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마라톤 여행/교토마라톤 ('17.2)

교토마라톤 16-7 (대회장 주변 풍경 ) (2017.2)

남녘하늘 2018. 7. 17. 00:21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기온(祇園)에 있는 이즈츠 야츠하시 혼포(井筒八ッ橋本舗)라는 찻집에 잠시 들렀다. 기온시조(祇園四条)역 앞 코너에 있는 집이였는데, 특별히 방문할 계획이 있었던 것은 아니였지만, 길가에 있고 2층에 있는 찻집에서 우리 일행이 모두 쉴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들어갔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집이 상당히 유명한 찻집이었다. 1층에는 간단한 기념품을 판매하는 공간이 있어서 찻집과 기념품점을 같이 운영하는 곳인줄 알았는데 이곳에 과거 가부키 공연장인 미나미좌(南座)와 마찬가지로 길 건너편에 있었던 기타좌(北座) 자리였다고 한다. 화재로 없어져 지금은 미나미좌만 남아 있고 지금은 이곳에 박물관이 들어와 있다고 한다. 1층에는 쌀가루와 설탕 등을 원재료로 한 야츠하시(八ツ橋)도 판매하고 있다.   






 2층으로 올라가니 찻집답게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 아담하게 배치되어 있었다. 이곳이 과거에  미나미좌(南座)와 마찬가지로 기타좌(北座) 자리였다는 것을 알려주는 사진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었다. 일본에 처음 왔었던 1990년 도쿄에서 가부기(歌舞伎) 공연을 본 적이 있었는데 너무 오랫동안 공연을 하고 우리 정서와는 맞지 않아서 한번 보았다는데 의미를 두고 그 이후로는 보질 않았다. 남자 배우로만 공연을 했었다는 정도. 이곳에서도 가부키만 공연했는지는 사진으로는 정확하게 알지 못하겠다.   






 나는 단팥죽을 시켜서 먹었는데 우리나라에서 먹는 단팥죽과는 맛이 조금 다른다. 하루 종인 걸어다니면서 체력을 많이 방전한지라 달달한 것이 먹고 싶어서 시켰다. 내일이 마라톤 대회날인데, 하루 종일 걸어 다녔으니 달리기에 욕심을 부리면 안될 것이다. 우리 일행도 기록에 욕심이 없기 때무에 모두 함께 오랫동안 걸어 다닌 것이다. 이즈츠 야츠하시 혼포(井筒八ッ橋本舗)에서 찻값은 김순옥선배가 계산을 했다. 단체 경비를 조금이라도 절약시켜 주겠다는 의미에서... 맛있게 잘 먹었다.  





 이즈츠 야츠하시 혼포(井筒八ッ橋本舗)에서 판매하는 교토의 대표 와가시((和菓子))인 야츠하시(八ッ橋)의 인기있는 제품은 바로 유코(夕子)라고 한다. 이즈츠 야츠하시 혼포는 1805년에 창업하여 약 210년이나 된 곳이로 입구 간판에도 1805년에 창업했다고 써 놓았다. 오늘은 이곳에서 차만 마시고 야츠하시는 구입하지 않았는데, 마지막날 기요미즈테라를 다녀 오는 길에 잘 알던 집에서 구입할 예정이다. 지금 구입하기에는 귀국할 때까지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기온 거리에서 나와 다시 가와라마치로 이동했다. 차를 한잔 마셨지만 저녁식사를 하려고 식당을 찾아 헤메는 중이다. 교토의 부엌이라는 불리는 니시키(錦) 시장에 왔는데 오후 6시부터 문 닫는 가게들이 많다고 하더니 직접 와보니 많은 상점이 문을 닫아서 조금은 썰렁한 느낌이다. 

혹시 식당이라도 있을까 싶어서 왔는데 시장 뿐 아니라 여러 상점들이 이어져 있을 뿐 식당은 찾기 힘들었다. 아치형의 지붕과 함께 아주 길게 시장이 형성되어 있었는데, 문을 닫은 상점이 많은데도 이곳을 찾은 사람들이 많았다. 





