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마라톤 대회가 수원종합운동장에서 개최되었다. 아침에 날씨가 덥지도 쌀쌀하지도 않아서 달리기에는 더할 나위없이 좋은 최적의 날인 듯 하다. 더구나 최근에 미세먼지나 황사때문에 하늘이 맑지 못했는데 미세먼지도 별로 없어서 달리기에는 최상의 날이다. 오늘 대회는 내가 대회에 참가신청을 하지 않아 회원들을 위해서 자원봉사나 할까 생각했는데, 남는 배번이 있다가 그냥 뛰라고 해서 참가하게 된 대회다. 4월 중순 이후에는 가급적 풀코스는 뛰지 않을 생각에 대회 신청을 하지 않았다. 5월달에 소아암돕기 서울시민 마라톤은 단체로 참가하는 대회여서 참가를 고민을 하고 있는 중이다.
몸과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냥 연습처럼 뛰자는 생각으로 대회에 참석하게 되었다. 내가 참가신청한 대회가 아니어서 내 공식적인 기록에는 카운트가 되지 않는다. 편한 마음으로 달리자고 대회에 참가하게 되면 마음이 느슨해져서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래도 열심히 뛰어 보겠다는 생각으로 대회장에 나갔다. 풀코스 참가자는 얼마되지 않고 대부분 5km와 10km부문에 집중되어 있다.
내 이름으로 기록을 조회하면 기록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마라톤이라는 것이 고도의 정신력이 수반되는 운동인데, 자신의 이름으로 참가한 대회와 다른 사람 이름으로 참가 신청된 대회에 대신 달리는 것은 결과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다른 사람은 어떤지 몰라도 나는 그렇다. 그동안 그런 경험이 몇 번 있었다. 오늘은 그런 징크스를 깨고 열심히 뛰어보겠다고 생각했다. 그간 열심이 운동을 하지는 않았지만, 2주전에 울트라를 뛰었기에 장거리 훈련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자기합리화와 함께...
8시 30분에 풀코스 부분이 출발했다. 내가 가지고 간 디카는 출발 전에 가방에 넣어서 맡겨 놓고 다른 선배님이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주었다. 이때까지는 날씨가 그다지 덥지 않아서 민소매 셔스를 입는 것이 잘한 선택인지 알수가 없었다. 하지만 조금 달리고 나니 반팔을 입고 뛰었으면 너무 더워서 고생이 많았을 것 같다. 거의 뒷쪽에서 출발했는데 풀코스 참가자가 사진에 보이는 사람이 전부다. 참가자가 최소 1천명은 되어야 대회가 외롭지 않은데, 풀코스 참가자가 너무 적다. 풀코스 참여인구가 자꾸 줄어들고 있는 느낌이다.
이번 대회에는 대회 주최측에서 사진을 찍어주는 서비스를 하지 않아서 중간에 달리는 사진이 한장도 없다. 사진을 찍어 주는 서비스는 해 주는 것이 기본인데 10km에 참가자가 많아서 그쪽에서 찍어 주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조금 아쉽다. 누군가가 출발하면서 주최측을 찍은 사진에 내 옆 모습이 나온 사진을 한장 찾았다. 사진을 찍어 주지 않는 것을 포함해서 대회 주최측의 대회 진행이 그다지 잘했다는 느낌이 없다. 풀코스를 달린 주자들이 푸대접을 받았다는 느낌이 너무 많았다.
날씨는 영상 23도까지 올라가고 풀코스를 달리는 주자는 400여명밖에 되지 않아서 중반 이후에는 주가간의 간격이 벌어져서 앞뒤 주자를 보기가 쉽지 않았다. 미리 코스도라도 한번 보고 참가했어야 했는데 편한 마음으로 한번 뛰어 보겠다는 생각으로 다른 사람의 배번으로 참가해서 그런 노력도 기울이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 뛰고 나서 반성해야 할 사항이 너무나 많다. 날씨가 너무 덥고, 약간의 부상으로 인해 30km를 지나고 나서 뛰다가 걷다가를 반복했다.
혹시라도 주로상에 찍힌 사진이 있는지 대회를 마치고 대회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았더니 결승점에 거의 도착할무렵 운동장 입구에서 개인이 풀코스 주자들의 사진을 찍어서 개인카페에 올려 놓았다. 런너스클럽의 정상에서 만나요라는 닉네일을 쓰는 사람인데 하프코스를 뛰고 나서 풀코스 전체 주자의 사진을 찍어 주었다고 한다. 감사한 마음으로 사진을 다운 받았다. 대회 주최측보다 훨씬 더 고마운 마음이다.
기록은 3시간 58분 59초의 기록으로 들어왔다. 날씨는 엄청 덥고 오른쪽 아킬레스 건에도 통증이 있었고, 왼발에도 피가 나서 달리기 힘들었는데, 걷고 뛰기를 반복하면서 겨우 들어왔다. 내 기록으로 체크되는 것도 아니어서 완주했다는데에 의미가 있다. 주로 10km, 하프코스, 5km를 달린 사람들이 대부분인지라 4시간이 지난 운동장은 그야말로 썰렁하다. 간간히 들어오는 풀코스 주자를 기다리고 있느라 대회 주최측 사람들도 심심한 모양이다. 중간에 운동장으로 가는 버스가 있으면 타고 오고 싶었고, 오토바이라도 지나가면 얻어타고 싶었는데 그것도 안된다.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몇 천원 빌려 달라고 말하고 싶은 것을 억지로 참고 들어왔다.
힘들었어도 완주를 하고 나니 만족감이 몰려 온다. 2주전 100km 청남대 울트라 마라톤대회에 참석하고 나서도 이제는 제대로 연습을 해서 내년에 다시 울트라 마라톤을 한번 더 뛰어 봐야겠다고 생각했었다. 오늘도 힘들게 달리면서 제대로 연습을 해서 가을대회때에는 제대로 달려 봐야겠다고 결심했다. 오늘 힘들게 달린 것은 최근에 연습을 열심히 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나보다 나이가 훨씬 더 많은 선배들도 잘 달리는 것을 보면 할 말이 없다. 뛰고 나서 어디가서 눕고 싶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대회를 마치고 나서 수원 종합운동장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 대회 뒷풀이가 있었다. 뒷풀이에 참석하지 않고 집에 가고 싶었지만 아침에 함께 온 클럽후배가 있어서 함께 와야 했다. 후배가 지난번 울트라마라톤에 첫 출전을 해서 오늘 기념패를 받게 되어 있어서 축하해 줄 생각이었다. 오늘 날씨가 더워서 다른 회원들은 풀코스보다 하프나 10km 부문에 많이 참석했던 것 같다. 몸은 힘들어도 함께 식사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니 그것도 피로회복에 많은 도움이 되는 듯하다. 앞으로 날씨가 많이 더워지니 풀코스는 가급적 가을까지는 뛰지 않을 생각이고 연습은 충분히 해 주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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