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쯔에성을 나오면서... 성벽 주위엔 물을 끌어드린 해자가 있었고, 천수각 외곽에 있는 가파른 성벽도 기어오르기도 만만치 않을 듯 해 보인다.
마쯔에성에서 나와서 키타소몬바시(北惣門橋)를 건너면 바로 마쯔에 역사관이 있다. 이 마쯔에 역사관은 예전 에도시대에 중요한 저택을 역사관으로 꾸몄다고 하는데 1년전에 개관했다고 한다. 이 키타소몬바시는 에도시대부터 성 해자의 동쪽에 있으면서 성을 연결해주는 중요한 통로였다고 한다. 날씨가 많이 포근해져서 쌓였던 눈들이 다 녹아 도로가 질퍽해졌다. 지붕에 쌓인 눈들도 녹아서 흘러내려 전반적으로 깨끗한 느낌의 집들조차도 그 느낌이 덜하다.
건물 안쪽으로 들어가면 기모노를 입은 직원들이 반갑게 맞이해 준다. 역사관 입구에 들어가면 신발을 벗어서 신발장에 넣고 입장하게 되어 있다. 역사관 전체 바닥에 다다미와 목재 마루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마쯔에 성을 관람하는라 추위를 느꼈었는데 실내로 들어오니 훈훈한 느낌이 일단 좋다. 가족들은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실내에서 오래 머물면서 이것 저것을 구경했으면 하는 눈치다.
마쯔에 역사관은 전시물을 관람하기 위해 성인 500엔의 관람료를 내야 하지만, 여권이 있으면 50%의 외국인 할인을 받을 수 있었다. 전시장 입구에는 CG이 나오면서 마쯔에성과 주변마을의 형성과정을 설명하고 있었다. 원하는 전시물 앞에서 해당번호를 누르면 한국어 안내가 가능한 오디오 가이드도 있어 전시를 한결 편하게 볼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전시관이 아주 넓은 것은 아니였지만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 놓았다는 느낌이다. 이곳에도 마쯔에 성에서 처럼 미니어쳐 모형을 만들어 놓아 마쯔에를 이해하기 쉽게 해 놓았다.
마쯔에 성에서 보았던 유물들과 중복되는 느낌은 있었지만 이곳 마쯔에 역사관에는 첨단 장비를 동원해서 좀 더 알기쉽게 마쯔에를 설명해 놓았다. 더구나 오디오 가이드가 있어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어 한결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전시실 중간에는 천장에 빔을 쏘아 마쯔에를 소개하는 영상을 보여주는 곳과 쇼파를 설치해 놓아서, 반쯤 누워 휴식을 취하면서 볼 수 있는 공간도 만들어 놓았다. 전반적으로 군더기 없이 깔끔하게 만들어 놓았다는 생각이다.
마쯔에 지역의 정치와 성읍마을의 형성, 성 주변에 살고 있었던 사람들의 생활모습, 마쯔에를 떠받치는 산업 등등... 역사와 문화를 재미하게 소개하고 있다. 개관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영상시설도 잘 제작되어 있었고, 역사를 좋아하는 큰녀석이 좋아하는 분위기였다. 바깥에서 언 몸을 녹이는 것에도 유용했고...
전시 공간이 넓은 것은 아니였지만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압축해서 전시해 놓았던 마쯔에 역사관.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나는 방문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전시장 한쪽에는 마쯔에 지역의 사계절 밥상까지도 전시해 놓았다. 이렇게 4계절 밥상까지 만들어 놓은 전시관을 본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마쯔에는 일본의 3대 화과자 산지(일본 3대 화과자 명소 : 교토, 가나자와, 마쯔에) 중 하나라고 한다. 마쯔에 역사관 내에는 전시관과 더불어 화과자 장인이 직접 화과자를 만드는 찻집과 기념품을 판매하는 코너도 있었다. '키하루(きはる)'라는 찻집은 화과자 장인이 손수 만든 화과자와 말차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아랫쪽 사진의 새와 꽃의 장식품도 모두 화과자로 만든 작품이라고 설명되어 있었는데 섬세함과 화려함에 놀랄 수 밖에 없다.
