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과 생활 /나의 단상

울트라 마라톤 대비 훈련주 (2006.6.9)

남녘하늘 2008. 5. 12. 21:23

 

6월 25일 참가예정인 북한강 울트라마라톤을 대비해 탄천에서 예행연습삼아 50Km 지속주를 한다는 공지를 늦게 보았다. 원래 참가하는 사람들은 저녁 8시에 분당구청에서 출발한다고 하는데 내가 공지를 본 것이 8시 20분. 훈련에 참가하는 한 선배님께 전화를 드렸더니 출발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오라고 한다.

 

풀코스 마라톤 대회는 여러번 참가해 보았지만 100Km를 달리는 울트라 마라톤은 처음 참가하는 것이라 걱정이 앞선다. 몸이 울트라마라톤을 달릴 수 있을만큼 준비가 되었는지도 모르겠고...
훈련코스가 분당구청을 출발해 우리 집앞을 거쳐 오리역 근처 분당 경제점을 반환해 다시 우리집앞을 거쳐 탄천을 따라 내려가 잠실종합운동장 옆 한강기점까지 갔다가 다시 분당추청으로 되돌아오는  왕복코스로  대략 50km 정도의 거리이다.

 

공지를 일찍 보았다면 일을 서둘러 마치고 저녁식사도 하고 미리 준비해서 함께 뛰었을텐데 갑자기 바빠졌다. 사무실 일을 대충 정리하고 집에 와서 밥을 먹을 시간도 또 장거리에 앞서 밥을 먹으면 달리기를 하기가 힘들 것 같아 고구마 한개와 파워젤 하나로 식사를 대신했다. 배낭에 연양갱 몇개와 쵸코렛, 파워젤, 음료등을 챙기고 집을 나서니 8시 50분, 그래도 빨리 준비를 마친 셈이다.

 

선배에게 다시 전화를 거니 오리반환점을 돌아 우리집 근처까지 왔다고 한다. 대략 남들보다는 5.5Km 정도 적게 뛰는 셈이다. 집앞에 나가서 간단히 스트레칭을 하고 있으니 10명 정도의 일행이 뛰어온다. 달리는 속도는 매 Km당 6분. 전화통화를 한 선배가 제일 앞쪽에서 달리고 있어 그 옆에 서다보니 선두가 되어 일행을 리드해야하는 입장이 되어버렸다. 천천히 달리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 페이스를 리드하기는 쉽지기 않은데 옆에서 달리는 선배가 잘 이끌어준다.

 

어제도 비가 내렸고 오늘도 낮에 비가 내려 탄천의 주로는 달리기에 더없이 좋다. 공기도 상큼한 것 같고 무엇보다 날씨가 덥지않아 달리기에 좋다. 다만 습도가 조금 높은 것이 단점이다. 달리는 일행중에 시각장애인인 이용술님이 있어 조금 신경이 쓰이기는 했지만 워낙 주력이 좋은 분이어서 정상인과 다름없이 달려준다. 자전거를 타고 있는 어린아이들만 주의하고 미리 알려주면 된다.

 

산책하는 사람들로 붐비는 분당지역의 탄천변을 벗어나 서울공항 초입에서 처음으로 급수와 휴식을 취한다. 6분주로 달리는 지라 별로 땀도 나지 않고 힘도 들지 않는데 함께한 일행들은 나보다 뛴 거리가 많아서인지 조금 힘들어하는 모습이다. 이곳부터 한두사람이 포기를 하기 시작하더니 성남과 분당의 경계점까지 가니 일행이 4명으로 줄어들었다.

 

달리는 도중 비는 내리지 않았는데 먼하늘부터 천둥과 번개가 치기 시작하더니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도중에 안양에 살고 있는 동생에게 전화가 왔었는데 탄천에서 달리고 있다고 하니 비가 억수로 내리는데 비맞고 달리기를 하고 있느냐고 묻는다. 좁은 땅이지만 안양과 성남이 산하나 차이로 소나기처럼 갈려 비가 내리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는 것 같다.

 

비가 한두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하니 일행들의 마음이 조급해진다. 천둥과 번개소리도 상당이 급접해졌다. 원래 6분주를 계획했었는데 비를 맞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5분 40초로 빨라져버렸다. 그래도 다행이 큰 비가 우리가 달리는 코스는 피해갔는지 탄천입구에 이를 때까지 맞지 않았다. 그런데 우리를 피해 앞질러간 비가 잠실쪽에는 뿌렸는지 도로도 젖어있고 물이 고여있으며 주차된 차에도 많은 물방울이 맺혀있다. 그러나 우리는 비를 맞지 않았다.

 

2번의 휴식을 한뒤에 잠실운동장 근처에 도착한 시간은 11시 40분. 23.5Km를 오는데 2시간 40분 정도 걸린 셈이다. 달린 시간은 6분주를 거의 유지했는데 중간의 휴식시간이 너무 길었던 것 같다. 다시 돌아가면 새벽 2시는 족히 넘을 것 같다. 그래도 뛰어서 돌아갈 생각이 있었는데 일행중 한명이 발가락에 무리가 온다면 차를 타고 갔으면 한다.


결국 돌아오는 것을 차를 타기로 하고 삼성역쪽으로 나갔다. 천천히 뛰었음에도 뛰다가 걸으니 많이 편하다. 삼성역 근처 편의점에서 시원한 맥주를 하나씩 먹고 좌석버스를 기다렸으나 몇십분을 기다려오 오질 않아 결국 택시를 타고 분당행. 맥주 마시며 조금 지체했더니 분당에 도착하니 새벽 1시 30분이다. 결국 뛰어온 시간이나 차를 타고온 시간이나 비슷한 것 같다.

 

집에 도착하니  월드컵 개막식과 개막전을 하는 시간인데 집에 TV가 없어 보질 못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