 많은 인원이 저녁식사를 할만한 곳을 찾지 못하다가 숙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덴구(天狗)라는 음식점을 찾아 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힘든 일이 식사 장소를 찾는 것이다. 텐구는 일본 신화속에서 나오는 자존심이 센 요괴로 코가 높은 것이 그 상징이라고 한다. 교토 사람들은 전통있고 오래된 도시에 살고 있으며, 도시에 대한 자긍심이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라고 한다. 교토라는 명칭에 대해서도 엄청난 자부심을 가진다고 들었다. 그래서 교토라는 이름이 들어가 있는 물건이 구입하거나 식당에 들어가면 실망시키지 않는다고 하는데 맞는 이야기인지 모르겠다. 힘들게 찾아 들어간 덴구는 다행히 우리 일행을 실망시키지는 않았다.   





 17명이 한번에 모여서 식사할 공간이 되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2그룹으로 나눠서 식사를 했다. 그래도 한곳에 모여서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다음에 10명이 넘는 인원이 움직이게 되면 두개 이상의 그룹으로 나눠서 식당 몇 개를 정해 좋아하는 곳으로 분산해서 식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다. 요즘 여행 가더라도 언어가 통하지 않아서 밥을 굶지는 않을 것이다. 내가 모든 것을 한번에 처리하려고 하니 모두가 피곤하고 힘들다. 내일 기록에는 신경을 쓰지 않지만 마라톤 대횟날이어서 맥주를 간단히 한잔씩만 했다. 





 대회날 아침. 숙소에서 아침식사를 간단하게 하고 대회 출발 장소인 니시쿄고쿠(西京極) 종합운동공원으로 이동한다. 작년에 교토마라톤 대회에 참석했을 때에는 당숙께서 운동장까지 차를 태워 주어서 편하게 왔는데 이번에는 지하철을 타고 이동한다. 대회에 참석하는 사람만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준비를 하고 대회에 참석하지 않는 일행들은 몇 곳을 구경하라고 해 놓고 나중에 도착 장소인 미야코메세에서 만나기로 했다. 일요일 이른 시간 지하철에는 마라톤대회에 참가하러 가는 달림이들이 가득하다.    




 한큐교토선을 이용해서 니시쿄고쿠(西京極)역에서 내리니 온통 달림이 들이다. 역에서 운동장까지 멀리 있는 줄 알았더니 거의 붙어 있다고 보아도 된다. 오늘 아침 이 역에는 교토마라톤에 참가하거나 참가하는 사람의 가족들만 이용하는 듯하다. 역에서 나와 운동장의 뒷문쪽으로 이어지는 길이 있어서 금방 도착할 수 있었다.   






 날씨가 작년보다는 많이 훈훈한 느낌이다. 작년에는 겨울 파커를 입고 와서도 날이 쌀쌀해서 겉옷을 바로 벗지 못했는데 올해는 그 정도는 아니다.  날씨도 구름이 조금 있기는 했지만 많이 흐린 날씨는 아니었다. 오늘에 수 많은 스텝들이 나와서 참가자를 안내해 주고 있다. 대회 출발 장소인 니시쿄고쿠(西京極) 종합운동장의 한쪽은 모든 사람이 입장 할 수 있도록 개방을 해 놓았고, 참가 선수들이 입장 할 수 있는 곳은 따로 만들어 통제하고 있었다. 니시쿄고쿠 종합운동장은 일본 J리그의 교토 상가 FC의 홈 구장이다.  






 날씨가 쌀쌀하지 않아서 바로 달리기 복장으로 갈아 입고 짐을 맡겼다. 교토 마라톤 대회도 출발 장소와 도착 장소가 달라서 짐을 맡겨 놓으면 결승점에서 짐을 찾게 된다. 대형 트럭을 이용하면서 짐을 맡길 때부터 분류하기 편하게 진행시켜 준다. 짐을 맡기는데 별로 시간이 걸리지 않게 되어 있는 시스템이다. 일본보다는 추운 지역에 살던 우리는 교토의 날씨가 그리 춥다고 느껴지지 않았는데, 이곳에서 생활하던 사람들은 이정도의 추위도 많이 춥게 느껴지는 모양이다. 일본 사람들의 복장은 한겨울을 느끼게 한다.    







