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여행/일본 시마네('12.2)

시마네여행 8-5 (마쯔에 시내) (2012.2)

남녘하늘 2014. 1. 18. 00:39

 

날씨도 춥고, 평소 많이 걷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던 가족들이 이제는 되돌아 가자는 성화에 못이켜 갔던 길을 되돌아 나오니, 이미 방문했던 마쯔에 역사관도 나오고 마쯔에 성도 나왔다. 성 주위를 도보로 한바퀴 걸어 보려고 했던 계획도 이루지 못했고, 유람선을 타고 마쯔에 성을 둘러보는 것도 하지 못했다. 다음에 한번 더 오게 된다면 이번 여행에서 가지 못했던 것, 보지 못한 것을 중심으로 계획을 세워 보아야 할 것이다. 그래도 가족과 함께 하는 여행은 즐겁다.  

 

 

 

 

 

 

시마네현은 일본의 조그마한 지역이지만 우리나라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곳이 되어 버렸다. 마쯔에(松江)는 시마네 현의 현청 소재지로, 마쯔에성 앞에는 현청사 건물이 있다. 그 현청사 앞에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명칭) 자료관이 있다. 마쯔에성을 보러오게 되면 누구나 한번쯤는 지나치게 될 곳에 자료관을 만들어 놓았다. 한국사람의 관광을 유치하고 환영하지만, 한국인을 가장 기분나쁘게 만드는 이율배반적인 행동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다. 독도 자료관 앞에는 '돌아와라 섬과 바다여, 다케시마 자료관'이라고 적혀 있고, '독도는 일본 고유의 영토이다....다케시마 자료관'이라고 적혀 있다. 독도가 자기땅이라 우기는 것을 보면 시마네현은 관광하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옛날 나무다리를 건너는 사람들이 나막신 소리가 가라코로(カラコロ)라고 들렸다고 것에서 유래되었다는 가라코로 공방(カラコロ工房)은 일본은행 마쯔에지점이었던 건물을 2000년도에 리모델링해서 만든 복합문화공간이다. 은행시절 사용되었던 복도와 공간을 그대로 확용하고 있어 내부의 모습에서 은행의 옛모습을 찾아볼 수 있었다. 교하시가와(京橋川) 강가에 눈에 띄는 건물이어서 바로 찾을 수 있었는데, 마쯔에(松江)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이곳을 많이 찾는 것을 보면 생각하는 바가 비슷한 것이 아닌가싶다.     

 

 

 

 


2층에서 내려다본 본관의 풍경. 다양한 문화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임에도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여행자에게는 그림의 떡이 아닌가 싶다. 이름에 공방(工房)이 붙어 있으니 제조, 판매 일체형 공예관인데 이곳에서 악세사리 제작, 염색체험, 향제조, 유리와 목공예 등 다양한 체험을 해보지 못하고 구경만 해야하니 아쉬운 느낌이 든다. 공방을 방문해서 문화체험을 하는 것이 아니라 쇼핑센터를 방문한 것과 비슷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짧은 시간에 여러 곳을 방문하는 여행은 조금 지양해야 하는데...      

 

 


1층에는 핸드메이드 잡화숍, 비즈 악세사리 체험 공방, 디저트숍 등이 있었다. 남자들은 그다지 관심도 없고 구경을 할만한 것이 없었음에도  이번 여행에는 여자가 3명이나 있어서 이런 분위기를 상당히 좋아했다. 실용적이고 예쁜 수공예품을 만들어 파는 가게들이 많았고 카페도 있었다.

 

 

 

 

 

가라코로 공방에 행운의 핑크 우체통이 있다고 들었는데 바같 날씨가 쌀쌀해서 그냥 찾아보지 않고 지나치기로 했다. 핑크 우체통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 행운이 찾아온다고 여행 책자에 쓰여 있었는데... 마쯔에를 소개하는 책자에는 '인연의 물방울'이라는 문구가 자주 나오는데 이 지역에 자주 내리는 비가 사람들과의 관계를 맺어준다고 의미를 부여해 지역을 알리는 것 같다. 마쯔에는 비만 자주 내리는 것이 아니라 겨울에 눈도 자주 내리는 곳이였다.     

