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여행/그리스, 터키('14.5)

터키 여행 26-2 (그랜드 바자르) (2014.5)

남녘하늘 2016. 7. 7. 00:39

 

 톱카프 궁전 앞쪽에는 대형 버스를 주차해 놓을 수 없는지 버스를 타기 위해서 조금 걸어서 이동해야 했다. 바다갓 근처에 있는 주차장으로 이동하면서 구시가지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구경할 수 있었다. 이스탄불(Istanbul)은 터키의 옛 수도로 보스포루스 해협과 마르마라해, 할리치 만사이에서 유럽과 아시아의 경계에 위치한 도시다. 세계를 지배한 3대 강국인 로마, 비잔틴, 오스만제국의 수도이기도 했었던 이 곳은 오늘날까지 도시 곳곳에 과거 번영의 흔적들이 여러 곳에 남아 있다. 바닷가 근처에 있는 캔쿠르타란(Cankurtaran)역을 지나 주차장으로 이동하니 대형주차장에 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버스를 타고 다음 목적지인 그랜드 바자르로 이동하면서 찍은 구시가지 일부의 모습이다. 구시가지 대로변에도 각종 유물이 방치되다시피 널려 있다. 도시가 형성된 기원전 660년 그리스시대의 비잔티움 시절부터 동로마제국의 수도였던 콘스탄티노플을 거쳐 1453년 술탄  메흐메드  2세가 이곳을 점령하면서 오스만제국의 중심적인 도시가 되었던 긴 역사를 가진 이스탄불인지라, 유물의 워낙 많아서 이런 정도는 그냥 도로변에 놓아 두어도 되는 모양이다. 이스탄불은 현재 1,350만여명의 인구가 살아가고 있는 메트로폴리탄이다.   

 

 

 


 그랜드 바자르는 이스탄불이 오스만제국의 중심지가 되면서 동서양의 물물교환의 장소로 시작되었다고 한다. 비잔틴 제국 때  건물을 지었고 콘스탄티노플을 점령한 술탄 메흐메드 2세가 1461년 섬유제품을 판매하는 상점들을 유치하기 위해 이 시장을 확대했다고 하는데, 그 시대에도 대형 옥내 시장안에는 상점이 950개 있었다고 한다. 이곳에 워낙 관광지로서 유명하고 대형 시장이어서 시장 앞에서부터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가이드이 대략적인 설명을 듣고 나서 우리 일행은 그랜드 바자르의 7번 문인 베야짓 문으로들어가서 1번 문인 누로스마니예 문으로 나오기로 약속을 하고 끼리끼리 시장을 돌아보기로 했다.      

 

 

 


 그랜드 바자르는  터키말로 카팔르 차르쉬(Kapali Carsi)라고 부르며 지붕이 덮여있는 시장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랜드 바자르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오래된 실내 시장으로, 2개의 주요 통로를 포함하여 모두 18개의 출입구가 있으며, 내부에는 거미줄 처럼 얽힌 60여 개의 미로같은 통로가 있다. 오늘날에는 무려 4,400여개가 넘는 가게들이 빼곡히 들어찬 거대한 시장이 되었다. 다행이 길눈이 밝은 나로서는 처음 방문하는 곳이지만 어렵지 않게 길을 찾아 갈 수 있었다. 입구에 들어서니 금은세공품들을 파는 상가들이 보이고 그 중앙 통로를 중심으로 수 많은 골목길이 펴져 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시장안에는 정말로 만물상이 따로 없을만큼 다양한 물품들로 넘쳐나고 있었다. 도자기, 가죽제품, 동제품, 골동품, 양탄자, 금은세공품, 수공예 제품, 의류, 기념품 등등. 대체로 같은 품목을 취급하고 있는 상점이 끼리끼리 모여 있어서 관광객이 다양한 물건들을 비교해 가면서 쇼핑하기에 아주 좋다. 하루에도 수십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대표적인 관광명소 중에 한 곳인지라 가격은 그다지 저렴한 편은 아니라고 한다. 물건을 살 때 정가가 붙어 있는 것이 아니어서 흥정을 해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과거에는 이곳에서 생필품 등 다양한 물품의 거래가 이루어졌을 뿐만 아니라, 노예 거래까지 행해졌다고 한다. 

