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마라톤 여행/이부스키마라톤('18.1)

이부스키 마라톤 9-4 (가고시마) (2018.1)

남녘하늘 2019. 3. 12. 00:26


 다시 구마모토 역으로 되돌아왔다. 보이는 역은 신칸센 구마모토 역이 아니고 구 역사건물이다. 신칸센 구마모토 역은 이 역사의 뒷쪽편에 있다. 구마모토에서 가고시마 주오(鹿兒島中央)역으로 가는 열차편도 미리 예매를 해 두어서 시간에 맞춰서 도착한 것이다. 시내에서 식사를 하고 오려고 생각했는데 가려고 했던 맛집의 상황이 어떤지 알 수가 없어서 그냥 역으로 와서 식사를 했다. 단체 인원이 예약도 없이 찾아가면 식사하는데 시간을 많이 빼앗기게 되고, 그러면 예약한 열차를 타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였다. 역에서 파는 간단한 규동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신칸센을 다시 탑승하게 된다.   







 이전에 왔을 때에는 구마모토 역에서 신야쓰시로(新八代)역까지 이동한뒤 신칸센으로 갈아타고 가고시마주오(鹿兒島中央)역까지 가야 했는데, 신칸세이 완전 개통되어서 편하기도 하고 시간 절약이 많이 되었다. 우리가 탑승한 곳이 차량 중간이어서 차량 앞쪽이나 뒷쪽에서 신칸센 차량을 배경으로 사진 한장을 남기지도 못한채 역을 나왔다. 기념 사진 한장 찍을 시간적인 여유는 있었는데, 일행들이 그런 사진 찍는 것에 관심이 없었다.   





 아침부터 부지런히 움직이고 시간을 잘 활용했더니 가고시마에 2시가 조금 넘어서 도착했다. 내일은 마라톤 대회를 마치고 나면 바로 후쿠오카로 되돌아 가야 하기 때문에 가고시마를 돌아다니려면 오늘 오후와 저녁시간밖에 없다. 한 도시를 반나절에 모두 돌아 본다는 것이 말도 되지 않는 것이지만 나름 가고시마에서 가 보아야 할 곳을 정해서 돌아 보기로 했다. 이번에도 가고시마의 시내전경을 내려다 보면서 활화산인 사쿠라지마(櫻島)를 구경할 수 있는 시로야마(城山)공원부터 가기로 했다.    




 시로야마(城山)공원까지는 가고시마주오(鹿兒島中央)역 앞에 있는 시티뷰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공원입구 정류장에서 내려 상점 앞을 쭉 지나가면 전망대로 가는 시로야마 공원 입구가 나온다. 시로야마 공원(城山公園)은 1890년에 가고시마시 최초로 공원으로 조성된 곳이라고 한다.

원래 이곳에는 14세기부터 산성이 있었으며, 1877년 벌어진 세이난 전쟁(西南戰爭)의 마지막 격전지였다고 되어 있다. 현재는 숲길로 이루어진 산책로와 해발 107m에 위치한 전망대 등으로 가고시마 시민들이 즐겨찾는 공원이 되었다. 들어가는 입구의 나무와 숲이 마음에 든다. 




 가고시마(鹿兒島)의 시로야마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가고시마의 전경. 뒤로 보이는 산이 세계에서도 유명한 활화산인 사쿠라지마(櫻島) 다.사쿠라지마는 긴코만을 사이에 두고 가고시마에서 4km 떨어진 화산으로 가고시마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지난 1914년의 대폭발 때 약 30억톤의 용암이 흘러내려 해협이 매립되면서 현재와 같이 반대편 육지와 연결되었다고 한다. 최근 2013년에도 화산이 폭팔해서 화산재가 가고시마 시내에 엄청 쌓였다고 한다. 오늘도 분화구쪽에서 흰 연기가 나오는데 주변에 구름과 비슷해서 구별이 가지 않는다.  







 사쿠라지마(櫻島)에 대한 안내판도 있고, 시로야마 주변 안내판도 보인다. 공원 근처에도 여러 관광장소가 보이는데 그런 곳을 둘러 보려면 걸어서 움직여야 할 듯하다, 오늘은 하루 종일 너무 많이 걷게 되면 내일 마라톤 대회에 영향이 있을 것 같아서 이제부터는 가급적 걷지 않는 코스 위주로 다녀야 할 듯해서 걸어서 구경해야 하는 시로야마 주변 구경은 생략하기로 한다. 울창한 숲 길을 따라서 시청이 있는 곳으로의 산책도 코스는 멋져 보인다.    





 시로야마(城山)공원에 시간을 조금 보내고 내려왔다. 사쿠라지마(櫻島)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것과 가고시마 시내 전경을 구경하고 공원 주변을 돌아보는데 30분이면 충분했다. 시티뷰 버스가 30분 간격으로 운행되고 있어서 1시간 뒷차를 타려고 생각했던 계획을 조금 수정했다. 공원 주변을 실컷 구경하고도 30분이면 충분했다. 다시 시티뷰 버스를 타고 가고시마 시내를 구경하기로 한다. 






 시티뷰 버스를 타고 가고시마중앙역에서 가장 먼 곳에 있는 센간엔(仙巌園)은 시마즈가문 19대 미츠히사의 별장으로 지은 정원이다. 국가의 명승으로 지정된 곳인데 이 가문은 가고시마를 700년 동안 지배했다고 한다. 류큐 국왕이 헌상한 누각 「보가쿠로」가 원내에 있다. 오늘 구마모토에서 부터 많이 걷지 않았으면 이곳에 입장해서 구경을 했을 것인데 내일 마라톤대회에 참석해야 해서 아쉽지만 차에서 내리지 않고 통과한다. 돌아오는 길에 해안경치와 함께 사쿠라지마(櫻島)의 가까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분화구에서 연기가 나오는 것이 확실하게 보인다.   






