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과 생활 /마라톤대회 사진

2017 동아마라톤 (2017.3.19)

남녘하늘 2018. 8. 15. 09:04


 올해로 동아마라톤 대회에 17번째 연속해서 참석하게 된다. 앞으로 3번을 더 뛰어서 20번을 뛰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동아마라톤 대회에 더 참석할지 않을지를 심각하게 고민할 것이다. 배번 대회에 참석하면서 명품 대회로 거듭나 주기를 바라고 있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개선의 여지가 없다. 한국에서 제일 오래 되었고, 세계적으로 내 놓아도 충분히 브랜드 가치가 있는 대회인데 너무나 장사속만 차리고 명풍대회로 만들 생각을 하지 않기에 나도 더 이상은 장단에 놀아나고 싶지 않다. 그동안 뛴 것이 아까와서 20번은 채우겠다는 생각이다. 2001년 첫 동아 대회에 참가한 이래로 17년째 꾸준하게 참석하고 있으니 내 스스로 생각해도 대견스럽다. 


 아침 일찍 집에서 좌석버스를 타고 광화문으로 이동했다. 집근처에 살고 있는 같은 클럽의 후배와 함께 평소 동아대회에 참석할 때와 마찬가지로 국세청으로 갔다. 어제 목동마라톤클럽의 이명규님과 통화를 해서 국세청 지하 스포츠센터에서 만나기로 약속해 놓았다. 그런데 올해는 국세청 지하 스포츠센터를 개방하지 않았다. 그동안 너무 외부인들에게 개방을 해서 알려지게 되고 다소 문제가 있었던 모양이다. 1층 로비에 일부 공간을 할애해서 그곳에서 준비를 하도록 해 놓았다. 내년부터는 국세청 건물을 이용해야할 이유가 없어질 듯하다. 집에서 대충 준비를 하고 왔던지라 특별히 더 준비할 것은 없었고, 옷만 갈아입고 사진 한장을 남기는 것으로 준비를 마쳤다. 이명규님과 함께 온 송명헌님과도 함께 사진을 남겼다. 오늘은 천천히 달릴 예정이라고 한다. 나도 B그룹에서 천천히 뛸 것이라고 말해 주었다.   





 오늘은 날씨가 예상보다는 쌀쌀하지 않아서 아침부터 싱글렛만 입고 있어도 춥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작년에 짐을 맡기느라 넘 바빴던 기억이 있어서 올해는 짐을 빨리 맡길 생각으로 나갔는데 또 대회 주최측의 한심스러운 점을 발견한다. 이왕이면 조금 큰 차량을 배차했으면 차량 하나에 짐을 많이 실을 수 있어 그 차량의 배치정소를 최소화 시킬수 있을텐데 조그마한 차량을 배치해서 차량이 광화문 대로를 따라서 엄청나게 길게 늘어서 있다. 국세청에서 나와 교보문고 앞쪽까지 대회참가자를 헤치고 나가려니 짜증이 난다. 왜 이렇게 생각이 없는지 알수가 없다. 대회 참가하는 사람을 조금만 고려한다면 이런 일을 하지 않을터인데 맨날 말해줘도 고칠 생각을 하지 않는다. 대회 출발에 앞서 짜증부터 난다. 






 대회출발은 8시지만 출발장소와 도착장소가 달라 짐을 빨리 맡겨야 해서 늘 동아대회는 아침이 바쁘다. 부지런히 택배차량에 짐을 맡기고 수원마라톤 클럽 회원들이 기다라고 있는 장소로 이동한다. 함께 모여 준비운동도 하고 단체 사진도 찍을 예정이다. 대회에 참가하지 않는 몇 몇 회원이 나와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데 나도 빨리 자원봉사를 해 보았으면 좋겠다. 대회 진행은 형편없어도 오늘 대회에도 2만명에 가까운 사람이 참석해서 광화문 광장이 가득하다. 이 많은 사람들도 자꾸 실망하면 동아마라톤에 대한 충성도가 약해질 것이다.  









