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운동을 꾸준하게 하지 않으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여실히 보여준 2008 아디다스 MBC 한강마라톤대회였다. 지난 1월부터 운동을 하고 싶어도 시간이 없어 연습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대회 참가도 4월 말이 되어 가는데 3번밖에 하지 못했더니, 이번 대회에서 확실하게 내 상태를 느낄 수 있었다. 코스가 몇번의 언덕이 있기는 하지만 2006년과 2007년에 3시간 40분을 넘기지 않는 기록을 달성했었는데 올해는 4시간 8분 20초로 무려 30여분 가까이 늦어졌다. 꾸준히 운동하지 않은 결과이고, 마라톤은 정직한 운동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반환점까지는 정광춘아우와 함께 뛰면서 최선을 다하지 않고 즐겁게 뛰자는 생각이었고, 반환점을 돌아선 이후에는 조금 빠른 페이스로 뛸 생각이었는데 그야말로 생각뿐이었다. 아우와 반환점에서 헤어진 이후 전반보다는 더 느린 속도로 뛰어 그나마 중도포기하지 않고 결승점을 밟았다. 반환점까지 아우와 함께 즐겁게 달리지 않았다면 아마 완주하지도 못했을지 모른다.
그동안 달리기에 열중하지 않았던 관계로 달리기를 시작한 이후 얼굴 상태가 가장 좋은 시기이다. 몸무게도 열심히 할 때에 비해서 3Kg 정도 불어났으니 뒤에서 나를 아는 사람들이 놀리면서 지나간다. 근육이 많이 붙은 것 같다고 하면서...
달리는 중간에 비가 내려 운동화가 젖어버렸다. 운동화가 젖어서 오는 불편함보다는 뎁혀진 몸의 온도를 낮춰준 고마운 비였다. 끝까지 비가 내렸으면 좋았을텐데 반환점 부근에서만 잠시 내리다면 멈쳐버려 아쉬움이 남았다. 정광춘아우와 반환점 부근에서.
정광춘아우와 함께.
결승점을 지나며.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완주했다는 기쁨에 달리면서 힘들었던 기억을 잃어버렸다. 기록을 당겨 보겠다는 생각은 없지만 4시간은 넘기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인데... 기록은 4시간 8분 20초이고 82번째 풀코스를 완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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