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조금 생소하게 들리는 나라. 몰타.
인구 38만명에 섬 전체의 크기가 제주도의 1/6에 불과한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남쪽에 위치한 지중해의 섬나라이지만 유럽 사람들에게는 따뜻한 지중해의 휴양지로 잘 알려진 나라다. 아직 몰타에서는 마라톤이 대중적인 스포츠로 자리잡지는 못했지만 금년 몰타마라톤은 벌써 22번째 대회이고 참가자중 많은 사람들이 유럽에서 건너온 참가자들이다.
마라톤의 출발지는 임디나(Mdina) . 3천년이나 된 몰타의 고도(古都)이다. 도시라고는 하지만 우리의 개념으로 보면 동(洞) 정도의 크기나 될까 싶다. 몰타의 도시가 모두 자그만하다. 수도인 발레타(Valletta)도 몰타에서는 4번째로 큰 도시이지만 인구 1만명에 걸어서 30분이면 도시 전체를 둘러볼 수 있는 정도이다. 수도라는 표현을 쓰지만 우리의 도시 개념과는 너무나 차이가 많다.
마라톤 출발장소인 임디나(Mdina)는 수도 발레타에서 서쪽으로 약 15km 정도 떨어져 있으며 성 요한 기사단이 몰타에 오기 이전까지 몰타의 정치적 중심지이자 수도였던 곳이다. 페니키아인들이 지은 성을 로마인들이 도시로 개발한 후, 아랍인들이 이주해 와 거리 곳곳에 다민족 문화의 독특한 매력들을 남겨놓은 곳이다.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몰타의 첫 모습은 황금색 사암으로 지어진 높지 않은 건물로 가득차 있다는 느낌이었는데 땅에서 보면 볼수록 중세 유럽에 와 있는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대단하다는 느낌으로 다가온다.
마라톤 출발지인 임디나의 교회
임디나는 적이 침입하기 힘든 높은 곳에 지어져 있어 당시의 귀족층이 거주하고 있었는데, 1700년경 성요한 기사단에 의해 발레타가 만들어진 이후 모두 임디나를 떠나 신도시인 발레타로 가버려 도시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고 해서 ‘고요한 도시(Silent City)’라는 별명이 붙었던 곳으로 몰타사람들이 찾아온 관광객들에게 가장 보여주고 싶어하는 곳이라고 한다.
마라톤 결승점인 몰타의 최대도시 슬리에마(sliema)는 도로사정이 좋은 편이 아니어서 교통통제를 오래동안 할 수 없는 형편인지라 출발점은 같지만 출발시간을 달리해 풀코스는 8시에 출발하고 하프코스는 10시에 출발한다. 풀코스 참가자는 먼저 출발해 출발지인 임디나를 중심으로 혼잡하지 않는 도로와 시골길을 돌고 돌아 26Km 지점에서 두시간 늦게 출발한 하프코스 주자들과 만나 결승점까지 함께 뛰는 것이다.
풀코스 참가자는 200여명. 하프코스는 600여명. 참가자가 많지 않다고해서 대회의 질이 떨어지지는 않는다. 역대 대회 최고기록은 2시간 19분대이고 금년대회에서도 최고기록은 2시간 20분 43초, 풀코스 완주자 188명 가운데 Sub-3 주자도 20명이나 나왔을 정도로 기록도 좋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라톤을 즐기는 매니아로 보였다. 임디나는 몰타섬 가운데 가장 높은 지역(해발 228m)에 있는 곳이라 바람과 함께 쌀쌀한 날씨로 인해 어떤 복장으로 뛰어야 할지 고민할 정도였다.
마라톤 출발지의 모습
한국과 비슷한 위도에 놓여 있는 몰타의 기후는 일반적으로 따뜻한 지중해성 기후이다. 하지만 겨울에 최저기온이 4도정도까지 내려가기도 해서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연중 따뜻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여름에는 덥고 건조하여 기온이 38도까지도 올라간다고 한다. 마라톤대회가 열리는 2월말은 달리기에 최적의 날씨인 10-15도 정도이고 이날도 12도 정도였고 출발지가 고지대인지라 바람이 조금 불어 지중해성 기후이지만 쌀쌀함을 느꼈다.
