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다비 공항을 출발 1시간 40분만에 쿠웨이트 공항에 도착했다. 장관님과 함께 이동했던지라 공항 VIP라운지를 이용해서 일반인이 이용하는 입국장의 모습을 보지 못한 것이 아쉽다. VIP라운지는 중요인사만 이용하는 것인지 알았더니 이 나라는 돈 많은 자국민들도 모두 이용할 수 있었다. 쿠웨이트의 인구는 320만명이지만 순수 쿠웨이트인 110만명이고 외국인이 210만명이다. 이 나라는 자국민을 끔찍이 생각하는 나라인지라 순수 아랍혈통의 110만명에 대한 국가적 지원은 도를 지나쳐 일하지 않는 뚱뚱한 국민을 양산하고 있었다. 화려하게 꾸며진 VIP라운지에서.
쿠웨이트는 평평한 사막지역이며 호수나 강은 물론 지하수도 거의 없다. 두바이나 아부다비와 마찬가지로 뜨거운 사막이 주거지 인근 바로 가까운 길 건너편에 있다. 쿠웨이트의 뜨거운 여름은 5월에 시작하여 9월에 끝나며, 대낮의 최고 온도는 섭씨 50도를 넘긴다. 우리가 도착한 날의 쿠웨이트의 온도는 52도. 저녁을 먹고 나오면서 호텔외벽에 붙어 있는 온도계는 밤 11시가 넘었음에도 41도를 가르키고 있었다.
쿠웨이트에 와서 두바이와 아부다비와는 다르다고 느낀 것은 대중교통이 많았다는 것. 전체 인구의 2/3가 외국인 노동자들인지라 이들을 위한 시내버스가 많이 운행되고 있었다.
이곳의 가로수와 잔디와 꽃도 인근 지역의 다른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촘촘한 스프링쿨러 장치에 의해서 연명해 나가고 있다. 쿠웨이트도 녹지에 상당히 신경을 많이 쓰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 지역을 다니면서 우리나라의 산과 들에 지천으로 있는 나무와 들꽃을 비롯해 이름모를 잡초들조차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느낄 수 있었다. 푸르름에 너무 익숙해 그 소중함을 알지 못하고 생활하고 있는 셈이다.
이틀동안 숙박했던 쉐라톤 호텔 근처에 있던 모스크를 배경으로.
함께 갔던 일행들은 쿠웨이트에서 별다른 재미거리를 찾지 못하고 있을 때 대학 학보사 동기인 서수원이가 자기 회사 사장이 우리와 함께 왔음에도 불구하고 나를 위해 시내 곳곳을 안내해 주었다. 덕분에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쿠웨이트의 곳곳을 둘러 볼 수 있었다. 처음 방문한 곳을 쿠웨이트 타워. 쿠웨이트를 방문한 여행객들이 모두 한번 찾는 곳이다. 쿠웨이트는 관광과 볼거리가 없는 나라인지라 구경할 것이라곤 쿠웨이트 타워등 몇 군데 밖에 없다.
쿠웨이트에서 근무하고 있는 동기 서수원이와 함께
쿠웨이트 타워는 중동에서도 가장 특이한 건축물 중의 하나로 꼽힌다. 현대 쿠웨이트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조형물로서 걸프로드변에 3개의 탑으로 구성되어져 있고, 1979년에 완공되었다. 아랍 풍과 현대적인 멋을 동시에 표현하는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가장 높은 타워는 185 미터로 2개의 원형 구가 있다. 상부 구에는 회전식 전망대와 카페테리아가 있어 아랍음식을 먹으며 쿠웨이트 시내 전경을 즐길 수 있다. 하부 구의 밑부분에는
100만 갤론의 물이 저장되어 있다. 147 미터 높이의 두 번째 타워에도 133만 갤론의 물을 저장하는 구가 있으며, 자연압으로 쿠웨이트 시내의 사무실과 주거지로 물을 흘러간다. 구가 없는 날씬한 3번 째 타워는 조명을 발사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어졌다. 쿠웨이트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우선적으로 방문하는 관광 코스이기도 하다.
