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로 이사온 이후 첫 겨울을 맞이하면서 오늘 첫눈이 내렸다. 첫눈치고는 엄청나게 많은 눈이 내렸다. 아침에 출근할 때까지는 조금 내리는구나 하는 정도였는데 점심때부터 하염없이 내려 도로에 눈이 제법 많이 쌓였다. 눈에 내리니 차를 어떻게해야 하나를 걱정하는 것을 보니 이제 나도 어쩔수 없는 기성세대가 되어 버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구나 지하철이 아직 운행하지 않는 광교로 이사를 하고 나니 더 걱정이 된다. 눈이 내려 걱정이 되지만 올해의 첫눈에 대해서도 의미를 부여하고자 집사람과 함께 집 주변의 원천저수지 방향으로 산책을 나갔다. 광교저수지에도 제법 많은 양의 눈이 내려서 도로에는 차가 거의 없었고, 공원에는 쌀쌀한 바람과 함께 눈이 쌓어 있어서 산책나온 사람이 거의 없었다. 넓은 공원에 집사람과 나 두사람밖에는 없다. 사람이 없어 사진을 부탁할 상황이 아니어서 함께 찍은 사진이 한장도 없다.
아무도 밟지 않은 눈에 발자국을 남기며 걸어본 것도 참으로 오랫만이다. 서산대사께서 말하신 " 눈길 걸을 제, 발자국 함부로 남기지 마라. 지금 네가 남긴 그 발자국이 언젠가 뒤에 오는 이에게는 좋은 길잡이가 될지니. 앞에 가는 사람이여, 눈발자국을 함부로 남기지마라"는 내용이 떠 올랐지만 이곳 공원에서는 적용되지 않는 내용이다. 내 맘대로 이곳 저곳을 밟아 보았다.
원천저수지 건너편으로 아파트의 불빛이 예쁘게 보인다. 마치 비가 내린 뒤에 깨끗한 느낌이 드는 것처럼 눈이 내린 다음에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는 모양이다. 호수가에 도착하니 역시 바람이 거세게 분다. 사람들이 왜 산책을 나오지 않았는지 알 수 있을 듯하다. 낮부터 내린 눈이 저녁에 그쳤기에 그 사이에 이곳에는 다녀간 사람이 조금 있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어두워지면서 날이 추워지니 모두 집안에만 있는 것 같다. 아무도 보이지 않는 호젖한 호수가를 거니는 것도 좋다.
아직은 광교신도시가 입주 초기여서 주변 환경이 완전히 정비가 된 것이 아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상당히 좋은 주거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광교의 중심에 있는 원천저수지와 신대저수지를 중심으로 한 공원은 광교신도시의 백미라고 생각한다. 겨울이어서 앙상한 나무줄기만 남아 있지만 머지 않아 봄이 오면 이 공원이 엄청난 가치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날이 풀리면 집사람과 함께 이 공원을 매일 뛰면서 최대한 활용해야 할 것이다.
광교저수지를 한바퀴 다 돌아볼 생각으로 나섰는데 신발 안쪽으로 눈이 들어가고, 또 날씨도 점점 추워져서 공원의 반만 돌아보고 집으로 돌아왔다. 남들은 춥다고 집안에만 있는데 그 시간에 게으름 피우지 않고 공원을 산책했다는 것만으로도 대견하다는 생각이다. 돌아오는 길에 아직 건축중으로 내년 이맘때가 되어야 입주할 예정인 21단지와 22단지를 거쳐서 왔다. 사진을 찍어 주는 사람이 없어 돌아오는 길에서 내 사진 한장을 남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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