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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C 한려수도 문화탐방 6-6 (통영 이순신공원 등) (201610.30)

남녘하늘 2018. 5. 3. 00:09


 박경리 기념관을 내려 와서 이순신공원을 가기 전에 통영 시내로 들어 와서 약간의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개별로 시장 구경을 하거나 근처에 있는 동피랑 마을을 구경하거나 주어진 시간까지 편하게 구경하다가 모이기로 했다. 식사를 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회를 먹을 생각이 들지는 않았지만 포구에 와서 어시장을 둘러보지 않으면 섭섭할 것 같아서 통영 중앙전통시장을 구경하기로 했다. 재래 시장은 언제든지 가 보아도 사람들이 사는 향기를 느낄 수 있어 좋다.





 주말을 맞아 통영 중앙전통시장에도 수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좁은 골목길을 제대로 걸어서 가기 힘들 정도로 현지 주민과 관광객으로 가득했다. 참돔, 돌돔, 감생이라고 부르는 감성돔, 숭어, 농어, 쥐치, 우럭, 광어, 도다리 등등 남해 바다에서 볼 수 있는 모든 어종이 시장 좌판에 가득하다. 몇몇 동문들은 다른 구경을 일체 생략하고 이곳에서 회를 떠서 약주 한잔 하겠다고 한다.  나는 회에 소주 한잔 하는 것보다 걸어서 돌아다니는 것이 더 즐겁고 좋아서 시장 구경을 이어간다.    





 어시장 규모가 너무 커서 모두 돌아보지는 못하고 시장 분위기만 느끼고 시장을 나왔다. 다시 모여야 할 시간이 남아 있어서 중앙시장과 거의 붙어 있는 동피랑 마을을 한번 가 보기로 했다. 동피랑 마을 전체를 모두 둘러보기에는 시간이 안 되겠지만 입구에서 시간에 맞춰서 한번 돌아 볼 시간은 될 듯하다. 동피랑 마을 이름은 동쪽과 '비랑'이라는 말이 합쳐져서 만들어졌다. 비랑은 비탈이란 뜻의 통영지역 사투리라고 한다.  






  어시장에서 동피랑 마을을 함께 둘러 보겠다고 나온 동문을 이끌고 여러 번 방문해 보았던 동피랑 마을을 찾아갔다. 요즘은 도시나 시골이나 동피랑 마을처럼 마을 벽화를 그려 놓은 곳이 많아서 특별한 느낌은 아니지만,  마을에서 내려다 보는 강구안 바다 풍경도 볼만해서 좋다. 이 마을에 2007년 10월 전국적으로 벽화를 그릴 사람들을 모아, 마을 담과 벽 길 등에 그림을 그렸고 낙후된 바닷가 언덕마을이 벽화마을로 다시 태어난 것이라고 한다.  


  





 동피랑 마을의 벽화는 2년마다 공모를 통해 새롭게 벽화를 바꾸는 방식을 채택해서 처음 오는 방문객 뿐만 아니라 이미 찾아 왔었던 방문객을 다시 오게 만들고 있다고 한다. 다른 지역의 벽화마을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정확하게 알지는 못하지만 발상의 전환으로 차별화된 방식인 듯하다. 아들과 집사람과 함께 한번 가녀간 이후에 벽화의 그림이 조금 바뀐 듯한데, 그림을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벽화 마을을 기억하고 있기에 그림이 바뀐 것은 크게 중요하지는 않는 것 같다. 바뀐 것을 찾아 다닐만큼 시간적인 여유도 없었고....  






  벽화마을을 구경하다보면 이곳이 현지 주민들이 생활하고 있는 곳이기에 주의를 기울여 달라는 문구가 여러 곳에 써 있었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 오면서 이 벽화마을에 있는 카페와 슈퍼 잡화점등이 영업이 잘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현지 주민들이 관광객 증가로 인해 불편을 감내하는 만큼 수익도 주민들과 공유가 되는지가 많이 궁금하다. 단순히 철거되지 않고 살고 있게 된 것만으로 불편을 감수하라고 하면 공평하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다. 마을 골목 골목마다 다양한 벽화가 그려져 있어 돌아보는 재미가 있는데, 오늘은 마을 전체를 돌아볼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 마을 입구쪽에서 많이 놀다가 되돌아 왔다.  





 
 판옥선과 거북선 모형이 있는 포구쪽에서 다시 만나기로 해서 왔다. 주말이어서 시내 중심가에는 차를 세워 둘 공간이 없는 모양이다. 구 도심은 서울이나 지방이나 모두 주차때문에 꽤나 고생을 해야 한다. 통영 중앙전통시장 앞쪽 해안에서는 통영아트페어의 한 행사로 마을 노래자랑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복잡한 거리가 한층 더 복잡하다. 항구에 정박해 있는 거북선에는 오르지 못하고, 거북선을 배경으로 사진 한장을 남긴다. 





