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대 메이저 마라톤 대회중에 하나인 중앙일보 서울마라톤 대회가 개최되었다. 대회가 열리는 잠실 종합경기장에 아침 일찍 도착했다. 아침 기온은 선선하지만 달리기에는 최적의 날씨가 될 것 같다. 2주전 춘천마라톤 대회때보다 날씨가 더 좋은 듯하다. 조금 일찍 도착했음에도 종합운동장에서 벌써 많은 참가자들로 붐빈다. 역시 부지런한 사람들이 참 많다. 수원마라톤클럽 회원들이 모이는 장소로 가기에 앞서 대회장을 조금 돌아다니면서 분위기를 느껴 보았다. 대회 협찬 회사들의 부스는 이제 막 설치를 하고 있었다. 모 신발 브랜드에서는 상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데, 상당히 저렴하게 판매하면서 포토존까지 만들어 놓았다.
오늘은 수원마라톤 클럽 회원들과 함께 하기로 했다. 집에서 단체 버스를 타는 것이 오히려 불편해서 개별로 잠실종합운동장에 왔다. 회원들과 함께 모여서 준비운동도 하고 출발하기 전에 따뜻한 차한잔도 얻어 마셨다. 자원봉사를 해 주는 회원들이 많이 있어서 굳이 물품보관소에 짐을 맡기지 않아서 더 좋았다. 잠실종합 운동장에도 단풍이 조금 물들었다. 주로에 나가면 비교적 멋있는 단풍을 볼 수 있을 듯하다. 달리기를 마치고 이 베이스 캠프로 오면 따뜻한 먹거리를 바로 먹을 수 있을 것이다. 자원봉사하는 회원께 감사한 마음이다.
날씨가 서늘한 느낌은 있지만 달리기를 하면 많이 더울 것으로 예상되어서 오늘 복장은 반바지에 싱글렛만 입고 뛰기로 했다. 출발하기 앞서 클럽 회원들과 함께 모여서 스트레칭도 하고 인사도 나누었다. 중앙마라톤은 강남 도심을 통과하는 코스여서 다른 대회와는 달리 아침 8시에 출발하게 되어서 새벽부터 조금 바쁘게 움직여야 한다. 언제쯤 서울 도심을 눈치 보지 않고 뛸 수 있는 명품대회를 만날 수 있을까? 세계적인 대회는 모두 행정관청과 연계해서 행정적인 지원도 받고, 지역주민의 환대도 받는데 아직 우리는 요원해 보인다. 언론사들이 장사속으로 대회를 유지하고 있으니...
이번 마라톤 대회는 우리은행에 다니는 선배가 대회 신청을 무료로 해 주었는데 코스를 10km 부문 배번을 전달받았다. 분명히 선배가 담당직원에게 풀코스라고 이야기를 했겠지만 은행 직원들이 대부분 10km에 참석하니 모두 그냥 10km에 신청을 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원래 배번은 16891번인데 내 배번은 다른 사람에게 주고, 나는 클럽의 회원중에 풀코스에 뛰지 못하는 1552번의 누군가의 배번 으로 참석했다. 앞에 사진을 보면 배번이 바꿔 단 것을 알 수 있다. 오늘은 마라톤 대회에 참석은 했지만 내 기록으로 카운트하지는 않고 그냥 즐겁게 달린 것으로 끝낸다.
클럽에서 사진 자원봉사를 해준 회원들이 많아서 오늘 대회 사진은 상당히 많다. 단풍이 곱게 물든 서울과 성남의 도로를 즐겁게 달리는 모습이다. 2주전 춘천마라톤 대회에서 기록 욕심을 내느라 너무 열심히 달려서 오늘 대회는 즐겁게 뛰기로 마음 먹었다. 덕분에 힘들지 않게 뛸 수 있었다. 평소 자신의 기록보다 10분만 천천히 달려도, 달리기가 즐거운데 그것을 알면서도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 달리기도 욕심을 버려야 즐거워진다.
