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시간에 혼자서 스트립 남부의 몇 몇 호텔 구경을 하고 와서 일행과 아침 식사를 했다. 오늘 오후에 첫 미팅이 예정되어 있어서 아침 식사후 호텔 주변을 함께 구경하기로 했다. 대략 7km에 달하는 라스베가스 대로(Las Vegas Blvd)를 스트립(Strip)이라고 부르는데 이 도로를 따라서 라스베가스의 주요 호텔들이 몰려 있다. 우리가 묵었는 패리스 호텔은 스트립의 중앙에 위치해 있고 바로 맞은편이 분수쇼로 유명한 벨라지오 호텔이다.
1월말 라스베가스의 날씨는 선선한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쌀쌀한 편은 아니었다. 산책을 다니기에는 너무나 좋은 상황으로, 한국의 날씨에 비하면 엄청 포근한 날씨다. 라스베가스 스트립을 따라서 호텔을 구경하다 보니 마치 세계일주를 하는 듯한 기분이다. 이집트의 피라미드도 볼 수 있고, 뉴욕, 파리, 베네치아도 구경할 수 있고, 로마시대로 돌아 갈 수도 있다. 세계의 각 도시의 컨셉으로 이루어진 호텔이 많아 여러 나라의 모습을 한곳에서 구경하게 해준다. 우리가 믁었던 패리스호텔도 프랑스 파리를 콘셉으로 만들어진 호텔인데 에펠타워가 어디에서나 눈에 띄었다. 패리스호텔을 출발점으로 해서 스트립의 북쪽으로 산책을 나가기로 했다.
패리스 호텔 맞은편에 있는 라스베가스의 대표적인 호텔중에 하나인 벨라지오 호텔. 숙소가 바로 맞은편에 있어서 다른 여행자들과는 달리 분수쇼를 라스베가스에 있는동안 수십번도 더 보게 되었다. 분수쇼는 오후 3시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아직 오전 시간이어서 분수쇼를 하지 않고 있었다. 라스베가스는 밤의 문화가 더욱 빛을 발하는 도시인지라 도시의 모습도 밤이 훨씬 더 화려하고 카지노를 즐기는 것도 밤에 많이 하는 것으로 보였다. 어두워져야 도시를 돌아다니는 사람이 훨씬 많다 보니 오전시간에는 우리처럼 관광을 다니는 사람이 많지는 않읃 듯하다. 벨라지오 호텔 앞에서 어제 밤에 보았던 사람의 1/10도 되지 않는 것 같다.
라스베가스에는 호텔과 호텔 사이의 도로를 이어주는 육교에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어서 차도를 직접 건널 일은 별로 없다. 벨라지오호텔에서 육교를 건너면 바로 시저스 팰리스호텔(Cesars Palace Hotel)로 이어진다. 시저(Cesars)의 궁전이라는 이름의 호텔로 로마의 건축물을 본떠서 만들 호텔로 하얀 대리식 기둥을 비롯해서 굉장히 웅장한 느낌이 강렬하게 드는 호텔이다. 호텔 내부가 엄청 화려했는데 라스베가스에서 화려하지 않은 호텔은 없었던 것 같다. 시저스 팰리스호텔은 호텔 안쪽으로 들어가 보기로 했다.
외부에서 보는 것보다 내부에 들어오니 호텔의 모습이 한층 더 화려해 보인다. 메인 로비를 비롯해서 호텔 안쪽이 고대 로마의 느낌이 물씬 나도록 인테리어 되어 있었는데, 전체적인 조명이 노란색을 띄고 있는 가운데 조각상들이 여기저기 있었다. 시저스 팰리스호텔은 1966년 개장하였으며 아우구스투스, 센추리온, 로만, 팰리스, 옥타비우스, 포럼 등 6개의 타워에 배치된 4천여개의 객실을 갖춘 호텔이다. 포럼 타워 옆으로 거대한 쇼핑몰이 있어서 처음간 우리는 안쪽에서 방향감각을 상실할 정도였다. 카지노도 엄청나게 크고, 안쪽에 있는 바도 엄청나게 화려하다.
