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랭이 마을을 구경하고 나서 통영 시내쪽으로 이동하는 동안 어둠이 내려 앉는다. 저녁 식사를 하기에 앞서 식당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통영 해저터널을 구경하기로 되어 있어 미륵도쪽 공용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통영 해저터널은 동양 최초의 해저터널이라고 한다. 통영시 미륵도에서 통영반도를 연결하는 해저터널은 1931년부터 1932년까지 1년 4개월에 걸쳐 만든 당시 동양에서 제일 긴 바다 밑 터널로 길이 483m 너비 5m 높이3.5m다. 터널 입구에는 龍門達陽(용문달양)이라고 쓰여 있는데 '용문을 거쳐 산양에 통하다.'라는 뜻으로 여기서 산양은 미륵도를 가리킨다고 한다.
일제강점기 시절 미륵도와 통영 본토 사이의 좁은 수로에 일본 어부민들이 출입 편의를 위해 값싼 임금을 주며 만든 근대 토목의 역사라고 한다. 라멘조 방식으로 만들었다는데, 바다 아래로 구멍을 뚫고 터널을 만드는 방식이 아니라 양쪽의 바닷물을 막고 지하철 공사할 때처럼 땅을 파서 박스타입으로 구조물을 만들어 시공했다고 한다. 우리 선조들의 아픔이 배어 있는 역사의 현장 중 하나로, 2005년 9월 대한민국 등록문화제 제201호로 지정되어 관리 받고 있다고 한다. 터널로 내려가는 길에 있는 목조기둥과 지붕이 인상적이다.
해저터널 중간쯤 들어가면 터널 벽 양쪽에 통영의 여행지에 대한 각종 정보와 해저터널 건설사진, 안내판 등을 설치해서 어두운 내부를 훤히 밝혀 주고 있다. 바닷물이 가장 차오른 만조시를 기준으로 해저 13m 지점이라고 알려주는 표지판도 있다. 지금은 해저 터널로 차량이 운행하지 않기 때문에 공기도 나쁘지 않고 답답한 느낌은 없었다. 입장료가 없는 관광지인데 생각보다 길지 않은 터널 길이와 바다속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시설이 아니어서 역사적 의미를 두지 않는다면 꼭 가봐야 할 정도의 장소는 아닌 듯하다.
왕복하는데 걸리는 시간도 대략 30분정도. 밤에는 터널 입구에 예쁜 LED등을 설치해와 나름 관광지로서 노력은 해 놓은 듯하다. 해저터널 근처에 통영의 유명 관광지인 통영 루지와 한려수도 케이블카를 타는 길목에 있어서, 지나치면서 한번 오면 괜찮을 듯하다. 하지만 굳이 시간을 내서 와 볼만한 곳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우리가 왕복하는 동안에도 우리 일행 이외에는 현지 주민들이 지나 다니고 있었다.
통영해저터널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식당으로 이동했다. 이번 문화탐방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저녁식사다. 선발대가 미리 방문해서 음식 맛도 확인하고 왔다는 통영의 횟집 '신한려수도'다. 통영항에서도 그다지 멀지 않고 2층에 있어서 항구의 풍경도 보이고 우리 일행이 모두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규모도 제법 컸다. 우리가 도착할 시간에 맞춰서 한상 음식을 준비해 놓았는데, 입맛도 충족시키고 눈도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푸짐한 상이 차려진 걸 보고 모두 좋아했는데, 미리 식당을 섭외해 놓은 선발대의 노고에 감사한다.
이번 문화 탐방은 문화 유적지를 답사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식사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한끼 한끼를 신중하게 선택한 모양이다. 출발해서 저녁을 먹을 때까지 시간 스케쥴이 너무나 잘 짜여져 있었다. 저녁 식사 또한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로 모든 동문들이 편안하게 정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이었다. 큰 식당에 우리 일행이 전체적으로 모두 차지하고 노래도 부르고 대화도 나누면서 흥겨운 시간을 이어 나갔다. 회도 싱싱하고 바다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어서 만족도가 높았다.
