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 공공사업부(Ministry of Public Works) 장관 주최의 오찬에 초대되어 갔다. 쿠웨이트에 와서 아침은 호텔에서 부페로 먹었고 저녁은 3일내내 유명한 한식당 '고려관'에서 식사를 하게 되어 현지식으로는 처음 먹어 보게 되는 셈이다. 외국여행을 가게 되면 장기여행이 아닌 이상 어지간하면 현지체험을 위해 현지식의 식사를 주로 하는데 이번 여행은 한국에 있는 것인지 외국에 온 것인지 구별이 되지 않을 정도로 한식을 많이 먹은 여행이다. 물론 외국에서 한식은 현지식보다 월등히 비싸다. 나는 짧은 몇주 정도는 김치를 안먹어도 되고 고추장 생각도 나지 않고, 라면이 없어도 된다.
과거 미군 기지의 휴양소로 쓰였던 것을 인수해서 게스트하우스와 식당을 운영한다고 했는데 정확한 식당이름과 위치는 기억하지 못하겠다. 다만 상당히 고급스러운 분위기였고, 식당 주변 관리가 잘 되어 있었다. 정통 쿠웨이트 식의 음식을 대접 받았다.
함께 사진을 찍은 이는 쿠웨이트의 경찰인지 사설 경호원인지는 잘 모르겠다. 영어를 전혀 사용하지 못해 말이 통하지 않아 물어보지를 못했다. 군인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너무 군기가 빠져 있어서이다. 따라서 군기 빠진 군인인지도 확신하지 못한다. 이분은 그래도 계급이 조금 높아서인지 근엄해 보이기는 했지만, 뒤에 있는 사진에서 총을 들고 '받들어 총' 자세를 취하고 있는 사람들은 완전 당나라 군대(?) 또는 당나라 경찰(?)이였다.
순차적으로 나왔던 음식들. 사진에 찍힌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음식이 나왔는데 다 찍지는 못했다.
떠나는 우리 일행에게 경례를 하고 있는 사람들. 내 기준에서 보았을 때 완전 군기 빠진 군인(?)들이였다. 총만 들고 있을 뿐이지 군인 또는 경찰로서의 전혀 자세가 안돼 있었다. 사설 경호원이라도 한심한 수준이고... 미안한 맘이지만 아마 그래서 이라크에 침공당하지 않았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이...
다시 찾은 중동에서도 가장 특이한 건축물 중의 하나로 꼽히는 쿠웨이트 타워. 현대 쿠웨이트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조형물로서 걸프로드변에 3개의 탑으로 구성되어져 있고, 아랍풍과 현대적인 멋을 동시에 표현하는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오늘은 타워를 배경으로 사진만 찍지 않고 타워에 직접 올라가 보았다. 오늘도 서수원이가 함께 해 주었다.
쿠웨이트 타워에서 내려다 본 바로 옆에 있는 아쿠아 파크(Aqua Park), 대규모 물놀이 공원이다.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도 즐길 수 있도록 각종 시설이 잘 완비되어 있다.유수풀장도 있고 아이들을 위한 풀장도 있다. 날씨가 더워 해수욕장에서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은 없지만 이곳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은 꽤 많이 보였다. 해변가 바닷물도 만져보니 뜨끈뜨끈하다. 바다에 고기가 많다고 하는데 더운 물에서 고기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입장료(2디나르/인)를 내고 들어가니 제법 빠른 엘레베이터가 지상 123m의 전망대에 한순간에 올려 준다. 전망대는 복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상층은 360도 천천히 회전한다. 발 아래 펼쳐지는 쿠웨이트의 전경은 현대식 건물이 즐비한 도시쪽도, 그리고 넓고 푸르른 걸프만쪽도 멋있다. 더운 날씨에 시원한 전망대에서 시원한 차를 한잔 하면서 내려다보는 도시의 모습은 아름답다.
전망대 한켠에 있는 기념품 판매점. 제법 다양한 물건을 갖추고 있는듯이 보이지만 실제 살 것이 별로 없다. 더구나 쿠웨이트에서 제작된 물건이 거의 없어 기념품이라고 말하기도 그렇다. 쿠웨이트는 일반 생필품에서 내구 소비재 그리고 공산품의 원부자재등 까지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전형적인 소비형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또한 고소득층인 쿠웨이트인은 브랜드 위주의 고급상품을 선호하는 반면 비쿠웨이트인은 값이 싼 저급상품을 선호하는 이중 구조로 되어있다. 이곳에서 옛날 진주조개 채취에 사용되었다는 범선 모형을 하나 샀다.
전망대에서 한층을 내려가면 레스토랑이 있다. 한창 더운 낮시간이라서 손님은 별로 없었다. 조금 선선해 지고 도시의 조명이 켜지는 시간이 되어야 사람들이 올 듯... 좁은 공간이지만 효율적으로 꾸며 놓았고 아기자기한 느낌이였다. 노을이 질 때까지 머물 수 없으니 패스...
