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함께 모처럼 속초여행을 떠났다. 아침 일찍 집에서 출발해 가족들이 오전에 설악 워터피아에서 시간을 보냈고, 그동안 나는 다른 일을 처리하고 나서 오후에 함께 모여서 속초시내를 구경하게 되었다. 최근 몇 년동안 우리회사 속초연수원에 올 일이 많아서 나는 속초를 자주 왔지만, 가족들은 오랫만에 속초를 오게 되었다. 속초를 방문하게 되면 거의 바닷가에 가서 해수욕하느라 바쁘기만 했는데, 이번에는 속초 주변 관광을 위주로 돌아 다니기로 했다.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동명항이다. 동명항은 동해바다에서 밝은해가 떠오르는 일출의 고장이라는 뜻이란다. 속초에 있는 비교적 큰 포구로
주변에 영금정, 속초등대 등 볼거리도 많은 곳이다. 어민들의 생생한 삶의 현장을 느껴려면 아침 일찍 포구에 나와야 하는데 우리가 방문한 시간이 오후여서 동명항은 북적대는 모습이 아니었다. 이 항구에는 오징어, 꽁치, 명태, 양미라 등 인근 바다에서 조업을 하는 배들이 아침에 드어와 활어 입찰을 하는데 이후에 오면 소매로 회집을 이용하는 모습만 볼 수 있다. 회는 저녁때 먹기로 되어 있어 회집 방문은 생략하고 동명항 방파제로 이동한다.
동명항 방파제를 따라서 멀리 이동하다 보니 이번 여름 휴가를 앞두고 개통되었다는 소식을 접한 설악대교와 금강대교의 모습이 보인다. 핑크색이 설악대교이고 하늘색이 금강대교다. 이제 이곳 동명항에서 아비이마을이 있는 곳을 가려면 속초시내를 빙빙 돌아서 가지 않고 바로 갈 수 있게 된 셈이다. 속초는 바다를 주제로 관광객을 유치해서 주민소득을 올려야 하는 곳인데, 관광인프라가 하나 더 만들어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바닷가에서 살아보지 못해서 항상 바닷가에 오면 기분이 좋아진다. 아직 여름이 끝난 것이 아니어서 날씨가 더웠는데, 걷고 달리기를 좋아하는 나와는 달리 가족들의 반대때문에 방파제 끝에 있는 등대까지는 갈 수가 없었다. 아쉽지만 극기훈련을 하러 속초에 온 것이 아니기에 가족의 의견을 듣지 않을 수가 없다. 늦은 휴가를 온 관광객들이 동명항 방파제에서 사진도 찍고 추억을 남기며 우리 가족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끝없이 펼쳐진 동해바다 수평선을 바라보며 방파제를 산책하는 것도 꽤 괜찮은 일정이다.
동명항 방파제와 연결되어 넓은 암반의 해안가에 자리잡고 있는 영금정(靈琴亭). 이곳을 영금정이라고 부르게 된것은 정각이나 정자가 있어서가 아니라고 한다. 원래 사방이 절벽을 이룬 바위산의 모양이 정자 같아 보였고 또 파도가 부딪힐 때 나는 소리가 마치 산이 거문고를 타는것과 같다고 해서 영금정이라고 불렸다고 한다. 지금은 석산은 볼수 없는데 일제시대때 석재를 쓰기위해 석산을 깨어버렸기 때문이라고 한다. 정자는 최근에 만들어 진 것이로, 영금정 유래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했으면 당연히 정자 이름이 영금정으로 알았을 것이다.
영금정에 오르니 위치가 조금 높은 곳에 있어서 동명항의 모습도 한눈에 들어오고, 왼쪽 아랫편에 해돋이 정자의 모습도 들어온다. 영금정에 올라가서 보니 정자를 조금 조악하게 만들어 놓았다는 느낌이 든다. 이왕 새로 만든다면 처음부터 신경을 써서 잘 만들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허술하다는 느낌이다. 아랬쪽으로 보이는 해돋이 정자도 지역주민들이 힘을 모아서 최근에 건립했다고 하는데, 처음에는 해돋이 정자가 영금정인줄 알았었다. 바닷가에 있어 정자처럼 보여서...
나선 김에 영금정 아래에 있는 해돋이 정자까기 가 보았다. 아침 일찍 이곳에서 해뜨는것을 보는것도 장관이라고 하네요. 힘들게 등대전망대로 올라가지 않고, 동명항 방파제처럼 멀리 나갈필요도 없이 가까운 곳에서 일출을 볼수 있어 좋다고 한다. 밤이 되면 이곳에서 보는 속초야경과 밤바다 풍경도 아주 좋다고 한다. 하지만 낮에 보는 정자의 모습과 영금정의 모습은 너무 인공적인 흔적과 더불어 부실공사의 흔적인 철의 부식과 콘크리트의 느낌이 많아서 그다지 좋았다는 생각이 없다.
