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여행/그리스, 터키('14.5)

터키 여행 26-5 (괴레메 야외박물관) (2014.5)

남녘하늘 2016. 7. 20. 00:26

 

 우치사르에서 내려와 괴레메 야외 박물관으로 이동했다. 이 지역의 특징이 건조하고 날씨가 더운지 모르겠지만 날씨가 다른 지역에 비해서 훨씬 더워서 땀이 많이 흐르고, 자연히 그늘을 많이 찾게 된다. 괴레메 야외박물관은 수백만년전 활화산이었던 예르지예스산(3,917m)등에서 분출한 용암이 오랜 세월에 걸쳐 풍화, 침식작용을 일으켜 응회암 지대로 바뀌어 지금과 같은 형상이 되었다고 한다. 이곳은 데린구유 지하도시와는 달리 지상으로 나와 있는 바위 동굴 속에 교회들이 위치하고 있다. 동굴 속으로 들어가면 크고 작은 방과 교회로 사용되었던 유적들이 많이 있는데, 오래전 기독교인들이 이슬람교를 피해 예배를 보았던 곳이라고 한다. 야외 박물관을 비롯하여 괴레메의 바위 유적들은 유네스코 세계자연문화유산으로 지난 1985년 지정되었다.        

 

 

 

 


 괴레메(Goreme)라는 말은 보이지 않는이라는 뜻으로 수도사들이 동굴에서 은거 했던 곳으로, 그들이 사는 모습이 외부사람들에게 보이지 않는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괴레메 야외 박물관은 수도원과  암굴 교회 등을 총칭하는 것으로 7세기부터 12세기의 건축 양식을 보여주고 있다.  입구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바위는 11세기에 만들어진 여자 수도원이다. 모두 6층으로 되어 있으며 내부에는 작은 예배당, 식당, 방 등의 공간이 있다.  

 

 

 

 

 


 기록에 의하면 이곳에는 3백여개가 넘는 암굴교회가 있었다고 하는데, 현재는 약 30여개의 교회만이 관광객들에게 공개되고 있다. 생각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와서 입구쪽에는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고, 입구에서 가까운 몇 몇 교회에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날씨가 더워서 자꾸 그늘만 찾게 되는데, 구경하기에 앞서 가이드로부터 전반적인 야외박물관에 관한 내용을 들었다. 대부분 7-12세기 로마와 이슬람의 핍박을 피해 들어온 기독교도들이 만든 것이라고 한다.   

 

 

 

 

 


 야외박물관을 한 바퀴 돌면서 입장할 수 있는 교회 하나하나를 들어가 보았다. 오래전 이곳에 살았던 이들은 암석의 연한 부분을 파서 기둥도 만들고 창문도 만들고 의자도 만들고 식탁도 만들었다. 그리고 멋진 벽화도 그렸다. 사람들이 많은 곳은 엄청 줄서서 기다려야 하고, 어떤 곳은 줄도 서지 않고 있었다. 화려한 벽화가 가득한 교회는 찾는 사람이 많아서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고, 사람이 없는 동굴은 그다지 볼 것이 없는 곳이었다. 이 교회들도 가이드의 설명이 없다면 그냥 동굴만 보게 되는지라 이럴때는 가이드가 있는 패키지 여행이 빛을 발한다. 괴레메 야외박물관에는 한국사람이 많이 찾는 곳인지 한국말로 설명하는 오디오 가이드기가 있어서 혼자 와도 되기는 하다.  

 

 

 

 

 

 

 일부 동굴에는 부엌으로 이용하던 공간과 당시의 그을음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기도 했다. 수도원 식당으로 사용했다는  동굴에는 긴 식탁과  회의용 테이블 용도로 사용 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공간도 있었다. 이렇게 프레스코화가 없는 공간에서는 내부 사진을 찍어도 제지하지 않고 있어서 몇 곳은 사진을 찍었다. 

 

 

 

 

 

 동굴교회의 내부 사진을 찍는 것은 상관없지만, 동굴교회에 그려진 벽화는 보호를 위해 사진 찍는 것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었다. 지금 여행하는 사람들은 아쉽게도 사진 찍을 기회가 별로 없어서 안타깝지만 세계유산을 후세 사람들에게도 보여주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사진을 찍지 못하게 했기에 내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몇 몇 곳에서만 사진을 찍었다. 어짜피 인터넷을 뒤져 보면 훨씬 잘 찍어 놓은 사진을 얼마든지 구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굳이 다른 사람 눈치 봐가면서 하지 말라고 하는 일을 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귀국후 블로그를 작성하면서 괴레메 야외박물관에 그려져 있었던 프레스코화 몇 점을 찾아 보았다. 당시 가이드의 설명에 따르면 벽이나 천장에 회반죽을 바르고 마르기 전에 색칠을 하는 그림으로, 붉은 색 염료를 주로 많이 사용해서 그렸다고 한다. 그래서 수도사들은 붉은 색 염료를 구하기 위해 비둘기를 키웠다고 한다. 몇 몇 사진은 내가 야외박물관에서 본 적이 있었는지 가물가물하다. 역시 사진을 찍어 왔어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이 정도 화려했던 것을 본 것 같지는 않은데, 내가 들어가보지 않는 교회에 있었던 모양이다.        