쿠웨이트 타워 인근의 해변 공원에서. 왼쪽으로 보이는 도로는 걸프로드로 걸프만 해안선을 따라 장장 21Km에 달하는 6차선 도로로서1988년 완공 되었다. 쿠웨이트의 거의 모든 주요 간선도로(1번에서 6번 도로까지)는 걸프로드와 연결되어 있어 시내 교통의 중요 역할을 한다. 쿠웨이트 사람들은 차만 타면 스피드광이 되어 제한속도를 지키지도 않고 차선도 지키지 않고 단속도 받지 않는데 비해 외국인이 법규를 위반하면 엄청난 벌금을 부과하는 2중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쿠웨이트 타워 구경을 하고 쿠웨이트 재래시장을 방문하기 위해 다시 시내 중심가로 들어왔다. 뒤로 보이는 타워는 쿠웨이트 시내 한복판에 우뚝 솟아오른 리버레이션 타워 (Liberation Tower)이다. 높이 372미터로 세계에서 5번째로 높은 통신탑으로, 파리의 에펠탑보다 40미터가 더 높다. 이 타워는 1987년 4월에 공사를 시작하였으나, 1990년 8월 2일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하면서 중단되었다. 당시 명칭은 쿠웨이트 통신탑이었는데 이라크 침공시 포탄공격에도 운 좋게도 피해를 입지 않았다. 1991년 이라크 군이 물러나고 공사가 재개되어 1996년 공식적으로 완공되었으며, 되찾은 자유를 기념하여 리버레이션 타워로 이름을 바뀌었다. 쿠웨이트 시내의 랜드마크 같은 역할을 하며 중심가 어디에서도 잘 보인다.
쿠웨이트시 중심부에 있으며 농산품과 공산품등을 판매하는 재래시장인 KUWAIT CITY SOUK MARKET.
수박을 비롯해서 각종 과일을 파는 과일가게. 그러나 이 나라에서 생산되는 과일은 대추야자를 비롯해 몇 종류가 되지 않고 보이는 과일 대부분은 외국에서 수입된 것들이다. 풀 한포기 제대로 자랄 수 없는 지역인지라 이런 과일을 키운다는 것은 언감생심.
뒤로 보이는 공산물도 대부분 수입, 이곳에서도 저가품은 Made in China이다. 따라서 재래시장을 돌아다녀도 살만한 물건은 전혀 없다고 보면 된다. 이나라의 특산품을 구경하고 싶었는데 특산품이라고 할 것이 거의 없다. 인근 나라에서 많이 생산한다는 카펫조차도 만들지 않는 곳이 쿠웨이트이다.
이 나라에서 많이 생산되는 대추야자를 판매하는 상점. 쿠웨이트에 가서 사가지고 온 유일한 상품이다. 쿠웨이트 뿐만 아니라 더운사막지역이면 어느 곳이든지 흔히 볼 수 있는 과일이다. 이 가게에서는 가공되지 않고 그냥 말리기만 한 대추야자를 팔고 있어 가격이 그다지 비싸지 않았는데 공항이나 기념품점에서 판매하는 2차 가공 대추야자는 생각보다 고가이다. 친구 서수원이의 인도인 운전사가 이곳까지 안내해 주고 가격까지 협상해 주어 현지인이 살 수 있는 가격에 사서 엄청 싸게 구입할 수 있었다. 다음에 할 일이 없으면 대추야자나 수입해서 팔아도 되겠다는 생각을 잠시 해 보았다. 맛 대비 가격이 경쟁력이 있었다는 이야기다.
대추야자 나무와 대추야자 열매사진. 팜 나무에 나오는 열매를 현지에서는 테이트라고 부르는데 우리는 대추야자라고 한다. 아랍지역의 사막 유목민들의 귀중한 휴대식품이다. 메소포타미아 부근이 원산으로 추정되는데, BC 3000년 무렵 이미 재배가 시작되고 있었다. 오늘날에는 중동에서 아프리카의 건조열대·아열대에 걸쳐서 많으며, 최근에 이르러 북아메리카의 건조지에서도 많이 재배된다.
쿠웨이트의 간단한 역사...
쿠웨이트는 16세기 이전부터 터키(Ottoman 제국)의 영향에 있었으며, 18세기초부터 오늘 날의 사우디, 이라크, 이란 등지로부터 Amaiza족 등이 이주하여 현 쿠웨이트 민족의 주류 형성했다. 그 가운데 가장 강력한 사바하 족장이 1756년 쿠웨이트 수장이 되어 사바하왕조를 열었다. 석유가 생산되기 전 쿠웨이트는 진주조개 채취, 조선, 육상 및 해상교역 등이 주요 생업이었다.