성남에 있는 반환점을 돌아서 대략 35km 세곡동 사거리에서 수서역 사이를 뛰고 있을 때의 모습이다. 기록에 대한 욕심이 없으니 편안한 달리기를 이어 가고 있다. SRT 수서역이 개통을 앞두고 이 도로가 엄청나게 넓어졌는데 주자는 앞뒤로 간격이 많이 벌어져서 혼잡하지 않은 분위기다. 이제 결승점까지는 대략 7km남짖 남아 있다. 다행히 힘이 들거나 몸이 불편하지 않아서 완주하는데에는 문제가 없다.
중앙마라톤 대회는 출발은 잠실종합경기장 앞 도로에서 하고, 결승점은 잠실 주경기장 안쪽에 있다. 뛰다 보니 어느새 출발장소를 지나 주경기장으로 들어간다. 이제 결승점까지는 50여m 남아 있다. 중간에 달릴 때에는 모자도 쓰고 선그라스도 착용하고 뛰지만 결승점에 들어올 무렵에는 모자도 벗고 선그라스도 벗고 결승점에서 사진 잘 찍힐 수 있도록 준비를 한다. 몸도 엄청 힘들지만 사진 찍힐 때에는 하나도 힘들지 않은 것처럼 포커 페이스를 유지한다. 하지만 오늘은 속도를 조금 줄여서 달렸더니 포커 페이스를 하지 않아도 괜찮다.
3시간 38분의 기록으로 결승점을 통과했다. 욕심을 부렸으면 10분은 앞당길 수 있었지만 무리하지 않고 달려서 뛰고 나서도 모처럼 아무런 영향이 없다. 2주전 춘천마라톤 대회에서 뛰었던 것이 적응이 되어서인지 마음에 부담도 없었다. 한낮이 되면서 날씨가 따스해서인지 주로에 응원나온 시민들이 많아서 뛰면서도 기분이 좋았다. 역시 달리기는 고독한 운동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결승점 근처에도 많은 가족과 주자들이 나와서 응원을 해주니 힘이 난다.
클럽 집합장소로 돌아와서 따뜻한 국밥을 한그릇 먹었다. 자원봉사를 해주는 회원들 덕분에 들어오자 마자 호강스러운 대접을 받는다. 나도 빠른 시일안에 다른 주자를 위한 봉사를 한번 해봐야겠다고 생각은 늘 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뛰는 것이 더 좋아서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 뛰지 않는 자원봉사자들은 그늘에 하루 종일 있어서 좀 쌀쌀했을 것 같다. 덕분에 잘 먹고 빠른 회복을 할 수 있었다. 잘 뛰고 들어온 범띠 친구와 동생과 함게....
달리기를 하는 회원들은 건강해서인지 술을 상당히 좋아하는 편이다. 평소에도 술을 많이 마시지 않는 나로서는 옆에 있는 회원이 한번씩 권하는 한잔을 자꾸 거부하는 것이 미안해서 잠시 회원이 있는 장소에서 나와 운동장 주변을 돌아다녔다. 결승점으로 들어가는 종합운동장 입구에는 주자들에게 힘을 주려고 '포기하지 않는 당신이 아름답습니다'라고 써 놓았다. 정작 뛰어 들어올 때에는 그 프랜카드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었다. 식사까지 마치고 한참을 쉬고 결승점에 갔더니 이제 거의 파장 분위기다. 제한시간을 넘겨서 들어오는 한두명의 주자들이 힘겹게 들어오고 있었다.
다시 수원마라톤 클럽 회원들이 있는 곳으로 되돌아 왔다. 대회에 참가했던 회원들은 모두 완주했고 집합장소로 모두 모였다. 식사를 마치고 나서 간단한 행사가 이어졌다. 이번 대회에서 첫 풀코스를 뛴 회원에 대한 축하와 함께, 푸짐하고 따뜻한 음식을 준비해 회원들에게 헌신해준 자원봉사 회원과, 주로에서 응원을 해주고 사진까지 찍어준 회원들에 대한 회원들에 감사의 표시를 했다. 달림이들의 2016년 가을 잔치를 이렇게 마친다. 행복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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