하지만 영하의 날씨는 아닌지라 짧은 상하의 복장을 착용했다. 몸을 풀다 보니 어제 공항 입국장에서 만났던 러시아에서 온 달림이도 보이고 시내관광에서 만났던 독일인도 다가와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화물 트럭에 미리 배부한 비닐에 배번을 적어 짐을 맡기고 카메라를 들고 출발지도 이동한다. 이번 몰타마라톤은 한국인이 4명 (현지 어학연수생 1명이 하프코스에 참가)이 참가하고 일본인이 11명 참석해 동양에서는 총 15명이 참석했을 뿐이다. 유럽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휴양지이지만 아직 우리나라에는 생소한 곳인지라 이곳 사람들도 지구의 반바퀴를 날아온 동아시아계 사람들에게 관심을 많이 보인다. 그나마 일본 사람들이 연중 7천여명이 관광을 오는지라 동양인을 보면 일본사람인지를 묻는다.
우리가 몰타를 잘 모르듯이 몰타사람들 역시 한국에 대해 잘 모른다. 다만 그들이 명품이라고 생각하며 사용하는 제품인 휴대폰과 그들이 좋아하고 애용하는 한국산 차에서 한국을 연결시킬 뿐이다. 실제로 도로에서 국산차를 무척 많이 발견할 수 있었고, 뿌듯한 감정을 가질 수 있었다. 외국에 나가면 사소한 것에서도 애국자가 되는 느낌이다.
스타트 라인에서 태극기를 펼치고 사진을 찍는데, 옆에서 일본사람들도 일장기를 펼치고 우리 일행과 함께 사진을 찍으니 행사진행자들이 신기한 듯 그 모습을 다시 렌즈에 담기도 한다.
경찰과 진행자들이 출동하여 행사장을 정리하고 악사의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사람들이 있고 참가인원은 적어도 출발점은 축제의 분위기이다.
드디어 출발신호가 떨어진다.
임디나 성문앞을 출발해 성앞쪽에 있는 라바트(Rabat)로 향한다. 임디나와는 달리 서민들이 생활 지역이어서 더욱 아기자기한 느낌이 든다. 좁은 골목길을 구불 구불 돌아서 달리는데 마치 중세시대의 유럽거리를 달리는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오래된 건물과 독특한 양식이 이채롭다. 선두의 주자들은 기록을 의식하고 곧바로 뛰쳐나가 버렸고 기록을 의식하지 않고 달리는 후미의 주자들은 모두 달리기를 즐기고 있다.
출발 직후 만나는 라바트의 주거지역
레스토랑, 카페, 상점들이 즐비한 라바트의 주거지역을 벗어나자 바로 한적한 시골길이다. 도시를 벗어나 시골길로 접어드니 중간 중간에 사암으로 지어진 몰타의 전통가옥만 아니였다면 우리나라의 제주도와 비슷한 느낌을 갖게 하는 것이 많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구불구불한 밭의 경계면을 모두 돌을 높이 쌓아 구분해 놓은 것(제주도는 현무암인데 비해 몰타는 황토색 사암인 것이 다르지만)과 밭에 있는 유채꽃과 길가에 피어있는 이름모를 노란색 꽃들, 우라나라에서 흔히 볼수 있는 보리밭등등...
몰타 시골의 풍경이 너무 제주도의 모습과 흡사해 제주도의 한적한 도로를 달리는듯한 착각을 일으키는듯 했다. 도로도 포장한지 오래되고 보수가 제대로 되지 않은 시골길이어서 거북이 등처럼 갈라져 있는 곳이 많았지만 달리기에 불편한 정도는 아니다.
달리는 중간 중간 조그마한 마을이 나타나면 미소를 머금어주며 손을 흔들어주는 몰타인들을 만날 수 있다. 따스한 나라에 사는 특유의 여유와 풍족함이 몰타인들을 선하게 만든 것이 아닌가싶다. 하지만 이곳도 관광객이 많이 찾고 이탈리아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인지 소지품 관리는 잘해야 한다고 한다. 그래도 전통적인 몰타인들은 선하고 착하고 친절하다.