1897년 무바라크왕은 터키의 쿠웨이트 합병을 피하기 위해 영국에 보호를 요청했고, 영국은 지중해와 인도간의 무역이권을 확보하기 위해 1899년 쿠웨이트와 보호조약 체결하게 되었고, 쿠웨이트는 영국의 지배를 받게 되었다. 영국이 외교와 국방 담당하게 되었다. 그 뒤 쿠웨이트는 이라크의 바스라를 제치고 중계무역 거점이 되었고, 제2차세계대전 후 부르간 유전 개발을 시작으로 석유산업이 비약적으로 신장되었다.
특히 1950년 즉위한 쿠웨이트 근대화의 아버지라 불리는 압둘라시대에는 석유재원이 바탕이 되어 경제·사회적으로 큰 성장을 하였다. 또한 반식민지주의와 민족주의 움직임도 대두되어 영국과 맺은 보호조약을 폐기하고 1961년 우호협력조약으로 대체하면서, 외교권을 포함한 독립주권을 되찾아왔다. 1962년 헌법이 제정하어 주권국가가 되었다.
1990년 8월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이후 이라크군의 점령 아래 잠시 있었다. 그러나 1991년 1월 유엔 결의에 따라 미국을 중심으로 한 27개국의 다국적군과 이라크간의 전쟁으로 이어졌고, 쿠웨이트는 다국적군과의 공동전선을 전개해 피해와 희생은 많았지만 1991년 2월 이라크군이 축출하고 국토를 되찾게 되었다.
쿠웨이트는 아직까지 우리여행경보상 '여행자제' 대상국이다.
쿠웨이트 시내를 다니다보면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모스크들...
이 더운 날씨에 외화를 벌기 위해 고생하고 있는 해외근로자를 격려하기 위해 쿠웨이트 시내에서 50분 정도 걸리는 슈와이바 지역으로 이동중. 현대건설이 슈와이바 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는 현장이다. 이동하는 차량이 짙은 썬팅이 되어 있고 에어콘을 빵빵하게 틀었음에도 차안이 시원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데 이곳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분들은 얼마나 더울까? 더구나 이 나라에는 술도 마실 수 없고, 여자도 없다. 1천 200여명의 인원이 현장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한국인은 50명 정도라 하니 실제 작업은 제3세계의 노동자가 맡아서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아버지 세대에는 제3세계 노동자가 하던 그 일을 우리나라 사람들이 다했다. 가서 현장을 체험해보니 지금도 고생하고 있지만 힘든 육체노동을 햇던 그당시 얼마나 고생했을지 알 수 있었다.
유전과 발전소가 있는 국가 중요 시설물이라 철처한 조사를 마쳐야만 출입이 가능하다. 물론 사전에 출입허가를 받지 않으면 조사를 받아주지도 않는다.
유전 지역이어서 중간 중간 배출 가스를 태우는 기둥도 보인다. 실무적인 지식이 없어 무어라 말하지는 못하지만 그냥 태워버리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사전 예약이 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간을 기다리게 만든 검문소. 이유를 정확히 설명해 주지 않았는데 정말로 쿠웨이트 사람들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 국가가 국민들을 제대로 교육하지도 않고 못된 버릇만 키워주고 있다는 생각이... 언제까지 오일이 나오는 것도 아닐텐데... 앞으로 기름이 나오지 않으면 다시 진주조개를 잡기 위해 바다로 가던가, 아니면 지금은 인도사람들이 돈벌러 쿠웨이트로 오지만 불과 50여년 전에 돈벌러 인도로 갔듯이 다시 인도로 갈지 모르는 일이 아닌가?
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사진으로는 얼마나 더운지 표현할 수가 없다. 이때 쿠웨이트의 날씨가 가장 더울때였고 더구나 1년중 1주일 정도만 습도가 높다고 하는데 우리가 갔을 때가 습도까지 높은 시기였던지라 그늘에 있어도 그야말로 싸우나에 들어와 있는 듯했다.
대림산업에서 온 현강엽 차장님과 함께.
(5편으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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