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간 일행들과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서 서둘러 진주성 관람을 마치고 나왔다. 조금 더 성내부를 구경을 했으면 했는데 함께 이동을 해야 하는지라 어쩔 수 없다. 식당으로 이동하기 전에 숙소에 들러 짐을 풀어 놓았는데 숙소는 진주성에서 걸어서 3분도 안되는 가까운 곳에 정해 놓았다. 오늘 공식 일정은 저녁식사를 함께 하는 것까지였는데, 식사는 진주에서 유명한 장어구이를 준비했다고 한다. 식당도 진주성문 바로 앞쪽에 있어서, 식당으로 이동하면서 다시 진주성의 촉석문 앞을 지나게 되었다.
진주는 비빕밥과 장어가 유명하고, 촉석문 앞에는 진주의 명물인 장어거리가 있다. 진주성과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남강을 마주보는 위치에 오래된 장어집들이 나란히 늘어서 있다. 옛날에는 이곳에 포장마차가 쭉 늘어서서 연탄 화덕에 석쇠를 올려놓고 장어를 꿉는 풍경과 대소쿠리에 장어를 늘어놓고 말리는 풍경이 익숙한 곳이었는데 이제는 포장마차는 모두 사라지고 음식점에서만 먹을 수 있게 정비되었다. 서울에서는 장어라면 민물장어를 떠올리게 되는데 경상도 남해안에서는 민물장어보다는 바다장어를 더 많이 먹는다. 남해, 통영, 마산, 부산 등지에서 장어구이집을 찾으면 대개는 바다장어집들이다. 오랫만에 장어집을 찾아와 장어를 맛있게 먹었는데 젊었을 때 먹었던 그 맛과는 다소 달라져 있었다. 아마 내 입맛이 변한 탓이 아닐까싶다.
식사후 주최측에서 준비한 공식일정을 모두 끝났다. 이후 내일 아침 식사를 할때까지는 모두에게 개별시간이 주어졌다. 창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친구를 진주에서 볼 수 있는지 연락을 했더니, 시간이 없다고 미안하다면서 회를 떠서 차편으로 보낼터이니 함께 온 사람들과 함께 먹으라고 하면서 고속버스 편으로 보내 주었다. 고속버스 터미널도 진주성에서 그다지 멀지 않아서 시간에 맞춰 터미널로 회를 찾으로 나갔다. 저녁도 푸짐하게 먹었는데 저녁에 또 회를 먹게 생겼다. 남강을 따라서 조성되어 있는 산책로를 따라 갔다 오는 길이다.
친구가 보내준 생선회와 먹거리를 숙소에 갔다 놓고 남은 시간을 활용해서 다시 낮에 보지 못한 진주성의 다른 곳을 둘러보기 위해 진주성을 찾았다. 저녁 시간에는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입장료를 아예 받지 않고 공원으로 개방하는 정책을 펴고 있어, 참 잘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낮에 와보고 싶었지만 시간도 부족하고, 다른 사람들이 굳이 가보고 싶지 않아했던 진주박물관을 방문했다. 폐관까지 시간이 많지 않아서 찬찬히 둘러 볼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주말이라 7시까지 개관한다고 해서 둘러 볼 수 있었다. 진주성의 중심부에 있는 국립진주박물관은 임진왜란의 3대 대첩 중의 하나인 제1차 진주성 전투, 제2차 진주성 전투가 벌어진 진주성이 지닌 역사적 의미를 부각하기 위해 임진왜란을 주제로 하여 설립된 역사박물관이다. 한국 전통목조탑을 석조 건물로 형상화한 박물관 외관은 건축가 김수근 선생의 대표적 작품인데, 아담하고 공간배치를 잘 해 놓았다고 한다.
국립진주박물관은 1984년 개관했고, 경남 지역 역사문화실과 임진왜란실, 그리고 기증 문화재를 전시한 두암실을 비롯해 기획 전시실, 야외 전시실, 3D 입체 영화관, 체험 학습실, 정보 자료실 등을 갖추고 다양한 특별전과 전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국립진주박물관을 들어서면 경사길을 따라 윗층에서 아래로 전시공간이 펼쳐진다. 1층홀 중앙에는 고 백남준 선생의 제자인 육근병 씨의 비디오 아트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우리나라 박물관을 대부분 플래쉬 사용여부에 상관없이 사진촬영을 못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 문화재를 잘 보호하려는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플래쉬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큰 문제가 없으리라 생각되는데 너무 심하게 통제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마음이 늘 있었는데, 진주박물관에서는 플래시 없이 찍을 수 있게 해 놓아 반가왔다. 2층에 들어서자 바로 임진왜란실이 있었다. 임진왜란실에는 임진왜란이 왜 발생하게 되었는지, 어떤 무기가 사용되었는지, 진주성에서의 싸움은 어떠했는지 등등, 한번 둘러보면 임진왜란의 내용에 대해서 다 이해하고 다른 이에게 설명할 수 있을 만큼 자세히 기록되고 보존되어 있었다. 물론 많은 부분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기는 하지만, 배우는 학생들에게는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박물관 1층에는 역사문화실로 경상남도의 역사문화를 담고 있었다. 진주박물관이 첫 출발은 가야박물관이었음을 보여주는 5-6세기 가야시대의 유물들, 또한 경남의 영산이자 우리 토속 신앙의 산실인 지리산과 관련된 유물과 큰 학자였던 남명 조식의 발자취까지 둘러볼 수 있다. 경상남도의 대표적인 유.무형 문화재의 전시하고 불교 문화의 유물을 전시하고 있었다.
