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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차이나 타운 (2012.12.24)

남녘하늘 2014. 7. 20. 22:04

 

 크리스마스 이브날인데 인천에 일이 있어서 왔다가 집사람과 함께 저녁을 먹기 위해서 인천의 차이나타운을 방문했다. 인천 차이나타운은 아직 한번도 방문해 보지 않아서 언젠가는 한번 방문해봐야겠다고 생각만 하고 있었던 곳이다.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정확한 위치를 모르고 있었는데 오늘 와서 보니 경인선 전철의 종착역인 인천역 바로 앞에 있었다. 이곳 차이나타운의 역사는 조선 말 격동의 시대부터 시작된다고 한다. 1884년에 인천 선린동 일대에 중국 조계지가 세워지면서 인천에 중국인들이 모여들게 되고, 차이나 타운이 형성 된 것이다. 이후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유지되면서 관광지로서 이름을 알리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차이나 타운이 여러군데가 있지만 그중에서 인천이 가장 크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먹는 자장면이 처음 만들어진 곳이 이곳 차이나타운이다. 개항기 중국 화교들이 먹던 음식이 한국에 토착화를 거쳐 오늘날의 짜장면이 되었다고 한다. 외국 어디를 가더라도 우리나라에서 먹는 것과 같은 짜장면은 없으니 이 음식도 이제는 우리나라 고유의 음식 중 하나가 된 셈이다. 이곳에 짜장면 박물관도 있다고 들었는데 오늘 박물관까지 돌아볼 시간은 없다. 이곳 저곳 자세히 차이나 타운을 한바퀴 둘러볼 수 있는 여건은 아니었지만 한번 돌아본다는 의미와 이곳에서 저녁 식사를 하는 것이 오늘 이곳에 온 목적이다.

 

 

 

 

 다른 나라에 있는 차이나 타운과 마찬가지로 인천 차이나 타운에도 간판부터 가로등까지 온통 붉은색이 정말 많다. 생각보다 날씨가 춥고 바람도 많이 불어서 동네를 돌아다니기 보다는 먼저 이곳에서 식사부터 하기로 했다. 차이나타운 맛집을 찾아보니 공화춘과 만다복이 유명한데 크리스 마스 이브여서 그런지 오늘은 상당히 한산한 느낌이다. 그리 늦은 시간이 아님에도 오늘 저녁에 차이나타운으로 식사하러 오는 사람은 별로 없는 모양이다. 덕분에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길게 줄서서 기다리지도 않았고, 편하게 대접받아 가면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4층짜리 건문 전체가 식당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몸이 따뜻해져서 주변을 돌아보기로 했다. 오늘은 식당에도 사람이 별로 없었지만 차이나타운 내에도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길 양쪽으로 여러 종류의 상점들이 줄지어 있는데 대부분 식당을 비롯해서 먹거리를 판매하는 곳이다. 중식당 이외에 화덕에 구운 만두, 수제 월병, 공갈빵 등을 판매하고 있다. 이곳도 지금의 유명 관광지가 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6.25 전쟁때 인천상륙작전으로 큰 피해가 생겼었고, 그 이후에 우리나라 정부는 화교의 경제적 확장을 제한하는 정책으로 화교들은 힘든 시기를 겪었다고 한다. 우리나라가 중국과 수교를 맺으면서 이곳의 분위기가 낳아지고, 새로이 차이나타운이 주목받게 되었다고... 지금은 한해 2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다녀가는 명소가 되었다.

 

 

 


 계단 위 언덕을 따라 올라가니 선린문이 나오고 더 지나치니 자유공원과 한미수교 100주년 기념탑이 나왔다. 자유공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서구식 공원이라고 하는데, 처음 공원을 만들었을 때는 만국공원이라 불렸다고 한다. 6.25 전쟁 뒤에 맥아더장군 동상을 세우고 나서자유공원이라고 이름을 바꿨다고 한다. 자유공원 중심에는 맥아더 장군의 동상이 서 있다. 이 공원은 생각보다 넓어서 날이 밝을 때 왔으면 제법 볼거리도 있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원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추운 겨울밤에 오니 할 일이 별로 없다. 동상을 배경으로 사진 한장 찍은 것 이외에는....   

