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마라톤 여행/이부스키마라톤('18.1)

이부스키 마라톤 9-2 (나가사키 구라바 정원 등) (2018.1)

남녘하늘 2019. 3. 8. 00:22


 데지마에서 나와 그다지 멀리 떨어지지 않은 거리에 있는 오우라텐슈도(大浦天主堂)와 구라바엔(グラバー園)을 가기 위해서 노면전차를 탔다. 시간만 있다면 그냥 걸어서 가도 되는 거리에 있지만 어짜피 1일 이용권을 사 두었기에 부담없이 전차를 이용하게 된다. 나가사키에는 4개의 전차 노선이 운영되고 있고 전차의 앞머리에 적힌 숫자로 향하는 노선을 보면 된다. 정말로 오래된 느낌의 전차가 있는가하면 최신식의 전차도 함께 운영되고 있었다. 일본에서도 노면전차가 남아 있는 곳이 이제는 많지 않은데 우리가 여행하는 도시에는 모두 노면전차가 운영되고 있는 곳을 다니게 된다.    





오우라텐슈도(大浦天主堂)를 가기 위해 오우라 텐슈도시타 역에서 하차했다. 역 앞에는 주변의 주요 관광지가 위치한 방향을 알려주는 표지판이 한글로 설치가 되어있다. 오우라텐슈도로 향하는 길목 언덕에는 유럽에 온 듯한 느낌을 갖게 만드는 다양한 상점가 거리가 나온다. 건물들이 유럽스타일 같아 보이는데 언덕길 양 옆으로 기념품점과 나가사키 카스테라 가게들이 즐비하다. 평소에는 이곳에서 시식을 권하는 가게들이 많은데 우리가 도착할 무렵 폐점을 할 시간이 되었는지 활기찬 느낌이 아니다. 카스테라는 이미 평화 공원 옆 휴게소에서 사 두었기에 가게는 통과한다. 가 봐야 할 곳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   






 언덕길을 올라 오우라텐슈도(大浦天主堂)에 도착했다. 1864년 프랑스 선교사에 의해 세워졌으며 가톨릭교에 대한 탄압으로 순교한 26성인을 기리고 있어 정식 명칭은 일본 26성인 순교성당이다.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고딕양식의 성당으로 일본 국보로 지정되어 있으며 성당 내부의 스테인 글라스가 하이라이트라고 한다. 입장해서 구경하면 좋겠지만, 관람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서 일행중에 한 선배님만 구경하는 것으로 하고 나머지 일행은 밖에서 건물을 배경으로 사진만 찍기로 했다. 구경을 하고 오는 동안에 일행은 주변을 조금 둘러 보기로 한다.   






 성당 바로 옆에 있는 구라바엔(グラバー園, Glover Garden)은 18~19세기에 나가사키에 거주하던 서양인들의 집을 모아서 전시해둔 곳으로 나가사키 항이 내려다보이는 미나미야마테의 언덕에 자리잡고 있다. 일행들이 정원 내부에 들어가 보지 않은 상태에서 입구만 보고서 그냥 돌아 갔으면 한다. 비싼 입장료에 그다지 볼 것이 없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내가 우겨서 나가사키에 와서 꼭 가봐야 하는 곳이라고 말하고 입장하게 되었다. 식사를 했던 중국 식당에서 물어 보았더니 오늘 눈에 많이 내려 구라바 정원이 폐관해서 입장이 불가할 것이라고 했는데 다행히 눈이 그쳐서 야간개장을 하게 된 모양이다. 야경으로 유명한 나가사키의 도심 모습을 조금이라도 볼 수 있을 듯하다.   






 3만 평방미터의 언덕 위에 토마스 글로버의 주택을 비롯해 오르트 저택, 링거 저택 등 메이지 시대(19세기) 서양식 건축물이 한자리에 모여있다. 언덕으로 올라가는 계단이나 분수, 정원, 화단 등과 같이 전시된 건축물들은 흡사 유럽의 어느 도시에 와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아름답고 잘 꾸며 놓았다. 구라바엔(Glover Garden)은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 부인'의 무대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더욱이 낮에 내린 눈이 곳곳에 쌓여 있어서 눈을 보기 힘든 나가사키에서 좋은 구경을 하게 되는 셈이다.    