이밖에도 재일교포 실업가 고 두암 김용두 선생이 수집한 우리 문화재 179점 중 80여점을 선별하여 전시하고 있었다. 국외로 유출된 문화재를 뜻있는 개인의 노력으로 환수하여 고국에 기여한 것을 기념하여 마련한 전시실이었다. 진주 박물관에는 도자기류, 목공예품, 금속공예품 뿐만 아니라 소상팔경도 등의 서화류도 전시되고 있었다.
특별전시실에서는 국립고궁박물관 소장 유물 120점을 대여하여 왕실의 보물전을 개최하고 있었다. 조선왕실을 통하여 전승되어 온 왕실의 보물과 격조 높고 화려한 왕실 문화재를 소개하고 있었다. 은입사 도깨비무늬 쇠몽둥이(보물 제1444호) 등 국가지정문화재를 비롯하여, 태조금보 및 옥책, 영조가 정조에게 내려준 ‘효손은인’, 경회루에서 발견된 청동용, 조선시대 관청에서 사용하였던 각종 도장, 종묘대제에서 사용하였던 제기 등조선왕실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문화재 해설사와 함께 문화재에 대한 설명을 들어면서 관람을 했다면 훨씬더 좋았을텐데 시간이 늦어 해설사가 없어 아쉬웠다. 설명없이 우리 부부만 둘이서 전시물에 붙어 있는 설명서로만 해결하려고 하니 시간도 많이 걸리고 알고자 하는 단편적인 이해에만 그치게 되어 아쉽다. 그럼에도 박물관이 늦게까지 문을 열고 있어 그나마 볼 수 있었다는데 만족한다.
박물관을 들어 갈 때는 밝은 시간이었는데 관람을 마치고 나오니 주변이 어둑어둑해졌다. 여건만 된다면 더 늦은 시간까지 박물관을 개방해 주었으면 좋겠지만, 한두사람을 위해서 더 늦은 시간까지 개방할 수는 없을 터, 그나마 7시까지 개방했기에 관람을 할 수 있었다. 박물관을 나와서 진주성을 산책하다보니 주변이 완전히 캄캄해졌다. 진주성은 곳곳에 가로등과 멋진 경관조명을 해 놓아 저녁시간에 산책을 하는 것도 꽤 운치도 있고 멋도 있었다. 저녁 어두운 시간의 진주성은 낮과는 또 다른 느낌을 주는 멋진 풍광이다. 진주 사람들의 멋진 데이트 코스이자, 가족의 나들이와 운동을 할 수 있는 장소로 좋아 보였다.
진주성 산책을 마치고 진주 시내를 조금 더 돌아 다녔다. 고향집이 진주 시내가 아니라 조금 떨어진 곳이어서 저녁시간을 시내를 돌아다닌 적이 없었던 집사람을 위해서 함께 걸었다. 내일 마라톤대회가 있지만 그리 부담스러운 대회가 아닌지라 모처럼의 여행을 알차게 보내자는 생각에서... 진주로 이제 많이 발전해서 도심은 서울이나 다른 큰 도시에 비해서 그다지 차이가 나지 않는다. 다만 시내 중심가에도 아기자기한 규모의 재미있는 상가가 많이 있었다. 늦은 시간까지 시내를 돌아 다녔다.
다음날 아침. 숙소에서 그다지 멀지 않았고, 대회장에서 가까이 있던 갑을가든. 진주의 맛집이라고 하는데 음식이 맛있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한번에 많은 손님을 받을 수 있는 대형식당이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실내는 그런대로 깨끗한 편이였고, 1,2층에 룸이 많이 있어 각종 행사나 모임을 하기에 좋을듯해 보였다. 그러나 식당 내외부 조경은 꽤 신경을 써 놓아서 편안하게 먹을 수 있고, 남강변에 있어 전급성도 좋았던 것 같다. 아침에 밥맛이 있는 것도 아니었기에 깨끗한 곳에서 친철한 서비스를 받으며 아침을 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중소도시에서는 식당에서도 이런 여유를 부릴 수가 있다. 건물에 담쟁이 넝쿨이 고담스러운 느낌을 주고 지은지 오래되었을 것이라고 추측이 가능한테 그 당시로서는 꽤 신경써서 지은 건축물로 보인다. 바같으로 보이는 정원뿐만 아니라 건물 내부에도 정원을 꾸며 놓았고 대나무까지 심어 놓았다. 사람의 손길에 의해 꽤 세심하게 관리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다만 음식맛은 좀 더 신경썼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생각...
아침 식사후 진주 남강변에서 개최되는 진주마라톤 대회에 참석하게 되어서 더 이상의 관광 일정은 없었다. 진주가 서울에서 워낙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이라 오고 가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 마라톤 대회에 참석하고 나니 다른 일정을 소화할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대회장에서 준비해준 점심을 먹고, 산청으로 옮겨 목욕만 간단히 하고 돌아오기에도 빠듯한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는 진주시가 진주혁신도시 이전기관 직원과 가족을 초청해서 1박 2일간 진주성, 진주박물관, 혁신도시 건설 현장 등 지역 문화탐방과 남강마라톤대회에 참가하게 한 행사였다. 알찬 일정과 진주시청 공무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인해 좋은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내 고향 진주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느낌도 더 좋았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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