 센간엔(仙巌園)에서 시티뷰버스에서 내리지 않고 계속 이동하다 사쿠라지마로 배를 타고 들어갈 수 있는 사쿠라지마 페리 터미널에서 내렸다. 10여년 전에 이 페리 터미널에서 배를 타고 사쿠라지마를 여행했던 기억이 있다. 여행 일정에 여유가 있다면 좀 더 가까이서 화산을 보는 것도 괜찮은데 이번 여해에서는 시간이 많이 부족하다. 가고시마에서 사쿠라지마로 가는 배편은 15분에 한대꼴로 운행되고 야간에선 1시간 간격으로 24시간 운행된다. 24시간 운행의 이유는 화산폭발에 대비해서 주민을 피신시키기 위해서라고 한다. 페리터미널을 보면 배를 편리하고 신속하게 탈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배를 타고 사쿠라지마에 들어가 보지는 못하지만 기분만 내 보았다.  







 페리터미널 바로 옆에는 가고시마에서 유명한 가고시마 수족관 이오월드가 있다. 야간에도 운영하는 이 수족관도 가족과 함께 오면 볼 만한 장소인데 성인들끼리 와서 보기에는 그다지 권할 장소는 아니어서 배경사진만 남기기로 한다. 가고시마 수족관이 호주의 오페라하우스와 외관이 비슷해서 배경사진을 찍을 만한 장소이다. 언젠가 다시 가족 여행을 오게 되면 한번 방문해 볼 생각이다.   






 다시 가고시마 시내로 들어가기 위해서 내렸던 버스 정류장을 찾아 왔다. 이곳은 처음 와 본 곳이고 나올 때 가고시마 지도를 챙겨 나오지 않아서 교통편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몰라 내렸던 장소에서 다시 기다렸다. 이곳에서도 사쿠라지마가 가깝게 보였는데 분화구에서 연기가 피어 오르는 것이 시로야마(城山)공원에서 보는 것과는 달리 확실하게 관측이 된다. 모두 신기한 듯 사진찍느라 바빴다. 나중에 숙소로 돌아와서 지도를 살펴보니 조금만 걸어 나가도 수이조쿠칸구치(水族館口)역이 가까이 있었다. 버스 타려고 굳이 기다리지 않아도 되었는데 잘 모르니 어쩔 수 없다. 





 가고시마의 가장 번화가이면서 중심 상업지역인 덴몬칸(天文館)으로 넘어왔다. 주말을 맞아 이곳에는 큐슈 남부지역의 제일 중심도시답게 휘황찬란하고 사람들도 많았다. 아직 어둡지도 않는 시간인데 거리에 조명이 밝게 들어와 있다. 번화가답게 사람들도 많이 보이고 상점들도 고급스러워 보인다.   






 덴몬칸(天文館)은 백화점, 각종 전문점, 레스토랑 등이 모여 있으며, 밤에는 가고시마 최대의 유흥가다.  노면전차, 버스, 시티뷰 버스가 모두 이곳을 통과한다. 덴몬칸의 유래는 유럽 문명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시마즈 시게히데공(島律重豪公)이 천문관측 및 달력 작성 등을 하는 시설 메이지칸(明時館 : 별명 天文館)을 세운 장소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텐몬칸 유적지 표시석을 찾아와서 배경을 사진 한장을 남긴다. 번화가를 구경만하고 내일 아침 호텔에서 식사를 할 수 없어서 아침에 먹을 음식도 몇가지 미리 준비했다.       






 여행을 와서 식당을 찾는 것이 이번 여행에서도 가장 큰 스트레스였다. 함께 하는 사람이 4명 정도라면 어느 곳에 가더라도 부담없이 식사를 할 수 있는데 13명이 함께 움직이다보니 함께 모여서 식사할 장소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내가 현지 맛집을 잘 알고 있는 것도 아니고, 다들 취향도 조금씩 다르고 무엇보다 13명이 들어가서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고시마 중심지역인 덴몬칸 근처에 식당이 많으리라 생각했는데 그런 곳을 찾기가 쉽지 않아 밥 먹으로 한참을 돌아다녔다. 다행히 돌아다니던 중에 우리처럼 이부스키마라톤 대회 참가차 온 한국참가자를 만났는데 자기 일행이 저녁을 먹을 장소를 찾아 놓았다고 한 식당을 알려 주었다. 한참을 헤메던 중 반갑게 그 식당에서 식사를 하게 되었다. 






 식사를 마치고 호텔로 돌아올 때는 가고시마 노면전차를 이용했다. 오늘 노면전차를 이용하지 않으면 내일은 노면전차를 탈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이번 큐슈로 와서 노면전차가 운행되고 있는 나가사키와 구마모토 그리고 가고시마까지 운행되고 있는 도시의 노면전차를 모두 이용해 보았다. 




 일행들은 내일 아침 일찍 이부스키로 출발해야 해서 저녁에 따로 모임을 갖지 않고 쉬기로 했다. 하루종일 바쁘게 움직였고 많이 걷고 돌아다녔기 때문이다. 일행을 호텔에 두고, 내일 아침 이부스키로 떠나는 차량이 몇 시에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가고시마 역을 다시 찾았다.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해보니 아침 5시 10분 출발하는 열차를 탑승해야 할 것 같다. 오늘 가고시마에 와 있는 이문희형님을 잠시 뵐까 생각해서 연락을 했는데 넓은 장소에서 만나는 것이 쉽지 않아서 내일 마라톤 대회장에서 만나 보기로 했다. 가고시마 중앙역에도 크리스마스가 지난지 한참 지났음에도 휘황찬란한 조명이 세워져 있다. 







(5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