시저스 팰리스호텔 옆으로 연결되어 있는 쇼핑몰도 외관이 엄청나게 멋있다. 포럼(Forum)에서 이름을 딴 포럼 샵(Forum Shops)이라고 하는데 이 안쪽에도 볼거리가 엄청나게 많이 있었지만 사전 정보가 없어서 외관을 배경으로 사진 몇장만 남기는 것으로 지나쳤다. 라스베가스 시내를 다니면서 호텔 외관만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관광이 되는 곳이다 보니, 개별 호텔의 내부까지 모두 둘러 보려면 하루나 이틀 정도의 시가으로는 불가능할 것 같아 보였다. 다리품을 팔고 시간적인 여유만 충분하다면 호텔 구경만으로도 재미있는 여행이 될 듯하다. 시저스 팰리스 호텔을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포럼 샵을 한번 구경할 것을 권해본다.
시저스 팰리스호텔 맞은편에는 하라스호텔(Harrahs Hotel)이 있다. 하라스 호텔의 라스베가스 셔틀버스의 중심지로 이곳에서 LA 왕복버스는 물론 가까운 관광지, 아울렛에 가는 버스도 이곳에서 출발한다고 한다. 스트립에 있는 호텔중에서는 뚜렷한 콘셉트이 없는 호텔이지만 숙박료가 비교적 저렴한 곳이어서 라스베가스를 찾는 미국인들이 편안하게 찾는 호텔이라고 한다. 저녁에 보면 화려한 네온싸인간판이 낮에도 눈에 띄어서 사진 한장을 찍어 보았다.
시저스 팰리스호텔을 지나니 열대우림을 테마로 만들어진 미라지호텔(Mirage Hotel)이 나왔다. 미라지 호텔은 1989년에 문을 열었고, 그 당시 라스베가스에 세워진 호텔중 꽤 많은 돈을 들여 건설된 호텔이라고 한다. 라스베가스의 윈호텔을 세운 스티브 윈이 세운 호텔이라고... 이 호텔은 밤에 화려한 화산쇼로 유명하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내부에 구경거리가 있다는 정보를 듣지 못했고 내부에 들어갈 시간도 없어서 안쪽에는 들어가보지 않고 잘 꾸며놓은 조경과 호수를 보고 지나쳤다.
미라지 호텔앞의 인공호수에 만들어진 돌산은 평소에는 저렇게 폭포수가 흘러내리지만, 일몰후 매시 정각이 되면 분수와 조명, 화염을 적절히 섞어서 화산이 분출하는 느낌이 주는 화산쇼를 한다고 한다. 지금 시간은 분수쇼를 할 시간이 아니어서 저녁에 다시 한번 화산쇼를 보러와야 겠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저녁시간에 왔는데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으나 화산쇼를 하지 않아서 그냥 되돌아 가야만 했다. 다른 여행객들은 화산쇼를 하지 않는다는 정보를 가지고 있었는지 쇼를 시작하는 시간이 되어서 모여들지 않아 호수앞이 썰렁한 느낌이 들었다. 화산쇼 이외에도 미라지 호텔은 유료로 운영되는 열대식물원이 호텔안에 있으며, 비틀즈의 음악을 테마로 한 태양의서커스의 공연 '러브(LOVE)'가 공연되고 있는 곳이라고 한다.
미라지 호텔을 지나니 멀리 윈호텔(Wynn Hotel)이 보인다. 호텔의 사이즈가 아주 크기때문에 이 정도 거리에서 사진을 찍어야 윈호텔의 모습을 한번에 담을 수 있다. 미라지 호텔의 북쪽으로는 해적쇼로 유명했던 트레져아일랜드(Treasure Island)호텔이 있고, 스트립 건너편으로는 실내운하 쇼핑몰이 유명한 베네시안(Venetian) 호텔이 있다. 오늘 스트립의 호텔 구경은 멀리 보이는 윈호텔까지만 갔다 와야 할 듯하다.