 작년에는 대회 참가를 혼자 했기에 출발전까지 많이 심심했었는데, 이번에는 여러 사람과 함께 참가하게 되어 여러모로 좋다. 굳이 모르는 사람에게 폐를 끼쳐가면서 사진을 찍어 달라고 하지 않아서 좋고, 출발 전까지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동료가 있어서 좋다. 마라톤도 고독한 운동이라고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함께 하면 더 힘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다만 달리는 것은 도움을 받을수 없으니 달릴 수 있는 근력은 혼자 힘으로 키워야 한다.  







 아침에 여유있게 숙소에서 출발했는데 짐을 맡기고 나니 따로 할 일이 없다. 이제 출발 장소로 가서 기다리면 되지만 아직 출발할 때까지는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 주변을 조금 둘러 보았다. 이미 작년에 와서 한번 둘러 보았지만 전체를 모두 본 것이 아니어서, 처음 보는 풍경도 있다. 역시 운동장 입구쪽에는 스타트 지점에 대한 자세한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세세한 것까지 자세하게 설명해 놓았다. 안내판을 보니 축구장과 야구장만 있는 것이 아니라 보조 경기장까지 있었다.  







 드디어 함깨 온 가족 입장은 안되고 선수만 입장이 가능한 통제선 앞으로 왔다. 교토마라톤 대회는 도쿄나 오사카, 고베바라톤 대회 보다는 선수 이외의 사람들이 들어갈 수 있는 장소가 훨씬 넓다. 다른 대회은 대회장 멀찌감치 통제선을 만들어 놓고 선수만 입장시꼇다. 선수를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함께 온 가족의 입장에서 보면 아쉬운 조치다. 운동장으로 들어가는 곳에서 검색도 그리 심하게 하지 않고 배번만 확인하고 입장시켜 준다. 교토는 테러로부터 안전한 도시인 모양이다.    







 이번에도 A그룹에서 출발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이번 교토마라톤대회에 참가 신청을 할 때 일행들과 함게 출발할 생각에 자신의 예상 기록을 모두 비슷하게 적여 냈더니 몇 사람만 제외하곤 대부분 A그룹에 배정되었다. 덕분에 출발까지는 함께 할 수 있다. 해외마라톤 대회에 참석하면 항상 카메라를 들고 뛰면서 주로 풍경과 내 사진을 찍곤 했는데 오늘은 함께 온 일행 사진도 많이 찍어줄 생각이다. 해외에 와서 굳이 빨리 달리지 않고 즐기면서 뛸 생각이다. A그룹 제일 후미에서 출발할 생각이다.     






 운동장 안쪽으로 들어가니 이미 대회 참가자들이 엄청나게 많이 들어와 있었다. 작년에는 출발 그룹별로 다른 곳에 위치했는데 올해는 운동장 안쪽에서 많은 사람들이 기다릴 수 있도록 조정을 한 듯하다. 작년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니시쿄고쿠(西京極) 종합운동장 안쪽에 모여 있다. 사람이 많으니 썰렁한 느낌이 들지 않아서 좋다. 운동장 트랙으로 내려가기 앞서 기념사진 한장을 남긴다.   





 니시쿄고쿠(西京極) 종합운동장의 한쪽은 참가 선수만 입장할 수 있지만, 대회 스타트 지점이 있는 쪽 관중석에는 일반인들이 입장해서 출발하는 선수를 응원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 따로 구분해서 선수와 가족 모두에게 신경을 많이 써서 운영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대형 전광판에는 행사 내용을 실시간으로 중계하고 있었고, 운동장 곳곳을 비쳐 주면서 행사 진행 내용을 중계 한다. 작년대회에 비해서 참가자가 더 많이 늘었는지 모르겠지만 운동장에 모인 사람은 훨씬 더 많아 보인다.  






 목에 두르고 있는 버프는 이번 교토마라톤의 공식 기념품이다. 작년에도 기념 티셔스 대신에 버프를 기념품으로 주었는데 교토마라톤에서는 늘 버프를 기념품으로 채택하는 모양이다. 오늘도 대회때 착용하지 않으면 쓸 일이 많지 않을 듯해서 착용하고 나왔다. 함께 온 일행들과 출발점에 같이 있으니 사진 찍기도 좋고 여러모로 즐겁다. 이제 출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참가자들이 앞쪽으로 몰리기 시작한다. 이제 즐거운 달리기 여행이 시작된다.  





(8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