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을 시작한지가 11년이 되었고, 풀코스를 뛰기 시작한지는 9년째인 2009년 11월 29일에 손기정마라톤대회에서 풀코스마라톤 완주 100번을 달성하게 되었다. 달리기를 하지 않는 일반인의 시각에서 본다면 9년만에 풀코스 100번을 뛴다는 것이 도를 뛰어 넘은 마라톤 중독으로 보여질 것이고, 마라톤을 많이 뛰어본 사람의 입장에서 본다면 그 정도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냐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풀코스 완주 100회라고하는 횟수는 나에게만 의미가 있을 뿐,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다지 중요한 내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달리기를 하는 동안 부상없이 계속해서 이어갈 수 있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건강하려고 시작한 달리기인데 달리기로 인해 부상을 달고 산다면 바람직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달리기를 시작하게 된 동기는 지금으로부터 11년전, IMF사태라고 하는 금융위기 상황에서 개인적인 경제의 어려움, 다니고 있는 회사(대한보증보험)가 부실해져서 합병을 하고 구조조정을 함으로써 업무의 과중함등이 겹쳐져 운동도 못하고 오로지 회사와 집을 오가던 생활의 연속으로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 시작한 것이다. 처음에는 집근처 초등학교 학교 운동장을 몇바퀴 달리기 시작했다가 달리기의 묘미를 알게되었고 차츰 거리와 시간을 늘여나가다 보니 마라톤에 빠지게 되었다. 그로부터 11년이 지났지만 중간에 달리기를 멈추지도 않고, 부상도 경험하지 않으면서 풀코스를 100번 뛰게 된 것이다.
나는 마라톤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운동이며, 무작정 달리기보나는 근력운동을 동반함과 동시에 약간의 달리기 이론을 습득하고 실천한다면 굉장히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손기정 마라톤대회는 잠실종합운동장에서 개최되었다. 검푸마라톤 클럽에서 많은 동료들이 나를 축하해 주기 위해 대회장에 와 주었고, 100회 마라톤클럽 회원들도 축하를 위해 프랭카드를 만들어 주었다. 오늘 대회는 내가 주인공이 된 듯한 느낌이다.
분당검푸 마라톤 클럽의 위해 대회 주최측이 마련해준 텐트에 검푸회원들이 축하 프랭카드를 만들어 설치해 주었다.
대회 출발지인 잠실종합운동장에 아침 일찍 도착해서 박원섭님과 박예손님과 함께.
김필화님, 김양희님, 이은주님과 함께. 내가 여자 회원들에게 인기가 좋다고 시샘하는 분당검푸의 최모 교수님이 있다. 인가는 무슨 인기, 눈가에 주름이 생길정도로 눈웃음을 잘 지어서이지...
분당검푸클럽의 고수 유영대님과 안방살림을 맡고 있는 총무 심우인님과 함께.
동갑친구인 강홍립이와 함께. 늘 주위의 사람들에게 베풀어주기를 좋아하는 이 친구는 100Km 울트라마라톤을 달리고나서도 또 축구를 하러 가는 힘이 장사이다. 오늘 친구가 100회를 완주한다고 일부러 대회에 참석했다.
나의 이끌림에 따라 분당검푸에 입회하게 된 친구 김종호와 함께. 요즘 다시 달리기를 열심히 하고 있는 중이다. 심장쪽이 좋지 않아서 과격한 운동을 하지 못하고, 오래 달리지도 못하지만 항상 클럽에서 봉사활동에 열심이여서 회원들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고 있는 친구이다. 오늘 행사도 친구가 100번째를 뛴다고 많은 준비를 해 주어 다시 한번 감동을...
100회 마라톤클럽 회원들이 준비해준 프랭카드 앞에서. 오늘 100회 마라톤클럽에서는 100회 완주자가 나를 포함해서 두명이고 무려 200번째 완주하는 회원도 한명이 있다. 일반적으로 마라톤을 하는 사람들에게 풀코스 100회 완주는 대단한 일이지 모르겠으나, 100회 마라톤클럽에서는 전체 회원 205명중에서 내가 110번째 완주자일 정도로 그다지 특별한 일이 아니다.
