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달에 교토마라톤을 참가하느라 오사카(大阪)와 교토(京都)를 다녀왔는데 몇 달 되지 않아서 다시 교토를 방문할 일이 생겼다. 여름방학을 이용해서 6촌 동생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아들을 아르바이트를 시킬 목적으로 다시 방문하게 되었다. 군대까지 다녀 온 아들이 취업준비도 해야하고 공부도 열심히 해야 할 시기이기는 하지만, 공부를 하는 것보다 현장에서 경험도 쌓고 언어도 습득할 수 있는 해외에서의 아르바이트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숙과 동생에게 아들 아르바이트를 보내겠다고 하니, 걱정하지 말고 보내라고 한다. 한참 전에 계획을 세워서 준비를 해왔다면 혼자서 보냈어도 되는데 갑작스럽게 결정을 내리다 보니 내가 따라가서 소개도 시켜주어야 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덕분에 큰 아들과 여행을 모처럼 하게 되었다. 작은 아들도 함께 보내려고 했는데, 집에서 노는 것이 훨씬 더 편하다는 것을 간파한 작은 녀석은 공부를 하겠다는 핑계로 아르바이트를 하러 가지 않겠다고 한다. 다 큰 녀석 끌고 갈 수도 없는 노릇인지라 큰 아들만 데리고 떠나게 되었다.
저가 항공을 이용해도 괜찮은데 저가 항공표가 남아 있지 않아서 국적기를 타고 가게 되었고, 다행이 김포에서 간사이공항을 가는 항공편이 있어 오랫만에 김포에서 국제선을 이용하게 되었다. 동생이 김포공항에서 근무를 하고 있어서 아침에 함께 출근을 하면서 여러가지로 도움을 받았다. 김포공항 KAL라운지를 처음으로 이용했는데 규모가 작아서 소박한 느낌이었지만, 아침이라 이용객이 꽤 많았다. 아침을 먹지 못하고 나왔는데 간단하게 아침을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김포공항에서 근무하고 있는 친동생과 함께... 나보다 3살 어림에도 불구하고 머리숱이 적어서 학생 때부터 친구냐는 소리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동생이다.
최근 들어서 일본은 1년에 한번 이상 방문했더니 한국의 가까운 도시에 간 것과 별 차이를 모르겠다. 이번에도 일본에 나오면서 바쁜 일정때문에 그런 점도 있었지만 출발 전날에야 겨우 짐을 꾸려서 나왔다. 일정도 2박3일 정도 생각하고 나올 계획이었는데 돌아오는 날이 일요일이라 비행편이 없어서 하루를 더 늘려 월요일 오전에 귀국하기로 했다. 전날 저녁에 들어오나 다음날 오전에 들어오나 큰 차이가 없는데... 하여간 큰 아들은 오사카(大阪)를 비롯한 간사이(関西) 지방은 처음인지라 내심 이번 일정을 즐기는 듯하다.
교토로 이동하기 전에 오사카의 전반적인 소개를 해주기 위해서 일부러 난바(難波)로 이동했다. 오사카 여행에서 여행자들이 첫 번째 목적지로 선택하는 곳이 바로 오사카 남쪽의 핵심 지역인 난바 지역이다. 아르바이트 중간에 쉬는 날이나 또는 아르바이트가 끝나고 나면 시간을 조금 내어서 간사이 지역을 구경하고 오라고 말해 놓았기 때문에 그 중심에 있는 오사카를 한번 둘러보고 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여러 번 왔지만 아들은 처음이기에...
난카이센 난바 역과 신사이바시 역 중간 정도에 위치한 도톤보리(道頓堀)는 여행자들이 꼭 들르는 관광 명소다. 음식점, 기념품 가게 그리고 수많은 술집이 모두 여기에 있다. 특히 온갖 종류의 음식점이 다 모여 있어 오사카의 맛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오사카의 제과회사인 에자키 글리코의 피니싱 라인을 통과하는 달리는 남성의 광고판도 도톤보리에 위치해 있는데, 아들과 함께 사진을 한장 찍었다. 과거에 이곳에 들렀을 때 중국사람이 그렇게 많다고 생각하지 않았었는데 이번에 보니 엄청나게 많은 중국인들로 도톤보리가 가득차 있다.
