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 도착하니 9시가 조금 넘었다. 월요일 아침이어서 길이 막힐까봐 일찍 출발했는데 생각보다는 빨리 도착했다. 호텔이 도심에 있는 것이 아니어서 공항으로 이동은 편했던 모양이다. 아테네 공항에 입국할 때에는 빨리 고린도 운하를 보러 가기 위해서 바빴는데 오늘 출발은 10시 15분 비행편이어서 조금 여유가 있었다. 도착했을 때 보지 못했던 공항의 모습을 구경해 보았다. 그리스라는 것을 강조하려는 듯 공항 출입문 앞에도 대리석으로 만들 모조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아테네 공항은 작아서 공항 안에 볼 것은 많은 편이 아니다.
1시간 30분정도 비행기를 타고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공항에 도착했다. 아타튀르크 공항은 그리스로 넘어 갈 때 한번 들렀던 공항이니 벌써 두번째 방문이 된다. 터키에서 그리스로 갈 때에는 공항 밖으로 나오지 않고 바로 트랜짓을 했기에 공항 밖으로 나온 것은 처음이다. 공항을 빠져나와 여행사에서 준비한 대형 버스를 타고 이스탄불 도심으로 향한다. 비행기로 겨우 1시간 30분 정도 밖에 오지 않았다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이스탄불은 아테네와 전혀 다른 분위기의 도시다. 생각했던 것보다도 훨씬 더 맘에 드는 이스탄불이다. .
터키는 터키공화국을 줄여서 터키라 부른다. 터키는 서남아시아의 아나톨리아반도와 유럽 남동부 발칸 반도의 동부 트라크야에 걸쳐있는 나라이다. 수도는 앙카라이며, 무려 8개의 나라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국가로, 국토도 세계에서 35번째로 크며 인구가 약 7700만명이 된다. 특히 터키는 아나톨리아반도와 동트라키아 사이로 마르마라 해와 다르다넬스 해협, 보스포러스 해협이 있는데, 이 바다는 유럽과 아시아의 경계로 인식되어 터키는 두 대륙에 걸친 나라이므로 지정학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요지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터키의 국민은 터키인이 80%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 나머지는 쿠르드인이라고 보면 된다. 또 터키의 주종교는 이슬람교이며 언어는 터키어를 사용하고 있다고....
공항에서 이스탐블 중심지로 이동해서 점심식사를 하게 되었다. 다행이 한식당을 가지 않고 터키 현지식을 하는 식당이다. 또 한식당을 가면 어쩌나 했는데...
이스탄불(İstanbul)은 2014년의 기준으로 14,377,019명이 거주하고 있어, 터키는 물론 중동과 유럽에서 가장 큰 도시이며, 세계에서도 다섯 번째로 큰 도시이다. 마르마라해와 흑해를 연결하는 보스포루스해협을 가운데 두고 아시아와 유럽 양대륙에 걸쳐 있다. 이스탄불이라는 이름은 ‘도시(都市)로’라는 의미의 중세 그리스어 이스 띤 뽈린"(εἰς τὴν Πόλιν)에서 유래했다.
식당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니 터키의 국민빵이라고 불리는 시미트(Simit)를 파는 아저씨가 보였다. 지게 같은 곳에 빵을 한가득 가져와서 팔고 있는데 점심을 방금 먹은지라 가격만 물어보고 사질 못했다. 다소 딱딱하기는 해도 바삭바삭하고 참깨가 잔뜩 발라져 있어서 맛이 아주 고소하다고 하는데, 가격은 1리라로 우리돈으로 400원 정도하니 저렴하다. 터키 사람들이 출퇴근길이나 점심시간에 즐겨먹는 빵인지라 꼭 한번 먹어보고 싶었는데 이스탄불에서는 자주 보았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거의 보질 못해서 결국 맛보지 못하고 귀국왔다. 아쉽다.