 입장권을 구입해서 들어가면 언덕 윗쪽으로 오르는 길에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해 놓았다. 오후에 입장을 통제했다고 했는데 간혹 과람객들이 보이긴 했지만 야간개장에 입장한사람이 많지 않아서 우리 일행이 그 넓은 구라바엔을 독점해서 구경할 수 있을 듯하다. 입구만 구경하고 돌아가려 했던 일행들이 안쪽으로 들어와 정원 안쪽의 모습을 보더니 들어오길 잘했다고 이야기한다. 멀리 나가시키까지 와서 이곳을 보지 않고 돌아 간다면 많이 아쉬웠을 것이다.       





 날이 완전히 어두어지기 직전 조명에 불이 들어 왔을 때가 사진이 가장 잘 나오는 시간이다. 그 시간을 맞춰서 구라바엔에 들어 와 더욱 멋진 풍광을 즐길 수 있었다. 조명이 들어오기 시작한 나가사키 시내와 항구모습도 상당히 멋있다. 구라바엔 제일 높은 언덕에 도착하니 항구가 내려다 보였고, 언덕 위에 있는 주택이 구라바엔은 메인 주택으로 보이지만, 배가 조선소에 들어간 사이 승무원들이 쉬던 도크하우스였다고 한다. 주택 앞에는 자그마한 연못이 있고 조명이 들어온 연못에 잉어들의 풍경이 너무나 여유로와 보인다.  







 언덕에서 시내를 내려다 보니 멋진 전경이 펼쳐진다. 더구나 나가사키 항에 정박한 크루즈 선박도 보였는데 나가사키에도 이런 대형 쿠르즈 선박이 입항을 하는 모양이다. 선박에서 나오는 디젤 엔진의 매연때문에 공기가 맑지 못한 점도 있었지만, 엄청난 크기의 선박이 정박하고 있으니 눈으로 보는 풍광은 대단하다. 조명이 들어오는 나가사키의 야경도 맞은편 산 정상에 있는 전망대에서 보는 것보다는 못하지만 충분히 멋있다고 느껴진다.   






 언덕 윗쪽에서 부터 내려오면서 구바라엔을 구경하게 되어 있었다. 낮에 내린 눈이 습기를 많이 머금고 있었고, 눈이 내린 후에 햇살이 비추지 않아 나무에 그대로 쌓여 있었다. 그것에 조명까지 비추니 정원 전체가 멋진 풍광을 보여 주었다. 눈이 내리는 것도 흔하지 않은 곳에 멋진 설경까지 볼 수 있어 산책하는 것이 더욱 운치가 있다.    





 과거 여름철에 이곳을 방문했을 때에는 완전 꽃밭길을 다닌다는 느낌이었는데 겨울철이라 꽃은 많이 보지 못했다. 하지만 곳곳에 사람의 손길이 많이 갔다는 느낌을 충분히 받을 수 있도록 정돈되어 있었다. 정권 중간쯤에 있는 분수대에 도착할 무렵부터는 완전히 어두워졌다. 그래도 조명이 많이 켜져 있어서 정원들 다니기에는 불편함도 없고, 볼거리는 충분하다.   





 총 9채의 다채로운 서양 건물이 메이지시대의 나가사키를 재현하고 있는데 그 중 글로버 저택이 가장 유명하다. 글로버저택 외에도 안내 팜플릿에서 소개하고 있는 유명 건물들이 여럿 있다. 날이 어두워서 야경을 감상하는 것은 좋았는데 대신 정원안의 건물을 감상하기에는 어두운 느낌이다. 입장할 때 오디오 가이드 기기를 대여받을 수 있었는데 굳이 필요할 것 같지 않아서 신청하지 않았다. 건물 내부에는 앤틱가구와 웅장한 느낌 클래식 인테리어가 멋있다. 전시된 당시 소품 하나하나가 모두 볼만한 품품들이었다.     