오늘 대회에서 같이 100번째 완주를 하게 된 김정석님과 함께. 김정석님은 2005년에 풀코스를 처음 뛰었는데 4년 몇개월만에 100회 완주를 하니 1년에 평균 20번 이상을 뛰었다는 이야기다. 물론 부상없이 뛴다면 큰 문제는 아니지만 너무 많이 뛰다보면 달리는 횟수만큼 잃어버리는 것도 있게 된다. 앞으로도 부상없이 즐거운 달리기가 이어졌으면 좋겠다.
100회 마라톤클럽에서 감사직을 맡고 있는 정미영님과 함께. 내가 100회 클럽에서 임원직을 맡고 있을 때 사무총장직을 맡아서 함께 일을 했었고, 내가 편하게 누나라고 부르는 분이다. 오늘 대회에서 202번째를 달리는 분으로 마라톤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많이 알려져 있다.
달리기에 앞서 100회마라톤클럽 회원들과 함께. YTN에서 공동주최한 대회인지라 인터뷰 요청이 있었지만 나는 달리기라는 주제로 TV에 나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지라 다른 회원께 양보했다. 대회가 시작되기 한참 전이어서 달리기에 참가한 모든 100회마라톤 회원들과 함께 하지 못하고 오늘 행사준비를 많이 해준 분당검푸 식구들과 함께하기 위해 사진 한장을 찍고 검푸회원들이 기다리는 곳으로 이동했다.
다시 분당검푸 마라톤클럽 회원들이 모여 있는 텐트로 이동해서 오늘 대회에 참가한 검푸 회원들과 함께.오늘 나를 축하해주기 위해 검푸마라톤 클럽에서 40명이 넘는 회원들이 대회에 신청하고 참가했다. 많은 회원들이 참가하는 동아마라톤과 조선일보 춘천마라톤, 중앙마라톤을 빼놓고 한번에 이렇게 많이 참가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데 굉장히 고마운 일이다.
한때 검푸 회원이었지만 요즘은 달리기를 전혀 하지 않은, 친구 김종호의 친 여동생인 김기화님과 함께. 나와 함께 일을 했었던 적이 있었고, 오늘 100회 완주를 축하하기 위해 일부러 잠실운동장까지 운동화까지 사가지고 와 주었다. 고마운데 제대로 인사도 하지 못한 것 같다.
출발을 앞두고 회원들과 함께 스트레칭을 했다. 11월인지라 날씨가 제법 쌀쌀했고 아직 해가 뜨지 전이라 넓은 운동장이 더욱 썰렁함이 있었지만 함께 하는 동료들이 있어 외롭지 않다. 최근 운동을 열심히 하지 않아 좋은 기록은 기대할 수도 없었고 달리면서 고생하지 않으려고 스트레칭에 꽤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스트레칭을 끝내고 나서 출발대기선으로 이동하기 앞서 동료들과 함께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대회 출발 20분전이다.
우리 클럽에서 가장 나이가 많으신 장문영님과 함께. 나보다도 22살이나 연상이시니 벌써 우리나이로 70세이신데 지난 동아마라톤 대회에서 4시간 40분 공식 페이스 메이커를 하실 정도로 건강한 삶을 살고 계신다. 이미 기업도 크게 운영하고 계셔서 모든 점에서 본받아야 할 선배이시다.
범띠 모임사진. 왼쪽부터 김종호, 강홍립, 나, 12살 많으신 김기남선배님, 그리고 신용식.
나를 너무 좋아해서(?) 애정표현이 심한 박종우선배님.
드디어 출발선으로 이동하면서 김영민님과 함께. 매번 뛰던 달리기인지라 특별한 감흥은 없다. 다만 충분한 연습이 없이 대회에 출전한지라 막판에 고생하지 않고 달렸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 바램조차도 잘 못 되었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관록이 있으니 그 경험으로 오늘 대회를 버티자고 생각한다.
