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조선일보 춘천마라톤대회는 분당검푸 마라톤클럽 회원과 함께 동행하지 못하고 새로 출범한 우리 LH의 회사 동료들과 함께 이동하기로 했다. 토공과 주공의 회사 통합이후 양 공사 마라톤클럽도 통합해서 처음으로 참가하는 대회였기 때문이다. 때문에 복장도 회사의 새로고가 새겨진 모자와 셔스를 입고 달리기로 했다.
그동안 열심히 연습을 하지 않았기에 오늘도 기록을 욕심낼 수 있는 상황은 아니고 열심히 달리고 참가하는데 의의가 있었다. 마라톤은 정직한 운동인지라 연습하지 않고 좋은 기록을 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중간에 퍼지지나 않는다면 다행이다.
오늘 마라톤 대회는 경기장을 옮겨서 새로운 곳에서 진행한다. 춘천 종합운동장을 새로 완공해서 열리는 첫 마라톤대회였다. 그래서 진행상 미숙한 부분이 많이 발생했는데, 아침 운동장에 도착했을 때부터 상당히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수많은 인원이 참가하는데도 대회참가를 위해서 대회장으로 진입하는 곳의 복잡함과 통제진행 미숙으로 경기장에서 2km이상 떨어진 곳에서 내려 걸어가야 했다. 전국에서 몰려온 승용차와 버스들이 북새통을 이루며 주차 공간 때문에 아수라장이 되어 있었다.
주차장에서의 소란을 겪고 운동장까지 걸어 오니 이곳은 축제의 분위기다. 이미 엄청나게 많은 전국의 달림이들이 모여서 몸을 풀고 있다. 가을의 정취가 가장 아름다운 호반의 도시 춘천의 의암호에서 펼쳐지는 가을의 전설 춘천마라톤이라는 선전문구처럼 자신의 전설을 성취하려는 사람들로 가득차 있었다. 나도 그 일원이 되어 그 분위기에 동화되어 갔다.
그동안 조선일보 춘천마라톤 대회가 개최되었던 춘천종합운동장이 새로운 장소로 이전했다. 신축 종합경기장은 국궁장, 빙상장, 야구장, X-게임장 등이 들어서는 송암동 스포츠레저타운내에 위치해 있으며 새로 지은 운동장이라 작년까지 열렸던 구 종합운동장에 비해서는 모든 면에서 비교가 되질 않는다. 그동안 제일 불편했던 화장실이 현대식으로 바뀐 것이 가장 맘에 든다. 새로 개장한 종합운동장의 모습이다.
분당 검푸 마라톤의 이명현님과 함께. 검푸마라톤클럽 회원들과 함께 이동하지 않았던지라 넓은 운동장에서 사람 찾기가 쉽지 않았는데 물품보관소로 이동중 만났다.
메인 스타디움 외부에 설치되어 있었던 물품보관소로 이동중. 이미 대회 참가 선수들과 선수 가족들로 운동장 안밖이 엄청나게 붐볐다. 지난 여름동안 오늘의 대회를 위해 준비한 많은 달림이들이 오늘 자신의 기량을 뽐낼 것이다. 하지만 나는 지난 여름 열심히 하지 않았기에 참가하는데 의의가 있다.
새로운 춘천마라톤코스의 가장 큰 변화는 초반 긴 오르막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구 코스의 은근하고 꾸준한 4Km 초반 오르막은 달림이들에게 많이 부담인 동시에 초반 오버페이스를 막아주던 역할을 했었는데 새로운 춘천마라톤 코스는 의암 스포츠타운내 주경기장을 출발해서 약간의 내리막을 내려간 후 적당한 경사도의 언덕을 올라갔다 내려오게 된다.
새로 변경된 코스가 초반 4Km에 이르는 언덕이 없어져 쉬울거라 안내문에서 읽은듯 한데 내게는 쉽기는 커녕, 오히려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다보니 힘이 더 빠진다. 안내도 상에 언덕이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짧지 않은 언덕이었다. 그 후 구 코스 5km급수대 삼거리에서 좌회전으로 오르막을 600m 정도 오르고 유턴으로 다시 내려오는 코스였다. 이후부터는 기존의 코스와 동일하며 제일 마지막에 새로 옮긴 운동장으로 들어오게 되어 있었다.
친구 김종호가 16Km 지점에서 자원봉사를 하면서 찍어준 사진. 대략 1시간 20분 정도를 달려 왔을 때인데 이곳에 있으리라 생각지도 않고 있다가 사진까지 찍어 주면서 힘을 주어 반가왔다. 이 친구는 신매대교를 건너와 강의 양쪽에서 사진을 모두 찍어 주었다.
춘천댐으로 올라가는 대략 24Km 지점에서 찍은 사진이다. 이때까지는 계속해서 Km당 5분 페이스로 달리고 있었다. 연습량이 부족했음에도 지금까지 달린 그간의 주력을 생각하면서 끝까지 이 속도로 가 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3시간 30분 정도에 결승점을 밟을 수 있다고 스스로 주문을 외우고 있었던 것이다. 아마 서서히 힘이 빠지고 있었겠지만 정신력으로 버티려고 애썼던 것 같다. 하지만....