 이번 동아마라톤 대회 배번을 보통때와는 달리 숫자보다는 참가자의 이름을 크게 인쇄해 놓아서 새로웠다. 멀리서도 주자의 이름을 알아볼 수 있어서 참신하다는 느낌이다. 동아마라톤 대회 주최측이 대회를 진행하면서 내게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는데 유일하게 잘한 일이 배번에 이름을 크게 새겨 놓은 것이다. 아는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할 때에도 이름을 보면 바로 기억해 낼 수 있어서 좋았다. 오늘 대회에 참석하면서 지난 교토마라톤에 이어서 안봉수선배님이 부탁한 일본의 간장회사인 가쿠이다 흑초회사의 이름들 달고 뛰었다. 회원 몇분에게도 부탁을 해서 함께 달고 뛰었다. 내가 달고 뛰는 것은 상관 없는데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는 것은 좀 부담스럽다.   






 함께 준비운동까지 마치고 세종문화회관 앞쪽에 모여서 수원마라톤클럽 회원들의 단체 사진을 찍었다. 작년에 이어서 두번째로 수원마라톤클럽의 복장을 입고 동아마라톤에 참가하게 된다. 작년보다는 훨씬 더 많은 회원을 알게 되어서 회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만나는 것 자체가 많이 편하다. 수원으로 이사와서 혼자 뛰었으면 달리기에 대한 열정이 많이 식엇을 수 있는데 함께 뛰는 사람들이 있어서 중도에 멈추지 않고 지금까지 잘 해 왔다고 생각한다. 달리기는 절대로 혼자 고독하게 하는 운동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출발하기 직전의 모습이다. 날씨는 포근한데 공기는 그리 맑지 못하다. 요새는 봄이 되면 맑은 날보다 미세먼지와 황사의 영향때문에 뿌연 날씨가 더 많다. 다행히 미세먼지가 심한 날씨는 아니지만 그래도 공기 상태가 좋은 편은 아니었다. 좀 더 솔직하 말하자만 오늘같은 날씨에 달리기를 하는 것은 건강에 좋지 않다. 그렇다고 미세면지 때문에 준비했던 대회에 불참할 수도 없고, 딜레마다. 그냥 코로 숨쉬면서 천천히 뛸 수 밖에 없다.   




 출발할 때는 약간 쌀쌀함을 느꼈지만 낮에 될수록 기온이 올라가서 최고온도가 16도까지 나왔다. 아침에 어깨걸이 셔스를 입고 뛰기를 잘했다는 생각이다. 아침에도 봄철 불청객인 미세먼지가 많았는데 한강을 지날 때까지도 미세먼지가 가시지를 않은다. 앞으로 점점 봄날 개최되는 대회에 참가하기가 어려워질 것 같은 생각이 많이 든다. 달리는 동안 찍힌 사진이 많지는 않다. 대회 사진을 찍어주는 포토로 스포즈에서 찍은 사진 몇장을 캡쳐해 왔다. 





 수원마라톤클럽의 회원이 잠실대교 위에서 사진을 찍어주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어서 사진을 몇장 챙겼다. 벌써 35km를 달려왔기 때문에 힘은 들지만 남은 5-6km 정도만 가면 결승점이기에 힘을 내고 있는 중이다. 날씨가 따스해서 천천히 달리는 사람은 좋은 날씨지만 기록을 원한 사람들에게도 다소 더운 날씨였을 것 같다. 






 잠실 종합운동장에 들어와서 메인 스타디움으로 들어가지 직전에 찍은 사진이다. 이제 남은 거리는 불과 몇 백m다. 4시간 가까운 시간동안 서울의 곳곳을 돌고 돌아 운동장에 들어왔다. 지난 겨울동안 운동은 열심히 하지 않았으면서 욕심은 있어서 무리를 했는지 허벅지가 뻑뻑한 느낌이다. 다행이 아무곳도 아프지는 않았지만 컨디션이 좋은 상태는 아니었다. 남은 거리가 얼마 되지 않으니 힘들지 않은 척 하면서 운동장을 향하고 있다. 잠실을 지나서 10km 참가자들과 함께 달리게 되엇는데 주로를 분리해 놓지 않아서 7-8km를 너무 힘들게 달려 왔다. 참가자가 적어서 10km 부분을 만드는 것은 좋다. 이렇게 해서 마라톤의 열기를 붇돋아 주는 것에는 찬성하지만, 최소한 풀코스를 달리는 사람에 대한 배려는 있어야 한다. 그 기본이 주로를 분리해 주는 것이다. 10km를 달리는 사람은 거의 걷는 초보자들의 수준인데 힘들게 40여km 를 달려온 풀코스 주자와 함께 뛰게 하는 것은 기록적인 면에서나 사람을 추월하느라 빼는 힘을 생각하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작년에도 문제를 제기했는데 또 고쳐지지 않았다.   





