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레메 마을에 다양한 종류의 숙소가 많이 있었음에도 숙박장소는 여행의 중심지인 괴뢰메 마을에서 10여km나 떨어진 아바노스(Avanos) 쪽에 있어, 이번에도 마을 산책을 위해서는 따로 택시를 불러서 나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호텔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짐을 태충 정리하고 나서 프런트에 부탁해서 콜택시를 불러서 가파도키아 여행의 중심지인 괴레메 마을로 나갔다. 택시비용은 편도에 25터키리라(우리 돈으로 1만2천원 정도)였는데 기사가 올 때도 자기를 부르라고 하면서 자기 명함을 주었다. 하지만 언제 호텔로 돌아올지 몰라서 기다리지 말라고 해 놓았다. 오늘도 관광의 중심지에서 멀리 숙소를 잡아서 짜증이 났지만 이렇게 개별적으로 나올 수 있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호텔에서 출발할 때부터 날이 저물기 시작했는데 괴레메에 도착하니 많이 어두워졌다. 괴레메에는 카파도키아로 관광 온 대부분의 여행객들의 숙소가 있는 마을로, 그냥 걸어서 쭉 둘러볼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작은 마을이다. 이곳에는 주로 숙소와 레스토랑이 밀집해있는데, 괴레메에 머물면서 여기저기 차로 멀리 나가서 투어를 하고 오기 때문에, 낮에는 관광객이 거의 보이지 않고 텅텅 비어있다고 한다. 우리가 도착할 무렵에는 저녁이라서 사람들도 많이 보이고 레스토랑과 기념품점에도 사람들이 많아 보였다. 마을 중심으로 하천이 하나 있었는데 물은 거의 흐르지 않고 있었고, 조명을 예쁘게 해 놓았다.
낮에는 사람이 없지만 저녁이 되면 활기를 띠는 이 지역의 특성상 기념품을 판매하는 상점도 밤 늦게까지 영업을 하는 것 같았다. 불을 훤히 밝혀 놓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카파도키아는 도시 이름이 아니고 터키의 중동부지역을 일컫는 말이다. 넓은 카파도키아 지역에 괴레메, 네브쉐히르, 위르큅 등의 마을이 있고 그 마을 중에서 관광의 중심이 되는 곳이 이곳 괴레메이다. 마을이 언덕으로 둘러 싸여 있고 마을의 중심에 자미의 첨탑이 있어 첨탑을 랜드마크로 삼고 돌아다니면 길을 헤메지 않아도 될 듯하다. 마을의 첫 인산은 관광을 주업으로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수 있었고, 마을에 멋진 경관조명이 많이 되어 있어 보기 좋았다.
괴레메 마을의 상징같은 저 큰 바위도에도 조명이 들어와서 보기에 더 좋았다. 지금은 사람이 살고 있지는 않는 것으로 보였는데 조금 마을 안쪽에 있던 메르케즈 자미의 첨탑과 함께 이 마을의 랜드마크와도 같았던 바위다. 과거에 무슨 용도로 쓰였는지 물어볼 사람이 없어서 그냥 사진만 찍고 마을 안쪽으로 산책을 이어갔다.
이번 터키여행을 너무 급하게 정하고 미리 사전지식을 가지고 오지 않아서 괴레메 마을에 대한 정보가 많이 부족했다. 더구나 숙소가 당연히 이곳 괴레메 마을에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던지라 호텔에서 자료를 구해볼 생각이었는데 외곽 엉뚱한 곳에 호텔이 있어 그럴 수가 없었다. 그냥 다음에 이곳에 오게 될 것을 대비해서 미리 둘러보고 가자는 생각으로 마음의 이곳 저곳을 둘러보게 된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미리 공부를 하고 와야지 볼것도 많고 느끼고 가는 것도 많아진다. 하지만 오늘처럼 그냥 목적없이 새로운 지역을 구경해보는 것도 괜찮다.
이곳에도 분위기 좋아 보이는 레스토랑과 카페도 많이 보였는데 이곳에 숙소가 있었다면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저녁식사를 하거나 차를 한잔 마실 수 있었을텐데 마을을 둘러 보고 다시 돌아가야 했기에 차한자 마실 시간도 내지 못했다. 이럴 때마다 여행사의 행태에 짜증이 난다. 비용이 조금 더 들어가면 그 비용만큼 가격을 올리고 제대로 된 여행을 시켜 주어야 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오늘은 차한잔의 여유보다는 아기자기한 마을을 둘러 보는 것이 더 중요했다. 박공예 작품에 조명을 넣어 판매하는 기념품이 있었는데 예쁘다는 생각은 했지만 구입하지는 못했다.