친구 김종호가 신매대교를 건너와 32Km 지점에서 다시 찍어준 사진. 대략 27Km를 넘어서면서 Km당 5분으로 달리던 속도가 뚝 떨어지고 뛰는 것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던 상황이었다. 자세도 구부정해 보인다. 그나마 함께 달리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초반에 보이던 단풍과 주위풍경도 이제는 눈에 들어오지 않기 시작했다.
35Km 지점인 소양2교를 막 건넜을 때의 모습니다. 카메라를 향해 평소처럼 손을 들고 웃는 모습이지만 너무 너무 힘이 들어 걷고만 싶었다. 1Km가 왜 이렇게 멀게만 느껴지는지, 초반에 내 능력을 과대평가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가도 가도 거리를 알려주는 표지판이 나오질 않는 느낌이다. 그나마 천천히 달려도 앞으로 달려야할 거리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는게 다행이었다.
소양2교를 지나고 나서 지루하게 이어진 직선주로가 몸을 더 힘들게 한다. 직선주로는 주자를 정신적으로 지치게 한다. 이전까지는 이 직선주로를 끝내고 나면 종합운동장이 보였는데 아직도 2Km 이상을 더 달려야 했다. 특히 40Km 지점인 춘천베어스타운 방향은 처음으로 달려보는 코스이다. 이곳부터 결승점까지 평탄한 길인줄 알았는데 왠걸 1Km 정도의 오르막이 또 기다리고 있었다. 남들이 걷는다고 말할지라도 걷지만 말로 달리자는 생각으로 겨우 들어왔다. 연도에 서 있는 많은 참가자와 가족들의 응원을 받으면서...
이제 한번만 더 뛰면 풀코스 100회... 왜 이렇게 100번째에 다가 갈수록 풀코스를 뛰는 것이 힘이 드는지 모르겠다. 결론이야 연습부족이겠지만... 이렇게 한번 한번이 힘들어서야 어떻게 그동안 99번을 뛰었는지 꿈같아 보인다. 스스로 대견하다.
힘들게 뛸때는 언제 결승점에 도착하나 생각했는데, 어렵게 들어오더라도 완주를 하고 나면 행복해진다. 처음부터 기록에는 욕심이 없었던지라 기록은 문제가 되질 않는다. 다만 뛰면서 초반에 잘 뛰어지기에 조금 무리를 했을 뿐, 완주 후에 행복감이 묻어난다. 물품보관소에 맡겨 놓은 물품을 찾으러 가면서... 대회가 끝날 무렵이라 주변이 지저분해 보이고 달리고 들어와 힘이 든 주자들이 여기 저기 않아서 쉬고 있다. 대회가 끝나더라도 주변 정리를 본인 스스로 하면 따로 치우는 사람이 필요 없을텐데... 대회가 끝날 때마다 아쉬운 부분이다.
오늘로서 풀코스 마라톤 대회에 99번째 뛰었다. 기록은 3시간 57분 8초로 춘천에서 달성한 최고기록에 비해 무려 50분이나 늦다. 8번의 춘천마라톤대회 참가 기록중 가장 늦은 기록이다. 2001년 첫 참가 때에는 3시간 21분 47초였고, 2003년에는 3시간 8분 2초, 2004년에는 3시간 26분 38초, 2005년에는 3시간 17분 18초, 2006년에는 3시간 7분 16초, 2007년에는 3시간 24분 27초, 작년에는 3시간 47분 37초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 춘천마라톤에 두번만 더 참가하게 되면 조선일보 마라톤 명예의 전당에 등록되게 된다.
춘천마라톤 대회 참가는 1998년부터 했지만 그때는 회사의 마라톤클럽의 총무일을 보고 있어 풀코스를 뛰지 못하고 하프나 10Km부문에 참가했던지라 아직 춘천에서 풀코스 10회 완주를 하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춘천에서 풀코스를 10번을 달린다고 해서 내 스스로의 만족일 뿐 크게 달라질 일은 없다.
강원지역본부에서 만들어준 회사 로고가 그려진 대형 현수막 앞에서 이우찬님과 함께.
춘천마라톤에 참가한 회사 동료들과 함께. 아직 경기가 끝나지 않아서 참가한 동료 모두가 함께 사진을 찍지 못했다. 대회가 끝나고 나서 수도권에서 온 팀들과 부산등 지방에서 온 팀과 함께 강원본부에서 미리 예약해 놓은 닭갈비 집으로 이동해서 식사를 함께 하며, 새롭게 출범한 LH 마라톤 동호회의 화합과 발전을 기원했다. 같은 운동을 하고 있다는 동류의식이 처음 만난 직원이지만 서로간에 마음을 터 놓고 편하게 대화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한참 늦게 들어온 분당검푸 마라톤클럽의 이은주님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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