 

 

 

 

 

 기념품으로 구입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그릇가게의 아름다운 터키 접시들. 집사람이 종류별로 하나씩 다 사오고 싶어 했지만 가격도 싼 편이 아니고, 자꾸 짐이 늘어나고 있어서 충동구매 욕구를 애써 참았다. 값싸고 조잡한 기성품같은 중국산 접시도 팔고 있었고, 터키 장인의 손으로 직접 만든 핸드메이드 제품도 있었는데 설명을 들으면 왜 차이가 있는지 알 수 있었다. 터기의 자기는 전체적으로 파란색이 많았는데, 파란색은 성공을 뜻하며 터키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색깔이라고 한다.  

 

 

 

 

 시장안에는 차이(Cay)를 배달하는 사람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차이(Cay)는 터키의 홍차를 이르는 말로 터키 사람들은 보통 하루에 여섯 잔 이상 물처럼 차이를 마신다고 한다. 터키의 흑해 지역에서 재배되는 차이는 19세기 후반에 인도에서부터 유래된 것으로, 차이는 발효시킨 정도가 홍차와 우롱차의 중간쯤으로 차이를 마실 때 터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설탕을 많이 넣어 마시지만, 최근에는 건강을 위해 설탕을 넣지 않고 마시는 사람들이 많다. 차이를 마시는 찻잔이 상당히 상당히 마음에 든다. 기념품점에서도 많이 판매하고 있었는데 잔이 깨질 것 같아서 고민만 하고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  

 

 

 

 

 중앙 통로를 중심으로 옆으로 골목길을 들어가면서 진행했는데 생각보다는 빨리 시장 바깥으로 나오게 되었다. 가이드를 만나기로 했던 곳은 1번 출입문인데 가다 보니 2번 출구로 나왔다. 시간을 체크해 보니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어서 다시 시장안으로 들어가 구경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2번 출입구 앞쪽에는 생과일 주스를 판매하는 가게가 있었는데 오렌지를 비롯한 과일이 많은 터키에서는 생과일 쥬스의 가격이 굉장히 저렴하다. 물 대신에 과일쥬스로 수분을 보충했다.      

 

 

 

 

 

 시장으로 들어가서 다시 조금 이동하니 가이들르 만나기로 했던 누로스마니예 문(Nurosmaniye Kapisi)이 나왔다. 누로스마니예 문  입구 위에는 의장용 무기와 책, 깃발이 새겨져 있다. 이곳이 시장에서 가장 번화하고 사람들이 많은 장소인 듯하다. 벌써 일부 일행은 시장 구경을 끝내고 나와 있었지만 아직 만나기로 한 약속시간이 많이 남아 있어서 시장 구경을 더 하기로 했다.  다시 시장 안쪽으로 들어가서 우리가 지나가지 않았던 다른 곳을 구경하기로 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는 시장이 꽤 크다는 느낌이다. 

 

 

 

 

 

 이곳 그랜드 바자르에도 한국인 관광객이 어지간히 많이 다녀가는지 상인들은 능청맞게 한국어를 구사하며 호객을 한다. 한국어를 배워서 영업을 할만큼 이곳을 방문하는 우리나라 사람도 많다는 것이고, 중요 고객중에 하나가 되었다는 뜻이다. 이곳 상인들이 선대로부터 장사하는 것을 교육 받았다고 하니 장사수완이 좋을 듯 하다. 능청스럽게 호객행위를 했던 이곳 상인과 함께... 발음과 어휘가 우리나라 사람과 같을 수는 없지만 밉상스럽게 대하는 것이 아니어서 기분이 좋았다. 간단한 터키말 한마디.... 터키에선 사람들과 낮 인사할 때 멜하바(Merhaba)라고 하는데, 우리나라 말 안녕하세요와 같은 뜻이다. 아침인사는 규나이든(Gunaydin), 감사합니다는 테세퀴르 에데림(tesekkur ederim)이다.   

 

 

 

 

 

 아직 여행의 초반이어서 이곳에서 선물이나 기념품을 살 계획이 없었는데 결국 이것 저것 물어보다가 친철한 터키 상인의 상술에 말려서 전통먹기리인 로쿰을 조금 구입했다. 나중에 다시 와서 구입할까 생각했지만, 여행일정이 맞지 않아서 시장에서 구입하지 못하고 공항에서 구입해야 하는 상황이 될지 몰라서 구입했다. 지방을 돌아다니면서 기념품이가 생필품 등 가격을 비교해보니 그랜드 바자르가 흥정을 잘 하더라도 싼 편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엄청 바가지를 쓴 물품이 아니었기에 만족하기로 했다.

