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과 생활 /마라톤대회 사진

나이키 휴먼레이스 (2009.10.24)

남녘하늘 2010. 1. 16. 06:31

 

 속초에서 점심을 먹고 12시에 출발하는 고속버스로 동서울터미널에 도착한 이후 두번의 지하철을 이용해 여의도로 이동했다. 지난 한주일동안 한번도 달리기를 하지 못해서 내일 춘천에서 열리는 조선일보 춘천마라톤 대회를 앞두고 미리 신청해둔 나이키 휴먼레이스에 참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춘천대회에서 기록에 욕심을 낸다면 오늘 대회에 참석하지 못하겠지만 어짜피 훈련부족으로 좋은 기록은 언감생심인지라 달린 거리라도 늘리자는 생각으로 오늘 대회에 참석한다. 대회출발 시간이 오후 4시인데 출발 10분전에야 여의도 공원에 도착했다.

 

대회장으로 이동하는 도중에 붉은 색 대회 공식 셔스를 입은 사람들로 도로가 온통 붉은 색이다. 나이키 휴먼레이스 대회에 참석하는 사람은 누구나 이 붉은 셔스를 입어야만 한다. 셔스에 배번이 인쇄되어 있기 때문이다. 대회장에 애드벌룬을 띄어 놓고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었다.    

 

 

 

대회장에 도착하니 벌써 참가자들이 출발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온통 붉은 색 T-셔스의 물결이다. 여의도 공원의 나무들은 단풍이 물들어 가고 있다.

 

 

 

속초에서 서울로 오는동안 이동시간을 계산해보니 출발시간까지는 충분히 도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졌다. 하지만 시간이 별로 남을 것 같지 않아 지하철을 타고 올 때 환승역인 동대문운동장역 후미진 곳에서 셔스를 바꿔 입고 기록칩도 운동화에 부착했다. 도착한 후 시간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 대회장에 도착해서는 하의만 갈아입고 가방만 물품보관소에 맡기니 5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10Km 단일코스로 열리는 대회인데 참가자가 2만명이 넘다보니 출발장소 뿐만 아니라 대회장 곳곳에도 참가인파로 넘쳐났다. 선두에서 기록에 욕심내는 몇 몇 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두 즐겁게 참여하는데 의미를 찾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대회 종료후 공연도 예정되어 있어 공연을 보는 것이 더 큰 목적인 참가자도 있었을 것이다.

 

 

 

늦게 도착했지만 너무 후미에서 출발하면 인파를 헤치고 뛰는 것이 너무 힘들 것 같아 적당히 사람을 헤치고 앞쪽으로 이동했다. 오늘 대회는 기록도 신경쓴 대회가 아니고, 연습도 아닌지라 디카를 들고 내 사진도 몇 장 찍고, 다른 주자들의 사진과 주변 풍경도 찍으면서 달리기로 했다. 모든 참가자들이 붉은 셔스를 입고 뛰는 대회도 이색적인 대회이기에 기록을 남기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스타트 라인 근처에는 보컬 그룹이 연주를 하면서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었다. 나이키 휴먼레이스는 10월 24일을 맞아 나이키 회사가 서울을 비롯해 뉴욕, 파리, 로마, 베를린, 리우데자네이루 등 전 세계 30여 개 도시에서 같은 날 대회를 개최하는 이벤트이다.

 

 

 

 

드디어 출발. 여의도 공원을 출발해서 국회의사당 옆을 지나 서강대교를 지나 강변북로를 거쳐 다시 마포대교를 넘어와서 한강시민공원을 조금 달린뒤 다시 여의도 공원으로 돌아오는 10Km 구간이다. 처음 달리는 사람들에게는 짧지 않은 거리이겠지만 나는 편한 마음으로 출발했다.

 

 

 

 

서강대교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사람에게 사진을 찍어 달리고 부탁해서 찍은 사진이다. 응원인파는 거의 없고 달리는 사람들만의 축제이다. 참가자는 많고 주로는 넓지 않아 달리는 사람들이 행렬은 끝이 없이 이어진다.

 

 

 

 

 

강변북로를 가득메우고 달리고 있는 모습. 평소라면 이 길을 통제하고 대회를 치루는 것이 쉽지 않을텐데 역시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자본의 힘은 거대하다. 일부 언론사가 개최하는 대회만이 이런 도로를 통제할 수 있는줄 알았더니 거대 자본도 가능하다. 보통의 대회라면 왼쪽 아래로 보이는 한강둔치 자전거 전용도로에서 대회가 개최된다.

  

 

 

 

다시 마포대교로 접어들어와 5Km 급수점에서 포즈를 취했다. 오후 4시반쯤 되었고 날씨가 그다지 더운편이 아니어서 목이 마르지는 않았지만 내일 개최되는 춘천마라톤 대회를 위해 물을 충분히 마셔 두엇다. 이런 정도의 날씨라면 10Km는 무급수로 달려도 충분할 것 같다. 이 사진도 급수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분께 부탁해서 찍은 사진이다.

 

 

 

여의도 시민공원에 있던 7.5Km 지점의 두번째 급수대에서... . 빠른 속도는 아니였지만 사람들을 계속 추월해 왔더니 이제 앞뒤로 처음에 비해서는 달리는 사람의 숫자가 많이 줄었다. 6Km 지점을 통과할 때 보니 그 때 겨우 1Km 지점인 서강대교를 뛰고 있는 사람들이 꽤 많아 보였으니 대략 5Km 구간을 주자들로 가득 메우고 있다는 결론이다. 속도를 조금 높였더니 선선한 날씨지만 땀을 많이 흘렸다.

 

 

 

다시 여의도공원으로 되돌아왔다. 결승점까지는 얼마 남지 않은 거리이다. 여의도 공원을 조성한지 한참 됐는데 오늘 처음으로 와 보았고 생각보다는 잘 꾸며져 있다는 느낌. 내가 사는 곳과 같은 생활권이 아닌지라 그다지 먼 곳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한번 와보기가 쉽지 않다.    

 

 

 

뒤로 결승점이 보인다. 결승점을 앞두고 전력질주 하는 것은 부상의 지름길이다. 막판에 힘쓸일이 있다면 중간에 더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 달리기나 다른 일에 임하는 나의 지론이다.

 

 

 

 

결승점을 통과하고. 기록은 48분 51초로 시간을 의식하지 않고 달린 결과이다. 어짜피 내일 풀코스 대회에 참가해야 하기에 오늘 무리할 이유도 없었다.  

 

 

 

 

대회장에 늦게 도착했기에 옷만 갈아입고 바로 출발하느라 이곳 저곳을 둘러 볼 시간이 없었는데 결승점 통과이후 대회장을 돌아보았다. 대회장 한가운데 나이키 휴먼레이스라고 새겨진 광고탑이 있었는데 가까이 다가가 보니 참가자 이름으로 만든 것이다. 내 이름도 찾아내고 사진 한장...

 

 

 

 

모든 참가자가 되돌아오면  공연이 시작된다고 했지만 공연을 볼 형편이 되질 않아 바로 돌아왔다. 최근 들어 워낙 운동할 시간도 없는데다, 클럽의 선배가 대회참여에 대한 공지를 띄어 참여했는데 아주 즐거운 맘으로 대회에 참가했다. 짧은 거리였지만 땀도 흠뻑 흘리고... 대회장 주변에 샤워를 할 곳을 찾지 못해 땀냄새를 풍기며 되돌아 온 것이 옥의 티다. 내년부터는 시간이 된다면 계속 참가하고 싶은 대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