 운동장을 들어와서 결승점을 통과하기 직전에 찍힌 사진이다. 사진에서 보이듯이 풀코스 주자와 10km 주자가 엉켜 있어서 제대로 달릴 수가 없었다. 풀코스 주자들은 어깨걸이 셔스를 주로 입고 있고, 10km 주자들은 반팔이나 긴팔 셔스를 입고 있어서 복장에서도 차이가 난다. 내년에는 이런 시스템이 고쳐저야 할텐데.... 그런 주자들의 생각이나 제대로 읽고 있을지도 궁금하다.  




 3시간 48분 16초의 기록으로 결승점을 통과했다. 50분은 넘기지 않으려는 생각에 그나마 열심히 달렸기 때문이다. 지난 겨울 운동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했기에 오늘 기록에 만족한다. 노력하지 않고 얻으려는 것은 도둑 심보다. 대회를 마치고 수원마라톤클럽 회원들이 있는 곳으로 이동해서 간단하게 점심 한그릇을 얻어 먹고 나서 옷을 갈아입고 다시 기념품을 나눠주던 보조경기장 쪽으로 이동해 보았다. 술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달리고 나서 술을 자꾸 권하니 잠시 자리를 피하면서 보조경기장 사진이라도 한장 찍을 생각에서였다.   






 식사를 마치고 보조경기장에 갔더니 이제는 5시간 근처의 기록으로 들어오는 주자들이 보인다. 대체적으로 파장분위기다. 내가 들어올 때에는 보조 경기장에 사람들로 가득했는데 지금은 많이 줄었다. 물품보관소도 보조경기장에서 조금 떨어진 외곽에 있으니 이곳에 주자가 머물 이유가 없는 모양이다. 한낮에 되면서 바람도 불지 않고 날씨가 춥지 않아서 그나마 달리고 들어온 주자들이 급하게 옷을 갈아 입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어서 보조경기장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주자들도 있었다. 청소를 하시는 분들이 벌써부터 운동장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청소를 하고 있었다. 주자가 스스로 자기가 사용한 것은 잘 챙겨가면 좋을 듯하다.   





 보조 경기장 한켠에 붙어 있던 프랜카드... 아까 내가 이곳을 지날 때에는 사람들에게 떠 밀려서 지나느라 보지도 못했는데 이제는 프랜카드를 배경을 독사진을 찍을 수 있을 정도로 한가해졌다. 문구가 그런대로 마음에 들었는데, 이 사진을 친구에게 보내 주었더니 최근에 모 방송국에서 방영한 드라마에서 나왔던 명대사를 패러디한 문구라고 한다.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 완주한 시간 모두 눈 부셨다. 어쩐지 문장이 세련된 느낌이다. 




 

 보조경기장에서 나와 결승점이 있는 메인 스타디움에 가 보았다. 결승점을 들어올 때 사진을 찍어 주는 사람이 없어서 결승점 통과 사진은 없지만 늦게라도 결슴점 사진을 한장 남기고 싶어서 왔다. 출발후 5시간이 넘은 상태여서 이제는 주자도 몇명 보이지 않고, 늦게 도착하는 주자를 위해 대회 관계자들이 기다려 주고 있었다. 관중석에도 가족이나 응원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썰렁한 느낌이 더하다. 이 시간에 들어 오는 주자들은 잘 뛰는 사람들에 비해서 몇 배나 더 힘들게 뛰어 왔는데... 






 다시 수원마라톤클럽 회원들이 모여 있는 장소로 돌아왔다. 회원들이 대회 개최일 몇일 전에 장소확보를 위해 노력해서 좋은 장소를 잡아 놓았다. 덕분에 오늘 대회에 참석한 회원들이 편안하고 빨리 휴식도 취하고 식사도 할 수 있었다. 매년 같은 장소에 텐트를 설치하는데 올해는 설치장소에 보도블럭까지 깔아 놓아서 한결 장소가 더 좋아졌다. 첫 풀코스를 달린 회원과 첫 Sub-3를 달성한 회원등 축하해줄 회원들의 축하행사까지 진행하고 나서 마라톤대회가 종료되었다. 오늘은 클럽에서 대회 참가자도 많았고, 자원봉사를 나온 회원도 엄청나게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