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한동안 마라톤 대회에 참석하지 않다가 드디어 가을이 시작되고 날씨가 달리기에 적합해져서 대회에 참석하게 되었다. 강남구청과 주한 미8군 사령부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대회로 대회 참가비가 저렴하고 운영을 잘하는 대회여서 매년 특별한 일이 없으면 꼭 참석하는 대회다. 더구나 참가비는 전쟁과 기아로 고통받는 지구촌 어린이들과 어려운 이웃을 위해 전액 기부된다고 하니, 기분도 좋다. 행사 운영비는 부자 지자체인 강남구에서 부담하는 것 같다.
어제와 오늘 수도권에 엄청난 비가 내린다고 예보되어 있어서 전날 어떤 복장으로 뛰어야 할지 고민했고, 달리기를 시작할 때 비가 내리면 1회용 우의라도 걸치고 뛰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비가 밤새 내리긴 했어도 아침에는 비가 그쳐 있었다. 더 이상 내가 내리지는 않을 것 같지만, 기상청에서는 여전히 국지성 호우가 내릴지 모른다고 해서 비 내리는 것에 대비는 하고 대회장으로 나갔다.
강남구에서 진행하는 대회인지라 영동대로 코엑스 앞 삼성역에서 봉은사에 이르는 동측도로(한전방향)를 완전히 통제하고 도로위에 행사장을 차려 놓았다. 언제 이런 대로에서 달리기를 할 수 있을까 싶다. 한류축제 2016 강남페스티벌'과 연계해서 행사가 진행된다고 하는데 준비를 많이 해 놓았는지 이른 아침부터 대회장이 북적인다.
주한 미8군 사령부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대회인지라 미군으로 보이는 참가자도 많이 있고, 대회장에 태극기와 성조기가 많이 보인다. 행사장 한켠에는 마라톤과 함께 부대행사로 명장쉐프 음식 축제가 열려 한식, 양식, 중식, 일식 등 다양한 메뉴의 음식을 즐겨볼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작년에는 뛰고 들어왔더니 음식이 모두 팔려서 구경도 하지 못했는데 올해는 어떻게 진행될지 두고 봐야겠다. 올해는 10시부터 판매를 시작한다고 되어 있다.
모처럼 대회장에 나왔더니 반가운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분당검푸마라톤 클럽에서 함께 활동하다가 최근에 100회마라톤에 가입했다고 하는 전익한 선배님도 만나고, 100회 마라톤클럽의 선배님도 만났다. 나를 마라톤의 세계로 인도해준 마라톤 사부인 선배님도 보았고, 대회에장에서 자주 만나는 동생들도 만났다. 해외 마라톤을 몇번 같이 했었던 선배님도 만났는데, 내가 최근 대회에 참석하지 않았더니 모두가 반갑다.
더 이상 비는 내리지 않을 것 같지만 밤새 내렸던 비때문에 주로가 조금 미끄러운 것 같다. 대회 주최측에서는 오늘 달리는 주로가 한강변과 양재천 탄천변이어서 비로 인해 문제가 있으면 대회 자체를 취소할 생각까지 가지고 있었던 모양이다. 다행이 비가 그 정도로 내리지 않아서 대회를 정상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한다. 풀코스 참가자가 먼저 출발하고 이어서 하프, 10km, 5km의 순으로 출발한다. 이 대회는 풀코스 참가자가 많지 않아서 풀코스를 달리고 들어오면 완전 파장 분위기인지라 나는 예전에 몇 번 풀코스 달렸다가 그것이 싫어 매번 하프 부분에 참가한다. 오늘도 물론 하프 코스에 참가했다.
출발해서 탄천으로 나가니 탄천의 수위가 엄청나다. 탄천을 중심으로 밤새 비가 많이 내려서가 아니라 한강 수위가 올라가서 탄천의 물이 빠지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출발해서 얼마간은 구름이 많아서 덥지 않았는데, 3-4km를 지나서는 해가 나오기 시작했다. 어제 밤에 내린 비가 모두 빠져나가지 못해 주로에 군데군데 물이 고여 있기도 했다. 전반적으로 습도가 놓아서 달리기에는 그다지 좋은 날씨는 아닌 듯하다.주로도 좁아서 초반에는 그냥 앞사람을 따라서 가야 한다. 오늘은 기록에 욕심이 없어서 디카를 들고 뛰면서 사진 몇 장을 찍었다.
하프코스 구간은 풀코스 구간의 일부만 사용하다 보니 하프코스를 위한 거리표시가 없고 풀코스에 맞춰진 표시판만 나타났다. 풀코스 37km는 하프코스 16km에 해당된다. 초반에 매 km당 5분의 속도로 달려서 대략 1시간 45분에 완주하려고 생각했는데 지난 여름 너무 열심히 놀았더니 km당 5분의 속도가 많이 버거웠다. 10km까지는 그 속도를 유지하다가 날씨도 더워지고, 많은 핑계거리가 생겨서 천천히 완주에 목표를 두고 달렸다. 햇볕은 쨍쨍하고 날씨는 더워지고 속도는 늦춰지기 시작한다.
1시간 55분 30초의 기록을 결승점을 통과했다. 오늘 뛰기 전에 예상했던 목표보다도 10분이나 늦은 기록으로, 최근 하프 기록중에 가장 늦은 기록인 듯하다. 마라톤은 아주 정직한 운동이어서 열심히 훈련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절감했다. 이제부터라도 3주 정도 다시 열심히 달리면 3주후에 열리는 춘천마라톤에서는 4시간 안에는 들어오지 않을까 싶다. 오늘은 대회를 마치고 부대행사로 열리는 명장쉐프 음식 축제장에 가 보았더니 준비된 음식이 많이 남아 있었다. 준비를 많이 해 온 모양이다. 간단하게 줄서지 않은 곳에서 몇 가지 음식을 주문해서 먹었다. 하프를 뛰니 오전에 모든 것이 끝나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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