 

 

 

 

가라코로 공방 앞에 작은 고바시가와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면 교미세(京店)거리가 나온다. 교미세 거리 진입로에 위치한 담쟁이덩굴이 남아 있는 붉은 벽돌의 건물에 고히칸이라는 카페가 있었다. 겨울에도 이렇게 담쟁이 덩굴이 남아 있는데 여름이 되면 건물 전체에 담쟁이 덩굴이 덮힐 것 같다. 꽤 유명한 카페인데 이제 역으로 돌아가야 하기에 둘러볼 시간이 없다. 교미세(京店) 거리는 앤틱한 분위기의 아담한 가게들로 많은 거리로, 에도시대 마쯔에로 시집와 고향 교토(京都)를 그리워하는 왕실의 부인을 위해 교토 분위기를 살려 거리를 만든 것이 교미세 상점가의 기원이라고 한다.  

 

 

 

 

 

나와 함께 여행을 가게 되면 가족들이 너무 많이 걷게 된다고 불만이 많았는데 오늘도 동생가족까지 함께 했음에도 너무 많이 걸은 것 같다. 조카 정은이는 눈밭길을 걷다 신발이 모두 젖어버린 것을 알지 못해 나한테 말도 못하고 따라 다니느라 고생이 많았던 것 같다. 마쯔에 성에서 역으로 돌아오는 길을 모두 걸어서 시내 구경을 하면서 왔는데 다시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이제 역까지 차를 탈만한 거리가 아니라고 판단했었는데 너무 내 위주로 생각했던 것 같다. 나중에 말을 해주지 못했지만 굉장히 미안하게 생각한다. 눈 내리는 다리까지 건너와야 했다.    

 

 

 

 

 

 

사카이미나토(境港)에 내리던 눈이 다시 마쯔에로 옮겨 온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눈발이 거세지기 시작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마쯔에 시내관광을 하는 동안에는 눈이 거의 내리지 않고 날씨가 좋았다는 점이다. 이제 마쯔에 역으로 가서 기차를 타고 구라요시(倉吉)로 이동만 하면 오늘의 일정은 끝나게 된다. 오늘은 눈이 내리더라도 내일은 눈이 그쳐야 할텐데라는 생각을 가졌는데 역 근처로 갈수록 눈이 조금 약해졌다. 이런 상황이면 눈이 그칠 것도 같다는 생각이다.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마쯔에의 거리였지만 주변 풍경들도 아름답고,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거리 풍경에 지루함은 느끼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런 느낌은 나 혼자의 생각일 뿐이라는 것, 다른 사람은 빨리 따뜻한 실내에 들어가서 휴식을 원하고 있었다.  

 

 

 

 

 

조카 재영이가 핸드폰은 점심먹은 식당에다가 놓고 왔다고 해서 돌아오는 길에 점심을 먹었던 식당이 다시 찾았다. 잃어버렸다는 것을 빨리 생각해 내지 않았으면, 핸드폰을 찾기 위해 이곳에 다시 오느라 고생했을텐데 다행이 마쯔에에 있는 동안에 생각이 나서 바로 찾을 수 있었다. 일본에서는 어지간한 물건을 놓고 오더라도 다른 사람들이 거의 손대지 않는다. 잃어버린 물건을 찾을 수 있는 확률이 99%는 된다고 생각하고, 그런 점은 우리가 많이 배워야 할 점이다. 식당 주인도 핸드폰을 찾아줄 방법을 찾지 못해 보관하고 있어, 바로 찾아서 나왔다.      

 

 

 

추운 날씨로 조금 고생스러웠던 마쯔에(松江) 시내 관광을 모두 마쳤다. 일단 마쯔에역 광장 바로 옆에 마쯔에 테루사(松江 テルサ)라는 건물이 있어 들어가니 따뜻해서 좋다. 역 광장과 마쯔에역이 대형 유리창을 통해서 보이는 이곳은 영화관을 비롯해서 각종 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여겨진다. 2층에는 각종 레스토랑도 있었다. 건물 1층 로비도 커다랗게 만들어 놓고 전시공간과 함께, 로비에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테이블과 간이 의자도 구비되어 있어 마쯔에를 떠나기 전까지 정비를 취할 수 있었다.  