시간적인 여유만 조금 더 주어졌다면 이 넓고 여유로와 보이는 오픈된 찻집(키하루:きはる)에서 명물 화과자와 함께 차라도 한잔 즐기고 싶었는데 여유를 가지기 보다는 마쯔에 관광지를 보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해서 그 여유를 갖지 못했다. 차를 마시지 않더라도 이 곳에 앉아서 창 밖의 정원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찻집 바깥쪽으로는 일본식 정원이 잘 꾸며져 있어 한결 더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역사관 건물을 나와서 바깥에서 본 찾집 앞쪽의 일본식 정원. 눈까지 내려 더욱 평화로와 보이며 운치가 있다. 다음에 마쯔에를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그 때는 꼭 역사관에 들러 찻집에서 차를 한잔 하면서 여유를 가져 보기로 했다.
마쯔에 역사관을 나와서 다시 마쯔에성 해자를 따라 나와 북쪽으로 걸어 올라가면, 시오미나와테(塩見縄手) 거리가 나온다. 시오미나와테 거리는 마쯔에성의 해자를 따라 약 500여m 정도 이어진 길로, 옛 에도시대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소박한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이 거리를 구경할 생각에 찻집에서 차를 마시는 것도 포기한 것이다. 이 거리는 '일본의 길 100선'에도 뽑힌 곳으로, 옛 일본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오늘은 하루 종일 눈이 오락가락 하는 모양이다. 마쯔에 온 이후에 날이 맑아졌는데 마쯔에 역사관을 들렀다 나오니 갑자기 다시 구름이 몰려 오고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군데 군데 하늘이 보임에도 불구하고 눈이 내리는 것으로 보아서 국지적으로 내리는 듯... 앞으로 걸어서 다녀야 할 곳이 많이 남아 있는데 조금 걱정이 되었다. 다행이 내리던 눈은 금방 그쳐 걸어다니는데 지장이 없게 되었다. 눈 내리는 모습도 운치는 있었고, 좀전에 방문했던 마쯔에성 찬수각이 멀리 보인다.
거리에는 자동차도 많지 않은 편이고 관광객을 제외하고는 지나가는 행인도 보기 힘들었다. 날씨가 그다지 좋지 않은 편이라서 그랬는지 오늘은 관광객도 그다지 많지 않아 넓은 도로를 우리 가족이 다 차지하고 돌아다녔다. 이곳은 에도시대에 중급무사들이 살았던 곳이라고 한다. 당시 유명한 무사였던 시오미를 기리기 위해서 그의 이름에 나와테(새끼줄처럼 길게 뻗은 길이라는 의미)를 더해 시오미나와테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함께 다니던 사람들 생각은 하지 않고 너무 내 위주의 일정을 잡아서 함께 한 가족들이 피곤을 호소해서 마쯔에 성을 중심으로 시내를 한바퀴 돌아서 구경하려던 계획을 바꾸어 시오미나와테(塩見縄手) 거리가 끝나는 근처에서 반환해 되돌아 오기로 했다. 아쉬움은 남지만 가족들의 전체 의견을 따를 수 밖에 없다. 일본에 올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중소도시의 작은 골목실도 정말로 깨끗하다. 이곳은 마쯔에의 유명 관광지는 더욱 더 깨끗할 수밖에...
저택 맞은편 한적한 길가 쪽으로는 노송이 줄지어 서 있고, 그 옆을 흐르는 호리카와(堀川) 강은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마쯔에성 밖 주변을 파 놓은 수로로 길이 2.3㎞의 해자(垓子)다. 이 강은 물자의 수송과 사람들의 왕래, 생활용수 등으로 이용됐지만 지금은 마쓰에의 정취를 느끼게 하는 유람코스로 인기가 높다고 한다. 날씨만 춥지 않았으면 유람선을 타고 해자를 따라서 한바퀴 둘러 보았겠지만 오늘은 유람선을 타기에는 적당한 날씨가 아니였다.
(5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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