시골길과 조그마한 마을을 몇개를 돌고 돌다보니 다시 처음에 출발했던 임디나로 되돌아왔다. 대략 8Km를 달린 것 같다. 약간의 고저가 있었으나 비교적 언덕이 없는 길이였는데 이제부터는 내리막길이다. 임디나가 위치해 있는 곳이 해발 228m(750ft)로 몰타섬 내에서 비교적 높은 지역인지라 달리는 대부분의 구간이 내리막길로 보면 된다. 그래서 대회조직위원회에서는 하프코스는 기록을 단축할 수 있는 대회라고 선전하기도 한다.
참가자가 많지는 않았지만 앞뒤 주자가 크게 벌어지지 않는 것을 보면 주자들의 실력이 비슷한 것 같다. 카메라를 들고 우리의 주로와는 다른 풍경사진도 찍고 달리는 주자들도 찍어주고 즐거운 달리기를 계속한다.
몰타가 과거 '기사단의 나라'였다는 것이 달리는 중간에 가끔씩 보이는 마차를 타는 사람들을 통해서도 느껴진다. 중세시대 영화를 보면 나오는 전투용 마차같은 것도 도로를 달린다. 때문에 도로 중간 중간에 말똥이 떨어져 있기도 하다. 중세시대의 주택과 도로위를 달리는 마차까지 모든 것이 이국적이다.
뒤로 보이는 높은 성이 출발지점인 임디나성이다.
도심에서의 교통정체를 최소화하기 위해 도심 외곽에서 뛰는 코스가 많았고 몰타섬의 횡단거리가 20여Km에 불과해 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코스를 임다나 성을 중심으로 빙빙 돌려 놓았다. 뛰다가 쳐다보면 저 멀리 임디나 성이 보이는듯 하다 방향을 틀어버리고, 다시 다가서다 멀어지기를 몇 번 반복하다 보니 갑자기 사람들이 주로를 가득 메운다.
풀코스보다 2시간 늦게 출발한 하프코스 주자와 합류하게 된 것이다. 26Km 지점부터 결승점까지는 풀코스 주자와 하프코스 주자가 함께 달리게 되는 것이다. 드문 드문 달리다가 갑자기 함께 달리는 사람들이 많아지니 달리기가 훨씬 편해진다. 역시 달리기도 혼자 외롭게 하는 것보다는 함께 달릴때 힘도 덜 들고 기록도 좋아진다는 것을 다시한번 느낀다.
중간 중간 급수포인트에서 물의 공급은 원활한데 물 이외에는 따로 지급하는 것이 일체 없다. 달리면서 이것 저것 먹거리를 나눠주는 마라톤 환경에 익숙해져버린 나로서는 물이외에는 지급하지 않는 대회가 어색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물 이외에는 지급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 아닌가? 물만이라도 정확한 위치에서 나누어주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를 생각하며 준비해간 영양 보충식을 모두 먹으며 달렸다.
급수대에서
출발할 때는 어떤 복장을 갖추어야 할지 고민할 정도였는데 한낮으로 갈수록 날씨가 점점 따뜻해지고 달리기에는 덥다싶을 정도이다. 다행히 출발할 때 쌀쌀함을 무릎쓰고 간편한 복장을 착용했던 탓에 다른 사람들에 비해 땀을 덜 흘렸던 것 같다.
좁은 섬나라인데다 인구도 많지 않아서인지 도로망이 발달하지 않은 듯해 보였고 이로 인해 달리는 주로를 완벽하게 통제할 수 없는 어려움 있는 듯하다. 더구나 달리기 코스가 도심의 주도로를 통과하기 때문에 달리기로 인한 교통체증이 보기에도 심각해 보였고 도심으로 진입할수록 도로 한쪽만 통제하고 다른 방향은 차량이 다니는데 미안한 느낌이 들었다.
시골풍경을 완전히 벗어나 도심으로 들어오니 간간이 응원하는 인파도 보이고 교통 통제를 항의하는 모습도 보여 우리의 모습과 비슷한 느낌을 갖게한다. 하지만 적극적인 응원을 하는 사람이 별로 없어 아직까지 마라톤이 몰타에서는 대중적인 스포츠는 아닌듯 싶다.
