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행은 1월 8일부터 4박 5일간의 일정으로 호치민시와 붕따우등 남부 베트남의 도시와 메콩강등을 방문하는 여정이었다. 업무차 베트남에서 생활하고 있는 분당 검푸마라톤 글럽의 강홍원 형님을 방문해서 격려(?)를 하자는 목적으로 6개월 전부터 몇몇 동료와 함께 계획했었고 이번에 실행한 것이다. 무려 8가족이 부부동반으로 강홍원 형님을 만나기 위해 먼 베트남까지 갔으니 형님의 인기가 대단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형님을 만난다는 구실이었지만 덕분에 좋은 구경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 올 수 있었다. 이번 여행 역시 출발할 때에는 한겨울이었는데 베트남은 초여름의 날씨다. 출발에 앞서 인천공항에서... 크리스마스가 지난지 얼마되지 않아서인지 공항 곳곳에 크리스마스 장식물이 남아 있었다.
베트남 호치민은 인천공항에서 약 3,500여Km 떨어져 있으며 5시30분의 비행거리에 있다. 그다지 가깝지도 않고 썩 멀지도 않은 거리이다. 호치민 떤선녓 공항에 도착하니 후끈한 열기가 가득차 있다. 따뜻한 남쪽나라에 도착한 것이다.
호텔에서 하룻밤을 자고 아침일찍 주변산책을 하기 위해 나섰다. 한겨울에서 여름의 날씨로 바뀌어 반팔차림으로 나섰는데 이곳 사람들은 반팔은 커녕 긴팔에 점퍼까지 입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았다. 베트남에서도 요즘의 기온이 1년중 가장 떨어지는 때인지라 우리에게는 덥다고 느끼지만 그들에게는 조금 쌀쌀하다고 느끼는 것 같았다. 이른 아침이었음에도 많은 사람들이 부지런하게 움직이고 있었고, 도로에도 오토바이가 가득차 있었다. 어제 베트남에 도착해서 처음으로 느꼈던 엄청난 오토바이의 물결과 전기선과 전화선으로 가득차 있던 도로의 모습이 꽤 인상적이었는데, 부지런한 이곳 사람들의 모습에서 앞으로 엄청나게 발전 가능성이 있는 베트남의 미래를 느낄 수 있었다.
아침 식사후 우리 일행은 메콩강 관광을 하기 위해 출발했다. 호치민시에서 국도 1호선을 타고 남서쪽으로 약 2시간을 달리면 메콩 델타 입구의 도시인 미토(My Tho)시에 다다른다. 미토는 베트남전쟁 당시 고엽제 피해를 가장 많이 입었던 지역이지만 지금은 말끔히 단장돼 메콩강 관광지로 명성이 높다. 강홍원 형님이 일행들이 편하게 여행을 할 수 있도록 관광버스 한대를 예약해 놓아 여행내내 편하게 다닐 수 있었다.
미토(My Tho)시는 호치민과 메콩델타를 연결하는 교통의 요충지이자 메콩델타의 관문 역할을 하는 항구도시로도 유명한 곳이다. 이곳은 쌀의 집하지라 쌀국수의 원산지라고도 할 수 있다. 관광객들에게는 메콩강 크루즈로 찾아가는 빈짱 사원이나 코코넛 사탕 공장 견학 등 코스는 수로를 따라가면서 대자연의 풍경을 즐기는 코스가 일반적이다. 배를 타기 앞서 선착장 입구에서 일행들과 함께.
베트남 여행을 오면서 사실 제일 기대한 곳이 메콩강 여행이었다. 영화에서나 사진으로 많이 보아온 탓도 있지만 사람들이 수상에서 어떻게 생활하며, 거대한 자연의 모습이 어떠하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또한 열대지방의 자연환경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경제발전에 따라 옛모습이 많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지만 실제로 가서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좋았다.
메콩강은 동남아시아 최대 강으로 총연장 4,350km에 이른다. 티베트 고원에서 시작해 중국과 라오스·태국의 국경, 미얀마와 라오스, 캄보디아를 거쳐 베트남 호치민시 남쪽에 넓은 삼각주를 형성하며 남중국해로 흘러 들어간다. 전체유역 중 라오스를 통과한 후 캄보디아에 이르러는 유속이 줄어들고 강폭이 넓어지면서 4갈래로 흐르게 되며 베트남에 와서는 호치민의 남부지역 미토를 비롯 9개 지류로 분산되어 구룡(九龍)강이라고도 한다. 이곳에 매년 10억톤의 뻘이 흘러 내려와 삼각주를 이루는데 이를 메콩강 델타(삼각주)라 부른다. 메콩강 하류 삼각주 지역은 토지가 비옥하고 수원이 풍부하여 베트남이 세계 제1의 쌀수출국으로 부상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미토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누런 흙탕물로 가득찬 메콩강을 20~30분쯤 강을 거슬러 올라 건너편에 도착하면 메콩강 하류지역 섬으로 들어갈 수 있다. 야자수나무가 울창한 작은 수로를 뚫고 안으로 들어가면 베트남 전쟁 영화에서나 볼 법한 열대 우림이 펼쳐진다. 고작 3~4명만 탈 수 있는 작은 쪽배에 몸을 싣고 수로를 빠져나오는 동안 다른 관광지에서는 볼 수 없었던 또다른 베트남의 모습을 체험할 수 있었다.
