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과 생활 /마라톤대회 사진

군산마라톤 (2016.4.1)

남녘하늘 2017. 11. 28. 00:26


 수원마라톤 클럽 회원들과 함께 군산마라톤 대회에 참석했다. 동아마라톤 대회를 마치고 4월에 군산으로 봄나들이 가는 것처럼 함께가자고 해서 참석하게 되었다. 대회 주최측에서 풀코스 참가인원이 35명 이상이면 상금을 주고 또 30명 이상 풀코스를 완주하면 추가로 시상금을 지급한다고 해서 대부분의 참가자가 풀코스에 참가하기로 했다. 새벽 4시 30분에 수원시청에서 버스를 타고 군산에 도착하니 7시가 조금 넘었다. 관광버스 한대를 가득 태워서 45명이 함께 대회에 참가했다.   

 

 전주와 군산을 잇는 고속화국도가 생기기 이전에는 전주-군산간 도로는 해마다 4월이면 벚꽃을 구경하고자 하는 상춘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던 명소였다. 전군가도(전북 전주-군산 간을 잇는 26번 국도) 벗꽃 길을 지난 2천년대 초반에 두번 달려 보기도 했는데 군산에서 열리는 대회는 오늘 처음 참가하게 된다. 전군가도는 1908년 일제가 식민지 수탈을 위하여 우리나라에 포장한 최초의 아스팔트 도로다. 1975년에 도로주변에 벚꽃을 심어 지금과 같이 아름다운 벚꽃길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지금은 전군가도뿐만 아니라 군산시내 곳곳에 벚꽃을 많이 심어서 이맘때가 되면 도시 전체가 벚꽃에 물든다. 운동장 주변 아파트에도 벚꽃이 만발해 있다.  




 운동장 한켠에 있는 월명 게이트볼장에 탈의실과 물품보관실이 있었다. 실내에 탈의실과 물품보관실에 마련되어 있으니 꽤 신경을 많이 쓴 대회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은 클럽 유니폼을 입지 않고 대회에서 지급해준 대회셔슬르 입고 뛰어볼 생각이다. 노란 색상의 티셔스가 보기 좋았는데 대회때 입지 않으면 별로 입을 기회가 없는 옷이어서 입어 보았다. 몇 일간 황사가 굉장히 심했는데 다행히 오늘은 생각보다 심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건강때문에 달리기를 하는데 달리기때문에 건강에 지장이 생긴다면 아이러니다.   








 운동장 주변의 벚꽃이 예뻐서 대회 출발지점으로 가기 앞서 주변의 벚꽃을 잠시 둘러 보았다. 2천년대 초반에 참가했던 전주군산마라톤 대회에 이곳 월명종합 경기장에서 출발하지 않았던 것 같다. 오래 되었고, 출발장소를 기억해 두지 않아서 그런 듯하다. 오늘은 달리기를 하면서 벚꽃 구경은 실컷 하고 갈 것 같다. 운동장 주변에는 개나리꽃도 아직 남아 있다. 봄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하루가 될 것 같다.   





 운동장에는 선수와 선수의 격려를 위한 가족, 동호인들로 운동장에 가득하다. 다들 간단하게 몸을 풀거나 함께 모여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국내외 엘리트 선수를 비롯한 1만2천여명의 인원이 풀코스, 하프, 10km, 5km 총 4개의 종목에 참가한다고 한다. 출발하기 앞서 수원마라톤 클럽 회원들과 함께 사짐 몇 장 남긴다. 대회에 개별적으로 참가햇으면 남길 수 없는 사진이다. 회원들과 함께 봄나들이 온 기분으로 와 있어 부담도 없고 즐겁고 행복하다.  





 8시 정각 등록선수들이 출발하고 8시5분에 일반인들이 출발했다. 오늘 풀코스 부문에는 1,500명 정도가 달리는 것 같다. 지방대회지만 국제대회라서 그나마 풀코스 대회에 1천명 이상이 참가한 것 같다. 운동장을 벗어 나니 열흘 남짖 남아 있는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이 지역 후보자들과 선거 운동원들이 빼곡하게 나와서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아침 일찍부터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출발점에 복잡했던 사람들이 대략 5km를 뛰어 가니 앞뒤로 많이 벌어지면서 달리기가 편해진다. 오늘 달리기는 무리해서 달리지 않고 주변 풍경을 즐기면서 달릴 생각이다. 달리기를 시작했던 초반에 전주군산 마라톤대회에 몇 번 참가했지만, 군산시내를 달리는 대회는 처음이기 때문이다. 시내에 벚꽃이 예쁘게 피어 있었는데, 요즘 꽃들은 철이 없는 모양이다. 진달래, 목련, 개나리, 매화가 달리는 동안 함께 볼 수 있었고, 더구나 동백꽃까지 시내에 피어 있어 사람을 혼동시킨다. 





 대략 10km 이상을 뛰니 군산 시내를 벗어나는 거 같다. 달려오는 동안 금강 맞은편으로 장항의 모습도 보이고 했었는데 이곳부터는 금강을 끼고 달리는 직선도로가 나왔다. 벚꽃도 구경하고 탁트인 금강의 모습도 보고 달리니 발걸음이 빨라진다. 




