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국수 체인점 PHO 2000. 벤탄시장 바로 옆에 있는 아주 유명한 쌀국수집이다. 간판 아랫부분에 PHO FOR THE PRESIDENT (대통령 쌀국수)라고 적혀 있다. 2000년에 미국 클린턴 대통령이 호치민을 방문했을 때 이곳에서 쌀국수를 먹었다고 해서 적어놓은 듯하다. 매장 안쪽 곳곳에 클린턴 대통령이 이곳을 방문했을 때 사진이 걸려있다.
베트남 사람들도 면을 무척 좋아하여 이 때문에 쌀국수 종류도 무척 많다. 베트남이 세계 2위의 쌀 수출국이기에 쌀을 이용한 다양한 음식문화가 발달해 있고 쌀국수와 밥을 즐겨 먹는다. 메뉴판에 PHO BO GA 라고 적혀있는데 PHO(퍼)는 쌀 국수를 뜻하며, BO(보)는 쇠고기, GA(가)는 닭고기를 의미하며 PHO BO는 쇠고기를 넣은 쌀국수를 말하고 PHO GA는 닭고기를 넣은 쌀국수를 말하는 셈이다.
나는 평소에도 고수 종류의 향채를 잘 먹는 편이라서 동남아권 여행시에도 먹는 것과 관련해서는 아무런 불편이 없다. 라임과 향초가 함께 나왔는데 고수가 아닌 것 같고... 숙주는 생으로 넣어 주고 이 향채를 듬뿍 넣어서 먹으니 아주 개운해서 좋았다.
베트남에서는 식당은 물론 업종에 관계없이 모든 가게에서 손님에게 물수건을 준다. 일반 가게의 물수건은 서비스지만, 먹는 것과 관계된 곳에서 주는 물수건은 모두 유료로 계산이 된다. 이곳 사람들은 비닐 속에 든 물수건을 꺼낼 때 뒤쪽을 ‘뻥’ 소리가 나도록 쳐서 비닐을 터뜨리기 때문에 그 소리에 깜짝 놀랄 수도 있다. 실제로 벤탄 야시장에서 서양인들조차 그렇게 해서 깜짝 놀라기도 했다. 로마에서는 로마법을 따르는 것인가?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못하는 좋지 않은 습관이라는 생각이...
식사후 매번 지나치기만 했던 벤탄 시장을 관광과 쇼핑을 겸해서 찾아갔다. 호치민 시내 관광의 필수 코스인 벤탄 시장은 호치민 중심가인 1구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어지간한 호텔로부터 걸어서 갈 수 있고 베트남에 있는 몇일 있는 동안에도 수 없이 지나쳤던 곳이다. 내부에는 의류, 가방, 시계, 악세사리, 귀금속, 커피, 차, 건과류, 건어물, 로컬식당, 야채, 청과, 축산물, 수산물 등 없는 게 없이 다 있는 우리나라의 남대문 시장 같은 곳이다.
베트남의 어디를 가든지 열대과일은 엄청나게 많고 값도 싸다.
이곳은 1914년 프랑스 인들이 만들었다는데 종각과 시계가 달린 정문 시계탑은 호치민을 나타내는 상징물중 하나로 대표된다. 각종 음식물을 비롯 의류, 수공예품, 잡화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거의 모든 물품을 취급하고 있으며, 시내 교통의 요지에 자리 잡고 있어서 거의 항상 사람들로 붐비며 외국인 여행객들도 많이 볼 수 있다.
이 시장에서 약간의 견과류와 베트남에서 생산되는 커피를 선물용으로 구입했다. 이 지역에서 많이 생산되는 물품인지라 가격과 상당히 저렴한 편이였다. 시계나 기타 명품 브랜드는 대부분 조잡한 모조품이므로 구입하지 않는 것이 좋은 듯... 짝풍이란 것을 알고 산다치더라도 품질이 너무 떨어지는 것 같았다.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공예품이나 커피 같은 것은 이곳에서 구입하는 것이 좀 더 저렴한 것 같았다. 그렇지만 가격흥정은 필수라는 사실.
시장 옆 테이크 아웃 매장에서 커피 한잔.
벤탄 시장 앞의 로터리에 있는 짠 응웬 한 장군의 동상을 배경으로. 이곳에서 일행이 쇼핑하는 동안 도로를 달리고 있는 차량을 살펴 보았는데 승용차는 일제 도요다 차량과 우리나라 차량이 많이 보였고 우리나라 승용차 중에도 대우차량이 많았다. 베트남 몇몇 곳을 여행하면서 보니 버스와 트럭등 우리나라 중고차량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차량에 있는 한글을 떼거나 지우지 않고 일부러 달고 다니다고 한다. 한국산임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는데 한국산이 품질이 좋다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뿌뜻한 느낌을 가질 수 있는 대목인데 그럴 수로 우리나라가 더욱 잘 해야 한다. 자만하지 말고 추해지지 않고...