속초등대와 영금정, 동명항은 차를 한 곳에 주차해 놓고 다닐 수 있을 정도로 가까이 있기때문에 영금정을 구경하고 나서 바로 속초등대로 이동하게 된다. 속초 8경의 하나인 속초등대는 관광객을 위해 등대전망대로 이르는 계단 3곳과 산책로를 조성해 놓았다. 등탑의 높이는 10m이고 해수면에서의 높이는 48m라고 한다. 둥근 룸 형태의 이 등대전망대에 오르면 속초시내와 동해바다는 물론이거니와 운이 좋으면 멀리 설악산까지도 조망할 수 있는데 낮에는 개방을 하지만 저녁시간 이후에는 개방을 하지 않는다.
좋은 날 가벼운 마음으로 속초등대 전망대를 오른다. 전망대로 오르는 계단이 제법 가파르단 느낌은 들지만 내게는 그닥 힘이 들지는 않는데 함께 온 가족들은 날씨도 더운데 가파른 철제계단을 허벅지가 뻐근하다고 하면서 불평이 심하다. 하지만 힘들여 등대에 올라 탁 트인 전망을 보더니, 영금정을 갔으 때와는 달리 올라 오면서 가졌던 불평이 사라져 버렸다.
등대전망대는 전시실과 홍보관, 옥외전망대 등이 있다. 등대 입구 마당에 우리나라 최동단에 있는 독도등대와 최서단에 있는 소청도등대, 최남단에 있는 마라도등대, 최북단에 있는 대진등대 4곳의 유인등대 소개와 함께 등대 전경이 담긴 대형 유리판과 조형물을 설치되어 있다. 또한 우리나라 항만과 동해안의 항만을 소개하는 한국의 항만 소개코너를 마련해 놓았고, 한 눈에 속초를 관망할 수 있는 속초항 디오라마가 설치되어 있다. 홍보관을 나와 옥외전망대로 올라가면 탁 트인 동해바다와 설악산의 웅장한 자태, 금강산 자락과 속초시내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어 속초에서는 가장 전망이 좋은 곳이 아닌가 싶다. 전망대를 오르면 가장먼저 보이는 날개모양의 조형물도 있는데 천사의 날개를 형상화 한 것인지 갈매기의 날개를 형상화 한 것인지 모르겠으나 사진을 찍는 포토포인트인 것은 확실하 것 같아서 한장 남겼다.
속초 등대 전망대를 구경하고 나서 속초여행을 하면 매번 들리는 속초 중앙시장으로 이동했다. 시장 구경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새로운 여행지나 낯선 지역에 가더라도 빼먹지 않고 시장구경 한다. 시장에에 방문해서 그 지역의 특산물도 구경하면서 시장 특유의 인심을 확인하고 그 안에서 마음이 푸근해짐을 느낀다. 속초 중앙시장에 올 때마다 대충 훑어보고 한두가지만 구입하곤 했었는데, 오늘은 큰 맘먹고 중앙시장안에 먹거리를 시식하며 다녀보기로 했다. 속초가 요즘은 관광객이 많아져서 정감있는 시골의 재래시장보다는 다소 상업적이겠지만, 그래도 사람사는 냄새 가득한 느낌을 갖게 만든다.
속초에서 유명한 중앙시장 안에 있는 만석닭강정 집을 방문했다. 그동안 속초에 오면 가끔 방문해서 닭강정을 사곤 했었던 유명한 집이였는데, 오늘도 와서 보니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이 더 많았다. 너무 유명하다 보니 주문하는 물량을 모두 소화해 내지 못해 주변에 있는 닭강정 집에서 만들어 놓은 것을 자신의 상호가 있는 상자에 넣어서 주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주문량을 대지 못하면 가능한 만큼만 만들어 팔아야 하는 것이 상도의에 맞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내가 별로 닭강정을 좋아하는 것도 아닌데, 아이들때문에 다시 왔지만 다음부터는 굳이 만석닭강정을 찾을 이유가 없을 것 같다. 앞으로 이곳에서 두번다시 줄서서 기다리지 않아도 될 것이다.
중앙시장에서 팔고 있는 닭강정이며 오징어순대, 메밀전병 등 여러가지 먹거리를 샀더니 종류가 너무 많아졌다. 바닷가 횟집에 가서 저녁을 먹을 계획이었는데 시장에서 산 음식의 종류가 많아 이것을 먹으면 저녁 때 횟집에서 아무것도 먹지 못할 것 같아 쇼핑을 하는 김에 중앙시장의 지하에 있는 수산센터에 가서 먹고 싶은 회를 사가지고 가서 숙소에서 먹기로 계획을 변경했다. 휴가가 끝나가는 시점이라서 그런지 가격이 그다지 비싸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횟집에서 사먹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저렴하고... 다양한 음식을 포식하게 되었다.
우리 회사 속초 연수원에 숙소를 정해 놓아서 저녁시간이 될 때까지 시장 구경을 하다가 숙소로 돌아와서 푸짐한 저녁 식사를 했다. 처음 계획했던 것은 아니었으나 계획보다도 더 즐거운 저녁이 된 듯하다. 회를 좋아하는 작은 녀석은 횟집에 가지 않았어도 먹거리가 충분하니 불만이 없다. 이제 두 녀석 모두 성인 대접을 해 주어야 할 나이가 되어, 식사를 마치고 나서 연수원 야외카페에 나가서 모처럼 생맥주를 한잔씩 하며 좋은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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