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에도 혹서기 마라톤에 참가했다. 2005년부터 참가한 이래로 4년째 연속해서 참석하는 대회이다. 엄청 더운 날씨에 개최되는 이번 대회에서도 마스터즈 달림이들의 엄청난 열기로 악조건에서 달리는 극기훈련 같은 대회이지만 대회 신청 마감이 인터넷상으로 1시간도 안돼 끝나버렸다.
혹서기마라톤은 이름 그대로 1년중 가장 더운 시기에 달리는 대회로서 과천 서울대공원의 동물원 일주를 한뒤 외곽 산림욕장을 거치는 언덕길을 오르 내리는 코스를 달린다. 코스도 몇년째 변함이 없고 서울대공원 외곽코스를 달리느라 참가자를 1천여명 수준에서 제한할 수 밖에 없는 대회로, 한여름에 그것도 제일 더운 시기에 땀을 흘리며 달라고, 다른 대회와 차별된 봉사를 받을 수 있는 대회이다. 올해도 다른 해와 마찬가지로 엄청 더운 날씨에 대회가 개최되어 땀을 엄청 흘렸지만, 풍부한 간식거리와 자원봉사자들의 응원 그리고 한 여름 땡볕도 거뜬히 막아내는 그늘로 덥혀진 언덕을 즐거운 기분으로 달렸다. 땀이 흘러내려 바지까지 흠뻑 젖어버리고 그 땀이 양말까지 내려와 운동화마져 땀으로 젖어버리는 최악의 상황이지만 달리고 난뒤의 만족감은 그 어떤 대회보다도 더 큰 대회이다.
달리는 도중 너무 더워서 급수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지인에게 부탁해서 계곡물을 머리부터 뒤집어쓰고 있은 모습을 또 다른 지인이 찍어 주었다. 한낮으로 갈수록 언덕길은 걸을 수 빆에 없고, 시원한 계곡물에 들어가서 쉬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으나 아직까지 대회에 참가한 이래 포기한적이 한번도 없었다는 전통을 깨고 싶지 않아 억지로 억지로 결승점을 밟았다.
30도 넘는 더운 날씨로 인해 급수대에서 물과 이온음료를 있는대로 다 마셨더니 그것이 모두 땀으로 배출되어 온 몸이 땀 범벅이었다. 올 여름에 흘린 땀의 절반 이상을 오늘 흘린 것이 아닌가싶다. 4시간 48분 45초의 기록으로 혹서기 대회에 처음 참가한 2005년의 4시간 20분 29초, 2006년의 4시간 25분 54초, 2007년의 4시간 34분 7초에 비해 해마다 기록이 뒤쳐지고 있다. 정상적으로는 매년 기록이 조금씩이라도 단축되어져야 하는데 워낙 더운 날씨이고 기록을 당겨보겠다는 의욕이 없기 때문인 것 같다. 물론 훈련을 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이기는 하지만... 4시간 넘는 기록이 그다지 많은 편이 아닌데 더위에 약한 내가 혹서기에서만 4시간 벽을 허물지도 못하고 더구나 기록까지 자꾸 후퇴하고 있는 셈이다. 오늘 혹서기마라톤 대회는 83번째로 참가한 풀코스 마라톤대회이다. 대회를 마치고 간단한 먹거리를 먹고 나니 더위를 식혀주는 소나기가 내렸는데 소나기를 피해 원두막 같은 간이시설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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