있는 체험 시설도 갖추고 있고, 우주복을 입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도 마련되어 있다. 미국 스미소니언 항공우주박물관을 본뜬 전시관에는 약 40여 가지의 비행 원리 체험 콘텐츠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입장 가능하고 셋째 주 월요일만 휴관하고, 입장료는 성인 10,000원, 청소년 9,000원, 어린이 8,000원이라고 한다.  






 가족과 함께 한 방문이었으면 전시실 저부를 모두 둘러 보았겠지만 굳이 어른 둘이서 돌아 보고 싶은 생각이 없어서 대충 1층만 대충 둘러 보았다. 1층만 들어 보아도 박물관 분위기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유물이 있는 박물관이면 시간을 내서라도 돌아 보았겠지만 이런 류의 박물관은 내게는 크게 흥미가 없다. 1층 한쪽에는 기념품을 판매하는 곳도 보였다.     




 

 4.3 평화기념관을 가는 도중에 잠시 시간을 내서 성판악  탐방안내소를 찾았다. 산행을 할 계획이 없어서 복장도 갖추지 못해서 한라산에 오를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지만 함께 온 동생은 성판악에 처음 왔다고 해서 구두를 신은채 조금 올라 가 보았다. 입구에는 성판악 코스를 이용하여 한라산 정상 등반시 진달래밭 대피소 통과시간을 알려 주면서 그 시간 이전에 통과해야 정상 등반이 가능하다고 되어 있었다. 어짜피 탐방안내소에서 숲속 길을 걸어서 한시간 정도만 올라 갔다 내려올 계획이어서 통제시간에 상관없이 조금 올라가 보기로 했다.   





 제주도 어디에 가든 서울과 비해서 공기가 맑지만 역시 한라산 숲 속 공기는 질이 다르다. 여건만 됐으면 조금 더 올라 가고 싶은 욕심이 많았지만 그러지 못한 것이 아쉽다. 산행을 마치고 내려 오는 사람을 보니 특히 더 그런 마음이 생긴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최근에 제주도에 자주 왔어도 한라산에 오르는 대신 주변에 있는 오름이나 올래길을 찾다보니 한라산에 오른지가 꽤 오래 된 듯하다. 다음번에는 한라산에 갈 목적으로 제주를 한번 와야겠다고 생각했다.      





 숲 속길이 아무리 좋아도 구두를 신고 계속 오를 수가 없어 적당히 오르다가 숲속에 잠시 앉아서 맑은 공기를 실컷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왔다. 저녁에 선배님과 식사 약속이 잡혀 있어서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서 성판악을 찾아 왔지만 아쉬움만 남는다. 평일에도 한라산을 찾은 사람들이 생각보다는 많아서 내심 놀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