집에서 아침을 먹지 않고 김포공항 KAL라운지에서 간단한 아침을 먹었기에 오사카에 도착해서 바로 점심을 먹기로 했다. 나도 라멘을 좋아하지만 큰 아들도 라멘이 먹고 싶다고 해서 도톤보리(道頓堀)에서 유명한 긴류(金龍) 라멘집을 찾았다. 이 골목에 3곳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한집은 영업을 하지 않고 있어서 다른 집을 찾아가 식사를 하게 되었다. 일본에서의 첫 식사가 라멘이 되었다.
도톤보리(道頓堀) 지역은 과거 물자 수송을 위해 만들어진 인공 수로였지만 지금은 개발을 통해 오사카 최고의 관광 명소가 되었다. 낮보다는 밤이 더 화려하고 더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한국에 있을 때에도 많이 덥다고 느꼇는데 일본에 도착하니 한국의 날씨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많이 덥다. 더구나 따뜻한 국물이 있는 라멘을 먹었더니 더 덥다는 느낌. 도톤보리 강 주변을 몇 군데 더 둘러보고 나서 교토로 이동하기로 했다. 교토에 가서도 할 일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아들에게는 다음에 시간적인 여유가 있을 때 오사카 여행을 하라고 일러 주었다.
일본에서의 교통비는 한국에 비해서 상당히 비싼 편이다. 이번 여행에서도 외국인을 위해 간사이 지방에서 사용할 수 있는 여러가자 교통 패스 중에서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 고민하다가 가격은 조금 비싸지만 간사이 지방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간사이 스루패스(KANSAI THRU PASS )를 구매했다. 하지만 이번 일본 방문은 여러 곳을 돌아보지 않아서 굳이 이 패스를 구입하지 않아도 괜찮았는데 계획을 급하게 세워서 낭비의 소지가 있었던 것 같다. 공항에서 패스를 구입하느라 시간도 엄청 많이 소비했다. 덕분에 교토로 이동하면서 따로 표를 구입하지 않아서 편한 점도 있다.
게이한 전철(京阪電鐵)을 이용해서 기온 시죠(祇園 四条)역에 도착했다. 첫날과 둘째날은 당숙집에서 묵기로 했는데 당숙께서 오늘 저녁에 기온 마쯔리(祇園祭) 전야제 구경을 가자고 일찍 집으로 오라고 하시는 바람에 당초 내가 생각했던 일정대로 움직일 수 없었다. 계획은 교토에 도착해서 아들과 함께 시내 구경을 하다가 저녁 식사를 함께 하러 갈 생각이었다. 내가 한국으로 돌아간 이후에 아들이 묵을 게스트 하우스 위치도 알려 주고 주변을 한번 둘러 보기로 했다.
당숙께서 아들을 당신 집에서 있으라고 말을 했지만 몇 일 놀러 와서 있는 것은 모르겠지만 이 더위에 한달 넘게 있게 하는 것이 도리에 맞지 않는 것 같다. 아들의 입장에서도 친척 집에 있는 것보다는 게스트 하우스를 정해서 그곳에서 생활하는 것이 편하고 또 자기 시간을 잘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숙소를 정해 주었다. 아들이 일할 장소가 어디로 정해질지 알 수 없어서 교토 여행의 중심이 되는 가와라마치(河原町)역 근처로 잡았다. 첫 일주일은 가와라마치역에서 멀지 않은 기온 시조 역 바로 옆에 있는 잼호스텔을 정해 주었다.
첫번째 묵을 호스텔을 확인시켜 주고 두번째 게스트 하우스를 확인시켜 주기 위해 가와라마치 역으로 이동하는 중에 기온시조역이 근처 가모가와(鴨川) 다리 앞에 동상이 있었다.지난 교토 마라톤 때에도 이곳을 지나면서 간단한 설명은 들었는데 오늘은 시간적 여유가 있어 동상앞에 있는 설명까지 자세히 읽어 보았다. 동상은 한 손에는 부채, 한 손에는 일본도를 들고 있는 여성으로 일본 만화에 나올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의 동상으로, 가부키의 원조인 이즈모노 오쿠니(出雲 阿国)의 동상이다.
한강에 비하면 그저 개천같은 느낌을 주는 가모가와(鴨川). 강변의 운치만큼은 한강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이고, 강변은 공원으로 조성되어 있어 교토 시민들이 여유를 즐기는 곳이라고 한다. 기온 마츠리가 있는 7월이어서 마츠리를 즐기는 사람들의 끊임없는 행렬로 인해 사진 한장 찍기도 힘들었었다. 날씨가 더웠는데 강변에서 쉬고 있는 사람들도 생각보다는 많았다. 수많은 여행객과 엄청난 교토 시민들이 이곳으로 나와 있는 듯한 느낌이다.