 

 

 

 

 

 야외박물관이라는 이름처럼 동굴 내부보다는 바깥쪽이 오히려 볼거리가 많았고, 어디를 배경으로 찍더라도 다 멋진 사진이 나오는 것 같았다. 사진도 찍지 못하는 동굴 내부는 거의 비슷한 모양인데, 외부로 보이는 넓은 계곡이 야외박물관이라는 이름이 허세가 아님을 보여 주고 동굴에서 바라보니 바깥 풍경이 월씬 더 멋있다. 이 지역에는 실제로 이런 동굴집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는데 터키정부에서는 붕괴 위험대문에 이주를 권장하고 있어도 쉽게 떠나지 못한채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괴레메 야외박물관의 각 교회는 외부에 이름이 써 있는 것도 아니고, 모양이 거의 비슷비슷해서 건물들은 눈썰미있게 봐두지 않으면 구분해내기가 어렵다. 나도 설명을 들을 때는 정확하게 구분을 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니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내부에도 예수의 생애와 죽음, 부활을 주제로 한 프레스코와 성화들이 천정과 벽면을 채우고 있었다는 기억만 남아 있다. 사진을 찍을 수 없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윗쪽으로 올라올 수로 괴레메 전경이 눈앞에 시원하게 펼쳐져서 풍경사진을 찍기에 좋았다.        

 

 

 

 


 야외박물관 윗쪽으로 오르면 카란륵 교회 또는 다크처치(어둠의 교회)로 불리는 교회가 나온다. 야외박물관과 별도로 입장권을 끊어서 입장해야 한다고 하는데 이미 아랫쪽에서 너무나 많은 교회를 보고 왔고, 또 내가 기독교인이 아닌지라 굳이 비용을 주고 보러갈 생각이 없었다. 기독교인이라면 추가 입장료를 내고 가서 볼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한다. 벽면마다 프레스코화가 가득하고 보전 상태도 좋다고 하는데 앞에 인터넷에서 가져온 프레스코화가 이곳에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 입장은 하지 않더라고 다크처치 입구까지 올라올 수 있어서 높은 이곳에서 박물관 아래를 내려다 보았다.   

 

 

 

 

 

 

 제일 윗쪽에 있던 카란륵 교회를 끝으로 다시 입구 쪽으로 내려 왔다. 가이드가 중간지역까지 함께 하면서 자세한 설명을 해주고는 약간의 자유시간을 주고 먼저 내려가 있었기 때문에, 또 일정에 맞춰서 내려가야 했다. 이곳의 멋진 풍광이 이국적이었고, 자신의 신앙을 위한 애썼던 이곳의 역사가 가슴에 와 닫았을 뿐 개별적인 동굴에 대한 기억과 구분은 힘들다.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외부의 모습은 거의 비슷하기 때문이다. 내려 오면서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 몇 몇 동굴을 다시 들어가 보았다.    

 

 

 


 멀리 박물관 반대편으로 보이는 바위에 수없이 뚫려있는 작은 구멍들은 사람이 살던 곳이 아니고, 비둘기 집이라고 한다. 비둘기들은 이 곳에 거주하던 수도사들에겐 소중한 존재였는데 비둘기고기는 이곳 사람들에게 양식이 되어주기도 했고, 교회 안에 그려져있는 성화를 채색하기 위한 염료의 재료가 비둘기 알이었기 때문이다. 이곳 괴레메 야외 박물관은 오랜동안 풍화 작용으로 독특한 모습을 갖추게 되었지만 지금도 여전이 조금씩 침식작용과 풍화작용으로 모양이 변하고 있다. 때문에 오랜 세월이 더 흐르면 이곳도 자연속으로 영원히 돌아가지 않을까싶다. 

 

 

 


 

 정문을 나와 주차장까지는 내리막 길을 조금 걸어서 내려가야 했다. 야외 박물관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주변에는 박물관 안쪽에서 보았던 것과 비슷한 풍경이 펼쳐져 있다. 황량한 대지에 끝없이 펼쳐지는 기묘한 형상을 한 수많은 바위들과 눈앞에 펼쳐지는 동굴들, 얼마나 긴 세월동안 이런 형상이 이루어졌나를 생각해보면 인간의 존재는 한없이 작아지는 느낌이다. 다음에 이곳을 찾아올 사람을 위해서 멋진 풍광들이 잘 보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주차장에는 자그마한 상점들이 늘어서 있었는데, 이곳도 관광객이 많다는 것을 알려 주는 증거다. 주변에 사람이 사는 동네가 있는 것도 아닌데 단지 관광객을 대상으로 판매 목적으로 만들어진 시장인 셈이다. 다른 관광지에서 팔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고급스런 물건들은 아닌 것 같았고, 특별한 기념품은 없어서 그냥 한번 둘러 보는 것으로 끝냈다. 차를 탈때까지 기다리면서 심심하지 않는 정도... 다음 행선지인 지하도시인 데린구유를 향해서 이동하기로 한다.  

 

 

 

 

 

(6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