식사를 마치고 터키에서의 첫 여정은 톱카프 궁전을 관람하는 것이다. 이슬람 문화의 진수를 보여 주는 톱카프 궁전은 1453년 오스만제국의 메흐메드가 건설을 시작해 1467년 메흐메드 2세 때 완공되었다. 그 결과 이곳은 15세기부터 19세기 초까지의 오스만 건축양식의 변화된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주변 풍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보스포라스 해협이 내려다보이는 높은 평지에 위치한다. 톱카프 궁전은 원래 오투만 제국 대대로 술탄 왕들이 거처했던 성으로, 단순한 왕족의 거처가 아니라 술탄과 중신들이 회의를 열어 국가 정치를 논하던 장소였다. 당시 궁전에 거주하는 시종과 군사, 관료의 수가 5만명이 넘었다고 한다.
톱카프는 ‘대포 문’을 뜻하는데 과거 해협 쪽에 대포가 놓여 있던 것에서 유래한 이름이라고 한다. 궁전 앞족 제국의 문 바로 앞에는 정자풍의 아름다운 건물이 있는데 이 건물은 18세기 초에 지어진 아흐멧 3세의 샘이 있는 정자로, 투르크 로코코 건축의 수작으로 손꼽히는 건물이라 한다. 사전 지식이 있었더라면 이 건물도 꼼꼼히 챙겨 보는건데 사전 지식이 부족했던 탓에 사진 몇 장 찍는 걸로 끝냈다. 그리스에서 무너진 기둥의 고적을 많이 보다가 새로운 풍광의 유적을 만나게 된다.
톱카프 궁전 앞에 넘쳐나는 사람 물결을 보면 이곳이 세계적인 관광지임을 실감하게 된다. 찬란한 문화유산을 가진 터키가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톱카프궁전의 첫번째 문인, 아라비아글씨 문양이 새겨진 황제의 문을 들어서면 제1정원이 나온다. 정원은 예니체리의 정원이라고도 부르는데, 정원 왼쪽뜰에는 휴식공간과 함께 간단한 음식을 들 수 있는 휴게소가 있다. 슐탄 시절에 일반 백성은 이곳까지만 자유롭게 다닐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조정의 관리나 조정에서 일하는 시종들은 일반 백성들이 드나드는 제1중정을 궁전 마당으로 여기지 않았다고 한다. 지금은 공원같은 느낌이 드는 휴식장소로 보인다.
제1정원을 지나면 양쪽에는 방추형의 석탑이 세워져 있는 톱카프의 두번째 문이 나타난다. 제1정원까지는 입장료 없이 볼 수 있지만 제2정원으로 들어서기 위해선 티켓 판매소에서 티켓을 구입해야 한다. 좌우의 첨탑이 인상적인 이 문은 톱카프 궁전의 중앙문으로 현재는 궁전의 입구로 쓰이고 있으며 예절의 문이라고도 한다. 술탄 이외의 사람은 비록 손님이라 하더라도 이 곳에서부터는 말에서 내려 걸어 들어가지 않으면 안되었다고 한다.
가이드가 미리 구입해 놓은 티켓을 받아드고 구입한 티켓을 들고 검색대를 통과해야 잘 다듬어진 화단과 푸른 잔디가 있는 제 2정원이 나타나다. 예절의 문을 들어서면 오른쪽으로 톱카프 궁전 모형이 있다. 모형의 오른쪽 아래에 굴뚝이 보이는 건물이 과거 궁전의 주방이었다고 한다. 천장이 돔으로 된 10개의 큰 방과 28개의 굴뚝이 있었고, 하루에 양 200마리가 소비되었고 일하는 사람이 1,200여명이었다고 하니 궁전의 규모을 짐작할 수 있다. 이곳은 현재 톱카프 궁전이 소장하고 있는 동양 자기를 전시하는 곳으로 이용되고 있는데 우리는 이곳은 돌아보지 않고 더 안쪽을 이동했다.
