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여행/그리스, 터키('14.5)

터키 여행 26-7 (기암괴석의 파샤바 계곡) (2014.5)

남녘하늘 2016. 7. 24. 11:20

 

 데린구유를 출발해서 파사바계곡으로 이동중 무지개가 보였다. 우리가 있는 곳에는 비가 내리지 않았는데 아마 근처에서 국지성 호우가 내렸나보다. 아주 오랫만에 무지개를 가까이서 보게 되었는데, 주변 풍광과 더불어 아주 멋진 모습을 보게 된다. 파샤바 계곡은 수도사의 골짜기나 요정의 골짜기로 불리기도 하는데 기이하게 생긴 버섯모양의 바위들이 병풍처럼 늘어서 기이한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수억년 전에 화산폭발과 지진 그리고 비바람이 만들어낸 자연의 걸작품들이라고 한다. 이동중에 보이는 풍광도 멋지다.   

 

 

 

 

 파샤바 계곡도 관광객이 많이 방문하는 곳인지 제법 넓은 주차장도 있고 골짜기의 규모도 엄청나게 넓다. 버스에서 내려 파샤바계곡을 향해 이동하는데 자연스럽게 탄성이 터져 나온다. 아이들이 즐겨보던 만화영화 속의 배경인 스머프의 나라에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이 기획하고 자연이 만든 모습, 정말 우리 상상을 뛰어넘는 대단한 모습이다. 몇년 전 대만의 예류에 갔을 때 보았던 풍화작용에 의한 몇 몇 풍경에 감탄을 하고 왔는데 그에 비하면 이곳은 몇 십배나 더 큰 규모이고 초자연적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그동안 여러번 파샤바계곡의 버섯바위들을 사진으로만 보았지만 직접 이곳에 와서 내 눈으로 보고 두발로 직접 보고 걸으면서 상상이상의 짜릿한 경험을 하게 된다. 계곡의 규모가 엄청 클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생각보다는 규모가 적었다. 전체 계곡의 규모가 작은 것이 아니라 여행사에서 사진을 찍게 하고 돌아볼 수 있게 했던 공간의 규모가 작았다는 말이다. 이 계곡을 비롯해서 주변으로 엄청나게 커다란 기암괴석의 넓은 계곡이 이어지고 있었다. 수억년 전에 화산폭발과 지진과 비바람이 만들어낸 자연의 걸작품들 뒤로 이제는 쌍무지개가 떴다.   

 

 

 

 

 옛날 기독교의 수도사들이 핍박을 피해 이곳으로 숨어들어 생활했기에 이 부근의 골짜기를 수도사의 골짜기라고도 부른다. 뒤로 보이는 바위가 성 시몬 교회다. 교회라고 해서 규모가 있는 곳이 아니고 그냥 바위를 파낸 곳에 몇 사람 들어갈 공간일 뿐이다. 오전에 방문했던 괴레메 야외 방물관에서 보았던 것과 비슷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면 그들의 생활했던 모습을 볼 수 있고, 교회 안에는 아직 프레스코화가 남아 있었다.     

 

 

 

 시몬 교회 뒷쪽으로 이동해 보니 현지인이 낙타를 끌고 와서 풀과 포도잎을 먹이고 있었다. 사람이 많이 찾는 성수기였으면 관광객을 상대로 낙타체험 영업을 했을 것으로 생각되어진다. 사막은 아니지만 터키에 와서 관광지에서 낙타를 꽤 많이 봤다. 새끼 낙타와 함께 여유롭게 풀을 뜯고 있는 낙타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일행들은 이번에도 아랫쪽에서 사진을 찍으면서 머물고 있는 동안 집사람과 나는 언덕을 따라 윗쪽으로 올라가 보기로 했다. 관광지로 개방된 아랫쪽에서 바위 몇개만 감상하기보다는, 더위에 땀을 흘리더라도 더 많은 것을 보고 싶은 호기심이 더 컸기 때문이다. 언덕길은 패키지 관광을 온 사람들은 올라오지 않는 곳이라고 생각되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이 다녔는지 길이 반질 반질하게 나 있었다. 높은 곳에 올라와야만 전체를 조망해 볼 수 있고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땀을 조금 더 흘리고 두발로 걸어야 하는 수고로움은 있지만 땀의 댓가는 확실하게 보장해 준다.  

 

 

 

 

 

 언덕을 따라 오르니 조금 전에 돌아다녔던 관광지가 한눈에 들어왔다. 그곳도 멋있다고 생각했는데 윗쪽으로 올라오니 더 멋진 풍광이 펼쳐져 있었다. 마치 외딴 외계의 어느 곳에 서 있는 착각이 들게 하고, 둘러보는 곳 모두 기이한 바위 봉우리들로, 아래에서 본 것은 전체의 일부에 불과했다. 내가 알지 못하는 곳에 또 다른 멋진 풍광이 있겠지만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장관을 펼쳐져 있었다. 역시 올라와 보기를 잘했다는 생각이다. 언덕 위쪽이라 바람도 불어와서 올라오면서 흘린 땀을 식혀 주었다.   