천천히 달리기를 즐기러 왔지만 날씨는 더워지고 사진을 찍기위해 달리다 서다를 반복하다 보니 역시 힘이 들기 시작한다. 기록의 욕심은 내지 않았지만 4시간은 넘기지 말았으면 하는 속셈이 가지고 있었는데 그것도 욕심이였나 보다. 이내 기록에 대한 생각을 떨쳐버리기로 하니 주변의 모습이 선명하게 다가온다.
달리는동안 내리막길과 평지가 대부분이었지만 수도 발레타 근처에서는 조금 긴 두번의 오르막이 있었는데 전날 차를 타고 둘러볼때와는 달리 너무 길다는 느낌과 함께 많이 힘들었다. 긴 언덕길을 오르니 수도 발레타로 들어가는 삼거리가 나온다.
몰타의 수도 발레타와 몰타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몰타는 풍요로운 자연환경 때문에 선사시대 이래로 사람들이 터전을 일구고 살았던 아름다운 섬나라이다. 그러나 역사시대 이후로는 숱한 외침을 받았다. 아프리카로 진출하는 로마군의 전진기지로, 북아프리카로 진출하려는 터키인과 이슬람 세력의 오랜 지배를 받았다.
구체적으로 보면 BC 218년에는 로마에 의해 정복되었으며, 870년에는 아랍인들의 지배하에 들어갔고, 1091년에는 아랍인들을 몰아내고 로마 가톨릭 교회가 지배권이 가지고 주교들이 임명하였다. 1530년 신성로마황제 카를 5세가 로도스섬을 쫓겨난 요한기사단의 본거지로 이 섬을 제공하고 나서부터 역사상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몰타는 가톨릭측의 대(對)투르크 이슬람의 최전선이 되어 유럽에서 모여든 기사의 군사활동 거점이 되었다.
발레타에 있는 기사단장의 궁전
몰타기사단의 지배는 2세기에 걸쳐 계속되었으며, 1798년 이집트 원정길에 오른 나폴레옹이 이 섬을 점령하자 기사단은 로마로 달아났다. 이후 몰타의 전략적 중요성에 눈을 돌린 영국은 1800년 넬슨을 보내어 섬을 점령하고 1814년 파리조약에 의해 영토로 삼았다. 1921년 부분적 자치가 인정되었으며 1961년 신헌법을 채택하여 1964년에 영국으로부터 독립해서 이제 40여년의 독립국가의 역사와 함께 EU의 회원국이기도 하다. .
이러한 영향으로 몰타는 지중해문화와 유럽문화, 이슬람 문화가 혼합된 복잡한 문화를 보인다. 민족구성 또한 다양하다. 여러나라의 지배를 받으면서 얻게된 문화의 복합성을 특성화시켜서 몰타를 더욱 독특한 이미지의 나라로 만들게 된것 같다. 그리고 지금은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산재한 유적지로 관광과 휴양을 겸한 최고의 섬으로 거듭나고 있다.
몰타의 수도인 발레타는 성 요한 기사단이 몰타에 건너온 후 오스만투르크군의 침입을 막기 위해 자연 지형을 살려 만든 성곽 도시이다. 당시 만들어진 연한 황금빛 성벽의 요새와 중세시대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거리 풍경, 당시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유적 등 볼거리가 풍부하다. 16세기에 세워진 바로크 양식의 성당인 성요한 대성당이 가장 유명한 건축물로 바같에서 보는 외관과는 내부의 장식과 화려함이 엄청나며 이런 건축물이 발레타에는 가득하다.
발레타로 들어가는 삼거리에서 발레타로 들어가지 않고 언덕을 넘어 내리막을 내려가니 본격적인 슬리에마(sliema) 시가지가 해안선과 함께 펼쳐진다. 남은 거리는 3Km. 꾸불 꾸불한 해안선을 따라 해안에는 엄청난 숫자의 요트가 계류되어 있는데 이 요트의 대부분의 여름 한철 휴가를 위해 유럽사람들이 구매해서 정박해 놓은 것이라고 한다.