쇼핑을 마치고 과거 월남 정부시절 대통령궁이였으며 현재는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통일궁을 방문했다. 1866년 프랑스 총독관저로 건축되었으며, 제네바 협정으로 인해 월남의 고딘디엠 대통령에게 인계됨으로서 대통령궁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북베트남에게는 승리를 남베트남에게는 패배를 확인시켜준 사건이 일어난 곳이 바로 이 대통령궁이다. 잘 가꾸어진 잔디밭과 키가 큰 나무, 물을 뿜어대는 분수가 여유로움과 함께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본관 앞 오른편에는 대통령궁으로 돌진했던 탱크가 전시되어 있었다.
이곳에는 정부기관에서 공식적인 영어 가이드가 있어 건물의 곳곳을 안내해 주었다. 강홍원 형님의 아들이 통역을 맡아주어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사회주의 국가이지만 자본주의의 경험이 이곳 사람들에게 돈의 위력을 알려 준듯, 공무원으로 보였던 가이드가 안내를 마치고나서 사례비를 요구해왔다.
과거 월남 정부시절 이곳의 1층은 회의를 위한 목적으로 회의실과 접견실로 사용되었다. 2층은 행정 업무, 내외국인 접견 등에 사용되어졌으며 일부는 대통령 가족의 거주공간으로 사용되었다. 3층은 대통령 가족을 위한 도서관, 영부인 영접실 등이 있다. 4층은 대통령과 고위 공직자들을 위한 휴식공간으로 뒷쪽에는 헬기 이착륙장이 위치한다. 지하에는 강력한 콘크리트로 만든 작은 통로를 통해 방으로 연결되도록 되어 있으며, 500kg의 폭탄에도 무너지지 않도록 설계되어졌다고.
1962년 남부 베트남 공군에 의한 대통령 살해 목적으로 폭탄 2발을 투하했으나 실패로 끝나고 건물 왼쪽 부분이 대부분 파괴됐다. 건물이 재건축되면서 폭탄의 피해를 벗어날 수 있는 지하 건물이 추가로 건설되었으며 독립궁으로 건물 이름도 바뀌게 된다. 테라스로 나가면 대통령궁에 떨어졌던 폭탄의 자리가 선명하게 표시되어 있다. 월남전에 사용되었던 미군 헬기도 전시되어 있다.
통일궁의 맨 위층에서 바라보는 전망이 좋았다. 시원하게 쭉 뻗은 도로와 통일궁의 파란 잔디가 눈을 편안하게 해줬다.
대통령궁 지하에 전쟁 상황실이 있었다. 빙글빙글 일렬로 계단을 따라 지하로 내려가보니 침침한 형광등 아래 모든 게 잘 보존되어 있었다. 마치 지금도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처럼 벽에는 베트남 지도가 걸려 있었고 각종 전쟁 상황이 기록과 함께 미국의 현대적인 장비들이 지금도 남아있다.
통일궁에서의 우리 일행 단체사진.
사이공 스퀘어에서 일행에게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이 쇼핑센타는 한국의 두타와 같은 곳으로 잘 확인하고 사지 않으면 이미테이션을 구매할 수 있다. 가짜 유명 브랜드도 많지만 그래도 베트남에서 거의 독보적인 재고 시장이라고 한다. 벤탄시장에서 쇼핑을 하지 못한 여성분들의 위한 배려였는데 우리 가족은 더 이상 베트남에서 살 물건을 없다고 판단했기에 쇼핑은 생략하고 일행과 만나기로 한 시간까지 근처 거리 투어를 나섰다.
이곳에도 베트남 사람들이 좋아하는 노란색 조화로 치장되어 있다.
뒤로 보이는 오페라하우스 또는 시민극장이라 불리는 곳도 프랑스 식민지 시대인 19세기말 20세기초에 지어진 건물이다. 프랑스 식민지 시대에는 오페라하우스로 쓰였고 남 베트남시대에는 국회의사당으로 사용됐다고 한다. 아직까지도 국가적인 중요행사나 콘서트, 뮤지컬, 패션쇼 등이 열리고 있다고...
대리석으로 만든 여자 두명이 정문을 받치고 있다.
더운 날씨에 거리에서 파는 코코넛을 하나 사서 먹었다. 타원형의 둥근 열매를 들고 다니기 좋게 컵모양으로 깍아서 판매를 하고 있었다. 이번 여행에서 열대과일은 제대로 많이 먹었다. 길가에서 파는 이것도 우리 돈으로 천원도 되질 않는다.