 내려오는 길에 만난 글로버 주택은 1863년에 세워진 일본 최고의 목조 서양풍 건축물이다. 정면에 현관을 두지 않는 클로버형의 건축은 남국의 방갈로를 연상시키는데 지붕에 '빛의 왕국 구라바엔' 이라고 레이져 조명을 쏘아 놓았다. 낮에 내린 눈과 함께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토마스 블레이크 글로버는 막 개국을 시작한 일본에서 무기와 선박의 수입, 차 등을 수출하는 무역상으로 ,증기기관을 도입하여 석탄채굴에 큰 이바지를 한 일본의 근대화에 크게 공헌한 인물이다. 집안에는 가족의 사진과 사용했던 문건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우리나라의 근대화를 생각하면 아프지만 일본은 근대화에 대해선 할 말도 많고 보여줄 것도 참 많아 보인다. 그 시대 우리나라도 개방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조금 멀리 내다볼 줄 아는 선조들이 있었다면 조금 더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조금 이른 시간에 방문했으면 야경 대신에 일행들과 구라바엔 내부에 있는 카페에서 나가사키항을 조망하면서 차라도 한잔 할 수 있었을 터인데 날이 어두워서 막판에는 그냥 스쳐 지나쳐 내려와서 아쉬움이 남는다. 





 후쿠오카로 되돌아 오기 위해서 다시 나가사키 역으로 왔다. 후쿠오카 역에는 도착할 때는 느끼지 못했었는데 크리스마스가 지난지 한참이 되었음에도 크리스마스 장식물에 조명이 들어와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낮에 보았을 때와는 느낌이 완전히 다르다. 그냥 지나지지 못하고 일행들과 사진을 한장 찍었다. 후쿠오카로 돌아오는 기차편은 미리 하카다역에서 미리 예약을 해 놓아서 일행들이 한 객차에 모여서 올라 올 수 있었다. 






 나가사키역에서 다시 2시간동안 열차를 타고 처음 도착했던 하카다역으로 되돌아왔다. 첫날 나가사키를 방문지로 정한 것은 큐레일 패스를 미리 예매해 놓아서 열차를 타고 다니는 것에 대한 부담이 없었던 것도 있었지만 일행중에 나이 드신 분들이 많이 있어서 내 여행 스타일을 고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열차를 타고 이동하는 것도 힘들 수 있었지만 그 시간동안 걷지 않고 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기 때문에 내 나름 배려해서 정한 스케쥴이다. 아마 그런 내용을 함께 여행한 사람들은 알지 못할 것이다.   





 후쿠오카에서 후쿠오카의 밤 문화를 즐겨 보겠다는 생각에 숙소도 사람들이 많이 붐비는 중심가에 정해 놓았다. 하카다 역에서 지하철로 2정거장 떨어진 나사스 가와바타(中洲川端)역 근처에 있는 호텔로 정했다. 아침에 비행기가 연착하지 않았으면 호텔에 체그인을 해 놓고 다녔을 터인데 저녁이 되어서야 체크인을 하러 간다.   




 새벽 일찍부터 공항에서 만나 하루종일 나가사키까지 다녀 왔기에 피곤한 일행이 있을 것 같아서 호텔에서 밖으로 나가는 것은 개별적으로 나가기로 했다. 호텔 근처에 캐널시티(Canal City)도 있고 개널 시티로 가는 나가스(中洲) 강변에 명물 포장마차도 있었다. 하지만 불금의 저녁인지라 나가스 강변의 포장마차는 우리 인원을 모두 수용할 수 없는 상태였다. 시간을 내서 찾아간 캐널시티 하카타(キャナルシテイ 搏多)는 문을 닫을 시간이어서 그냥 주변 구경만 하고 되돌아 올 수 밖에 없었다. 캐널시티의 인공운하는 조명과 함께 다녀 왔다는 사진만 남기게 된다. 결국 술과 안주를 사 가지고 호텔로 돌아와서 저렴하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여행 첫날이 바쁘고 즐겁게 끝나간다.    







(3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