괴레메 마을에 있는 호텔들은 대분분의 호텔이 진짜 동굴을 개조한 객실에 인테리어를 하고 잠을 잘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고 한다. 동굴호텔이 어떤 곳인지 궁금해서 외관이 멋있어 보였던 큰 길가의 스톤하우스 케이브 호텔(Stone House Cave Hotel)에 한번 들어가 보았다. 입구에 있던 스텝에게 호텔을 구경해도 괜찮은지 물어 보았더니 흔쾌히 돌아보라고 한다. 입구에 넓은 마당이 있고 정문위에 식사를 하는 장소가 있었다. 안쪽으로 들어가서 룸도 구경하고 싶었는데 비어 있는 방이 없어서 방 내부까지는 구경하지 못했지만 진짜 동굴을 이용해서 객실을 만들어 놓은 것은 확인하고 나왔다. 우리가 있던 호텔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체험을 할 수 있었을텐데 많이 아쉽다.
스톤하우스 케이브 호텔 구경을 하고 나서 다시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 보았다. 입구쪽과는 달리 안쪽에는 레스토랑이나 기념품점은 보이지 않고 실제 주민들이 살고 있는 주거공간과 중요관광지로서의 면모를 나타내듯이 호텔이 끝없이 이어져 있었다. 이곳 괴레메에도 주민들이 6천여명 거주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리 늦은 시간이 아님에도 돌아다니는 현지인들이 거의 없었다. 바같에 불을 훤하게 밝혀 놓은 곳은 대부분 호텔이나 숙소인듯하다. 숙소의 종류도 호텔만 있는 것이 아니라 팬션과 하우스 등 다양하고 많은 듯하다.
마을 안쪽을 들어가면서 구경을 하고 있는데 이곳으로 신혼영행을 온 한국인 부부를 이곳에서 만나게 되어 트래블러스 케이브 호텔(Traveller's Cave Hotel)을 알게 되었다. 이번 여행은 사전 공부를 하지 않고 떠나왔기에 괴레메의 정보가 많이 부족했다. 부부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한국 배낭여행객들에게는 꽤나 유명한 동굴호텔이라고 한다. 동네를 한참을 올라가서 마을의 거의 끝자락에 가파른 언덕에 위치해 있어 전망이 참 좋았다. 이 호텔은 이름그대로 언덕의 벽면을 파들어가서 만든 호텔이라고 한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이 호텔에 대한 호불호가 상당히 양극화 되어 있었다. 한인이 메니져로 있어 의사소통에는 좋지만 호텔을 통해서 투어여행을 예약해야만 대우를 해주는 호텔이라고 한다.
신혼부부를 따라서 트래블러스 케이브 호텔 아랫쪽 입구에서부터 윗쪽으로 이동해 가면서 호텔을 살펴 보았다. 언덕을 따라 동굴을 파서 객실을 만들어 놓은 호텔로, 괴레메의 숙소들 중에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어느 객실이나 전망이 좋아 보였다. 객실마다 입구 앞에 잔디밭과 테이블, 의자가 있어서 차 한잔을 마시면서 멋진 풍경바라볼 수 있었다. 사람에 따라서 느끼는 생각은 다르겠지만 한번은 와서 묵어 보았으면 하는 느낌이 드는 호텔이었다. 그런 호텔이 조금만 고객을 위해서 노력하면 평가도 좋은텐데... 위치가 좋아서인지 우리가 방문했을 때에서 만실이었고, 그래서 내부 구경은 하지 못했다.
오늘 밤 우리가 묵게 되는 스톤컨셉호텔이 아닌 이런 호텔이 내가 하룻밤 자고 싶었던 호텔이었다. 한인 메니져가 없어 의사소통에 조금 불편함이 있어도 상관없고 내부 시설이 깔끔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괴레메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동굴호텔이고 거기에 전망까지 좋다면 금상첨화라고 생각된다. 호텔 윗쪽에는 야외 테라스가 크게 만들어져 있었고, 터기 국기 아래 푹신푹신한 쇼파를 놓아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놓았었다. 제일 윗쪽에 리셉션과 호텔 레스토랑이 있었다. 한인 메니져라고 들었는데 메니져가 아니라 사장이라고 한다. 그런데 정말로 서비스 정신이 별로 없는 듯하다. 우리가 다른 호텔에 묵고 있다고 하니 대우가 갑자기 달라져 버렸다. 다음에 오게 되면 이 호텔에서 묵어야 하질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듯하다.