미라지 호텔에 이어서 트레져 아일랜드(Treasure Island)호텔 나왔다. 마치 동화 속에 나오는 해적이 살고 있는 도시의 켄셥으로 꾸며져 있다고 하는데 호텔 입구에 돛도 없이 해적선같은 범선 두척이 정박되어 있었다는 것 이외에는 특별한 느낌을 주지 못하는 호텔이었다. 보물섬이란 호텔 이름이 왜 붙었는지 알 수 없었다. 호텔 내부에 들어가 보지 않아서 호텔 내부에 보물섬의 느낌이 나도록 인테리어 되어 있는지 모르겠으나 스트립쪽에서 본 호텔의 외관은 이 호텔의 특징을 찾을 수가 없었다. 범선을 배경으로 사진 한장 남기는 것으로 호텔을 지나치게 된다.
트레저 아일랜드 호텔은 과거 해적쇼라는 불리는 무료 쇼를 진행했다고 하고, 그 쇼를 할 때 사용했던 뮤지컬 세트장처럼 쓰던 범선이 남아 있었다. 물을 받아 놓았던 조그마한 인공호수에는 물이 많이 뻐져 있어서 요즘은 쇼를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해적쇼라 불리던 사이렌(Sirens)쇼가 2013년 10월에 완전히 끝났다고 하는데, 배가 있던 인공호수에 호텔에서 쇼핑몰을 만들기로 했다고 하는데, 쇼는 하지 않더라도 그냥 범선은 남겨 놓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범선마져 없애버리면 왜 호텔이 보물섬호텔인지 모를 듯하다.
트레저 아일랜드 호텔을 지나니 스트립의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다. 스트립을 따라서 늘어서 있던 호텔들이 계속 이어지지 않고 중간 중간 비어있는 공간도 보였다. 길 건너 패션쇼몰(Fasion Show Mall)이 있는 곳까지 갔다가 다시 맞은편에 있는 윈호텔(Wynn Hotel)로 이동했다. 마카오에서 보았던 윈호텔과 거의 비슷한 외관을 갖고 있는 호텔이다. 윈 호텔 들어가는 입구에 작은 인공폭포가 있고, 호텔으 조경을 아주 아지자기하게 꾸며 놓았다. 분수쇼를 하는 호텔의 커다란 호수보다 더 느낌이 좋았다.
호텔 안쪽으로 들어오니 대리석 바닥에 넓은 내부와 다양한 명품 매장이 즐비하다. 라스베가스의 다른 호텔에도 명품 매장이 많고 잘 꾸며 놓았지만 윈호텔에 와 보니 조금 격이 다르다고 해야 하나? 규모나 분위기가 사람을 압도하는 느낌이다. 대리석 바닥 중간 중간에 빨간 카페트도 깔려 있고 특이한 조형물들이 많이 설치되어 있어 볼거리가 많았다. 명품을 구매할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매장에 들어가 보지도 않았지만 그냥 밖에서 보아도 아주 좋은 것을 진열해 놓고 판매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명품 매장이 있는 거리에는 예술 작품이 곳곳에 전시되어 있었다. 중간에 뽀빠이를 비롯해서 커다란 도자기 등 작품이 많이 있었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이곳에 전시되어 있었던 뽀빠이는 제프쿤스의 작품으로 가격이 대략 300억원 정도라고 한다. 그냥 장식품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엄청나게 비싼 미술 작품이었다. 호텔 곳곳에 작품이 전시되어 있어서 사진 찍기에도 좋았다. 호텔이 워낙 넓어서 중간 중간 호텔의 평면구성을 알려주는 지도가 배치되어 있었는데 호텔 전체를 둘러 보기에는 시간이 부족해서 눈에 보이는 몇 몇 장소만 둘러 보았다. 그것도 시간이 엄청나게 걸린다.
중국의 최대 명절인 춘절을 앞두고 라스베가스의 각종 거리와 호텔은 중국사람을 위한 장식들이 많았는데 윈호텔도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빨간색을 활용해 중국풍의 장식들이 곳곳에 만들어 놓았다. 중국 위안화의 위력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호텔의 전체적 분위기는 가든컨셉으로, 영화 속 정원 같은 느낌이 든다. 호텔 내부에 있는 인공정원에는 원색의 꽃들과 문양으로 너무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다. 꽃으로 장식된 회전목마를 비롯해서 생화 하나하나로 만들어놓은 길이 정말 화려하고 눈이 부셨다. 다른 관광객들도 비슷한 감정인지라 이곳을 배경을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았다.