 

 

 

 

 그랜드 바자를 나와서 일행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이스탄불의 최고 관광 명소인 성소피아 성당과 맞은 편에 있는 블루모스크로 향해 이동하기로 했다. 그랜드 바자르 근처에도 버스를 정차시켜 놓고 구경하기에는 이스탄불의 교통사정이 좋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랜드 바자르에서 블루모스크로 가는 길에도 여러 점포가 있었는데, 이곳의 점포가 그랜드 바자르의 점포보다 훨씬 고급스러운 상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이런 골목길을 걸어서 구경하는 것도 좋은 여행이다.      

 

 

 

 

 

 

 고급스러운 점포 거리를 지나치니 성소피아 성당과 블루모스크가 있는 술탄 아흐메트(Sultan ahmet) 광장이 나왔다. 성소피아 성당과 블루모스크는 오늘 구경하지 않고 터키의 다른 지역을 관광하고 나서 다시 이스탄불에 와서 관람을 할 예정이다. 오늘은 하루 종일 톱카프 궁전 관람을 시작해서 그랜드 바자르에 이르기까지 이스탄불의 구시가지를 두루 돌아 다닌 것 같다. 성 소피아 성당 앞을 지나치게 되면서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사진을 한장 남겼다. 드디어 이스탄불의 중심지에 와 있다는 느낌이 든다.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서 이동했는데 이번에도 또 한식당이다. 그리스에서도 짧은 여행 기간에 한식당을 두번이나 방문했는데 터키에 와서도 첫날부터 겨우 점심만 터키식 식사를 하고 또 저녁은 한식당을 방문한다. 이 패키지 여행 상품은 도대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지방 중소도시에 가서 한식당이 없어 한식당을 가지 않을 것인지... 방문한 서울정이라는 식당은 이곳에서는 유명한 식당인 것으로 보이지만 음식맛을 추천할만큼은 아닌듯하다. 가격이 저렴한 것도 아닌데 이런 음식을 먹게 하려고 이곳까지 왔는지 모르겠다. 서울정이 있던 골목길에 현지 식당도 많이 있었다. 터키 곳곳을 돌아 다니면서 느낀 것중에 하나가 도시나 시골이나 터키 국기가 곳곳에 많이 걸려 있다는 것이다. 골목길에도 대형 국기가 걸려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다시 숙소로 이동하기 위해서 바닷가에 있는 주차장으로 이동했다. 퇴근 시간이 되어서인지 도로에는 차가 생각보다는 많았는데. 이스탄불로 교통체증이 엄청 심한 도시라고 한다. 보스포러스 해협이 바라보이는 해변에는 산책 나온 현지인들이 많이 있었고, 바닷가에는 고기를 잡는 낚시꾼들도 많이 있었다. 해변에서 고등어케밥을 팔고 있는 노점상이 있었는데 한식당에서 맛없는 한식을 먹는 것보다 이런 곳에서 이런 케밥이라도 먹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저녁을 먹어버려서 케밥도 사 먹지 못했다. 고객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있는 여행사이다.  

 

 

 

 

이스탄불에 도착해서 첫날 여행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는 도심에서는 제법 떨어져 있었는데, 공항에서는 가까운 메리어트 호텔(Courtyard Istanbul Marriott Hotel)이었다. 오픈한지 오래되지 않은 호텔이고 메리어트 계열의 호텔이어서 깨끗하고 좋기는 한데, 이번에도 도심에서는 거의 한시간 가까이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내일 아침에 공항에서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이 호텔을 정했는지 알 수 없지만 자유여행을 왔다면 나는 절대로 정하지 않았을 호텔이다. 패키지 여행을 가면 늘 이런식으로 호텔을 잡아서 짜증이 난다. 오늘 저녁에 시내 구경을 해야 하는데 또 시내에 가려면 왕복 2시간과 비용을 허비해야 한다. 숙소의 컨디션은 터키 여행중에 가장 좋았다.     

 

 

 

 

 

(3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