오페라하우스 옆의 특급호텔 중 하나인 콘티넨탈호텔 사이공을 배경으로. 다음에 올 때는 주변에 볼거리가 가득한 이 근처에 있는 호텔에서 하룻밤을 자 보아야겠다.
호치민시 인민위원회 건물을 배경으로... 1908년 프랑스에 의해 건설된 행정 중심지로 현재는 인민위원회 빌딩으로 쓰이고 있다. 사이공에서 가장 중요한 랜드마크로서 내부 입장은 불가능하다. 노란색과 흰색이 어우러진 건물 첨탑위로 펄럭이는 붉은 색의 베트남 국기가 인상적이며 빌딩 앞의 공원에는 박 호(호치민 아저씨)라고 쓰여진 호치민 동상이 있다.
인민위원회 건물쪽에서 바라본 렉스 호텔과 조그마한 공원. 이 부근의 모습은 베트남 같아 보이지 않고 유럽의 도시에 와 있는듯한 착각을 줄만큼 전통적인 베트남답지 않다. 인민위원회 건물과 렉스호텔과 어울어져 도시 자체가 아름다워 보였다. 이곳에도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 신부들이 야외 찰영을 위해 많이 와 있었다.
베트남 호치민시의 가로수 나무 아랫쪽에는 탄산칼슘이 하얗게 칠해져 있다. 수피의 온도상승을 막고 하늘소 같은 해충 방제 효과도 있고, 성충의 산란방지와 유충의 식해를 방지한다고. 처음에는 교통사고의 방지차원에서 하얗게 질해 놓았다고 생각했었는데...
베트남 현지인들은 길가의 음식점에서 혹은 골목안의 간이노점에서 밥이나 국수로 식사을 해결하는데 이런 곳을 이용하면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현지 음식을 체험할 수 있다. 가족과 함께 나와 노상에서 여러가지 음식을 시켜놓고 맥주도 마신다. 맥주잔에는 얼음를 채우고 맥주를 따라 마시는데 더운 날씨때문인 것 같았다. 현지인들처럼 노점에서 문화체험을 해보고 싶었는데 강홍원 형님이 워낙 좋은 곳을 안내하면서 배불리 먹여주어서 길가체험은 다음으로 미룰 수 밖에 없다.
짧은 일정이었지만 호치민시를 중심으로 남부 베트남의 몇 곳을 집중해서 돌아다닌 알찬 여행이였다. 관광의 목적보다는 마음이 통하는 분당 검푸의 회원들과 가족이 함께 여행을 떠났다는 것이 더욱 큰 의미가 있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베트남은 꼭 한번 방문해 보고 싶었던 곳이기도 하다. 일종의 마음의 빚이라고 할까?
우리나라와 베트남은 여러가지 면에서 닮은 점이 많다. 같은 아시아인으로서 오래전부터 외세의 침략을 자주 받았고 그 고난을 극복한 것. 형식은 다르지만 남과 북으로 나라가 갈라져 이념 갈등을 겪었던 점. 부지런하고 자식 교육에 대해서 목슴을 거는 것등등...
과거 우리의 선배들이 원하지 않았던 전쟁의 소용돌이에 끼어들어가 젊은 피를 흘려야 했고, 또한 전쟁과정에서 피치못한 베트남 양민의 피해가 발생했었기에 서로에게 부담이 남아있는 있기는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베트남은 적으로 만나지 말았어야 할 나라다. 이제 표면적으로는 과거의 상처를 덮어버리고 한국을 닮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마음 깊은 곳에는 아픈 상처를 잊지 않고 있을 것이다. 표현만 하지 않고 있을 뿐...
지금 현재 우리나라가 조금 더 발전했고, 먹고 사는 것이 낳다고는 하지만 베트남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민족이라고 생각한다. 자원도 우리보다 훨씬 많고, 최소한 굶어죽지는 않을 수 있는 나라이다. 부지런함과 가슴 속에 칼을 품과 있다는 것을 안다면 이 나라 사람들에게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어느나라 사람이든지 편견으로 대해서는 안되지만...
짧은 방문으로 모든 것을 알수는 없지만 하여간 만족스러운 여행이었다. 초대해 주신 강홍원 형님께도 감사드린다. 하노이에 와 있는 회사 동료 권기철님과 옛 후배 정범순님을 한번 봤으면 좋았을텐데 호치민시와 하노이와의 거리가 너무 먼거리인지라 전화 통화만으로 안부를 전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머지 않은 시간내에 하노이든 호치민이든 다시 방문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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