윈호텔에서 나와 이제는 다시 패리스 호텔쪽으로 되돌아 가기로 했다. 스트립 거리를 따라서 오늘 하루종일 호텔 구경을 해도 다하지 못할 정도로 볼거리가 많았지만 오후에 약속이 있어서 더 많이 돌아다닐 상황이 되지 않았다. 스트립에 있는 호텔중에서 내부까지 들어가 본 것은 시저스 팰리스호텔과 윈호텔과 이번에 가는 베네시안 호텔(The Venetian Hotel)이다.1999년에 개관했고 아직까지 라스베가스에서도 손꼽히는 5성급 호텔인 베네시안 호텔은 라스베가스의 다른 대형 호텔들 처럼 4천여실의 객실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호텔 정면 커다란 광장에 만들어져 있었고,야외에도 실내의 그랜드캐널숍스(Grand Canal Shoppes)에서처럼 운하를 만들어 곤돌라를 탈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는데 오전이라 그런지 곤돌라가 운행되지는 않았다.
베네시안 호텔의 가장 큰 볼거리는 역시 실내에 만들어져 있는 곤돌라가 떠다니는 그랜드캐널숍스인데, 이 운하가 1층에 있는 것이 아니라 2층에 만들어져 있다. 1층에는 카지노가 있었고, 그 위에 2층에다 운하를 만들어 놓았으니 건축비용이 훨씬 더 많이 소요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실내에 화려한 인공운하를 만들고 산 마르코 광장까지 재현해 놓았고, 이탈리아 북부 도시 베니스를 네바다 주 사막 한가운데 가져다 놓았다. 마카오(Macao)에 있는 베네시안 호텔에서도 똑같은 스타일의 운하를 구경했지만 이곳의 운하도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다. 운하를 따라 걸으면서 사진 몇장을 남겼다. 이곳에서 곤돌라에 탑승해 10여분 정도 즐기는 사람들도 많이 있었지만 남자끼리 간 여행인지라 굳이 탈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다른 호텔과 비슷하게 이곳에도 하늘을 닮은 천장이 진짜 하늘보다 더 하늘같은 느낌을 준다. 베네시안 호텔의 그랜드 캐널 숍스는 굉장히 화려하다. 이탈리아 베니스(Venice)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효과를 내기 위해서 제대로 꾸며 놓았다. 운하가 시작되는 곳에는 넓은 광장이 있는데 베니스의 산 마르코 광장을 작게 축소해서 묘사해놓은 이 광장에는 작은 공연도 열리고 레스토랑에는 식사를 하는 사람으로 북적이고 있다. 여러종류의 음식과 간식류를 취급하고 있었는데 자잘한 먹을거리들을 팔고 있었는데 굳이 이곳에서 식사를 할 생각이 없어 그냥 지나쳤다.
이제 설(중국사람은 춘절이라고 한다)까지 대략3주 정도가 남았는데 라스베가스의 대부분 호텔이 돈 많고 노름을 좋아하는 중국사람들을 겨냥해서 중국풍으로 꾸며 놓았다. 여기가 미국인지 중국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온통 중국풍의 느낌이었고, 중국 사람을 대비해 준비를 많이 해 놓았다. 각 호텔의 외벽도 중국사람들이 좋아하는 붉은 색의 광고판과 장식물이 넘쳐 났고, 호텔 내부에도 중국풍의 인테리어가 엄청나게 많았다. 우리의 국력이 더 강해져도 라스베가스가 한국사람을 겨냥해 인테리어를 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중국사람 만큼이나 노름을 좋아하는 민족이 한국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공략의 대상이 우리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호텔만 둘러 보아도 하루로는 모자랄 것으로 보이는 스트립의 호텔 구경은 베네시안 호텔(The Venetian Hotel)을 끝으로 일단 마쳤다. 나중에 시간이 된다면 한번 더 해 보겠지만 시간을 더 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스트립의 일부 호텔만 둘러 보고 스트립 주변의 호텔을 구경했다고 말하기가 조금 쑥스럽다. 그 정도로 볼거리가 많았다고 생각한다.
(4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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