 이번 통영 문화탐방의 마지막 여행지는 이순신공원이다. 이순신공원은 이순신장군의 승전지 중 하나인 한산대첩지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장소로, 많은 이들이 찾는 볼거리이자 관광지라고 한다. 중앙전통시장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있었는데 찾아가는 길은 부두 사이 좁은 길을 정차한 차들과 마주오는 차들을 피해 곡예하듯 가는 길이였다. 오가는 길은 좁았는데, 공원 주차장은 넓찍해서 주차하기 편한 곳이였다. 주차장에서 공원으로 가는 오르막길을 오르면 한산 앞바다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언덕에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동상이 자리 잡고 있다.   





 통영은 조선 수군의 중요 거점이었던 탓에, 이순신 장군의 발자취가 남지 않은 곳이 없고, 더구나 한동안은 통영을 이순신장군의 호를 따서 충무라고 까지 불렀던 적도 있었다. 통영에서 이순신장군의 체취를 찾아보는건 어찌보면 아주 당연한 일이다. 바다를 끼고 있는 이순신공원은 오래전 이순신장군께서 조선 수군과 일본 수군이 해상주도권을 다툰 해전에서 조선 수군이 일본 수군을 대파한 한산대첩의 위치를 바라볼 수 있는 장소다. 예전에는 한산대첩기념공원이라고 했다고 한다. 장군 동상에서 바다를 보고 왼쪽편으로는 멀리 바닷가 갯바위까지 이어진 해안 산책로가 있다. 혼자 온 여행이라면 끝까지 한번 가보고 싶다.     








 규모가 생각보다 컸던 이순신 공원의 여러 곳을 돌아 다니지는 못하고 동상 앞쪽 전망대에서 한산대첩의 바다를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한다. 전망대 끝쪽에는 임진왜란 당시 사용했다는 천자총통이 복원되어 있었다. 전망대 전체에 나무 데크를 설치해 놓아서 사람들이 다니기 편하게 만들어 놓았다. 공원으로 들어 오는 입구에도 메타세콰이어가 심어져 잇었는데 산책로 쪽으로는 이국적인 야자수들이 심어져 있다. 바람도 적당히 불어 시원하고 좋다.  





 전망대 언덕에는 남해 바다를 내려다 보며 호령하는 이순신장군의 호기어린 동상이 세워져 있다. 필사즉생 필생즉사 라는 장군의 말씀이 새겨 있다. 서울 광화문에 세워져 있는 동상은 오른손에 칼을 들고 있어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곳의 동상은 왼손에 칼을 들고 오른손으로 바다를 가르키고 있다. 논리상 이 것이 맞는 것 같다. 동상을 배경으로 이번 문화 탐방을 온 동문들의 마지막 단체 사진을 한장 찍었다. 공식적인 행사는 이제 끝이다.   






 이곳에서 일몰을 구경하면 멋진 풍광을 볼 수 있으리란 생각이지만 이제 서울로 돌아가야 하는 시간이어서 해가 질 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었다. 바다 너머 거제도와 한산도가 가깝게 보이는데 이번 여행에서는 그곳까지는 가보지 못했다. 이번 여행에서 나도 자원봉사의 개념으로 동문들을 위해서 제법 많은 사진을 찍어 주었다. 기록이 기억을 지배하기에 시간이 흘러도 사진을 보면 재미 있었던 문화 탐방 행사가 기억될 것이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즐거운 여행이 끝나간다.    







 ITC 모임에 가입해서 처음으로 따라온 문화탐방 행사가 이순신공원 방문을 끝으로 모두 마쳤다. 친구 완성이로부터 워낙 좋은 여행이 될 것이라고 오래전부터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기대를 많이 하고 왔었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더 만족한 여행이었다고 생각한다. 훌륭한 선배님들과 멋 있는후배들과 함께 다니면서 매순간 즐겁지 않았던 적이 없었고. 스텝의 철저한 사전준비를 통해서 스케쥴 관리도 놀랍게 진행되었다. 맛 있는 음식과 멋진 숙소에서의 하룻밤도 좋았다. 앞으로 1년에 한번씩 있는 문화탐방 행사에 계속해서 참석해야겠다는 생각을 자져본다. 서울까지 되돌아 가는 길도 먼 여정이지만 전혀 지루하지도 않았고 끝까지 재미 있는 어행이 되었다. 문화탐방을 준비하고 진행해주신 집행부에 깊이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