드디어 출발. 잠실 메인스타디움을 출발해 바로 한강시민공원으로 들어왔다. 오늘 대회는 많은 분당검푸 동료들이 함께 동반주를 해 주었다. 마라톤도 상당히 정신적인 면에 작용하는 운동인지라 혼자서 쓸쓸히 달리는 것보다는 함께 달려주면 훨씬 즐겁고 힘도 덜든다. 말 한마디 건네지 않아도 옆에서 리드해 주는 사람이 있으면 기록도 훨씬 좋아지는 것이 마라톤이다. 처음 출발할 때에는 10여명의 검푸회원이 동반주를 해 주었다. 오늘은 목표시간은 없지만 대략 4시간에 들어왔으면 하는 바램으로 출발했다.
오늘도 친구 김종호가 주로에 나와서 우리 사진을 찍어 주었다. 오늘 주로에서의 사진은 거의 모두 종호가 찍어준 것이다. 멀리서부터 우리가 오는 장면을 어려차례 찍어주었다. 출발후 5Km 지점인 천호대교에서 1차 반환을 한뒤 다시 여의도 방향으로 달리던 9Km 지점에서 찍어준 사진이다. 아직까지는 주로가 좁아서 사람들이 많았다. 이때까지는 비가 내리지 않았는데 13Km를 통과할 무렵부터는 늦가을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대회가 끝날 때까지 그치지 않고 줄기차게 내렸다.
대회 주최측에서 찍어준 주로 사진. 비도 내리고 해서인지 주최측에서 사진 찰영 서비스가 거의 없었다. 종호가 주로 사진을 찍어주지 않았으면 주로에서 사진은 이것 한장밖에 없을 뻔 했다.
여의도 마포대교까지 달려간뒤 2차 반환점을 돌아서 40Km 지점인 청담대교 아래를 지나고 있다. 끊임없이 내리는 가을비로 인해 온 몸이 젖고, 운동화와 양말까지도 흠뻑 젖어버렸다. 게다가 비가 내리니 체온이 떨어지지 않도록 에너지 소비를 많이 해서인지 39Km 지점을 통과할 때부터 허기가 지기 시작해서 달리기가 많이 힘들었다. 이때까지는 4시간에 충분히 들어올 수 있는 속도로 달렸는데 허기가 지면서 체력이 급격히 떨어져 마음먹었던 4시간은 점점 힘들어지고 있었다. 자전거를 타고 분당에서 이곳까지 응원나온 친구 박종효가 배 고프다는 소리를 듣더니 다른 곳에 가서 쵸코파이 2개 구해와 나에게 건네주어 그것으로 다시 힘을 냈다.
마음 먹었던 4시간 목표의 굴레를 벗어버리자 달리기가 다시 즐거워졌다. 철교 아래서 비를 피하면서 단체로 사진을 함께 찍었다. 왼쪽부터 정민재님. 백승희님, 나, 머리만 조금 보이는 김영민님, 김광섭님, 김수녕님. 처음 출발할 때는 제법 많은 수의 회원들이 동반했었는데 비가 내리고 일기가 너무 안 좋아 몇 분이 중간에 포기해서 남은 5명이 이곳에서 함께 사진을 찍었다. 김수녕님은 내가 배가 고프다고 지나쳐가는 분께 양갱을 하나 구해서 주었다. 다시 힘을 내서 남은 2Km를 힘차게...
풀코스 전구간을 함께 달려준 분당 검푸의 식구들. 왼쪽부터 김수녕님, 김영민님, 김광섭님, 정민재님. 그리고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백승희님과 김훈섭님과 황하윤님도 끝까지 동반주를 해 주셨다. 마라톤은 혼자서 하는 외로운 운동처럼 보이지만 아무 말없이 옆에 있어만 주어도 달리는 것이 훨씬 편해지는 단체운동이다. 이 분들 때문에 너무 편하게 100번째 대회를 완주 할 수 있었다.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내려도 문제없다.
(2편으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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