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참가하는 100Km 울트라마라톤 대회가 하루 남았습니다.
풀코스를 처음 참가할 때와 같은 설레임이나 긴장감은 없지만 아직까지 한번도 달려보지 못한 거리를 뛴다고 생각하니 조금은 긴장이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천천히 달리기만 한다면 완주와 못할리 없으리란 생각은 가지고 있지만, 이백오십리 길을 달리면 나의 몸상태가 어떻게 바뀔지 또 달리면서 어떤 생각으로 달릴지 궁금하기도 하고요.
적당한 언덕길과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서바이벌 울트라대회이면서 차량이 다니는 위험한 국도를 달리는 대회여서 내심 걱정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언젠가 꼭 한번 뛰고 싶었던 울트라대회였고, 이번이 그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동안 평소에 풀코스 대회를 자주 참가했기에 울트라대회를 대비한 특별한 훈련은 갖지 못했습니다. 대신 몇번의 등산과 산악 크로스컨트리 훈련을 하기는 했지만 그것이 울트라를 대비한 훈련은 아니고 달린 거리를 늘리기 위한 훈련이었을 뿐입니다. 지난 겨울 Sub-3를 위해 꾸준하게 했던 훈련으로 만들어졌던 체력이 아직 유지되고 있으리란 알량한 믿음과 그 이후 풀코스 대회참가의 숫자만 믿고 대책없이 참가하는 셈이지요. 그러면서도 잘 뛰길 바란다면 정말로 준비를 많이 해서 참가하는 다른 선수를 우롱하는 것은 아닐지...
즐거운 마음으로 소풍을 즐기고 오려고 합니다. 600여명의 참가자 중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사람들도 무척 많은 것 같고, 알지 못한다 하더라도 같은 대회에 참가하는 것 하나만으로도 동지애가 생겨날 것이기 때문에 그분들과 대화하면서 이백오십리 길을 뛰고자 합니다. 어둠 속에서 내 자신과 대화하면서 그동안 가지지 못했던 나 혼자만의 고독과 나 혼자만의 고통과 나 혼자만의 자기 성찰의 시간을 가지고자 합니다. 남들이 잠들어 있는 시간 깨어나 밤새도록 움직이는 것이 얼마만의 일인지 까마득하기만 하네요.
정신이 육체를 지배한다고 굳게 믿고 있는 저로서는 이번 울트라도 굳은 의지로 넘어볼 것입니다. 나약해지려는 의지만 바로 세울 수 있다면 기록은 그다지 상관없다는 생각입니다. 크게 의미있는 것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목표를 설정해야 하기에 완주 시간 목표는 11시간안에 들어오는 것으로 잡아보았습니다.
그동안 혹사했던 내 다리와 심장을 다시 한번 믿고 북한강으로 갑니다.
일상에서 일탈의 경험은 한번으로 족하다는 생각을 하는데 그 또한 어떻게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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