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아이들을 데리고 남산 거북이마라톤 대회에 참석할까 아니면 혼자서 검푸회원들과 함께 일요일 아침운동을 할까 고민하다 아침에 일어나니 새벽 날씨도 쌀쌀하고 또 아이들 시험도 얼마남지 않아 혼자 조용히 달릴 준비를 하고 분당구청으로 갔다. 6시 50분의 바같온도는 영상 3도. 생각보다는 훨씬 쌀쌀하고 바람도 조금 분다.
오늘은 분당구청에서 7시 20분에 출발해 분당천을 따라 중앙공원과 율동공원을 지나 새마을 연수원을 거쳐 맹산에 올라 맹산의 임도를 2회전하는 크로스컨트리 훈련이다. 출발이후 완만한 오르막을 계속 오르다 새마을 연수원부터는 완전 산악등반이다. 장갑을 준비하지 않았더니 계곡에서 부는 바람에 손이 시렵다. 변덕스러운 봄날씨.
걸어오르기도 힘든 산을 천천히 뛰라고 하는데 호홉이 가빠져 힘은 들었지만 훈련효과는 만점. 중간에 너무 힘들어 조금 걷기도 했지만 주위의 초록과 맑은 공기에 취해 어렵지 않게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 근처는 제법 강한 바람이 분다. 능선을 넘어 조금 내려가니 드디어 임도에 도착. 임도이지만 관리를 잘 하지 않아서 임도로서의 역할은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 같다.
분당에 살면서 이런 좋은 곳이 있는지 처음 알았다. 매번 탄천을 따라서 지루한 시간주나 거리주만 하다가 새로운 길과 코스를 알아가는 것이 너무 좋다. 분당천을 따라 율동공원까지 가는 길도 처음이었는데 탄천보다는 못하지만 이 코스도 잘 꾸며 놓았다. 임도는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아서인지 잡목들이 도로까지 침범해 자라고 있어 두사람이 한번에 뛸 수 없는 오솔길도 일부 구간에 있었다.
절반은 내리막, 그 나머지 절반은 오르막에 약간의 평지가 있는 임도의 순환코스 거리는 약 4Km. 혼자서 기록을 측정하면 달리는 것이 아니라 함께 뛰는지라 내 수준에서는 좀 늦는다는 느낌이 들기는 했지만 마치 작년 8월 가리왕산에서 임도를 따라 달린 것과 너무나 유사한 느낌이다. 거리만 42Km가 아니라 4Km로 짧다는 것이 다르고 해발이 낮아서 호홉이 가쁘지 않다는 정도가 다를 뿐이다.
첫번째는 검푸회원들과 함께 달리고 나서 두바퀴째에는 회원들을 먼저 보내고 늦게 출발해 내리막은 천천히 달리고 오르막에서 최대한 속도를 올려 숨이 턱에까지 차오도록 달려 보았다. 처음에는 힘이 들더니 조금 지나니 안정이 되면서 그 느낌이 좋다. 임도의 바닥이 평평하지 않고 돌부리와 나무뿌리들이 있어 빨리 달렸다가는 부상의 위험이 있고 특히 내리막에서 속도를 내는 것은 위험한 것 같다.
임도에서의 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다시 맹산의 등산로를 따라 천천히 달려 내려와 율동공원을 거쳐 중앙공원, 분당구청으로 돌아왔다. 내려오는 코스는 오를때와 다른 쪽이였는데 경사가 완만한 대신 길었고, 소나무 숲과 나무가 울창해 산림욕을 할 수 있는 좋은 코스이다. 오늘 달린 거리는 대략 24Km, 소요된 시간은 3시간정도다. 새로운 코스를 알게 된 것도 좋았고 크로스컨트리 훈련을 한 것도 좋았다.
다만 너무 외진 곳에 위치해 있어 혼자가서 달릴 수는 없는 점이 아쉬운 훈련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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