관광객들이 유람선에서 내려 3~4명이 타는 쪽배를 타고 물야자(Water Coconut) 원시림 사이의 수로를 아슬아슬하게 헤치고 다니는 스릴을 맛보게 된다. 물이 워낙 흙탕물이어서 깊이를 가늠할 수도 없었고, 배가 워낙 작고 흔들림이 많아 처음타는 여자들이 겁을 많이 먹었는데, 수로의 깊이가 깊지도 않고 빠져도 구해주겠다고 하니 안심이 되는지 표정이 풀어졌다.
여자분들에게 베트남 전통 꼬갈모자 ('농'이라는 하던가) 를 하나씩 선물했다. 시원하고 햇빛을 가릴 수 있어 실용적이기는 한데 그다지 멋있지는 않고 품질이 조잡하다. 베트남을 다니면서 보아도 젊은 사람들은 거의 쓰지않고 일을하거나 장사를 하는 여자들이 주로 쓰는 것 같았다. 그래도 베트남에서는 베트남의 전통옷(아오자이)을 입지 못하면 모자 하나라도 써 봐야 할 것 아닌가?
좁은 수로길을 지나서 베트남 시골 마을에 도착했다. 메콩강 관광지로서 관광객이 많이 방문하는 곳인지라 길도 깨끗하게 정비되어 있고 길옆에는 열대 나무들이 자라고 있었으며 한적한 시골의 풍경을 느낄수 있었다.
점심을 먹기 위해 이동하던 중 잠시 관광객을 위한 간이 매점에 들렀는데 꿀, 차, 바나나 술도 먹어 보고 필요하면 사라고 하는데 강매하지는 않았다. 가격은 비싸지 않았지만 품질을 믿을 수 없어 구입은 하지 않았다. 이 간이매점에는 주민들의 숙소가 함께 있어서 이곳 사람들이 살고 있는 모습을 잠시 살펴볼 수 있었다. 지붕과 벽면을 모두 야자잎으로 대충 만든 자재를 사용했다.
시골길을 돌아돌아 이동하니 생각보다는 큰 대규모의 식당이 나왔다. 이 식당 역시 관광객을 위해 만들어 놓은 듯하다. 조경에도 엄청 신경을 많이 써 놓았고, 식당 주변 곳곳에 동물 우리를 만들어 놓고 원숭이등 열대동물의 보여주고 있었다.
식당과 연결되어 있는 선착장에서. 작은 쪽배를 타기 위해서 내렸던 유람선은 미리 이곳에 와서 대기하고 있었다. 도심에서 한창 멀리 떨어진 이곳에도 개발의 붐이 불어 강 건너에는 고층 건물이 들어서고 있어, 머지 않아 주변의 모습이 많이 변하리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었다.
아직까지는 사이공에서 미토까지 약 70km를 버스로 와서 배를 타야만 메콩강 델타지역의 여러 섬을 여행할 수 있었으나 현재 공사중인 미토지역과 섬을 연결하는 교량건설 공사가 완공 되면 메콩 크루즈의 양상은 달라 질 것이다. 마치 우리나라의 섬과 육지를 연결하는 연육교가 생기고 나면 섬들이 크게 발전하는 것처럼. 대신 배를 이용한 여행은 쇠퇴의 길을 걷게 될 것이고....
다시 섬의 다른쪽에 배를 정박하고 농장 관광을 나섰다. 농장으로 이동중 물야자(Water Coconut) 열매를 판매하는 곳이 있었느데 그다지 구미가 당기지 않아 패스...
농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간판을 배경으로... 뭐라고 쓰여 있는지 아직도 알 수가 없다.
이 농장에서 제공하는 차와 열대 과일도 맛보고, 과일을 먹는동안 사진속의 아가씨들이 베트남 전통악기에 맞추어 베트남 노래 몇곡과 '아리랑'등 우리나라 노래 몇 곡을 어색한 발음으로 부른다. 이곳의 주 수입원은 과일을 파는 것보다 관광객의 나라말로 노래를 부르고 받는 팁이 아닌가 싶다. 실력은 그야말로 '꽝'이지만 그들의 노력이 가상(?)해 과일값의 몇 배에 해당하는 팁을 주었다.
베트남에는 어디를 가든지 열대과일이 흔하다. 싸고 다양한 열대 과일을 충분히 맛보고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베트남 여행이 주는 기쁨 중의 하나이다.사진 앞쪽에 있는 것이 탄롱이다.(드래곤 프루트). 껍질은 손으로 쉽게 벗겨지고 하나를 다 먹으면 굉장히 배가 부르다. 속살은 하얗고 검은 깨 같은 씨앗이 촘촘히 박혀있다. 씹는 맛이 무척 부드럽고 단맛은 다른 과일에 비하면 덜 하지만 담백하고 시원하다.
다시 누런 황토 물길을 따라 처음 출발했던 미토의 선착장으로 이동하고 있는 중이다.
이번 여행을 초대해 주신 분당검푸 마라톤클럽의 강홍원 형님과 함께.
처음 출발했던 선착장에 다시 돌아와 이번 여행을 함께한 우리 일행들과 처음으로 단체 사진을 찍었다. 다들 처음 접하는 이국적인 경치에 정신이 팔려 메콩강 관광이 끝날 때까지 함께 사진을 찍을 생각을 하지 못한 탓이다. 강홍원 형님 가족을 포함해 총 8가족 19명이 함께한 여행이다. 오늘 메콩강 관광도 좋았지만 다음에 기회가 닿아 메콩강 투어를 하게 된다면 그 때는 베트남에서 캄보디아까지 3일 정도의 일정으로 하류에서 상류로 이동하는 여행을 해 보고 싶다. 왜냐하면 메콩델타지역이 원래 캄보디아 땅이였기도 하고, 메콩강을 삶의 터전으로 삼는 현지인들의 생활을 제대로 보고 싶기 때문이다.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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