가모가와(鴨川)를 지나 가마라마치(河原町)역 방향으로 이동중이다. 사람들이 너무나 많아서 이동하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아직 본격적인 기온마쯔리가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축제가 시작되면 얼마나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 들지 모르겠다. 두번째 숙소는 가오라마치역에서 2분정도 떨어진 마쯔리 게스트하우스였는데 미리 한번 찾아가서 아들에게 위치를 확인시켜 주었다. 이 숙소에서 3주정도 머물 예정이어서 주변을 돌아다니기에는 좋을 듯해 보었다.
한큐교토(阪急京都)선 가와라마치(河原町)역 1A 출구를 나와서 북쪽 산죠(三条)거리로 이동하는 도로를 기야마치(木屋町) 거리라고 부른다. 작은 개천의 왼쪽으로는 선술집이나 카페들이 늘어서 있고 오른쪽에는 벚꽃나무들이 줄지어 서있고 개천 중간중간에는 작은 돌다리나 나무다리들이 있어서 사진을 찍기에도 너무 좋은곳이다. 작은 개천은 다카세가와(高瀬川)라고 부르는데, 벚꽃이 피는 계절에 왔으면 더 멋진 풍광을 보았겠지만 지금 보아도 아주 느낌이 좋은 곳이다. 개천의 한쪽은 음식점, 카페등이 늘어서 있는데 입구는 다리를 건너서 반대쪽으로 들어가야 할 것 같은데, 저녁에 오면 분위기가 좋을 것 같아 보인다. 언제 한번 방문해 봐야 할 것 같다.
산죠(三条)거리로 이동하는 동안 지금은 폐교가 된 닛세이 초등학교(元・立誠小学校) 건물도 보인다. 건물을 세운지 100년도 넘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전시공간으로 쓰인다고 하고, 우리가 지나갈때에도 무엇인가 행사를 하고 있었다. 교토의 오래된 건물들이 즐비한 곳이라 근처에 있는 파출소 건물도 옛날 가옥을 리모델링 해서 사용하고 있어 특이해 보인다. 한여름 한낮에 걸어도 좋은 이 길을 꽃이 피는 저녁에 걸으면 엄청나겠다라는 느낌으로 지나쳤다. 꽃피는 시절에 다시 한번 와 보고 싶은 길이다.
기야마치를 걸어서 시죠(四条)에서 산죠(三条)까지 올라 왔더니 다시 가모가와(鴨川)가 나왔다. 기온시죠에서 가와라마치로 가는 시조오하시(四条大橋)보다는 덜 붐비지만 이 산죠오하시(三条大橋)에도 사람이 많다. 목조다리 느낌으로 아주 오래된 다리같다는 생각... 다리 주변으로 스타벅스 커피전문점도 보이고 이름을 알 수 없는 동상도 보인다. 저녁 시간에 여유가 생긴다면 가모가와에 와서 강변을 한번 걸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다시 가모가와(鴨川)와 기야마치(木屋町)도로 사이에 있는 좁은 골목길을 통해서 가와라마치 방향으로 걸어서 내려 온다. 지난 2월 교토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고 점심을 먹으러 왔던 교토 가츠큐(勝牛) 앞을 지나치게 된다. 교토의 맛집으로 유명한 곳인데 교토에만 해도 10곳이 넘는 점포를 가지고 있고, 6촌 동생이 운영하는 레스토랑 중에 하나이다. 재일교포 3세가 운영하는 곳인지 잘 알지 못하고 있는 듯한데, 이번 여름 아들이 근무하게 될 후보지 중에 한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근무하거나 교토역 앞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근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가와라마치 역 근처를 더 구경하다가 당숙집으로 갔으면 했는데, 당숙께서 일찍 집으로 와 기온마쯔리 구경을 함께 가자고 했기에 시내 구경을 마쳤다. 교토에는 두개의 지하철 노선이 있는데 남북으로 운행되는 초록색의 가라스마(烏丸)선을 타고 당숙 댁이 있는 구아나바시(くいな橋)역으로 이동했다. 그동안 교토에 와서 지하철을 이용해보지 않았지만, 지난 2월달에 이곳에 왔을 때 당숙집 근처에 역이 있는 것을 기억해서 지하철을 이용하게 되었다.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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