 

 

 

 

 

저녁 6시가 되니 천장에 매달려 있는 장식품이 음악과 함께 내려오기 시작하더니 자그마한 쇼를 시작되었다. 매 시간 정각마다 이런 쇼를 하는 것이 아닌가싶다. 쇼를 보기 위해 들어온 것도 아니었는데 생각지도 않고 있었던 쇼를 보게 되었다. 이 쇼을 보기 위해서 시간 맞춰 기다리고 있는 현지 사람들도 있었다. 몸을 녹이기 위해서 잠시 들어왔었는데 생각지도 않은 좋은 구경거리를 보게 되었다.    

 

 

 


마츠에(松江)의 관문인 마츠에 역의 모습이다. 조그마한 시골역이지만 백화점이 붙어 있고 1층에 관광안내소가 있다. 이곳에 관광오는 한국 사람이 많아서인지 관광안내소에는 한국어하는 직원이 상주하고 있어 편안하게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마쯔에 역은 큰 역이 아니고 열차가 자주 다니는 것도 아니어서 열차시간을 확인하니 차가 많은 편이 아니다. 표를 사놓고  약간의 여유시간이 있어 근처에 가 볼 생각을 했었는데, 문제는 너무 작은 도시다 보니 대도시처럼 대중교통이 많은 것이 아니어서 가보지 못하고 그냥 역사에서 기차를 기다리기로 했다.

 

 

 

 

 

집에서 환전한 돈을 가지고 오지 않는 바람에 아침에 사카이미나토(境港)에서 엔화를 환전하기는 했지만 충분한 금액을 환전한 것이 아니어서 카드를 쓸 수 있는 곳에서는 가능하면 카드를 사용해야 했다. 조그마한 것 하나를 사거나 입장료를 낼 때 우선 카드 사용이 가능한지부터 물어 보았고, 카드 사용이 불가능하면 남아 있는 현금을 생각하면서 엄청 머리를 쓰는 여행이 되고 말았다. 다행이 큰 비용이 나가는 철도 요금은 이번에 보니 신용카드로 구매할 수 있었다. 다행이 열차표를 카드로 사용하는 바람에 아이들에게 빵도 사주고, 다른 먹거리를 사 줄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마쯔에 역에도 에키벤((駅弁:철도역에서 판매하는 도시락)을 판매하는 가게가 있었다. 각 역마다 이렇게 열차용 도시락을 판매하는 상점이 수없이 많이 있는데, 일본 내에서 판매되는 열차 판매용 에키벤의 종류만 따져도 2.500여종이 넘는다고 한다. 일본 특유의 음식문화중 하나인 에키벤을 소개하는 만화도 있을 뿐만 아니라 에키벤을 찾아 떠나는 여행서도 있다고 한다. 이 가게에도 산인(山陰:시마네와 톳토리지역)의 벤또(弁当)라고 써 놓았다. 우리 가족도 한끼는 이 음식문화를 즐기면서 밤기차 여행의 지루함을 줄이기 위해 에키벤을 구입했다. 반갑게도 이곳에서도 신용카드 사용이 된다.      

 

 

 

 

마쯔에(松江)역 개찰구와 플랫홈의 모습.

 

 

 

 

마쯔에(松江)를 출발해서 숙소를 정해 놓은 구라요시(倉吉)로 이동중이다. 중간에 벌써 개학을 했는지 고등학생들이 몰려 탔다가 내리기를 반복하면서 기차가 이동했다. 불과 몇 년 전까지 일본에서 열차나 지하철을 타면 잠자는 사람은 거의 없고 책이나 신문을 보는 사람들이 태반이었는데, 역시 이곳도 신세대들은 스마트폰이나 핸드폰, 기타 첨단 기기를 들여다보는 것이 우리와 다르지 않다. 시간이 지나면 일본도 책을 읽지 않는다고 걱정하는 기사가 나올 듯하다. 마쯔에(松江)에서 구라요시(倉吉)까지 거리가 먼 것은 아니였는데 단선철도여서 생각보다는 시간이 많이 걸렸다.   

 

 

 

 

 

(6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