오랫 동안 식당 안쪽에서는 흥겨운 자리가 이어지고 있었는데 술을 많이 마시지 못하는 몇몇 동문들이 자리가 끝나기 앞서 통영 밤바다의 야경을 즐기고자 식당 앞쪽으로 나와서 시원한 바람을 즐겼다. 통영항이나 강구항에서는 조금 멀리 떨어져 있어서 화려한 통영의 밤풍경은 아니지만 그래도 바닷가의 야경을 즐기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곳이었다. 시원한 바람을 맞고 있으니 저녁 식사 자리가 끝나고 동문들이 밖으로 나왔다.
해변을 따라서 데크길이 만들어져 있는 해안이었다. 숙소로 이동하기에 앞서 버스를 기다리면서 해안을 배경으로 사진 한장을 남긴다. 적당히 마신 술로 인해서 분위기는 한층 더 좋아졌다. 왜 문화탐방 행사를 동문들이 기다리고 있었는지 느낄 수 있는 하루였다. 자주 와 보았던 통영이지만 함께 한 동문들 덕분에 지루할 틈이 없다.
동원로얄CC 리조트는 미륵산 쪽에 있는 골프장 리조트로, 깊은 산 속은 아니지만 숲으로 둘러싸인 호텔이다. 때문에 대중교통으로는 접근하기는 쉽지 않은 숙소인 듯하다. 통영의 밤바다에서 맛있는 음식을 즐거운 대화와 함께 즐기고 나서 호텔에 도착했다. 이미 적당히 늦은 시간이고 주변이 깜깜해서 어디인지도 모르고 왔는데 생각보다는 좋은 리조트였다. 깨끗하고 밝은 분위기라 마음에 들었다. 오늘의 공식 행사는 숙소에 도착하는 것으로 끝났고 그 이후 일정은 개별적인 행사로 이어졌다.
이미 분위기 좋았던 저녁 식사 자리에서 적당량의 술을 마신지라 통영시내 노래방을 나가자는 선배님의 초대를 마다하고 숙소에서 쉬기로 했다. 하지만 그마저도 스텝들이 쉬기로 한 방에 동문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해서 20여명이 넘는 인원이 모여서 맥주 한잔을 더 하면서 동문들과의 정의 쌓는 시간을 보내게 된다. 시내 노래방에 다녀온 동문들이 다시 합류해서 그 시간이 더 연장되어 버렸다. 젊은 동문이나 나이가 드신 선배님들이나 모두 모처럼 집을 떠나와 자유로운 마음에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흥겨운 시간을 보내게 된다.
어젯밤 늦게 잠이 들었지만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숙소에서 동원로열CC까지 뛰어 갔다 오는 운동을 해 주었다. 왕복 거리가 얼마 되지 않고 너무 오르막이 심해서 클럽하우스 앞쪽 주차장을 한참 뛰다가 되돌아 왔다. 호텔 뒷쪽으로 미륵산 케이블카가 운행되고 있었는데 골프장으로 아침 운동을 할 것이 아니라 숙소 뒷편 산으로 갔어도 좋았을 것 같다. 숙소에서 출발하기 앞서 다른 일행보다 일찍 나와서 리조트의 곳곳을 둘러 보았다. 아이들과 함께 오면 좋아할만한 공간이 많이 보인다.
전날 밤 밤늦게까지 좋은 시간을 가졌던 흔적이 아침 출발시간이 되니 확실하게 나타난다. 일부 동문들은 아침 일찍 일어나서 리조트 주변을 산책도 하고 여유있는 출발을 기다리는데, 또 다른 일부 동문들은 출발시간 때까지 식사도 제대로 못헸다. 리조트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시간까지도 모두 함께 모여서 사진을 찍지 못했다. 그래도 출발시간은 지켜 주어서 오늘 일정을 진행하게 된다. 산속 깊숙한 곳에 있어 바다 조망은 못하지만 공기도 좋고 괘 괜찮았던 동원로약CC리조트에 와서 다른 시설은 이용하지 못하고 잠만 자고 가는 것 같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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