트래블러스 케이브 호텔뿐만 아니라 괴레메에는 동굴을 파내어서 만든 동굴호텔이 굉장히 많았다. 다음에 괴레메를 다시 찾게 된다면 최소 이틀 이상 머물면서 동굴호텔에서 잠을 자 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낮에 이 동네의 분위기가 어떨지 모르겠지만, 야간에는 마을 전체에 조명을 예쁘게 해 놓아서 평화롭고 아담한 느낌을 주는 곳이었다. 숙소가 있는 곳 뒷쪽으로 마음을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곳이 있다고 들었지만 그쪽으로는 조명이 되어 있지 않고 너무 늦어서 가볼수가 없었다. 트레블러스 케이브 호텔에서 나와 조금더 윗쪽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마을 입구쪽으로 되돌아 내려 왔다.
괴레메 마을을 전부 다 돌아다닌 것은 아니지만 대충 많은 곳을 다닌 듯하다. 내려 오는 길에 조그마한 가게에 들렀는데 꿀을 판매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많이 저렴해서 집사람이 욕심을 부렸다. 열기구를 예약할 수 있는 곳도 여러 군데가 있었는데 여행사 가이드를 통해서 예약해 놓았기에 어쩔 수가 없다. 함께한 일행들이 전부 열기구를 탄다고 했으면 나는 함께 하지 않고 따로 예약을 했을텐데, 참가인원이 많지 않아서 우리 가족이 신청하지 않으면 진행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을까봐 어쩔수 없이 함께 했다. 가이드가 중간에서 적당히 수수료를 챙겼으면 좋으련만, 얼굴빛도 변하지 않고 보험이 되지 않는 업체를 통해서 170유로에 할 것이냐고 뻔뻔하게 말했었다. 이곳에 와서 확인하니 100유로만 해도 충분히 할 수 있었다. 우리 여행사들의 관행이 빨리 바뀌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인포메이션 센터에서는 괴레메 마을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여러 여행 루트에 대해서도 알려 주고 있었다. 오늘 하루동안 우리가 가 보았던 곳들도 모두 이곳에서 진행하는 여행 루트에 포함되어 있었다. 그 이외에도 트레킹을 할 수 있는 루트도 있었고, 그린투어. 레드투어, 로즈벨리 투어 등에 대해서도 안내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내가 다음에 이곳에 오게되면 그런 틀에 박힌 투어보다는 자동차나 오토바이를 렌트해서 내 취향대로 자유롭게 돌아다녀 볼 생각이다.
괴레메 마을을 한바퀴 돌아서 내려오니 늦은 시간까지 문을 열고 있는 카펫 가게가 있었는데 그 시간까지 카펫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종류도 다양하고 좋아 보이는 것이 많이 있었는데 시골임에도 가격은 결코 싸지 않았다. 가이드가 관광객에게는 질 안좋은 제품을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고 카페트는 절대 사지 말라고 했는데, 자기가 소개하는 제품을 사야 하는데 카페트를 사게되면 그 제품을 사지 못하게 되니 그랬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단체여행을 떠나서 이런 카펫까지 사서 오기에는 짐이 너무 많다.
늦은 밤까지 영업을 하고 있는 음식점도 있었는데 사진을 찍으려 하니 포즈까지 잡아 주었다. 좀더 오랬동안 괴레메 마을을 돌아다녀 보고 싶었지만 생각보다는 규모가 크지 않아서 한바퀴 돌고 나니 더 볼 것이 없었다. 낮에 와서 마을 뒷쪽 전망대에 올라 전체를 보는 것과 멋진 레스토랑에 들어가서 음식 맛이나 보지 않는 이상 더 할일이 없을 것 같았다. 내일 새벽 일찍 일어나서 열기구 체험을 하기로 되어 있어 더 돌아다닐 상황이 되지 않았다. 돌아오는 길에도 택시를 이용해서 돌아 왔는데 운전사한테 호텔이름을 말해 주어도 위치를 잘 알지 못해 아바노스(Avanos) 방면으로 가자고 해 놓고 처음 간 내가 길을 알려 주면서 돌아 왔다.
(9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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