정원을 가로 질러가면 로코코 양식의 아름다운 문인 행복의 문이 있다. 이 문 앞에서 황제 폐위식, 공주 결혼식,출정식 등 각종 의식이 열렸다고 한다. 문을 통과하면 제3정원이 시작된다. 문을 통과해서 바로 앞에는 외국의 사신을 맞거나 중요한 협상 등을 하는 아르즈오다스(Az Odas)라는 알현실이 있다. 이곳에서 일주일에 4번 술탄과 고관, 장군 등이 모였다. 그러나 술탄은 잠깐 동안 참석하고 나머지 시간은 왕의 눈이라는 작은 창을 통해 안을 들여다 보았다고 한다.
제3정원에 위치한 보물관은 톱카프 궁전 관람의 하이라이트다. 술탄이 사용하던 왕좌, 갑옷과 투구, 무기 등 호화로운 보석으로 장식된 물건들이 가득했다. 황금과 에메랄드,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톱카프의 단검도 유명하다. 술탄과 그가 선택한 특정 인물들만 제한적으로 출입할 수 있었다고 한다. 톱카프 궁전 내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장소인지라 입장하기 위해서도 긴 줄을 서서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안타깝게도 의상전시실과 보석관은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사진이 없다. 지키는 사람들이 많아서 따로 사진찍다가 망신 당할 일이 없어 눈구경으로 끝냈다. 사진은 구글에 있는 사진을 가져왔다.
수많은 보석들이 전시된 보물관을 보고 나오면 보스프러스 해협을 바라볼 수 있는 테라스가 나타나는데 시원한 전망이 환상적이다. 궁전의 오른쪽으로 마르마라 해가 있고 왼쪽으로 골든혼이 있으며 앞으로는 보스포러스 해협이 펼쳐져 있다. 톱카프 궁전의 위치는 그야말로 기가 막히게 좋은 곳인데, 적의 침공이 있더라도 바다로 둘러싸인 삼면이 절벽을 이루고 있어서 수비 하기에도 좋았을 것 같다. 두 대륙을 사이에 두고 보이는 보스포러스 해협이 정말로 시원한 느낌이다. 모두 이곳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사진을 찍고 있다.
보물관 앞쬭에도 넓은 정원이 펼쳐져 있다. 보물관을 나와서는 일행들에게 자유시간이 주어져서 궁전을 돌아보다가 일정 시간뒤에 다시 모이는 장소에서 만나기로 했다. 자유시간은 주어졌지만 짧은 시간에 볼것이 엄청나게 많은 궁전을 돌아 본다는 것이 말이 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톱카프 궁전을 모두 제대로 돌아보려면 하루를 투자해도 될 것 같아 보였다. 짧은 시간에 궁전을 모두 돌아보려고 하니, 상세한 내용도 알지 못한채 왔다 갔다는 흔적을 남기기에 바쁘다. 아는만큼 보인다고 하는데, 앎의 깊이가 깊지 않으니 그냥 멋있다, 훌륭하다는 표현만으로 지나가게 된다. 정원을 중심으로 할례의 방(Circumcision Room), 레반관(Revan Kosku), 바그다드관(Bagdad Kosku) 등이 있다.
내부 장식이 아름다운 레반관(Revan Kosku)은 무라트 4세가 레반을 정복한 것을 기념하여 1635년에 세운 건물로 골든혼 해협과 보스프러스 해협이 내려다 보이는 경관이 장관이다. 보기에도 시원한 연못이 있으며 그 옆에는 눈부신 금박 지붕의 정자가 있다. 금으로 도금한 것처럼 보이는 금박지붕의 작고 매력적인 정자인 이프타리예(Iftariye Kameriyesi)는, 라마단 기간중 일몰 후 자신의 저녁식사를 하기 위한 장소로 1640년 술탄 이브라힘(Ibrahim)에 의해 세워졌다고 한다. 골든혼 해협이 내려다 보이는 이런 전망 좋은 곳에서, 단식이 마치고 식사를 하면 그 느낌이 어떻했을지 상상이 된다.