 

 

 

 

 

 자유공원은 지대가 높아서 인천항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눈앞에 바다가 내려다 보이니 새삼 인천이 항구 도시임을 느끼게 된다. 밤인지라 야경의 풍광이 아름다워 보이기는 하는데 여유롭고 파도가 넘실거리는 풍경이 아니라 산업현장 같은 느낌이 드는 인천의 항구다. 멀리 인천대교의 모습까지도 보인다.  

 

 

 

 생각지도 않았던 자유공원까지 구경하고 다시 차이나타운 방향으로 되돌아왔다. 오늘은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저녁식사를 했던 식당에 차를 세워 두었기 때문에 다시 돌아와야 했다. 공자상이 있는 계단으로 돌아왔는데, 이곳에서 차이나타운이 아랫쪽을 모두 조망된다.  

 

 

 

 공자상 뒤쪽으로는 삼국지 벽화거리가 나온다. 삼국지 소설을 소개하는 대형벽화가 150m 정도 그려져 있는데, 벽화가 그려져 있는 벽은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갖고 있는 중산학교라고 한다. 삼국지의 장면들을 타일에 구워 벽에 붙여 만든 벽화로 꽤 볼만했다. 이런 작품은 밤에 와서 볼 것이 아니라 따뜻한 봄날에 여유를 가지고 와서 봐야 할 것 같은데 추운 겨울 저녁에 와서 보기에는 다소 힘이 들었다. 차근 차근 벽화를 따라 가면서 내용을 보면 삼국지 한권을 모두 읽는 셈이다. 벽화의 첫 장면은 유비와 관우, 장비 세 사람이 장비의 집에서 나라에 보답하고 백성을 편안케 하고 한날 한시에 태어나지 못했어도 한날 한시에 죽기를 맹세하고 의형제를 맺는다는 도원결의(挑園結義)로 시작된다.

 

 

 

 

 

 

 오늘 타이나타운 방문은 늘 한번 와 보고 싶었던 곳을 지나치는 김에 한번 방문한데 의미가 있고, 다음에 날이 따뜻할 때 다시 한번 방문해서 찬찬히 둘러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낮에 오면 소품도 판매하고 소소한 볼러기리가 많다고 하는데, 오늘은 날씨가 춥고 늦어서 더 돌아다니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한국 속의 작은 중국이라는 인천 차이나타운은 이국적인 경관을 볼 수 있었다고 느꼈고, 조금 더 깊게 관찰하면 우리나라와 중국의 역사를 한번 돌아볼 수 있는 현장이기도 하다.      

 

 

 

 저녁 차이나 타운을 방문하기 전에 시간이 있어서 혼자 영종도로 들어가 을왕리 해수욕장을 구경하고 왔었다.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해수욕장은 아마도 을왕리해수욕장이 아닐까 싶다. 겨울 바다라서 사람이 거의 없을 줄 알았는데 그래도 생각보다는 사람이 많았다. 언젠가 여름에 을왕리 해수욕장을 왔었는데 그 때 엄청난 사람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루고 주차공간도 부족해 제대로 놀지도 못하고 돌아 간적이 있었다. 을왕리 해변 앞에 주차를 하려 하면 앞쪽의 식당에서 자기네 집에서 식사를 하라고 호객행위를 해서 짜증이 났었는데, 겨울에 오니 그런 주차 전쟁이 없어서 마음이 편했다.   

 

 

 

 

 

 겨울이라 바닷가에 들어 갈 수는 없지만, 확 트인 바다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이럴 때마다 바닷가에서 살고 싶은데, 매일 바다를 보면서 살게되면 그 바다가 지금같이 보이는 바다는 아닐 것이다.   

 

 

 

 

 인천으로 나오는 길에 인천공항 근처에 있는 인천공항 전망대 (오성산 전망대)를 방문하고 왔다. 몇 년전 동생과 함께 방문한 적이 있는데 인천시내로 가는 길에 전망대가 보여서 한번 올라가 보았다. 이곳 전망대에서 인천공항의 비행기들이 이착륙하는 모습을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곳이다. 공항 탑승장에서 차로 15분정도 떨어져 있다. 오성산 기슭에 있는데 그리 많이 높은 곳에 있는 것이 아니고, 산 중턱에 차량 주차장이 있어서 올라가는 데 힘들지 않다. 입장료도 없고, 내부로 들어가보면 인천국제공항에 대한 안내가 있다. 세계 최고의 공항이라고 자랑하고 있는데 허브공항을 성장하려면 더 큰 그림을 그려야 할 것이다. 준비도 많이 하고.....