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과 생활 /마라톤대회 사진

필라마라톤 (2005.9.11)

남녘하늘 2008. 4. 6. 00:23

 

9월중순임에도 한낮의 온도가 30도가 넘는 날이었다. 출발하기 전부터 땀이 나는등 심상찮은 하루가 될 것 같아 초반부터 기록은 아예 포기하고 완주만 하자는 방향으로 마음 먹었다. 결과적으로 선택은 잘한 셈이였는데 날씨가 더워도 너무 더웠다. 그늘 한점 없는 한강 주로는 그야말로 잘 달궈진 후라이판이었고 중간에 나눠주는 음료는 적당히 데워진 뜨끈뜨끈한 물이었다.대회 진행도 원활하지 못해 중간에 퍼져버린 주자들도 많이 발생했다. 뛰면서 '이런 날 왜 뛰어야 하는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한 대회였다. 대회를 마치고 배경준형과 함께. 

 

 

 

 

3시간 40분 이상을 뛰고서 한강에서 안양천으로 방향을 바꾸는 지점에서 찍은 사진이다. 시간은 오후 12시 40분쯤. 최고로 더운 시점이다. 이제 남은 거리가 3Km가 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뛰었으나, 사진 찍은 바로 앞쪽 다리 밑에서 뛰지 않고 쉬는 사람들이 많이 부러웠다. 생각같아서 나도 쉬고 싶었지만.... 이날 기록은 4시간 5분. 요즘 들어서 뛰었다하면 4시간을 넘겨버리는 주자가 되고 말았다. 연습량이 부족한 것인지, 아님 더위에 너무 약한 것인지???
웃고는 있지만 이것은 사진에 찍이기 위한 포커 페이스이다.
 

 

 

 

 

결승점 50m 앞. "왜 이렇게 마지막 1Km는 멀어. 주최측에서 거리표시는 제대로 해 놓은거야?"를 되내이면서 들어오고 있다. 이날 필라마라톤의 무척 더운 날씨에 대한 대비책의 부족과 함께 주자를 많이 배려하지 못한 것 같았다. 물도 많이 부족했고, 얼음도 없었고, 주로 표시도 엉망이었다. 그래도 내가 좋아서 뛰는 것인데, 불만을 말하지 않았다. 그나마 잘 한 것은 결승점 앞에 급수차를 갔다놓고 분무사워기를 만들어 놓은 것이다. 더운날은 정말 급격한 체력소모와 함께 너무 힘들었다. 지난 여름 타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것이 이날 하루만에 수포로 돌아갔다. 완전히 검둥이가 다됐다. 애고 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