다시 시내 중심가로 나와 쿠웨이트 외무부 부근에 있는 그랜드 모스크(GRAND MOSQUE)로 이동했다. 1986년 8월 6일 완공되었다는 쿠웨이트에서 제일 큰 사원이다. 지름 26M, 높이 43M의 돔이 있는 주 예배실은 5,000명의 남자와 550명의 여자를 동시에 수용 가능하다고 한다. 전통 이슬람 건축양식과 현대식 기술이 조화를 이루고 있으면 건물의 모든 벽을 자연 대리석을 사용해 심플하면서도 우아하고 아름답다.
뭐라고 써 있는지 모르겠다. 영어 숫자는 아리비아 숫자에서 그 체계를 빌려 왔는데 실제 이곳에서는 자기들의 숫자를 쓴다. 아랍어 숫자는 문자 표기와는 달리 왼쪽에서부터 오른쪽으로 쓰며, 기호도 다르다. 한번 배우기는 했는데 기억력의 한계로...
쿠웨이트에서 제일 마지막으로 방문한 럭셔리한 상가인 SALHIA COMPLEX. 메리디안호텔과 연결되어 있는 제법 큰 규모의 쇼핑 몰이였다. 고급의류, 시계, 보석, 양품등 전문점, 레스토랑이 있었는데 그다지 활기차 보이지는 않았다. 자이툰부대원으로 이라크에 파병왔던 동생으로부터 쿠웨이트를 방문하면 그다지 볼 것이 없다고 이야기를 듣고는 왔지만 정말 몇 곳을 빼 놓고는 볼 것도 느낄 것도 없었다. 안내를 해 주었던 수원이도 무엇인가 더 보여주고 가이드를 해 주고 싶어도 해 줄 것이 없어 미안해할 정도였다. 한군데 정착하지 못하고 떠돌아 다녔던 유목민의 후예인데 유목생활에서 완전히 벗어나 버렸으니 유물이나 전통 그 어느것 하나 보여줄 것이 없는 셈이다.
쇼핑 몰에는 위의 사진처럼 루비똥 가방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곳도 있었지만 아래 사진처럼 견과류를 달아서 파는 상점도 함께 있었다. 무엇인가 상당히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쿠웨이트 사람들도 견과류를 좋아한다고 한다. 장사가 되니까 이런 럭셔리한 매장에도 들어와 있는듯. 쿠웨이트에서 살 물건이 없어 이곳에서도 약간의 견과류를 구입했다.
5박 6일간의 짧은 여행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가기 위해서 다시 쿠웨이트 공항으로 돌아왔다. 쿠웨이트에서는 서울로 가는 직항이 없어 중간에 두바이를 다시 거쳐야 한다. 입국할 때와 마찬가지로 VIP라운지를 이용하게 되어서 면세점도 구경하지 못하고 세관통과도 경험하지 못한다. 어찌보면 반쪽 여행을 했다는 느낌이다. 서수원이는 이곳까지 나와서 끝까지 신경써 주었다. 4달에 한번씩 서울에 온다고 하니 그때 보답해야 할 것 같다. 사진은 대림산업 현강엽차장과 함께.
공항까지 따라와준 서수원이와 함께. 엄청 화려한 VIP라운지에서.
서수원이와 회사동료 이정욱팀장과 함께.
중간에 들렀던 두바이 공항의 면세점. 새벽 2시가 넘었는데도 입출국 여객과 나처럼 트랜짓을 하는 사람을로 붐비고 있었다. 정말 불이 꺼지지 않는 허브 공항을 꿈꾸는 두바이 공항의 한모습이다. 여행중 처음으로 면세점에 들러 간단한 선물 몇가지를 사고 다시 서울로... 사계절이 있는 우리나라가 좋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 이번 여행이다. 이름모를 한포기의 풀조차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도 느꼈고, 우리가 이렇게까지 살기 위해서 열심히 묵묵히 고생하고 있는 해외파견 근로자도 얼마나 고생을 많이 하고 있는지도 실감하고 왔다. 대한민국 화이팅이다.
쿠웨이트를 끝으로 두바이와 아부다비에 이은 중동여행은 끝났다. 다시 언제 이곳에 오게 될지는 아직 장담할 수 없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사막투어를 꼭 한번 해보고 싶다. 오일 달러로 인해 갑작스러운 발전과 풍요를 이룬 이곳이 언제까지 그 활황을 이어갈지 알 수는 없지만, 지도자가 장기적인 플랜을 가지고 이끌어 나가야만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고 가르키는 코란의 해석을 아전인수격으로 해서 자국민과 외국인을 구별시키고, 일하지 않아도 먹고 살 수 있다는 것을 그들의 아들에게까지 버릇들인다면 아마 사막의 신기루처럼 오늘의 번영이 사그라들 것이다. 이곳을 찾은 사람들의 대부분이 아직까지는 벌어먹을 것이 있다고 달러를 보고 온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두바이와 아부다비, 쿠웨이트 모두 계속적인 발전을 바라고, 그들의 실험이 성공하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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