할례의 방(Circumcision Room)은 골든혼 건너편 갈라타 지구가 보이는 궁전 경내에서 가장 경치가 아름다운 곳에 자리하고 있다. 처음에는 술탄의 여름 정자로 계획되었으나 할례의 방으로 사용되었으며, 파란색과 흰색 타일로 만들어진 전면 벽 장식은 16세기 유명한 샤 쿠루(Shah Kulu)의 작품이라고 한다. 당시에는 푸른색이 대세였는지 벽을 장식하는 정교한 타일은 푸른빛을 띄고 있다. 전문적인 지식이 없이 보아도 고급스러워 보이고 기품이 있어 보인다. 이슬람에서는 우상숭배를 금지하여 사람이나 동물을 형상화할 수 없으므로, 풀과 나무와 기하학적 무늬 그리고 코란을 예술적으로 쓰는 캘리그라피를 이용하여 장식해 놓았다.
가이드가 자유시간을 주고 헤어져 있어 자세한 설명을 듣지 못해서 나머지 장소는 정확하게 무엇인지 확인이 불가하다. 더구나 이곳에 있었던 대부분의 건물들이 정교한 푸른색의 타일을 사용해 놓아서 비슷 비슷했던 것도 헷갈리는 이유중의 하나이다. 이래서 미리 공부를 하고 가야 했는데 공부하지 않고 여행을 간 때문에 몇 몇 건물에 대해서는 자세한 설명이 불가하다.
보물관앞 정원과 몇 몇 건물을 관람하고 나서 다시 가이드를 만났다. 우리는 구경하는 시간이 부족했는데 함께 한 일행들은 더운 날씨에 돌아다니는 것이 힘들었는지 벌써 모여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직 약속한 시간이 남아 있어서 제 2정원에 위치한 다반을 구경하고 오기로 했다. 짧은 시간에 모든 것을 담고 오기에는 그래도 시간을 내서 왔으면 많은 것을 보고 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디반과 하렘과 사이에 위치한 정의의 탑(The tower of justice)은 궁전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부정에 대항하는 술탄의 영원한 경계를 상징한다고 하는데, 높이 41m의 이 탑은 내부를 감시하는 망루로 쓰였다고 한다.
디반 건물의 내부는 몇 개의 방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정교하고 우아하며 화려한 장식이 많이 있어 찬란했던 제국의 옛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동양적인 느낌과 함께 서양의 색감이 느껴지는 독특한 천정 장식이다. 디반은 오늘날의 내각에 해당하며, 톱카프 궁전 초기에는 매일 열렸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횟수가 줄어 들었다고 한다. 디반 회의 초기에는 술탄이 직접 참여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는 총리가 주재하게 되었고, 술탄은 회의실 너머 별도의 방에서 격자창을 통해 회의를 엿들었다고 한다. 디반이 열리는 이 건물은 큐베알트(Kubbealti) 라고 부르는데, 그 뜻은 'under the dome' 이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멋진 톱카프 궁전을 둘러보고 되돌아 나온다. 우리나라의 어느 궁전에서는 보지 못했던 색다른 모습과 내용에서 터키에서의 첫 인상이 아주 강렬하게 다가온다. 입장할 때에도 느꼈었지만 예니체리의 정원이라고도 부르는 1정원을 비롯해서 톱카프에 있는 정원들은 공원이라고 불러도 충분할만큼 멋진 공간이었다. 이곳의 역사를 느끼게 해주는 고목도 있었고, 그 나무 아래에서 여행객과 현지인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정원 한켠에 있는 뜰에서는 행사가 열린 것인지 자그마한 무대와 함께 테이블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잠시 공원에서 쉬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지만 다음 일정을 위해 다시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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