 거리표지판이 km단위로 정확하게 설치되어 있어서 속도를 체크하기에 너무나 좋다. 달리는 사람에게는 거리 표지판이 제대로 설치되어 있고, 물만 제 때에 공급해주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제대로 해주지 못하는 대회가 많이 있는데, 기본이 안되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금강하구둑이 바라 보이는 14km지점의 채만식 문학관이 보였다. 이곳 군산태생으로 와세다대학 영문과를 나와 근대화의 과정에서 혼탁한 사회를 그려낸 많은 작품을 남긴 작가다. 시간이 되면 한번 가 보고 싶지만 오늘은 안될 것 같다. 군산은 볼거리가 굉장히 많은 도시인데 시내 구경은 아직 제대로 해 보지 못한 도시이기도 한다.  





 16km 지점 근처에 있던 금강철새 조망대. 회원들과 함께 단체여행을 오지 않았으면 대회를 마치고  채만식 문학관과 함께 이곳을 들러서 집으로 갔을 것이다. 개별적으로 오지 않은 여행이어서 내 맘대로 가고 싶은 곳에 가보지 못하고 왔다. 조금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날씨가 점점 더워지고 있어서 주자들이 많이 힘들어 하는 것 같다. 나에게 추월 당하는 주자들이 많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나는 아직 힘든 정도는 아니었다.  




 17km 지점을 통과하고 조금 지나치니 선두권 선수가 나타났다. 이번 대회도 국제대회여서 외국선수들도 초청을 했다. 메이저 대회에서 자주 보이던 흑인선수들이 5~6명이 선두권을 형성해서 지나가고 조금 있다가 우리나라 등록선수들의 모습도 보인다. 앞에 지나간 흑인선수를 따라 잡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대회코스가 하프지점이 반환점이 아니어서 선두와 내가 얼마만큼 차이가 나는지 모르겠지만, 선두는 2시간 초반에 들어갈 것이니 1시간 이상 차이가 나 있을 것이다. 





 달리는 동안 마을이 나오면 동네 주민들이 나와서 많은 응원을 해주었고 농악대도 동원되어 힘을 불어 넣어 주고 있었다. 자원봉사 하는 대학생들도 적당한 거리를 두고 배치했고, 거리 표지판도 1km간격으로 정확하게 설치되어 있어 대회운영을 잘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느 마을에서는 한복입은 나이 지긋한 아줌마들이 아주 재미있고 신나게 응원해 주시니 힘이 난다. 주로를 따라서 많이 심어져 있는 벚꽃 구경을 하는 것도 재미있다.  






 34km 지점을 통과하고 나서 다시 군산 시내로 들어왔다. 시내에도 벚꽃이 화사하게 피어 있다. 올해는 벚꽃 개회시기가 대회 개최일과 잘 맟춰져서 달리는 내낸 활짝핀 꽃 구경을 할 수 있어 너무 좋았다. 동아마라톤 대회 이후 달리기를 열심히 하지 않았더니 시내에 들어올 무렵부터 힘이 들기 시작했다. 앞서 추월했던 사람들에게 시내에 들어와서는 많이 추월당했다. 마라톤은 정직한 운동이어서 열심히 하지도 않고 좋은 기록을 기대할 수 없다. 결승점을 얼마 남겨 놓지 않은 곳에서 클럽회원이 달리는 모습을 몇 장 찍어 주었다.   





 3시간 57분의 기록으로 결승점을 통과했다. 막판 꽃구경을 하면서 달려도 힘이 들어서인지 꽃의 아름다움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결승점을 통과하고 나니 다시 힘이 솟는다. 지난 동아대회때보다는 20여분 늦게 뛰었는데 날씨가 그만큼 더워진 탓도 있다고 생각된다. 처음부터 기록에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막판에 4시간은 넘기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끝에 힘을 조금 내어서 달리느라 힘들었다. 대회장에는 5km나 10km, 또는 하프코스에 참가했던 사람들은 대회를 마치고 많이 떠나버려서 아침의 복잡함은 많이 줄어 있었다.  








 함께 대회에 참가한 회원들 가운데 아직 도착하지 않은 회원들이 많이 있어서 그냥 운동장에서 기다리고 있기에는 아쉬움이 있어 운동장 앞으로 나가 보았다. 운동장 뒷쪽편에 우리 마라톤클럽 텐트가 준비되어 있고, 대회 주최측에서 주는 음식과 우리 클럽에서 준비한 음식을 먹기로 되어 있는데 아직 회원들이 들어오려면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것이다. 운동장 앞에는 벚꽃이 만개해서 꽃 그늘이 만들어져 있다. 올해 벚꽃 구경은 군산에서 한 것만으로도 충분할 듯하다.  











 회원들과 함께 준비한 음식을 맛있게 먹었다. 대회 주최측에서 비빔밥과 막걸리를 비롯해서 먹거리를 많이 준비해 주었는데 주최측의 음식도 맛도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수원에서 군산까지는 그다지 먼거리가 아닌데 오늘도 시내 구경을 하지 않고 그냥 집으로 돌아간다. 지난 1월 여수마라톤 대회에 참석햇을 때에는 거리가 멀어서 그랬다고 하더라도 군산에서는 모처럼 나왔으면 한두군데 구경이라도 햇으면 하는데 다들 생각이 다른 모양이다. 다음에는 대회는 참석하더라도 개인적으로 왔가 다는 편이 낳지 않을까 싶다. 운동장에서 주차장으로 가는 길에도 벚꽃이 너무나 예쁘게, 많이 피어 있어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