달리는 동안 어느 곳에서든 이국적인 풍경이 펼쳐지지만 해안선을 따라 마지막 3Km 구간인 슬리에마지역은 특히 아름답고도 멋진 풍경이 펼쳐진다. 주변의 풍광에 취해 달리다 보면 마지막 힘든 것도 잊고 결승점에 도착하게 된다.
몰타의 번화가 슬리에마 지역
달리는 동안에도 성당을 많이 마주치게 되는데 번화가인 이곳 슬리에마 지역에서도 엄청나게 많은 성당건물을 마주치게 된다. 몰타는 작은 섬나라임에도 성당이 400여개나 된다고 한다. 인구의 97%가 카톡릭 신자이고 일요일에만 성당을 가는 것이 아니라 시간만 나면 성당에 가는 것이 생활화되어 있다고 한다. 외부에서 보는 성당은 사암으로 지어진 볼품없는 건축물 같아 보이지만 겉보기와는 달리 성당 안쪽을 살펴보면 그 화려함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이다. 관광을 하면서 다닌 많은 건물들이 평범한 외관과는 달리 내부의 화려함에 압도되어 평범한 서민들이 살고 있는 집을 방문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쉽게 그런 기회를 만들지는 못했다.
마라톤 결승점
결승점에 다가가니 제법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응원도 하고 미니 악대가 나와서 연주를 해주면서 주자들을 격려해 준다. 중간에 하프코스 주자들과 합류하면서 잠시 복잡했던 주로는 결승점에 가까이 갈수록 다시 앞뒤 간격이 벌여져 주자간의 거리가 꽤 많이 벌어진다. 많은 인파와 대회진행자의 환영을 받으며 결승점에 도착한다.
완주자들에게 완주메달을 일일이 걸어주는데 메달모양이 독특하다. 메달에는 '5천년의 역사 몰타'라는 글귀와 함께 몰타인들이 자랑으로 삼고 있는 주간티아 신전(Ggantija Prehistoric Temples)이 새겨져 있다.
주간티아 신전은 선사시대 몰타 사람들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곳으로 기원전 3600년경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선사시대 거석신전이다. 1980년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으며, 수천 년이 지나도 무너지지 않은 정교한 건축 기술은 지금도 높이 평가받고 있으며
몰타가 말로서만 5천년의 역사를 가진 나라가 아님을 보여주는 건축물이기도 하다.
5천년전에 건축된 주간티아 신정을 배경으로
풀코스와 하프코스의 메달모양과 메달의 내용은 동일한데 끈 색깔에서 풀코스 주자는 검정색, 하프코스 주자는 흰색끈으로 구분지어 놓았는데 규모의 경제를 생각해서 만든 아이디어가 아닐까하는 생각이다.
완주메달을 목에 걸고
해외마라톤에 참가해서는 기록에 연연하지 않고 사진도 찍으면서 즐기자는 생각을 가졌는데 무의식적으로 기록을 의식되었는가보다. 기록은 3시간 58분 56초. 1분여차이로 4시간을 넘기지 않았다. 풀코스 구간을 내내 함께 달린 이문희님과 사진도 찍고 다른 달림이들과 함께 완주의 기쁨을 누렸다.
대회조직위에서는 골인장면을 촬영해서 바로 현장판매하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참가자가 많지는 않았지만 대회운영이 깔끔하고 이국적인 풍광과 더불어 즐거운 달리기를 마쳤다. 정오가 다된 시간이어서 날씨도 많이 더워지고 해안이지만 지형상 바람도 많이 불지 않은 결승점이어서 지중해의 햇살을 느낄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몰타는 아직 한국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국가이고, 그다지 유명하지 않은 몰타마라톤 대회였지만 달리면서 볼 것도 많았고 무척 즐거웠고 흥미있는 여행이었다.
인구 40여만명에 불과한 국가에 1년간 그 4배에 해당하는 160여만명의 유럽인들이 관광과 휴양을 위해 찾는다고 하니 관광국가로서의 몰타가 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 느낄수 있었던 여행이었다.
끝으로 이번 여행을 위해 수고해준 몰타관광청의 일본친구 싱고씨와 여행춘추의 정동창사장님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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