 

 

 

 

 

 

 시간적인 여유가 되면 이 길을 따라서 산까지 이어지는 트레킹을 해 보았으면 좋겠지만 자유여행을 오지 않은 몸인지라 이만큼만 올라와 본 것으로도 만족해야 한다. 산 중턱까지만 가 보았으면 참 좋았을텐데 아쉬운 맘이다. 많은 사람이 오르내리다 보니 자연히 미끄럼틀처럼 바위가 파여나가고, 계단도 생긴 듯하다. 언덕에 올라 돌아보는 동안 한국인 여행객은 한사람만 보았는데, 외국의 젊은 친구들은 가벼운 복장으로 트레킹을 하고 있는 사람은 여러명 만났다. 이들은 차를 가지고 오지 않고 전반적인 트레킹을 즐기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우리는 이곳에서 주어진 시간안에 돌아보고 숙소로 가야 하는데 주어진 시간이 너무 짧다. 짧은 시간이지만 그나마 일행과는 달리 버섯바위들이 즐비한 아래에서 머물지 않고 파사뱌계곡을 빙둘러 반원의 형태로 산중턱을 걸으며 트레킹을 하기도 하였으니 걷는것 좋아 하는 나로선 기대 이상의 보너스도 챙겼다. 파샤바 계곡을 만든 예술가는 비와 바람으로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앞으로 몇 백년의 세월이 파샤바의 모습을 변화시키지는 못하겠지만, 변화는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다. 지진이나 천재지변의 재해가 없이 이 멋진 풍광이 오래 유지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파샤바의 행정사무소도 동굴 속에 있었다. 언덕 위에서 내려다 본 행정사무소, 이곳에도 역시 터키 국기가 게양되어 있었다. 이런 멋진 풍광속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좋을까 싶은데, 건조한 기후와 화산재, 돌가루, 먼지로 인한 호흡기,폐 질환으로 빨리 늙고, 다른 지역의 평균 수명보다 짧다고 한다. 한번 와서 멋진 풍광을 구경하고 가는 편이 좋다는 이야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샤바 계곡을 비롯한 괴레메의 여러 곳은 다시 한번 와 보고픈 곳이다. 다음에 다시 자유여행으로 꼭 오겠다고 다짐한다.    

 

 

 

 

 

 이곳도 관광객들이 많이 방문하는 곳이라 현지인이 거의 거주하지 않음에도 레스토랑도 있고, 작은 규모의 기념품점과 상점도 있었다. 대체로 관광지에 도착해 가게의 선물코너를 둘러보면 이 지역에서 강조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는데 이곳은 역시 요정이 살고 있는듯한 이곳의 바위모형의 기념품이 많이 있었다. 보기에는 좋을지 몰라도 그런 종류의 기념품을 구입하지 않는 나는 기념품 대신 더운 날씨에 필요한 생과일 쥬스를 이곳에서 한잔 사먹었다.      

 

 

 


 아쉽지만 파샤바계곡을 출발해 숙소로 들어왔다. 이번에는 숙소를 관광객이 많이 찾는 괴레메 마을로 잡아 놓았을줄 알았더니 괴레메 마을에서 10여km 떨어진 스톤컨셉 호텔로 정해 놓았다. 괴레메의 천연동굴 호텔의 컨섭을 차용해 건축해 놓았는데 저녁때 괴레메를 방문해보니 이 호텔은 동굴호텔 축에도 끼지 못하는 수준이다. 그야말로 스톤컨셉의 이름만 차용했다. 카파도키아는 매우 넓은 지역으로 볼거리가 몰려있는 괴레메 마을에 숙소를 잡는 것이 일반적이라는데, 우리 여행사에서는 조금 더 저렴한 호텔을 선택했던 것으로 추정되어진다. 여행의 중심지인 괴레메 마을에서 10여km 떨어진 곳에 숙소가 있었다.   

 

 

 

 

 

 

 호텔 이름이 Stone Concept Hotel 이라고 되어 있어, 괴레메에서 유명한 동굴호텔의 분위기를 가져온 호텔이었다. 내부는 동굴의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서 어두컴컴하게 만들어 놓았고, 객실의 벽도 동굴의 느낌이 날 수 있도록 해 놓았지만 이미 괴레메의 동굴호텔에 마음이 가 있어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 하룻밤만 잠을 자고 가면 된다고 생각하면 되겠지만 여행자를 생각해 준다면 주위에 아무것도 없이 호텔만 있는 이런 곳에 숙소를 잡아서는 안된다. 결국 오늘도 호텔에 머물러 있지 않고 택시를 불러서 괴레메 마을 구경을 가기로 했다. 괴레메 마을 구경을 하기 위해서 시간과 노력을 기우리게 만드는 것을 생각하면 상당히 불쾌하다. 여행사에서는 불만을 표시하는 내가 불량고객이었을 것이다.   

 

 

 

 

 

 

(8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